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로 버는 돈 줄어들고 있다…첫 2년 연속 감소 가능성

입력 2015.01.05 (06:18) 수정 2015.01.0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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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에서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이 줄어들고 있다.

국경을 빠져나가는 상품가액(통관 기준)은 늘었을지언정 경제 주체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수출해 실제로 번 돈(원화 기준)은 201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줄어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의 감소세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다 글로벌 생산 체제에서 해외 생산의 수익 감소 등 구조적인 문제까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5일 한국은행의 국민소득 통계를 보면 한국 경제가 작년 1∼9월 재화(상품) 수출로 번 돈은 493조87억원으로 전년 동기(512조3천100억원)보다 3.8%인 19조3천13억원이 감소했다.

국민소득에서 집계하는 재화 수출액은 한국의 경제 주체들이 물건을 팔아 번 돈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수출로 번 돈을 통관 기준 통계로 따져도 무리가 없었지만 글로벌 생산 체제가 일상화된 현재에는 수출로 번 돈은 단순한 국경 통과가 아닌 소유권 변경을 기준으로 따져야 제대로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민소득이나 경상수지 통계에 대한 새 국제기준도 수출입 거래시점 기준을 국경 통과에서 소유권 이전으로 변경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중국 업체의 공장에서 가공무역 방식으로 반도체를 생산해 제 3국에 팔면 현지 공장에 지급한 임가공료를 뺀 나머지 돈을 삼성전자가 갖듯이 외국의 글로벌 업체가 한국의 중소기업에 물품을 주문 제작해 제3국에 수출해도 마찬가지다.

새 기준 국민소득 통계를 보면 한국 경제가 상품 수출로 번 돈은 이미 2012년 690조7천545억원을 정점으로 2013년에 687조8천310억원으로 0.4% 줄었다.

1∼3분기의 저조한 실적에 비춰볼 때 작년 4분기에 큰 반전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2년 연속 감소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지난해에도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0∼11월 경상수지의 상품 수출은 1천21억6천770만달러(월간 원·달러 평균 환율 적용시 110조346억원)로 작년 동기의 1천95억2천310만달러(116조5천326억원)보다 원화 기준으로 6조6천980억원 줄었다.

국민소득 통계는 선박 수출 대금을 기업 회계와 동일한 시점에 반영하고 경상수지는 외환 영수 시점으로 반영한다는 점 등 일부 기술적인 차이 이외에는 양 통계가 기본적으로 같다. 결국 경상수지 수출에 일별 물량을 가중해 원화로 환산하면 국민소득의 수출과 대동소이하다.

작년 4분기에 환율이 다소 상승했지만 반전은 어려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상품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대외 거래로 번 돈을 보여주는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도 2012년 776조624억원을 정점으로 2013년 (770조2천26억원)에는 0.8% 줄었다. 이어 올해 1∼9월(556조6천795억원)에는 작년 동기보다 2.8%나 감소했다.

1953년 이후 시계열이 확보된 새 기준 국민소득 통계에서 2년 연속 상품·서비스 수출이 줄어든 적은 한번도 없으며 상품 수출은 1957∼1958년에 단 한번 2년 연속 감소한 적이 있다.

수출로 번 돈이 2013년 이후 감소하는 이유로는 원·달러 환율 상승과 함께 중국을 중심으로 가공무역이나 중계무역이 위축된 점 등이 꼽힌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실적악화도 비슷한 이유로 설명된다"면서 "새 기준 국민소득 통계는 기업회계와도 잘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통관기준 수출입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수출은 5천731억달러로 전년보다 2.4% 늘었다.

장상식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통관 기준 수출 통계는 국내 고용과 상대적으로 더 밀접한 측면은 있다"며 "다만, 통관기준 수출 증가율도 애초 예상이나 과거 추세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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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로 버는 돈 줄어들고 있다…첫 2년 연속 감소 가능성
    • 입력 2015-01-05 06:18:14
    • 수정2015-01-05 08: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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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에서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이 줄어들고 있다. 국경을 빠져나가는 상품가액(통관 기준)은 늘었을지언정 경제 주체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수출해 실제로 번 돈(원화 기준)은 201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줄어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의 감소세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다 글로벌 생산 체제에서 해외 생산의 수익 감소 등 구조적인 문제까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5일 한국은행의 국민소득 통계를 보면 한국 경제가 작년 1∼9월 재화(상품) 수출로 번 돈은 493조87억원으로 전년 동기(512조3천100억원)보다 3.8%인 19조3천13억원이 감소했다. 국민소득에서 집계하는 재화 수출액은 한국의 경제 주체들이 물건을 팔아 번 돈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수출로 번 돈을 통관 기준 통계로 따져도 무리가 없었지만 글로벌 생산 체제가 일상화된 현재에는 수출로 번 돈은 단순한 국경 통과가 아닌 소유권 변경을 기준으로 따져야 제대로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민소득이나 경상수지 통계에 대한 새 국제기준도 수출입 거래시점 기준을 국경 통과에서 소유권 이전으로 변경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중국 업체의 공장에서 가공무역 방식으로 반도체를 생산해 제 3국에 팔면 현지 공장에 지급한 임가공료를 뺀 나머지 돈을 삼성전자가 갖듯이 외국의 글로벌 업체가 한국의 중소기업에 물품을 주문 제작해 제3국에 수출해도 마찬가지다. 새 기준 국민소득 통계를 보면 한국 경제가 상품 수출로 번 돈은 이미 2012년 690조7천545억원을 정점으로 2013년에 687조8천310억원으로 0.4% 줄었다. 1∼3분기의 저조한 실적에 비춰볼 때 작년 4분기에 큰 반전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2년 연속 감소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지난해에도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0∼11월 경상수지의 상품 수출은 1천21억6천770만달러(월간 원·달러 평균 환율 적용시 110조346억원)로 작년 동기의 1천95억2천310만달러(116조5천326억원)보다 원화 기준으로 6조6천980억원 줄었다. 국민소득 통계는 선박 수출 대금을 기업 회계와 동일한 시점에 반영하고 경상수지는 외환 영수 시점으로 반영한다는 점 등 일부 기술적인 차이 이외에는 양 통계가 기본적으로 같다. 결국 경상수지 수출에 일별 물량을 가중해 원화로 환산하면 국민소득의 수출과 대동소이하다. 작년 4분기에 환율이 다소 상승했지만 반전은 어려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상품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대외 거래로 번 돈을 보여주는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도 2012년 776조624억원을 정점으로 2013년 (770조2천26억원)에는 0.8% 줄었다. 이어 올해 1∼9월(556조6천795억원)에는 작년 동기보다 2.8%나 감소했다. 1953년 이후 시계열이 확보된 새 기준 국민소득 통계에서 2년 연속 상품·서비스 수출이 줄어든 적은 한번도 없으며 상품 수출은 1957∼1958년에 단 한번 2년 연속 감소한 적이 있다. 수출로 번 돈이 2013년 이후 감소하는 이유로는 원·달러 환율 상승과 함께 중국을 중심으로 가공무역이나 중계무역이 위축된 점 등이 꼽힌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실적악화도 비슷한 이유로 설명된다"면서 "새 기준 국민소득 통계는 기업회계와도 잘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통관기준 수출입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수출은 5천731억달러로 전년보다 2.4% 늘었다. 장상식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통관 기준 수출 통계는 국내 고용과 상대적으로 더 밀접한 측면은 있다"며 "다만, 통관기준 수출 증가율도 애초 예상이나 과거 추세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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