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일본 한류 10년…예전같지 않은 이유는?

입력 2015.01.0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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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한류 바람이 10여년이 지난 지금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지난 2003년 NHK가 KBS의 겨울연가를 방영하면서 20%가 넘는 폭발적인 시청률로 '욘사마 열풍'을 일으키면서 일본에서의 한류바람이 시작됐는데요. 이후 일본 지상파 TV에서 경쟁적으로 한국 드라마를 수입해 방영하면서 본격적으로 한류가 시작됐습니다. 교양 프로그램으로는 한국 요리 강습이 방송됐고, 한국어를 배우려는 일본인들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드라마가 초기 한류 열풍을 주도했다면, 그 뒤를 떠받친 것은 K-POP이었습니다. 보아,슈퍼 주니어, 소녀시대, 동방신기,박용하,류시원,카라,JYJ 등 한국의 대표가수들이 일본 한류 팬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일본 최고 권위의 NHK 홍백전에도 한국 가수들이 초청돼 출연했고, 각종 연예 프로그램에도 한국 연예인들의 출연이 줄을 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이명박 前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고, 과거사에 대해 일왕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한류 바람은 꺼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본과 영토 갈등을 빚고 있는 독도, 일본 사람들이 '다케시마'라고 부르는 곳에 당시 한국 대통령이 특별한 계기도 없이 방문하면서 일본 사람들은 당혹해 했습니다. 우선 일본의 국민들은 당시만 해도 독도에 대해 일본 땅이라는 관심이 그다지 크지 않았습니다.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갈등은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는 건데요, 여기에 일본 사람들이 신성시하는 일왕을 직접 거론해 사과를 요구하면서 한국에 대한 반감이 커졌던 것입니다.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동포들은 이명박 前 대통령이 한류 바람에 찬 물을 끼얹었다며 원망하고 있습니다. 국내 정치를 위해 외교를 이용하면 그 피해는 결국 해당 국 교민들이 입는다는 것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후 한국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재특회' 등 우익세력을 중심으로 반한. 혐한 시위가 크게 늘었습니다. 도쿄 신오쿠보와 오사카 등 일본 전역의 한인타운을 대상으로 연간 200회가 넘는 혐한시위가 계속됐습니다. 여기에 아베 총리의 우경화 행보로 정상회담이 열리지 못할 정도로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한류 바람은 완연하게 주춤해졌습니다.  이 때문에 한인타운에는 일본인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 문을 닫는 한인 상가와 점포가 속출했고, 매출은 반토막이 났습니다.

한류 바람이 쇠퇴한 또 다른 문제는 한국 만의 일방적인 한류였다는 것입니다. 지난 1998년 김대중 대통령 때 일본 문화 개방 조치가 이뤄지면서 일본 대중문화도 한국에 들어왔는데요, 하지만,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한국에서는 지금 일본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그리고 일본 배우와 가수 출연이 지상파 TV에서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동방신기와 소녀시대 등 대표적인 한류스타들이 일본 지상파TV에 출연해 한국을 알리는 와중에, 일본의 대표적인 아이돌 그룹인 'AKB 48'등의 한국 TV 출연은 이뤄지지 않은 것입니다. 일제 침략 등 한-일 관계 냉각이 주 원인이겠지만, 일방적인 한류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일본보다 더 뛰어나서 일본사람들이 한류에 열광한 것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제 일본 지상파 TV에서는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뉴스 일색입니다. 세월호 참사, 대한항공 조현아 땅콩사건, 청와대 정윤회 문건 등... 한국의 안 좋은 뉴스만이 집중적으로 방송되고 있습니다. 한류 고정팬들이 아직도 일본에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에 고정 일류 팬이 없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한번 쇠퇴한 일본에서의 한류바람을 다시 일으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일방적인 한류가 아닌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이야 말로 다시금 한류를 되살리고, 민간 차원에서라도 한-일 관계를 되살릴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요?

☞ 다시보기 <뉴스9> 한풀 꺾인 일본 내 한류 열풍…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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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일본 한류 10년…예전같지 않은 이유는?
    • 입력 2015-01-07 11:47:43
    취재후·사건후
일본에서의 한류 바람이 10여년이 지난 지금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지난 2003년 NHK가 KBS의 겨울연가를 방영하면서 20%가 넘는 폭발적인 시청률로 '욘사마 열풍'을 일으키면서 일본에서의 한류바람이 시작됐는데요. 이후 일본 지상파 TV에서 경쟁적으로 한국 드라마를 수입해 방영하면서 본격적으로 한류가 시작됐습니다. 교양 프로그램으로는 한국 요리 강습이 방송됐고, 한국어를 배우려는 일본인들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드라마가 초기 한류 열풍을 주도했다면, 그 뒤를 떠받친 것은 K-POP이었습니다. 보아,슈퍼 주니어, 소녀시대, 동방신기,박용하,류시원,카라,JYJ 등 한국의 대표가수들이 일본 한류 팬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일본 최고 권위의 NHK 홍백전에도 한국 가수들이 초청돼 출연했고, 각종 연예 프로그램에도 한국 연예인들의 출연이 줄을 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이명박 前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고, 과거사에 대해 일왕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한류 바람은 꺼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본과 영토 갈등을 빚고 있는 독도, 일본 사람들이 '다케시마'라고 부르는 곳에 당시 한국 대통령이 특별한 계기도 없이 방문하면서 일본 사람들은 당혹해 했습니다. 우선 일본의 국민들은 당시만 해도 독도에 대해 일본 땅이라는 관심이 그다지 크지 않았습니다.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갈등은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는 건데요, 여기에 일본 사람들이 신성시하는 일왕을 직접 거론해 사과를 요구하면서 한국에 대한 반감이 커졌던 것입니다.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동포들은 이명박 前 대통령이 한류 바람에 찬 물을 끼얹었다며 원망하고 있습니다. 국내 정치를 위해 외교를 이용하면 그 피해는 결국 해당 국 교민들이 입는다는 것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후 한국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재특회' 등 우익세력을 중심으로 반한. 혐한 시위가 크게 늘었습니다. 도쿄 신오쿠보와 오사카 등 일본 전역의 한인타운을 대상으로 연간 200회가 넘는 혐한시위가 계속됐습니다. 여기에 아베 총리의 우경화 행보로 정상회담이 열리지 못할 정도로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한류 바람은 완연하게 주춤해졌습니다.  이 때문에 한인타운에는 일본인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 문을 닫는 한인 상가와 점포가 속출했고, 매출은 반토막이 났습니다. 한류 바람이 쇠퇴한 또 다른 문제는 한국 만의 일방적인 한류였다는 것입니다. 지난 1998년 김대중 대통령 때 일본 문화 개방 조치가 이뤄지면서 일본 대중문화도 한국에 들어왔는데요, 하지만,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한국에서는 지금 일본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그리고 일본 배우와 가수 출연이 지상파 TV에서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동방신기와 소녀시대 등 대표적인 한류스타들이 일본 지상파TV에 출연해 한국을 알리는 와중에, 일본의 대표적인 아이돌 그룹인 'AKB 48'등의 한국 TV 출연은 이뤄지지 않은 것입니다. 일제 침략 등 한-일 관계 냉각이 주 원인이겠지만, 일방적인 한류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일본보다 더 뛰어나서 일본사람들이 한류에 열광한 것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제 일본 지상파 TV에서는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뉴스 일색입니다. 세월호 참사, 대한항공 조현아 땅콩사건, 청와대 정윤회 문건 등... 한국의 안 좋은 뉴스만이 집중적으로 방송되고 있습니다. 한류 고정팬들이 아직도 일본에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에 고정 일류 팬이 없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한번 쇠퇴한 일본에서의 한류바람을 다시 일으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일방적인 한류가 아닌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이야 말로 다시금 한류를 되살리고, 민간 차원에서라도 한-일 관계를 되살릴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요? ☞ 다시보기 <뉴스9> 한풀 꺾인 일본 내 한류 열풍…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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