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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아파트 화재 왜 피해 컸나…초기 진화 실패
입력 2015.01.10 (15:41) 수정 2015.01.10 (22:16) 연합뉴스
10일 발생한 경기도 의정부시 아파트 화재는 삽시간에 인근 건물들로 옮겨 붙으며 100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

의정부동 대봉그린아파트 지상 1층에서 불이 났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오전 9시 27분. 소방당국은 6분 만인 33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불길은 삽시간에 건물 꼭대기 층인 10층으로 번지고 인접한 10층·15층 아파트 2동과 5층 숙박업소 건물, 단독주택 등으로 옮겨 붙어 피해 규모가 커졌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이 초기 진화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건물 구조와 방재시설 등에 문제가 있어 초기 진화가 어려워지고 사상자가 많아진 것인지 등을 규명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 1층 오토바이서 첫 발생·원인 아직 불명 = 불은 1층 우편함 옆에 있던 오토바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당초 10층짜리 한 동으로 이뤄진 대봉그린아파트 지상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됐다는 신고가 있었다. 이에 따라 차량 이상으로 인한 과열 등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경찰이 화재가 난 이 아파트 1층의 CCTV를 확인한 결과 이 아파트 거주민 A씨의 4륜 오토바이에서 불이 처음 시작됐다.

CCTV에는 A씨가 오토바이를 1분여 동안 만지고 나서 위층으로 올라가고 이어서 불이 나는 장면이 담겼다.

그러나 방화인지 엔진 과열 등에 의한 사고인지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에 따라 방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 접근 어려움에 초기 진화 실패…화재 급속 확산 = 소방당국은 신고 6분 만에 사고 현장에 도착했음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좁은 소방도로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고 건물 뒷편이 지하철 1호선 선로여서 접근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불이 1층 주차장에 있던 차량에 옮겨붙어 유독가스를 머금은 연기가 급속히 확산, 불길을 잡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연기와 불길은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건물 상층부로 옮겨붙었다.

불은 1층에서 10층으로, 인근 건물들로 삽시간에 번졌다. 건물 간 거리가 1∼2m밖에 안돼 불길이 빠른 시간에 번진 것이다.

방재시스템도 문제였다.

최초 불이 난 대봉그린아파트와 드림타운아파트 등 10층짜리 건물 2곳에는 아예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건축법상 11층 이상 아파트만 설치가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두 건물에는 화재경보 시스템과 소화전 등 시설만 설치돼 있다.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는 화재 경보음이 제때 울렸는지 주장이 엇갈린다.

한 주민은 "평소에도 소방벨이 가끔 울려 이번에도 대피하지 않았다가 연기가 들어온 뒤 대피해 피해가 컸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국의 조사에선 다른 주민은 소방벨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발표됐다.

건물 구조도 불길 확산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건물은 1층이 주차장, 2층 이상이 주거시설인 필라형 구조로 1층에서 불이 나면 아래층으로 나오지 못한다.

주차장도 건물 2채 주민들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어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또 불길이 건물 외벽을 타고 상층부로 번진 것으로 조사됐다.

'드라이비트'라는 내부에 스티로폼이 들어 있는 단열재로 마감 처리됐다.

이 소재는 값이 싸고 시공이 간편해 많이 사용되지만 불에 약한 것이 문제라고 방재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방염 난연 외장재 처리 시공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사상자 왜 많았나 = 오후 8시 현재까지 집계된 인명피해는 사망 4명, 부상 100명 등 사상자 104명이다. 불이 날 당시 3개 아파트 주민이 170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인명피해가 너무 컸다.

주민들에 따르면 화재가 난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1층 주차장에서 불길과 연기가 무섭게 치솟고 번지는 상황이었다.

주민 황지훈 씨는 연합뉴스에 "처음에 불이 난 것을 알고 밑으로 내려왔는데 1층에 주차된 차량 4대가 불에 타고 있었고, 펑펑하는 폭발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15층 아파트 건물주인 정모(56)씨는 "사고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왔는데 10층 높이 주차타워에 불이 옮겨 붙어 차에서 '펑펑' 터지는 소리까지 들렸다"고 말했다.

차량이 폭발하며 불길이 1층 주차장과 현관 입구 등으로 옮겨 붙었고 자욱한 연기가 위로 퍼져 올라갔다. 당시 강한 바람까지 불어 불길이 확산됐다.

불이 1층에서 발생, 불길과 유독 연기가 복도 계단을 타고 바로 위쪽으로 퍼져 올라가 주민들이 1층 출구로 나오기 쉽지 않았다.

아파트 건물은 구조가 한 층에 10가구가량의 원룸 형태로 돼 있어 신속한 대피가 어려웠다.

건물에 있던 일부 주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벽을 타고 내려와야 했다. 저층 주민들은 창문을 통해 옆 건물 베란다 등으로 뛰어내리다 다치기도 했다.

상층부 주민들은 옥상으로 올라가 손수건을 흔들며 애타게 구조를 기다려야만 했다.

복도에 연기가 가득 차 현관으로 나오지 못하고 집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주민도 상당수 있었다.

이들은 뒤늦게 현관문을 부수고 들어온 경찰과 구조대원의 도움을 받아 건물을 빠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2명이 고립돼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다 다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가구들이 잘게 나뉘어 있고 집집마다 현관문을 부수고 들어가 불을 끄고 구조하느라 진압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화재 초기 대피한 김모(29·여)씨는 "3층에 살고 있는데 화재 경보음이 들려 바로 계단을 통해 대피했다"며 "밖으로 나오자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듯 머리에 피를 흘리는 주민도 여러 명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 의정부 아파트 화재 왜 피해 컸나…초기 진화 실패
    • 입력 2015-01-10 15:41:45
    • 수정2015-01-10 22:16:07
    연합뉴스
10일 발생한 경기도 의정부시 아파트 화재는 삽시간에 인근 건물들로 옮겨 붙으며 100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

의정부동 대봉그린아파트 지상 1층에서 불이 났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오전 9시 27분. 소방당국은 6분 만인 33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불길은 삽시간에 건물 꼭대기 층인 10층으로 번지고 인접한 10층·15층 아파트 2동과 5층 숙박업소 건물, 단독주택 등으로 옮겨 붙어 피해 규모가 커졌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이 초기 진화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건물 구조와 방재시설 등에 문제가 있어 초기 진화가 어려워지고 사상자가 많아진 것인지 등을 규명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 1층 오토바이서 첫 발생·원인 아직 불명 = 불은 1층 우편함 옆에 있던 오토바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당초 10층짜리 한 동으로 이뤄진 대봉그린아파트 지상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됐다는 신고가 있었다. 이에 따라 차량 이상으로 인한 과열 등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경찰이 화재가 난 이 아파트 1층의 CCTV를 확인한 결과 이 아파트 거주민 A씨의 4륜 오토바이에서 불이 처음 시작됐다.

CCTV에는 A씨가 오토바이를 1분여 동안 만지고 나서 위층으로 올라가고 이어서 불이 나는 장면이 담겼다.

그러나 방화인지 엔진 과열 등에 의한 사고인지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에 따라 방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 접근 어려움에 초기 진화 실패…화재 급속 확산 = 소방당국은 신고 6분 만에 사고 현장에 도착했음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좁은 소방도로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고 건물 뒷편이 지하철 1호선 선로여서 접근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불이 1층 주차장에 있던 차량에 옮겨붙어 유독가스를 머금은 연기가 급속히 확산, 불길을 잡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연기와 불길은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건물 상층부로 옮겨붙었다.

불은 1층에서 10층으로, 인근 건물들로 삽시간에 번졌다. 건물 간 거리가 1∼2m밖에 안돼 불길이 빠른 시간에 번진 것이다.

방재시스템도 문제였다.

최초 불이 난 대봉그린아파트와 드림타운아파트 등 10층짜리 건물 2곳에는 아예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건축법상 11층 이상 아파트만 설치가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두 건물에는 화재경보 시스템과 소화전 등 시설만 설치돼 있다.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는 화재 경보음이 제때 울렸는지 주장이 엇갈린다.

한 주민은 "평소에도 소방벨이 가끔 울려 이번에도 대피하지 않았다가 연기가 들어온 뒤 대피해 피해가 컸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국의 조사에선 다른 주민은 소방벨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발표됐다.

건물 구조도 불길 확산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건물은 1층이 주차장, 2층 이상이 주거시설인 필라형 구조로 1층에서 불이 나면 아래층으로 나오지 못한다.

주차장도 건물 2채 주민들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어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또 불길이 건물 외벽을 타고 상층부로 번진 것으로 조사됐다.

'드라이비트'라는 내부에 스티로폼이 들어 있는 단열재로 마감 처리됐다.

이 소재는 값이 싸고 시공이 간편해 많이 사용되지만 불에 약한 것이 문제라고 방재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방염 난연 외장재 처리 시공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사상자 왜 많았나 = 오후 8시 현재까지 집계된 인명피해는 사망 4명, 부상 100명 등 사상자 104명이다. 불이 날 당시 3개 아파트 주민이 170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인명피해가 너무 컸다.

주민들에 따르면 화재가 난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1층 주차장에서 불길과 연기가 무섭게 치솟고 번지는 상황이었다.

주민 황지훈 씨는 연합뉴스에 "처음에 불이 난 것을 알고 밑으로 내려왔는데 1층에 주차된 차량 4대가 불에 타고 있었고, 펑펑하는 폭발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15층 아파트 건물주인 정모(56)씨는 "사고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왔는데 10층 높이 주차타워에 불이 옮겨 붙어 차에서 '펑펑' 터지는 소리까지 들렸다"고 말했다.

차량이 폭발하며 불길이 1층 주차장과 현관 입구 등으로 옮겨 붙었고 자욱한 연기가 위로 퍼져 올라갔다. 당시 강한 바람까지 불어 불길이 확산됐다.

불이 1층에서 발생, 불길과 유독 연기가 복도 계단을 타고 바로 위쪽으로 퍼져 올라가 주민들이 1층 출구로 나오기 쉽지 않았다.

아파트 건물은 구조가 한 층에 10가구가량의 원룸 형태로 돼 있어 신속한 대피가 어려웠다.

건물에 있던 일부 주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벽을 타고 내려와야 했다. 저층 주민들은 창문을 통해 옆 건물 베란다 등으로 뛰어내리다 다치기도 했다.

상층부 주민들은 옥상으로 올라가 손수건을 흔들며 애타게 구조를 기다려야만 했다.

복도에 연기가 가득 차 현관으로 나오지 못하고 집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주민도 상당수 있었다.

이들은 뒤늦게 현관문을 부수고 들어온 경찰과 구조대원의 도움을 받아 건물을 빠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2명이 고립돼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다 다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가구들이 잘게 나뉘어 있고 집집마다 현관문을 부수고 들어가 불을 끄고 구조하느라 진압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화재 초기 대피한 김모(29·여)씨는 "3층에 살고 있는데 화재 경보음이 들려 바로 계단을 통해 대피했다"며 "밖으로 나오자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듯 머리에 피를 흘리는 주민도 여러 명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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