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이 뭐길래’…블레이저스 해체로 시끌

입력 2015.01.0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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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밍햄 앨라배마 대학(UAB)이 산하 풋볼팀 해체 문제로 한바탕 몸살을 앓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에 따르면 레이 왓츠 UAB 총장이 지난해 12월2일 산하 풋볼팀 `블레이저스'의 해체를 전격으로 선언하면서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그의 풋볼팀 해체 선언은 UAB 블레이저스가 새로운 코치를 영입하고서 파죽의 6연승을 거두고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보울게임에 출전할 자격을 얻는 등 선전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왓츠 총장의 풋볼팀 해체 선언은 재정 문제에서 비롯됐다. 풋볼팀 유지에 매년 2천만 달러(약 221억 원)가, 구장을 비롯한 시설 유지·보수에 추가로 2천200만 달러(243억 원)가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밑 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풋볼팀 유지보다는 연구 중심 대학으로 전환하고자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왓츠 총장은 "풋볼팀 유지 비용은 최근 급상승하면서 대학 재정의 큰 짐이 돼왔다"면서 "향후 5년간 4천900만 달러(542억 원)의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블레이저스 해체 선언 이후 재학생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동문과 지역 주민들의 비난이 들끓자 왓츠 총장은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까지 해야 했다.

저스틴 크래프트 전 UAB 풋볼팀 수비수이자 `블레이저스 후원회' 회원은 "미국에서 대학 홍보에 스포츠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면서 "특히 남부에서 스포츠는 동창회의 성장과 대학의 충성심에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의회는 팀 해체 선언 이후 UAB 풋볼팀 지원 발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발의안 통과에는 공화당과 민주당 등 정파 간 이견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UAB 대학평의회에서는 왓츠 총장의 불신임안을 상정하기도 했다. 대학에 기금을 지원해왔던 기업들도 강력히 반발하면서 대학 지원금을 아예 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UAB 블레이저스는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전미 대학풋볼 1부 리그에서 탈락했으며, 보울게임 초청도 전격 취소됐다.

지역 주민들은 버밍햄 시에 31억 달러(3조4천억 원)의 경제적 영향을 미치는 UAB가 풋볼팀을 해체하면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과 도심 재개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버밍햄 지역의 풋볼 열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유명하다. ESPN의 대학풋볼 경기 시청률 1위를 놓친 적이 없을 정도다.

특히, UAB 풋볼팀 해체 선언에는 지역 라이벌이자 전미 대학풋볼 최강자인 투스칼루사 앨라배마대(UAT) 간 해묵은 갈등도 한 몫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1936년 주립대학으로 설립된 UAB는 앨라배마대학 시스템 중에서 의학 연구의 선두 주자였으며 주 내에서 가장 많은 교직원을 보유한 학교였다.

하지만, 대학평의회 이사 15명 가운데 13명이 투스칼루사 캠퍼스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UAB가 UAT에 뒤처지게 됐다는 것이다.

UAB가 풋볼팀 전력 확보를 위해 2006년 수석 코치로 짐보 피시 현 플로리다 스테이트대 감독을 초빙하려 했을 때나, 2011년 교내 풋볼구장을 신축하려 했을 때 대학평의회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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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풋볼이 뭐길래’…블레이저스 해체로 시끌
    • 입력 2015-01-05 08:05:46
    연합뉴스
버밍햄 앨라배마 대학(UAB)이 산하 풋볼팀 해체 문제로 한바탕 몸살을 앓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에 따르면 레이 왓츠 UAB 총장이 지난해 12월2일 산하 풋볼팀 `블레이저스'의 해체를 전격으로 선언하면서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그의 풋볼팀 해체 선언은 UAB 블레이저스가 새로운 코치를 영입하고서 파죽의 6연승을 거두고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보울게임에 출전할 자격을 얻는 등 선전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왓츠 총장의 풋볼팀 해체 선언은 재정 문제에서 비롯됐다. 풋볼팀 유지에 매년 2천만 달러(약 221억 원)가, 구장을 비롯한 시설 유지·보수에 추가로 2천200만 달러(243억 원)가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밑 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풋볼팀 유지보다는 연구 중심 대학으로 전환하고자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왓츠 총장은 "풋볼팀 유지 비용은 최근 급상승하면서 대학 재정의 큰 짐이 돼왔다"면서 "향후 5년간 4천900만 달러(542억 원)의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블레이저스 해체 선언 이후 재학생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동문과 지역 주민들의 비난이 들끓자 왓츠 총장은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까지 해야 했다. 저스틴 크래프트 전 UAB 풋볼팀 수비수이자 `블레이저스 후원회' 회원은 "미국에서 대학 홍보에 스포츠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면서 "특히 남부에서 스포츠는 동창회의 성장과 대학의 충성심에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의회는 팀 해체 선언 이후 UAB 풋볼팀 지원 발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발의안 통과에는 공화당과 민주당 등 정파 간 이견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UAB 대학평의회에서는 왓츠 총장의 불신임안을 상정하기도 했다. 대학에 기금을 지원해왔던 기업들도 강력히 반발하면서 대학 지원금을 아예 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UAB 블레이저스는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전미 대학풋볼 1부 리그에서 탈락했으며, 보울게임 초청도 전격 취소됐다. 지역 주민들은 버밍햄 시에 31억 달러(3조4천억 원)의 경제적 영향을 미치는 UAB가 풋볼팀을 해체하면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과 도심 재개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버밍햄 지역의 풋볼 열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유명하다. ESPN의 대학풋볼 경기 시청률 1위를 놓친 적이 없을 정도다. 특히, UAB 풋볼팀 해체 선언에는 지역 라이벌이자 전미 대학풋볼 최강자인 투스칼루사 앨라배마대(UAT) 간 해묵은 갈등도 한 몫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1936년 주립대학으로 설립된 UAB는 앨라배마대학 시스템 중에서 의학 연구의 선두 주자였으며 주 내에서 가장 많은 교직원을 보유한 학교였다. 하지만, 대학평의회 이사 15명 가운데 13명이 투스칼루사 캠퍼스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UAB가 UAT에 뒤처지게 됐다는 것이다. UAB가 풋볼팀 전력 확보를 위해 2006년 수석 코치로 짐보 피시 현 플로리다 스테이트대 감독을 초빙하려 했을 때나, 2011년 교내 풋볼구장을 신축하려 했을 때 대학평의회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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