대기업 배당 성향 22.5%…삼성·현대차 등 순환출자형은 13%

입력 2015.01.04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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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가 순환출자 형태인지, 지주회사 형태인지에 따라 배당수준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형 그룹의 배당성향은 60%에 달했지만 순환출자형 그룹은 13%에 불과했다.

정부가 사내유보금 과세 카드까지 꺼내들고 기업의 배당 확대를 독려하고 있지만 순환출자형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고는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기업분석 업체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09∼2013년 5년간 30대 그룹 1천220여개 계열사의 배당성향을 조사한 결과 2013년 보고서를 제출한 895개 기업의 배당성향은 22.5%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순이익 50조3천600억원 중 11조3천억원을 배당한 것으로 국내 12월 결산 상장법인 전체의 평균 배당성향 21.1%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30대 그룹의 배당성향을 기업 지배구조 형태별로 구분해보면 삼성·현대차 등 9개 순환출자형 그룹의 배당성향은 13.3%로 30대 그룹 평균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이들 그룹 293개 계열사의 2013년도 순이익은 39조8천400억원이었지만 배당금은 5조3천200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이들 9개 그룹의 순이익은 30대 그룹 전체의 79%에 달했지만 전체 배당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에 불과했다.

반면 지주회사 형태의 지배구조를 갖춘 SK, LG, GS 등 14개 그룹 466개 계열사는 순이익 7조6천600억원 중 배당금이 4조5천500억원으로 배당성향이 59.3%에 이르렀다. 순환출자형 그룹보다 배당성향이 4.5배나 높다.

특히 지주회사형 그룹이 전체 30대 그룹의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2%에 불과하지만 배당액에서는 그 비중이 40.2%에 이르러 기업 지배구조별 배당성향의 차이가 확연했다.

대주주 일가가 없는 포스코·KT 등 5개 그룹은 배당성향이 75%로 가장 높았고, 4년 전에 비해서도 47%포인트나 급증했다.

최근 4년간 배당성향 추이를 살펴보면 기업 지배구조별 차이가 더욱 분명해진다.

지주형태 그룹들은 평균 배당성향이 2009년 33.4%에서 2012년 45.8%로 높아졌고, 2013년에는 다시 59.3%로 4년 새 2배 가까이로 올리며 배당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반대로 순환출자 형태의 그룹들은 같은 기간 배당성향을 평균 17.6%에서 13.3%로 4.2%포인트 낮췄다.

이처럼 순환출자형 그룹들이 배당에 소극적인 것은 계열사들이 순환출자 고리로 엮여 있어 배당을 확대할 경우 세금을 이중삼중으로 납부해야 하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가령 삼성전자가 배당을 하면 이 회사 지분을 보유한 삼성생명은 영업외수익이 늘어나 법인세를 그만큼 더 납부해야 하고, 삼성생명이 배당하면 마찬가지로 지분을 보유한 제일모직 등은 법인세를 그만큼 더 내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순환출자고리에 연결된 기업이 많으면 많을수록 세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30대 그룹 중 2013년 배당성향이 가장 높은 곳은 KT로 순이익은 590억원이었지만 배당액은 3천600억원으로 610%나 됐다.

코오롱은 순이익 280억원의 90%인 260억원을 배당했고 이어 현대중공업(60.2%), 에쓰오일(54.8%), SK(43.9%), 두산(41.2%), 포스코(37.5%), LG(36.8%), LS(35%), CJ(29.6%)가 배당성향 상위 10위권을 형성했다.

이중 순환출자 형태 그룹은 현대중공업이 유일했고, 대주주 일가가 없는 KT, 에쓰오일, 포스코를 제외한 나머지 6곳은 지주회사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당기순이익 적자에도 배당을 실시한 8개 그룹 중에서도 GS, 금호아시아나, 동부, OCI, 효성, 동국제강 등 6곳은 지주회사 형태였고, 순환출자 형태는 한진과 현대 2곳에 불과했다.

반대로 배당성향 하위 10위권에는 대우건설(0%), 현대백화점(7.9%), 대림(9%), 부영(9.6%), 현대자동차(9.7%), 신세계(13%), 삼성(13.4%), 롯데(16.8%), 영풍(18.6%), 한화(21%)로 조사됐다. 이중 지주회사 형태는 한화그룹이 유일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순환출자형 그룹들은 계열사가 배당을 할 경우 지분을 보유한 다른 계열사들이 세금을 중첩해서 내야 하는 구조 탓에 배당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순환출자 방식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없이 기업의 배당 확대라는 정부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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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 배당 성향 22.5%…삼성·현대차 등 순환출자형은 13%
    • 입력 2015-01-04 06:56:07
    연합뉴스
기업 지배구조가 순환출자 형태인지, 지주회사 형태인지에 따라 배당수준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형 그룹의 배당성향은 60%에 달했지만 순환출자형 그룹은 13%에 불과했다. 정부가 사내유보금 과세 카드까지 꺼내들고 기업의 배당 확대를 독려하고 있지만 순환출자형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고는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기업분석 업체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09∼2013년 5년간 30대 그룹 1천220여개 계열사의 배당성향을 조사한 결과 2013년 보고서를 제출한 895개 기업의 배당성향은 22.5%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순이익 50조3천600억원 중 11조3천억원을 배당한 것으로 국내 12월 결산 상장법인 전체의 평균 배당성향 21.1%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30대 그룹의 배당성향을 기업 지배구조 형태별로 구분해보면 삼성·현대차 등 9개 순환출자형 그룹의 배당성향은 13.3%로 30대 그룹 평균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이들 그룹 293개 계열사의 2013년도 순이익은 39조8천400억원이었지만 배당금은 5조3천200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이들 9개 그룹의 순이익은 30대 그룹 전체의 79%에 달했지만 전체 배당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에 불과했다. 반면 지주회사 형태의 지배구조를 갖춘 SK, LG, GS 등 14개 그룹 466개 계열사는 순이익 7조6천600억원 중 배당금이 4조5천500억원으로 배당성향이 59.3%에 이르렀다. 순환출자형 그룹보다 배당성향이 4.5배나 높다. 특히 지주회사형 그룹이 전체 30대 그룹의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2%에 불과하지만 배당액에서는 그 비중이 40.2%에 이르러 기업 지배구조별 배당성향의 차이가 확연했다. 대주주 일가가 없는 포스코·KT 등 5개 그룹은 배당성향이 75%로 가장 높았고, 4년 전에 비해서도 47%포인트나 급증했다. 최근 4년간 배당성향 추이를 살펴보면 기업 지배구조별 차이가 더욱 분명해진다. 지주형태 그룹들은 평균 배당성향이 2009년 33.4%에서 2012년 45.8%로 높아졌고, 2013년에는 다시 59.3%로 4년 새 2배 가까이로 올리며 배당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반대로 순환출자 형태의 그룹들은 같은 기간 배당성향을 평균 17.6%에서 13.3%로 4.2%포인트 낮췄다. 이처럼 순환출자형 그룹들이 배당에 소극적인 것은 계열사들이 순환출자 고리로 엮여 있어 배당을 확대할 경우 세금을 이중삼중으로 납부해야 하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가령 삼성전자가 배당을 하면 이 회사 지분을 보유한 삼성생명은 영업외수익이 늘어나 법인세를 그만큼 더 납부해야 하고, 삼성생명이 배당하면 마찬가지로 지분을 보유한 제일모직 등은 법인세를 그만큼 더 내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순환출자고리에 연결된 기업이 많으면 많을수록 세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30대 그룹 중 2013년 배당성향이 가장 높은 곳은 KT로 순이익은 590억원이었지만 배당액은 3천600억원으로 610%나 됐다. 코오롱은 순이익 280억원의 90%인 260억원을 배당했고 이어 현대중공업(60.2%), 에쓰오일(54.8%), SK(43.9%), 두산(41.2%), 포스코(37.5%), LG(36.8%), LS(35%), CJ(29.6%)가 배당성향 상위 10위권을 형성했다. 이중 순환출자 형태 그룹은 현대중공업이 유일했고, 대주주 일가가 없는 KT, 에쓰오일, 포스코를 제외한 나머지 6곳은 지주회사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당기순이익 적자에도 배당을 실시한 8개 그룹 중에서도 GS, 금호아시아나, 동부, OCI, 효성, 동국제강 등 6곳은 지주회사 형태였고, 순환출자 형태는 한진과 현대 2곳에 불과했다. 반대로 배당성향 하위 10위권에는 대우건설(0%), 현대백화점(7.9%), 대림(9%), 부영(9.6%), 현대자동차(9.7%), 신세계(13%), 삼성(13.4%), 롯데(16.8%), 영풍(18.6%), 한화(21%)로 조사됐다. 이중 지주회사 형태는 한화그룹이 유일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순환출자형 그룹들은 계열사가 배당을 할 경우 지분을 보유한 다른 계열사들이 세금을 중첩해서 내야 하는 구조 탓에 배당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순환출자 방식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없이 기업의 배당 확대라는 정부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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