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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일면식’도 없는데 흉기 휘둘러…‘묻지마 범죄’ 비상
입력 2015.01.05 (08:12) 수정 2015.01.05 (09:51)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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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길을 가던 중년의 여성이 갑자기 뒤따라 온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무참히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새해 첫날 경기도 부천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그런데 이 사건이 더 충격적인 건, 피해 여성과 가해 남성이 얼굴 한번 본 일도 없는 사이였다는 겁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묻지마식 범죄.

오늘 뉴스 따라잡기는 되풀이되고 있는 묻지 마 범죄에 대해 취재해봤습니다.

<리포트>

새해 첫날, 경기도 부천의 한 주택가.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한 중년의 여성이 골목길을 걸어가고, 곧바로 여성의 뒤를 따라가는 한 남성의 모습이 CCTV에 포착됐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경찰서에는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대략 1월 1일 새벽 4시 정도 됐어요. 다급하게 신고가 들어와서. 흉기에 찔렸다고 신고받고 나가서 조치한 사례예요.”

신고를 받고 도착한 현장엔 한 50대 여성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이 워낙 급박해서 순찰차로 이동했어요.”

피해 여성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과다 출혈로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부검을 하고 시신을 (유족에게) 인도했어요.”

사망자는 50살 김모 여인.

김 씨는 사건 당일 새벽, 장사를 마치고, 피로를 풀기 위해 목욕탕에 가던 길이었습니다.

그런 김 씨를 대체 누가 살해한 걸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가해자를 찾기 위해, 주변을 수색했는데요.

뜻밖에도 용의자는 범행 장소를 떠나지 않은 채 경찰 감식반 주변을 맴돌다 곧바로 현장에서 검거됐습니다.

사건 발생 30여 분 만이었습니다.

경찰에 검거된 피의자는 인근 주유소에서 일을 하던 30대 남성 A모 씨.

A 씨는 왜 길을 가던 김 씨를 무참히 살해한 걸까?

경찰은 금품이나 원한 관계를 비롯한 살해 동기를 추궁했습니다.

그런데, 피의자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이런 예상을 한참 벗어난 것이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일도 하기 싫고 쉬고 싶어서 '사고를 치면 경찰서나 구치소에 들어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아무나 죽이겠다고......”

가해자와 피해자는 원한 관계는커녕, 일면식도 없었던 사이.

말 그대로 묻지 마 범죄였습니다.

피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새로 일하게 된 주유소에서 서류를 떼 오라는 말 등에 스트레스받았고, 갑자기 구치소에 들어가 편하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에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정신지체가 있으니까 완전 정상인과 같지는 않겠죠. 받아들이는 스트레스나 이런 것들이. (하지만) 의사소통(은) 정상인이랑 똑같아요.”

<녹취> 피의자의 전 직장 동료 (음성변조) : “근무 태도는 다 괜찮았어요. 손님하고 싸운 적도 없고 일도 그냥 잘했고요.”

아무런 원한도 이유도 없이 무참히 살해당한 50대 여성.

피해자는 남편과 대학생 아들을 둔 평범한 중년 여성이었습니다.

경찰은 현장 인근에서 혈흔이 묻어있는 장갑과 흉기 등 증거품을 수거하고, A 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음성변조) : “정말 닥치는 대로 아무나 그냥 묻지 마 식으로.겁나가지고 살겠나, 어디.”

<녹취> 이웃 주민 (음성변조) : “밤에 있잖아요. 쓰레기를 못 버리러 간다니까요. 못 가겠어요.”

더 큰 문제는 이런 ‘묻지 마 범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6개월 전. 울산에서 일어난 여대생 살해 사건.

버스를 기다리던 새내기 대학생이, 갑자기 나타난 2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참혹하게 살해당했습니다.

두 사람 역시, 원한 관계는 물론 서로 얼굴을 본 적도 없던 사이.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가해자와 피해자하고 관계도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나왔고요.”

피의자는 범행 당일 새벽까지 술을 마신 뒤 집에서 흉기를 들고 나와 피해자에게 무작정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피해자의 친구 (음성변조) : “이제 한창 꽃 피워야 할 나이인데. 애가 너무 착하고 예뻤거든요. 이제 대학교 들어가서 첫 방학이잖아요.”

경기도 남양주에서는 길을 걷던 70대 할머니가 50대 남성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해 중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여기를 차니까 노인네가 뭐 힘이 있어요. (길에) 나가떨어지잖아요. 가슴이, 숨이 꽉 막혀서.”

폭행을 당한 피해자는 심각한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집에서도) 문을 못 열겠어. 그래도 ‘버석’하면 뭐가 들어오는 것 같고. 원수진 사람은 없는데......”

이렇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는 묻지 마 범죄.

취재팀은 50여 명의 ‘묻지 마 범죄’ 피의자를 대상으로 심층 조사를 진행한 대학 연구팀을 찾아가 봤는데요.

조사 결과, 피의자들은 대부분 대인관계의 어려움이나 취업난, 경제난 등으로 인한 사회적 불만을 갖고 있는 공통점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가족의 붕괴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인터뷰> 이수정(교수/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 “옛날 같으면 확대 가족이었기 때문에 가족 중에 누군가가 취약성이 있는 경우에는 나머지 가족 구성원들이 그 사람을 챙기는 형태의 일종의 안전망이 저절로 구축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오늘날은 누가 누구를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이 사실은 원천적으로 부재하죠.”

묻지 마 범죄가 정신적 질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이수정(교수/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 “정신과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 들의 경미한 범죄라면 사실 관대하게 처분하는 것만이 대안은 아니다, 어떤 정신 보건, 정신 의료적으로 치료에 대한 강제 명령을 집행한다거나 이런 처분 들을 만들어서 경미한 사안들이 발생했을 때 미리 적절한 개입이 이루어진다면 인명 피해를 사실 막을 수 있는 거죠.”

‘묻지 마 범죄’를 막을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해마다 50건 이상의 ‘묻지 마 범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회적 관심과 대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일면식’도 없는데 흉기 휘둘러…‘묻지마 범죄’ 비상
    • 입력 2015-01-05 08:32:27
    • 수정2015-01-05 09:51:57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길을 가던 중년의 여성이 갑자기 뒤따라 온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무참히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새해 첫날 경기도 부천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그런데 이 사건이 더 충격적인 건, 피해 여성과 가해 남성이 얼굴 한번 본 일도 없는 사이였다는 겁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묻지마식 범죄.

오늘 뉴스 따라잡기는 되풀이되고 있는 묻지 마 범죄에 대해 취재해봤습니다.

<리포트>

새해 첫날, 경기도 부천의 한 주택가.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한 중년의 여성이 골목길을 걸어가고, 곧바로 여성의 뒤를 따라가는 한 남성의 모습이 CCTV에 포착됐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경찰서에는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대략 1월 1일 새벽 4시 정도 됐어요. 다급하게 신고가 들어와서. 흉기에 찔렸다고 신고받고 나가서 조치한 사례예요.”

신고를 받고 도착한 현장엔 한 50대 여성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이 워낙 급박해서 순찰차로 이동했어요.”

피해 여성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과다 출혈로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부검을 하고 시신을 (유족에게) 인도했어요.”

사망자는 50살 김모 여인.

김 씨는 사건 당일 새벽, 장사를 마치고, 피로를 풀기 위해 목욕탕에 가던 길이었습니다.

그런 김 씨를 대체 누가 살해한 걸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가해자를 찾기 위해, 주변을 수색했는데요.

뜻밖에도 용의자는 범행 장소를 떠나지 않은 채 경찰 감식반 주변을 맴돌다 곧바로 현장에서 검거됐습니다.

사건 발생 30여 분 만이었습니다.

경찰에 검거된 피의자는 인근 주유소에서 일을 하던 30대 남성 A모 씨.

A 씨는 왜 길을 가던 김 씨를 무참히 살해한 걸까?

경찰은 금품이나 원한 관계를 비롯한 살해 동기를 추궁했습니다.

그런데, 피의자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이런 예상을 한참 벗어난 것이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일도 하기 싫고 쉬고 싶어서 '사고를 치면 경찰서나 구치소에 들어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아무나 죽이겠다고......”

가해자와 피해자는 원한 관계는커녕, 일면식도 없었던 사이.

말 그대로 묻지 마 범죄였습니다.

피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새로 일하게 된 주유소에서 서류를 떼 오라는 말 등에 스트레스받았고, 갑자기 구치소에 들어가 편하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에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정신지체가 있으니까 완전 정상인과 같지는 않겠죠. 받아들이는 스트레스나 이런 것들이. (하지만) 의사소통(은) 정상인이랑 똑같아요.”

<녹취> 피의자의 전 직장 동료 (음성변조) : “근무 태도는 다 괜찮았어요. 손님하고 싸운 적도 없고 일도 그냥 잘했고요.”

아무런 원한도 이유도 없이 무참히 살해당한 50대 여성.

피해자는 남편과 대학생 아들을 둔 평범한 중년 여성이었습니다.

경찰은 현장 인근에서 혈흔이 묻어있는 장갑과 흉기 등 증거품을 수거하고, A 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음성변조) : “정말 닥치는 대로 아무나 그냥 묻지 마 식으로.겁나가지고 살겠나, 어디.”

<녹취> 이웃 주민 (음성변조) : “밤에 있잖아요. 쓰레기를 못 버리러 간다니까요. 못 가겠어요.”

더 큰 문제는 이런 ‘묻지 마 범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6개월 전. 울산에서 일어난 여대생 살해 사건.

버스를 기다리던 새내기 대학생이, 갑자기 나타난 2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참혹하게 살해당했습니다.

두 사람 역시, 원한 관계는 물론 서로 얼굴을 본 적도 없던 사이.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가해자와 피해자하고 관계도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나왔고요.”

피의자는 범행 당일 새벽까지 술을 마신 뒤 집에서 흉기를 들고 나와 피해자에게 무작정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피해자의 친구 (음성변조) : “이제 한창 꽃 피워야 할 나이인데. 애가 너무 착하고 예뻤거든요. 이제 대학교 들어가서 첫 방학이잖아요.”

경기도 남양주에서는 길을 걷던 70대 할머니가 50대 남성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해 중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여기를 차니까 노인네가 뭐 힘이 있어요. (길에) 나가떨어지잖아요. 가슴이, 숨이 꽉 막혀서.”

폭행을 당한 피해자는 심각한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집에서도) 문을 못 열겠어. 그래도 ‘버석’하면 뭐가 들어오는 것 같고. 원수진 사람은 없는데......”

이렇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는 묻지 마 범죄.

취재팀은 50여 명의 ‘묻지 마 범죄’ 피의자를 대상으로 심층 조사를 진행한 대학 연구팀을 찾아가 봤는데요.

조사 결과, 피의자들은 대부분 대인관계의 어려움이나 취업난, 경제난 등으로 인한 사회적 불만을 갖고 있는 공통점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가족의 붕괴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인터뷰> 이수정(교수/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 “옛날 같으면 확대 가족이었기 때문에 가족 중에 누군가가 취약성이 있는 경우에는 나머지 가족 구성원들이 그 사람을 챙기는 형태의 일종의 안전망이 저절로 구축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오늘날은 누가 누구를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이 사실은 원천적으로 부재하죠.”

묻지 마 범죄가 정신적 질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이수정(교수/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 “정신과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 들의 경미한 범죄라면 사실 관대하게 처분하는 것만이 대안은 아니다, 어떤 정신 보건, 정신 의료적으로 치료에 대한 강제 명령을 집행한다거나 이런 처분 들을 만들어서 경미한 사안들이 발생했을 때 미리 적절한 개입이 이루어진다면 인명 피해를 사실 막을 수 있는 거죠.”

‘묻지 마 범죄’를 막을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해마다 50건 이상의 ‘묻지 마 범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회적 관심과 대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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