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자영업자, 대미관계 정상화 추진에 큰 기대

입력 2015.01.05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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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본격 추진되는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 논의를 가장 반기는 이들은 쿠바의 자영업자들이다.

미국이 쿠바에 대한 교역 봉쇄 조치를 해제함에 따라 쿠바의 경제 체제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4일(현지시간) 쿠바의 사회주의 계획 경제 체제에서 앞으로 더 많은 사유 재산을 축적하게 될 이 나라 자영업자의 기대감을 소개했다.

수도 아바나에서 '팔라다레스'로 불리는 자영 식당을 운영하는 마리아 페레스는 미국산 농수산물의 수입으로 식자재를 충분히 확보하면 매일 어떤 메뉴를 팔아야 하는지 머리를 싸매던 고민을 더는 안 해도 된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그는 "(시장에) 고기를 사러 갔는데 다 팔렸다면 그때부터 오늘은 어떤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지 골똘히 생각해야 했지만 (음식재료 공급의 확실성이 생기면) 그런 문제로 고민할 일이 적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바나 외곽의 협동농장 대표인 후안 포리뇨도 사유 재산 증식으로 농부들에게 더 열심히 일해야 할 동기가 확실히 생겼다며 반색했다.

쿠바 정부는 그동안 해마다 농장 생산량을 일괄적으로 정하는 계획 경제를 표방했으나 지금은 농장 측과 한 해 생산량을 상의하는 것으로 정책을 수정했다.

쿠바 정부는 병원과 학교 등 사회 기본 집단에 대한 농작물 공급 정책을 우선으로 유지하되 농부나 농장이 공급 후 남은 잉여 농산물을 시장에 팔아 이득을 챙길 수 있도록 했다.

포리뇨는 미국산 농기구를 도입하면 쿠바의 원시 농업 형태도 크게 바뀌어 생산량 증가와 이익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급으로 고작 6달러를 받던 초등학교 선생님을 그만둔 호안 페레스 가르시아는 기술을 배워 휴대전화, TV, 컴퓨터 등을 고치는 만물 수리공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그는 "내 가게를 연 뒤 자동차를 사고 오토바이를 모는 등 예전에 상상하지도 못한 일을 해냈다"며 엄청나게 수입이 늘었다고 말했다.

역시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시골에서 아바나로 옮긴 마릴린 발데스는 계속 교직에 남아 있기를 원했으나 일자리를 얻지 못하자 건물 임대업으로 돌아섰다.

거주하는 아파트가 목이 좋은 곳에 있음을 알아챈 그는 방 한 칸을 가르시아와 같은 자영업자 7명에게 내줬고, 교사 월급보다 훨씬 많은 임대 수입을 올린다.

쿠바는 2010년 경제력을 지탱하던 공무원을 대량 해고하는 대신 자영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획기적인 보완책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양산된 개인사업자 또는 자영업자는 2013년 현재 106만4천200명으로 늘어 쿠바 노동력의 21.6%로 상승했다.

2010년 쿠바 전체 노동력의 84%가 공무원이고, 자영업자는 14.5%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USA 투데이는 쿠바 정부가 자영업 가능 업종을 택시 운전, 이·미용, 기능 보유자 수공업 등 200개 미만으로 제한했는데도 미국과의 외교 정상화로 쿠바 경제의 틀이 바뀔 중요한 토대가 마련되면서 여러 부문에서 더 많은 자유를 얻은 자영업자들이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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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바 자영업자, 대미관계 정상화 추진에 큰 기대
    • 입력 2015-01-05 01:50:18
    연합뉴스
올해 본격 추진되는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 논의를 가장 반기는 이들은 쿠바의 자영업자들이다. 미국이 쿠바에 대한 교역 봉쇄 조치를 해제함에 따라 쿠바의 경제 체제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4일(현지시간) 쿠바의 사회주의 계획 경제 체제에서 앞으로 더 많은 사유 재산을 축적하게 될 이 나라 자영업자의 기대감을 소개했다. 수도 아바나에서 '팔라다레스'로 불리는 자영 식당을 운영하는 마리아 페레스는 미국산 농수산물의 수입으로 식자재를 충분히 확보하면 매일 어떤 메뉴를 팔아야 하는지 머리를 싸매던 고민을 더는 안 해도 된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그는 "(시장에) 고기를 사러 갔는데 다 팔렸다면 그때부터 오늘은 어떤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지 골똘히 생각해야 했지만 (음식재료 공급의 확실성이 생기면) 그런 문제로 고민할 일이 적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바나 외곽의 협동농장 대표인 후안 포리뇨도 사유 재산 증식으로 농부들에게 더 열심히 일해야 할 동기가 확실히 생겼다며 반색했다. 쿠바 정부는 그동안 해마다 농장 생산량을 일괄적으로 정하는 계획 경제를 표방했으나 지금은 농장 측과 한 해 생산량을 상의하는 것으로 정책을 수정했다. 쿠바 정부는 병원과 학교 등 사회 기본 집단에 대한 농작물 공급 정책을 우선으로 유지하되 농부나 농장이 공급 후 남은 잉여 농산물을 시장에 팔아 이득을 챙길 수 있도록 했다. 포리뇨는 미국산 농기구를 도입하면 쿠바의 원시 농업 형태도 크게 바뀌어 생산량 증가와 이익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급으로 고작 6달러를 받던 초등학교 선생님을 그만둔 호안 페레스 가르시아는 기술을 배워 휴대전화, TV, 컴퓨터 등을 고치는 만물 수리공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그는 "내 가게를 연 뒤 자동차를 사고 오토바이를 모는 등 예전에 상상하지도 못한 일을 해냈다"며 엄청나게 수입이 늘었다고 말했다. 역시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시골에서 아바나로 옮긴 마릴린 발데스는 계속 교직에 남아 있기를 원했으나 일자리를 얻지 못하자 건물 임대업으로 돌아섰다. 거주하는 아파트가 목이 좋은 곳에 있음을 알아챈 그는 방 한 칸을 가르시아와 같은 자영업자 7명에게 내줬고, 교사 월급보다 훨씬 많은 임대 수입을 올린다. 쿠바는 2010년 경제력을 지탱하던 공무원을 대량 해고하는 대신 자영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획기적인 보완책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양산된 개인사업자 또는 자영업자는 2013년 현재 106만4천200명으로 늘어 쿠바 노동력의 21.6%로 상승했다. 2010년 쿠바 전체 노동력의 84%가 공무원이고, 자영업자는 14.5%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USA 투데이는 쿠바 정부가 자영업 가능 업종을 택시 운전, 이·미용, 기능 보유자 수공업 등 200개 미만으로 제한했는데도 미국과의 외교 정상화로 쿠바 경제의 틀이 바뀔 중요한 토대가 마련되면서 여러 부문에서 더 많은 자유를 얻은 자영업자들이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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