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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락에 수천억 손실 위기…DLS가 뭐길래?
입력 2015.01.07 (14:53) 수정 2015.01.07 (15:03) 경제
국제유가 급락으로 원유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위기에 처했다. 7일 기준 원금손실 위험이 발생한 DLS 규모가 8500억원을 넘는다. 특히 국제유가가 급락한 최근 이틀간 새로 원금손실 위험이 발생한 DLS만 2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수천억 손실 위기..DLS가 뭐길래

DLS는 투자자와 금융회사가 기초자산의 가격을 두고 내기를 하는 것과 같은 상품이다. 여기서 기초자산은 원유, 금 등 원자재가 될 수도 있고, 금리나 외환, 신용위험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원유가 기초자산인 DLS를 기름값이 10만원일 때 투자했다가 이후 6개월 동안 기름값이 9만원 밑으로 안 떨어지면 약속한 수익을 되돌려받는 식이다. 만약 약속된 수익률이 연 8%이고 100만원을 투자했다면 104만원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석달 동안 기름값이 폭락해 7만원(9만원 이하로 손실구간 진입)이 됐다면 약속된 수익을 챙기지 못하는 것은 물론 기름값이 떨어진 만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만기일 당시 기초자산가격으로 손실률이 결정되는 상품이었다면 100만원을 투자했다가 30만원을 손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같이 기초자산이 특정가격 밑으로 떨어졌을 때 원금손실 위험이 생기는 구간을 ‘녹인배리어’(원금손실구간)이라고 하고, 기초자산 가격이 원금손실구간 아래로 내려간 것을 ‘녹인을 건드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녹인배리어가 있는 상품이 많지만 DLS에 따라서는 별도의 녹인배리어가 없는 상품도 있다.

DLS는 이처럼 기초자산이 되는 상품의 가격에 따라 희비가 갈린다. 문제는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DLS에도 함께 손실 위험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 ‘골칫덩이’ 원유 DLS, 90% 손실위험 발생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투자된 공모 DLS는 550개, 발행잔액은 1조2640억원에 달한다. 이 중 녹인배리어가 존재해 유가 하락에 따라 원금을 손해볼 가능성이 있는 DLS는 483개, 발행잔액 기준으로 9890억원이다.



이 483개. 발행잔액 기준 약 1조원의 원유 DLS 중 현재 손실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DLS만 421개로 8570억원에 달했다. 녹인배리어가 존재하는 DLS 중 개수 기준 89%, 발행잔액 기준 87%의 DLS가 이미 원금손실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특히 연초 이후 국제유가가 추가로 급락하면서 손실구간에 노출된 DLS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원유시장에서 공급과잉 양상이 심화되면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5일과 6일 단 이틀간 9% 이상 추락하며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북해산 브렌트유의 경우 같은 기간 9.4% 추락해 낙폭이 더 컸다. WTI와 브렌트유는 모두 국제유가로 통용돼 원유 DLS의 기초자산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급락 탓에 새롭게 손실구간에 진입한 DLS만 102개나 됐고, 발행잔액 기준으로는 2690억원 규모의 DLS가 원금손실 위험에 노출됐다.

문제는 국제유가가 회복되기 보다는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는 유가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는 의견이 우세해 올 상반기 유가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며 “겨울철 난방수요 이후 봄철 정제소 유지 보수에 따른 수요 약세, 미국 원유 생산 증가, 우호적인 이란 핵 협상에 따른 공급 증가 기대 등으로 과잉공급이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원금손실 공포 이제 현실로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했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무조건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원금손실 가능성이 생겼을 뿐, 해당 DLS의 만기 때 국제유가가 최초 가입 당시보다 높다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반년새 반토막난 국제유가가 다시 두배 가까이 올라 100달러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다음달부터 손실구간에 진입했던 DLS의 만기가 줄줄이 돌아온다. 다음달 12일 만기를 맞이하는 현대증권의 현대able(DLS)164호, 25일과 26일 만기가 되는 대신증권Balance(DLS)130호와 133호, 27일이 만기일인 대우증권(DLS)1617호 등이다. 4개 DLS의 발행잔액은 총 34억원 규모인데 국제유가가 지금 수준을 유지한다면 투자원금의 절반 이상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3월에도 3개, 총 27억원 규모 원유 DLS 상품의 만기가 돌아오고, 5월에도 3개 원유 DLS(총 36억원)가 만기를 맞이한다. 5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10개 DLS는 예외없이 모두 이미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했고, 현재 국제유가 기준으로 따진 평균 수익률(산술평균)은 –49%다. 국제유가가 반등하지 못하면 투자액의 절반 정도를 날려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5월 만기가 돌아오는 3개 DLS는 모두 작년 10~11월에 발행된 상품으로 투자한지 반년 만에 대규모 손실을 입을 위기에 처했다.
  • 국제유가 급락에 수천억 손실 위기…DLS가 뭐길래?
    • 입력 2015-01-07 14:53:10
    • 수정2015-01-07 15:03:00
    경제
국제유가 급락으로 원유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위기에 처했다. 7일 기준 원금손실 위험이 발생한 DLS 규모가 8500억원을 넘는다. 특히 국제유가가 급락한 최근 이틀간 새로 원금손실 위험이 발생한 DLS만 2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수천억 손실 위기..DLS가 뭐길래

DLS는 투자자와 금융회사가 기초자산의 가격을 두고 내기를 하는 것과 같은 상품이다. 여기서 기초자산은 원유, 금 등 원자재가 될 수도 있고, 금리나 외환, 신용위험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원유가 기초자산인 DLS를 기름값이 10만원일 때 투자했다가 이후 6개월 동안 기름값이 9만원 밑으로 안 떨어지면 약속한 수익을 되돌려받는 식이다. 만약 약속된 수익률이 연 8%이고 100만원을 투자했다면 104만원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석달 동안 기름값이 폭락해 7만원(9만원 이하로 손실구간 진입)이 됐다면 약속된 수익을 챙기지 못하는 것은 물론 기름값이 떨어진 만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만기일 당시 기초자산가격으로 손실률이 결정되는 상품이었다면 100만원을 투자했다가 30만원을 손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같이 기초자산이 특정가격 밑으로 떨어졌을 때 원금손실 위험이 생기는 구간을 ‘녹인배리어’(원금손실구간)이라고 하고, 기초자산 가격이 원금손실구간 아래로 내려간 것을 ‘녹인을 건드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녹인배리어가 있는 상품이 많지만 DLS에 따라서는 별도의 녹인배리어가 없는 상품도 있다.

DLS는 이처럼 기초자산이 되는 상품의 가격에 따라 희비가 갈린다. 문제는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DLS에도 함께 손실 위험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 ‘골칫덩이’ 원유 DLS, 90% 손실위험 발생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투자된 공모 DLS는 550개, 발행잔액은 1조2640억원에 달한다. 이 중 녹인배리어가 존재해 유가 하락에 따라 원금을 손해볼 가능성이 있는 DLS는 483개, 발행잔액 기준으로 9890억원이다.



이 483개. 발행잔액 기준 약 1조원의 원유 DLS 중 현재 손실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DLS만 421개로 8570억원에 달했다. 녹인배리어가 존재하는 DLS 중 개수 기준 89%, 발행잔액 기준 87%의 DLS가 이미 원금손실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특히 연초 이후 국제유가가 추가로 급락하면서 손실구간에 노출된 DLS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원유시장에서 공급과잉 양상이 심화되면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5일과 6일 단 이틀간 9% 이상 추락하며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북해산 브렌트유의 경우 같은 기간 9.4% 추락해 낙폭이 더 컸다. WTI와 브렌트유는 모두 국제유가로 통용돼 원유 DLS의 기초자산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급락 탓에 새롭게 손실구간에 진입한 DLS만 102개나 됐고, 발행잔액 기준으로는 2690억원 규모의 DLS가 원금손실 위험에 노출됐다.

문제는 국제유가가 회복되기 보다는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는 유가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는 의견이 우세해 올 상반기 유가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며 “겨울철 난방수요 이후 봄철 정제소 유지 보수에 따른 수요 약세, 미국 원유 생산 증가, 우호적인 이란 핵 협상에 따른 공급 증가 기대 등으로 과잉공급이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원금손실 공포 이제 현실로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했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무조건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원금손실 가능성이 생겼을 뿐, 해당 DLS의 만기 때 국제유가가 최초 가입 당시보다 높다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반년새 반토막난 국제유가가 다시 두배 가까이 올라 100달러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다음달부터 손실구간에 진입했던 DLS의 만기가 줄줄이 돌아온다. 다음달 12일 만기를 맞이하는 현대증권의 현대able(DLS)164호, 25일과 26일 만기가 되는 대신증권Balance(DLS)130호와 133호, 27일이 만기일인 대우증권(DLS)1617호 등이다. 4개 DLS의 발행잔액은 총 34억원 규모인데 국제유가가 지금 수준을 유지한다면 투자원금의 절반 이상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3월에도 3개, 총 27억원 규모 원유 DLS 상품의 만기가 돌아오고, 5월에도 3개 원유 DLS(총 36억원)가 만기를 맞이한다. 5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10개 DLS는 예외없이 모두 이미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했고, 현재 국제유가 기준으로 따진 평균 수익률(산술평균)은 –49%다. 국제유가가 반등하지 못하면 투자액의 절반 정도를 날려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5월 만기가 돌아오는 3개 DLS는 모두 작년 10~11월에 발행된 상품으로 투자한지 반년 만에 대규모 손실을 입을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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