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바타 운동’하면 정말 살이 빠질까?

입력 2015.01.13 (06:03) 수정 2015.01.1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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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태균(39) 씨는 새해 들어 또 다시 다이어트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한밤중에 퇴근하다보니 운동할 시간이 부족해 매번 포기하기 일쑤였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고 생각했다.

효과적인 운동을 찾던 그의 눈에 띈 건 일명 ‘타바타운동’.

4분의 운동으로 1시간의 운동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말에 ‘이거다!’ 싶었다. ‘기적의 운동법’이라는 언론보도는 그 믿음을 더욱 공고히 하게했다.

인터넷에서 운동법을 설명하는 글과 영상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헬스클럽을 다닐 여건이 안 돼 집에 있는 실내 사이클을 이용해 타바타운동에 뛰어들었다.

20초간 페달을 전속력으로 밟고 10초간 휴식하는 방식으로 8번을 반복했다.

생각 이상으로 운동 강도가 높아 헛구역질과 어지럼증을 느끼기도 했지만 단 4분만 고생하면 살을 뺄 수 있다는 믿음에 더욱 힘을 냈다.

그렇게 일주일. 김 씨는 몸에 무리가 갔는지 무릎과 발목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고 결국 운동을 중단하고 말았다.

■ 짧지만 강도 높은 ‘타바타 운동’

신개념 운동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타바타운동은 1996년 일본의 운동생리학자인 ‘이즈미 타바타’ 박사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기록향상을 위해 개발한 운동법이다

'고강도의 운동'을 20초간 실시하고 10초간 휴식하는 것을 8번 반복해 4분 동안 운동하는 방식이다. 고강도라 하면 최대산소섭취량의 170% 정도를 말하는데, 이는 그야말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운동능력의 최대치 이상을 발휘하는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숨이 턱에 차오를 정도를 능가해 이 기준을 일반인들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는 기본적으로 고강도와 저강도 운동을 번갈아 하는 방식인 ‘인터벌운동’(interval training)의 변형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인터벌운동은 1930년대 고안돼 육상선수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오래된 훈련 방법이다.

주로 지구력과 폐활량, 스피드를 향상시키는 훈련에 많이 쓰이는데, 타바타운동이 일반적인 인터벌 운동에 비해 운동 강도가 훨씬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 이유로 운동 강도를 일반인 수준으로 대폭 낮춰 실시하는 ‘변형된 타바타운동법’이 대중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그렇다 해도 타바타운동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운동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하는 고강도 운동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운동법에 비해 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타바타운동은 특정 동작을 반복하는 형태를 띠는데, 사이클이나 러닝머신을 이용해도 좋고 다양한 맨손체조를 응용할 수도 있다. 고강도와 저강도의 운동을 반복할 수 있다면 어떤 동작이라도 가능하다.

■ 4분 운동으로 1시간 운동의 효과? ‘글쎄...’

타바타운동의 가장 큰 장점은 운동 후에도 한동안 칼로리 소모가 지속된다는 점이다. 타바타 박사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운동 후 최대 48시간동안 그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히 움직였던 세포가 몸을 안정시키기 위해 지방을 계속 태우기 때문인데, 타바타운동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몸의 대사량이 높아져 쉬는 동안에도 운동할 때만큼은 아니지만 상당수준의 칼로리를 계속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대산소섭취량과 지구력 등 유산소운동 능력과 근력 등 무산소운동 능력 모두 유의미한 수준으로 향상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알려진 것처럼 ‘4분의 운동으로 1시간의 운동효과를 누린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다이어트가 목적인 경우 큰 효과를 볼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기초대사량이 증가해 운동 이후 추가로 칼로리를 소비하지만 그 양이 많지 않고, 운동 시간이 워낙 짧아 운동 시 소모되는 칼로리의 총량이 1시간 동안 운동하면서 소비하는 칼로리 양보다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운동시간 대비 효율이 높아 단시간 운동에는 매우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체력센터의 진정권 박사는 “타바타운동은 단시간에 체력과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운동법이다. 하지만 체중감량이 목적이라면 4분 운동을 5번 반복해 적어도 20분 이상 운동해야 본격적인 지방연소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순천향대학교 스포츠의학과 강현주 교수는 “타바타운동은 본래 체육인들을 대상으로 한 초고강도 운동인 만큼 일반인이 다이어트 목적으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운동 강도를 낮춰 좀 더 긴 시간 실시하면 체내에 축적된 지방사용 비율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반복되는 동작 안에 팔굽혀펴기 등 무산소운동 동작을 넣어 근력 운동을 강화하면 칼로리 소비를 더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운동 초보자나 고혈압 환자는 피해야”

전문가들은 짧은 운동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성급하게 타바타운동에 뛰어들어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기본적으로 고강도 운동인 만큼 부상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집중적으로 한 두 동작을 반복하다보면 체중을 많이 받는 발목이나 무릎쪽 연골이 손상될 수 있다.

운동 전에 스트레칭이나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야 하는 이유다.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나 체중이 너무 많이 나가는 경우, 평소에 혈압이 높은 사람들은 다른 가벼운 운동을 택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운동법을 택하기 전에 그 목적부터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건강을 위한 것인지, 살을 빼기 위한 것인지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택해야 한다.

자극적인 광고 문구에 현혹돼 타바타운동을 단순한 다이어트운동법으로 인식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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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바타 운동’하면 정말 살이 빠질까?
    • 입력 2015-01-13 06:03:51
    • 수정2015-01-13 08: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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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태균(39) 씨는 새해 들어 또 다시 다이어트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한밤중에 퇴근하다보니 운동할 시간이 부족해 매번 포기하기 일쑤였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고 생각했다.

효과적인 운동을 찾던 그의 눈에 띈 건 일명 ‘타바타운동’.

4분의 운동으로 1시간의 운동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말에 ‘이거다!’ 싶었다. ‘기적의 운동법’이라는 언론보도는 그 믿음을 더욱 공고히 하게했다.

인터넷에서 운동법을 설명하는 글과 영상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헬스클럽을 다닐 여건이 안 돼 집에 있는 실내 사이클을 이용해 타바타운동에 뛰어들었다.

20초간 페달을 전속력으로 밟고 10초간 휴식하는 방식으로 8번을 반복했다.

생각 이상으로 운동 강도가 높아 헛구역질과 어지럼증을 느끼기도 했지만 단 4분만 고생하면 살을 뺄 수 있다는 믿음에 더욱 힘을 냈다.

그렇게 일주일. 김 씨는 몸에 무리가 갔는지 무릎과 발목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고 결국 운동을 중단하고 말았다.

■ 짧지만 강도 높은 ‘타바타 운동’

신개념 운동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타바타운동은 1996년 일본의 운동생리학자인 ‘이즈미 타바타’ 박사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기록향상을 위해 개발한 운동법이다

'고강도의 운동'을 20초간 실시하고 10초간 휴식하는 것을 8번 반복해 4분 동안 운동하는 방식이다. 고강도라 하면 최대산소섭취량의 170% 정도를 말하는데, 이는 그야말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운동능력의 최대치 이상을 발휘하는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숨이 턱에 차오를 정도를 능가해 이 기준을 일반인들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는 기본적으로 고강도와 저강도 운동을 번갈아 하는 방식인 ‘인터벌운동’(interval training)의 변형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인터벌운동은 1930년대 고안돼 육상선수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오래된 훈련 방법이다.

주로 지구력과 폐활량, 스피드를 향상시키는 훈련에 많이 쓰이는데, 타바타운동이 일반적인 인터벌 운동에 비해 운동 강도가 훨씬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 이유로 운동 강도를 일반인 수준으로 대폭 낮춰 실시하는 ‘변형된 타바타운동법’이 대중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그렇다 해도 타바타운동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운동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하는 고강도 운동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운동법에 비해 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타바타운동은 특정 동작을 반복하는 형태를 띠는데, 사이클이나 러닝머신을 이용해도 좋고 다양한 맨손체조를 응용할 수도 있다. 고강도와 저강도의 운동을 반복할 수 있다면 어떤 동작이라도 가능하다.

■ 4분 운동으로 1시간 운동의 효과? ‘글쎄...’

타바타운동의 가장 큰 장점은 운동 후에도 한동안 칼로리 소모가 지속된다는 점이다. 타바타 박사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운동 후 최대 48시간동안 그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히 움직였던 세포가 몸을 안정시키기 위해 지방을 계속 태우기 때문인데, 타바타운동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몸의 대사량이 높아져 쉬는 동안에도 운동할 때만큼은 아니지만 상당수준의 칼로리를 계속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대산소섭취량과 지구력 등 유산소운동 능력과 근력 등 무산소운동 능력 모두 유의미한 수준으로 향상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알려진 것처럼 ‘4분의 운동으로 1시간의 운동효과를 누린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다이어트가 목적인 경우 큰 효과를 볼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기초대사량이 증가해 운동 이후 추가로 칼로리를 소비하지만 그 양이 많지 않고, 운동 시간이 워낙 짧아 운동 시 소모되는 칼로리의 총량이 1시간 동안 운동하면서 소비하는 칼로리 양보다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운동시간 대비 효율이 높아 단시간 운동에는 매우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체력센터의 진정권 박사는 “타바타운동은 단시간에 체력과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운동법이다. 하지만 체중감량이 목적이라면 4분 운동을 5번 반복해 적어도 20분 이상 운동해야 본격적인 지방연소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순천향대학교 스포츠의학과 강현주 교수는 “타바타운동은 본래 체육인들을 대상으로 한 초고강도 운동인 만큼 일반인이 다이어트 목적으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운동 강도를 낮춰 좀 더 긴 시간 실시하면 체내에 축적된 지방사용 비율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반복되는 동작 안에 팔굽혀펴기 등 무산소운동 동작을 넣어 근력 운동을 강화하면 칼로리 소비를 더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운동 초보자나 고혈압 환자는 피해야”

전문가들은 짧은 운동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성급하게 타바타운동에 뛰어들어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기본적으로 고강도 운동인 만큼 부상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집중적으로 한 두 동작을 반복하다보면 체중을 많이 받는 발목이나 무릎쪽 연골이 손상될 수 있다.

운동 전에 스트레칭이나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야 하는 이유다.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나 체중이 너무 많이 나가는 경우, 평소에 혈압이 높은 사람들은 다른 가벼운 운동을 택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운동법을 택하기 전에 그 목적부터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건강을 위한 것인지, 살을 빼기 위한 것인지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택해야 한다.

자극적인 광고 문구에 현혹돼 타바타운동을 단순한 다이어트운동법으로 인식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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