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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명물 외인팬 ‘테드찡’ 에세이 출판
입력 2015.01.07 (11:18) 연합뉴스
지금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다툴 정도의 강호로 거듭났지만 2012년까지만 해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는 만년 하위팀이었다.

창단 첫해인 2008년부터 5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2011년에는 51승 2무 80패로 최하위의 굴욕도 맛봤다.

대한민국의 최대 도시 서울을 연고지로 삼은 구단이었지만 넥센 팬은 드물었다. 해마다 반복되는 비극적인 성적에 대부분의 홈팬들마저 등을 돌릴 때 단 한 명만은 예외였다.

'테드찡', '넥통령'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넥센의 외국인 열성팬 테드 스미스(27·캐나다)다.

최근 출간된 '페이머스(Famous)-넥센 히어로즈 장외 명물'은 이제는 전 국민이 알아보는 '테드찡'이 어떻게 넥센의 팬이 됐으며, 넥센 팬으로서 그동안 느낀 소회를 담담하게 풀어쓴 자전적 에세이다.

캐나다 맥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2011년 3월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고등학교의 원어민 교사로 한국에 온 스미스는 여의도에서 비교적 가까운 목동구장을 우연히 찾았다가 넥센과 사랑에 빠졌다.

비록 이기는 날은 많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매료된 그는 그때부터 넥센의 홈경기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원정경기까지 찾아가는 열성팬이 됐다.

스미스는 그냥 관람만 한 것이 아니라 북치고 꽹과리를 치며 관중석의 분위기를 장악했다. 넥센의 공식 응원단장이 자리를 비우게 될 때는 응원단장 대타로도 활약했다.

"잘나갔던 역사를 가진 별 볼 일 없는 팀에서 뛴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나도 확실히 안다. 홈경기인데 관중석에 홈 팬보다 원정 팬이 더 많은 광경을 벤치에서 올려다보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안단 말이다. 동시에 단 몇 명의 목소리 큰 팬들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안다. 우리 팀 자리에서 정말 한 명이라도 큰 소리로 응원해 주고, 깃발을 흔들고, 농담을 하고, 심판에게 야유하고, 우리가 점수를 낼 때마다 일어서 주는 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오늘 딱 하루만이라도 그런 존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86쪽)

스미스는 넥센을 응원하기 위해 원어민 교사직까지 그만뒀다. 넥센의 경기가 있는 곳이면 그곳이 어디든 스미스도 있었다. 해외 스프링캠프는 물론 넥센 일부 선수들이 출전한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까지 따라갔다.

아무런 보상이 주어지는 일이 아님에도 안정된 직장까지 박차고 넥센 야구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그의 열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스미스는 이에 대해 자아의 실현이라고 말한다. 맥길대 재학시절 응원단장으로 활약했던 그에게는 엔터테이너, 연기자, 코미디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캐나다에서 꿈을 접어야 했던 스미스는 바다 건너 한국에서 포기했던 그 꿈을 이룬 셈이다.

"단상에 오를 때면 뭔지 모를 에머슨 풍의 성취감, 무언가를 초월한, 어쩌면 목적론적인 감정을 느낀다. 솔직히 흥분된다. 무대에 오르는 건 첫 키스, 대학 합격 통지서, 그리고 박병호의 홈런을 한데 묶어 놓은 그런 느낌이다."(223쪽)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고 돈을 좇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좋아하는 일을 위해 거침없이 도전하는 스미스의 이야기는 울림이 크다.

통·번역 프리랜서이며 야구 스카우트로도 활동 중인 김현성 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매직하우스. 360쪽. 1만5천800원.
  • 넥센 명물 외인팬 ‘테드찡’ 에세이 출판
    • 입력 2015-01-07 11:18:36
    연합뉴스
지금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다툴 정도의 강호로 거듭났지만 2012년까지만 해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는 만년 하위팀이었다.

창단 첫해인 2008년부터 5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2011년에는 51승 2무 80패로 최하위의 굴욕도 맛봤다.

대한민국의 최대 도시 서울을 연고지로 삼은 구단이었지만 넥센 팬은 드물었다. 해마다 반복되는 비극적인 성적에 대부분의 홈팬들마저 등을 돌릴 때 단 한 명만은 예외였다.

'테드찡', '넥통령'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넥센의 외국인 열성팬 테드 스미스(27·캐나다)다.

최근 출간된 '페이머스(Famous)-넥센 히어로즈 장외 명물'은 이제는 전 국민이 알아보는 '테드찡'이 어떻게 넥센의 팬이 됐으며, 넥센 팬으로서 그동안 느낀 소회를 담담하게 풀어쓴 자전적 에세이다.

캐나다 맥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2011년 3월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고등학교의 원어민 교사로 한국에 온 스미스는 여의도에서 비교적 가까운 목동구장을 우연히 찾았다가 넥센과 사랑에 빠졌다.

비록 이기는 날은 많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매료된 그는 그때부터 넥센의 홈경기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원정경기까지 찾아가는 열성팬이 됐다.

스미스는 그냥 관람만 한 것이 아니라 북치고 꽹과리를 치며 관중석의 분위기를 장악했다. 넥센의 공식 응원단장이 자리를 비우게 될 때는 응원단장 대타로도 활약했다.

"잘나갔던 역사를 가진 별 볼 일 없는 팀에서 뛴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나도 확실히 안다. 홈경기인데 관중석에 홈 팬보다 원정 팬이 더 많은 광경을 벤치에서 올려다보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안단 말이다. 동시에 단 몇 명의 목소리 큰 팬들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안다. 우리 팀 자리에서 정말 한 명이라도 큰 소리로 응원해 주고, 깃발을 흔들고, 농담을 하고, 심판에게 야유하고, 우리가 점수를 낼 때마다 일어서 주는 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오늘 딱 하루만이라도 그런 존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86쪽)

스미스는 넥센을 응원하기 위해 원어민 교사직까지 그만뒀다. 넥센의 경기가 있는 곳이면 그곳이 어디든 스미스도 있었다. 해외 스프링캠프는 물론 넥센 일부 선수들이 출전한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까지 따라갔다.

아무런 보상이 주어지는 일이 아님에도 안정된 직장까지 박차고 넥센 야구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그의 열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스미스는 이에 대해 자아의 실현이라고 말한다. 맥길대 재학시절 응원단장으로 활약했던 그에게는 엔터테이너, 연기자, 코미디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캐나다에서 꿈을 접어야 했던 스미스는 바다 건너 한국에서 포기했던 그 꿈을 이룬 셈이다.

"단상에 오를 때면 뭔지 모를 에머슨 풍의 성취감, 무언가를 초월한, 어쩌면 목적론적인 감정을 느낀다. 솔직히 흥분된다. 무대에 오르는 건 첫 키스, 대학 합격 통지서, 그리고 박병호의 홈런을 한데 묶어 놓은 그런 느낌이다."(223쪽)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고 돈을 좇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좋아하는 일을 위해 거침없이 도전하는 스미스의 이야기는 울림이 크다.

통·번역 프리랜서이며 야구 스카우트로도 활동 중인 김현성 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매직하우스. 360쪽. 1만5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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