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들었다 놨다’ 송희채, 서브 맞고 정신 번쩍

입력 2015.01.04 (17:34) 수정 2015.01.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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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저를 들었다 놨다…. 응원가 듣기 힘들더라고요."

4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천적' 현대캐피탈과의 시즌 4차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힘겨운 승리를 거둔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레프트 송희채(23)를 지목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송희채가 득점할 때면, OK저축은행의 응원단은 걸그룹 써니힐의 '들었다놨다'가 응원가로 울려퍼진다.

'내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한다'는 노랫말처럼, 이날 송희채의 활약에 따라 OK저축은행도 울다가 웃었다.

OK저축은행은 1세트를 쉽게 따냈지만, 2∼3세트 송희채의 리시브가 흔들리자 급격히 조직력이 무너져 현대캐피탈에 세트 스코어 1-2로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송희채가 다시 안정을 찾으면서 4세트를 따냈고, 여세를 몰아 파이널 세트까지 손에 넣고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5세트에 송희채는 승리의 주역이나 다름없었다.

상대 최민호와 문성민을 상대로 두 차례 결정적인 블로킹을 잡아내는 등 팀이 올린 15득점 가운데 3점을 책임졌다.

수비에서도 13-12에서 문성민의 오픈 강타를 쫓아가 환상적인 디그 잡아내 강영준의 득점으로 연결시킨 장면은 팀 승리를 이끈 결정적 순간이었다.

송희채가 흔들리자 역전패 위기에 몰렸고, 송희채가 제자리를 찾자 재역전승을 거뒀으니 김세진 감독이 고개를 흔들 만했다.

경기를 마친 송희채는 3세트 경기 도중 문성민의 서브를 피하지 못하고 맞은 덕분에 정신을 차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계속 헤매고 있었는데, 성민이형의 서브를 한 대 맞고 나니까 '이만큼 내가 움직이지 못하고 있구나'는 생각이 들면서 정신을 차리게 됐다"면서 "그래서 움직임을 가볍게 하면서 침체된 다른 선수들의 기도 살려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만큼 리시브가 흔들린 적이 없다"면서 "기다리며 리시브를 해야 하는데 이기려는 마음이 앞서다보니 덤벼들어서 흔들렸고, 그만큼 액션도 과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희채는 세터 이민규, 레프트 송명근과 더불어 OK저축은행의 주축을 이루는 '경기대 삼총사'가운데 한 명이다.

특히 감각과 기본기가 뛰어나 팀 조직력의 근간인 리시브를 책임지는 살림꾼이 송희채의 역할이다.

송희채가 안정적인 기량을 보여줄수록, OK저축은행도 더 강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런 사실을 알기에, 김세진 감독은 "결과적으로 잘했으니 칭찬해야 한다"면서도 제자에게 당근보다는 채찍을 주고 싶은 마음이 커 보였다.

김 감독은 "경기대 삼총사가 팀에 맞추지 않고 다소 건방진 배구를 하고 있다"며 "한번 흔들리면 걷잡을 수 없이 휘둘리는 젊은 선수들을 다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신전심, 송희채도 사령탑의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송희채는 "2라운드부터 승점 관리를 신경쓰다 보니 범실이 많아진 면이 있다"면서 "매 경기 복귀해 보면 아쉬움이 많이 생기는데, 이제 시즌이 절반을 넘어간 만큼 무조건 이기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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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K 들었다 놨다’ 송희채, 서브 맞고 정신 번쩍
    • 입력 2015-01-04 17:34:00
    • 수정2015-01-04 17:35:15
    연합뉴스
"아, 정말 저를 들었다 놨다…. 응원가 듣기 힘들더라고요."

4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천적' 현대캐피탈과의 시즌 4차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힘겨운 승리를 거둔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레프트 송희채(23)를 지목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송희채가 득점할 때면, OK저축은행의 응원단은 걸그룹 써니힐의 '들었다놨다'가 응원가로 울려퍼진다.

'내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한다'는 노랫말처럼, 이날 송희채의 활약에 따라 OK저축은행도 울다가 웃었다.

OK저축은행은 1세트를 쉽게 따냈지만, 2∼3세트 송희채의 리시브가 흔들리자 급격히 조직력이 무너져 현대캐피탈에 세트 스코어 1-2로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송희채가 다시 안정을 찾으면서 4세트를 따냈고, 여세를 몰아 파이널 세트까지 손에 넣고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5세트에 송희채는 승리의 주역이나 다름없었다.

상대 최민호와 문성민을 상대로 두 차례 결정적인 블로킹을 잡아내는 등 팀이 올린 15득점 가운데 3점을 책임졌다.

수비에서도 13-12에서 문성민의 오픈 강타를 쫓아가 환상적인 디그 잡아내 강영준의 득점으로 연결시킨 장면은 팀 승리를 이끈 결정적 순간이었다.

송희채가 흔들리자 역전패 위기에 몰렸고, 송희채가 제자리를 찾자 재역전승을 거뒀으니 김세진 감독이 고개를 흔들 만했다.

경기를 마친 송희채는 3세트 경기 도중 문성민의 서브를 피하지 못하고 맞은 덕분에 정신을 차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계속 헤매고 있었는데, 성민이형의 서브를 한 대 맞고 나니까 '이만큼 내가 움직이지 못하고 있구나'는 생각이 들면서 정신을 차리게 됐다"면서 "그래서 움직임을 가볍게 하면서 침체된 다른 선수들의 기도 살려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만큼 리시브가 흔들린 적이 없다"면서 "기다리며 리시브를 해야 하는데 이기려는 마음이 앞서다보니 덤벼들어서 흔들렸고, 그만큼 액션도 과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희채는 세터 이민규, 레프트 송명근과 더불어 OK저축은행의 주축을 이루는 '경기대 삼총사'가운데 한 명이다.

특히 감각과 기본기가 뛰어나 팀 조직력의 근간인 리시브를 책임지는 살림꾼이 송희채의 역할이다.

송희채가 안정적인 기량을 보여줄수록, OK저축은행도 더 강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런 사실을 알기에, 김세진 감독은 "결과적으로 잘했으니 칭찬해야 한다"면서도 제자에게 당근보다는 채찍을 주고 싶은 마음이 커 보였다.

김 감독은 "경기대 삼총사가 팀에 맞추지 않고 다소 건방진 배구를 하고 있다"며 "한번 흔들리면 걷잡을 수 없이 휘둘리는 젊은 선수들을 다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신전심, 송희채도 사령탑의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송희채는 "2라운드부터 승점 관리를 신경쓰다 보니 범실이 많아진 면이 있다"면서 "매 경기 복귀해 보면 아쉬움이 많이 생기는데, 이제 시즌이 절반을 넘어간 만큼 무조건 이기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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