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그들만의 경쟁, 통신사들의 ‘속존심’

입력 2015.01.1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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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통신사들의 '속존심'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속존심, 즉 "속도에 대한 쓸데없는 자존심"이라는 뜻입니다. 자존심만 강한 통신사들의 이야기를 알려진 바를 근거로 재량껏 꾸며 설명해드리면 이렇습니다.



1.
SKT : 광고봐라, 우리가 3밴드 LTE-A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KT : 니네가 왜 '최초 상용화'냐?
SKT : 돈 받고 팔았으니까 '상용화'지.
KT : 체험단 100명한테만 팔고 일반 소비자는 사지도 못하는데 상용화냐. 안돼.
광고하지마. 광고금지 가처분신청했어.
LGU+: 어, SKT 니네 말대로라면 테스트에 성공한 우리가 최촌데.
우리도 가처분할 거야

2.
KT : 이거 봐, 삼성이 보낸 공문봐라, 체험용 전화기라잖아.
그런데 SKT 너네 이걸 팔아?
SKT : 웃기지 마. 우리가 받은 건 팔아도 문제될 게 없다는 게 우리 공식입장이야.
그리고 이거 '세계통신장비사업자연합회(GSA)'라는 단체의 보고선데 여기봐
SKT가 최초라고 써있잖아. 너넨 이런 거 없지. 야, KT 그런데 니네도 광고
하려고 했다면서? 너희는 근거가 없어서 심의 통과 못했다며? 니네도 최초라고 광고하려했다가 퇴짜맞은 거지...




3밴드 LTE-A는 일반 LTE보다 4배가 빠릅니다. 최대 속도가 초당 300메가비트(bit)입니다. 8비트가 1바이트(Byte)입니다. 대략 37메가바이트를 다운받는 겁니다. 1GB 용량의 동영상이라면 대충 30초가 걸립니다. 이쯤되면 앞서 통신속도 경쟁의 허와 실에 대해 썼던 <취재후:그들만의 속도경쟁>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식 조사 결과 실제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속도는 광고의 50%에 머물렀습니다.



결국 3밴드 LTE-A의 최대속도란 것도 소비자들에겐 50%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성급하지만 예측해봅니다. 그렇다면 3밴드로 체감할 속도는 150메가비트. 결국 3밴드 신기술이라고 강조해봐야, 정작 LTE-A로 선전했던 속도에 닿은 정돕니다.

그런데 당장 3밴드용 갤럭시노트4 단말기는 89만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이전 버전의 갤럭시노트4는 65만원입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 공급이 늘면 3밴드 단말기의 지원금도 늘어 가격은 내리겠지만 당장 소비자들에겐 비용 증가인 셈입니다. 이쯤되면 통신사들의 '최초' 타이틀 경쟁이 소비자의 후생과는 상관없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통신사들은 비좁은 시장에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합니다. '최초' 타이틀로 소비자를 끌어모으려는 행위는 비난받을 일은 아닐 겁니다. 통신사들에겐 0.1초가 천문학적인 투자와 사활이 걸린 경쟁입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에겐 체감하기 어려운 차이입니다. 사실 현재 콘텐츠라면 지금 속도도 충분하다는 소비자들도 많습니다. 이렇게 소비자들이 "와!" 할 만한 퀀텀 점프 (Quantum Jump)가 어려워졌습니다. 통신사들이 내실보다는 포장 경쟁에 나서는 이윱니다.

통신사들이 콘텐츠 개발에 더 힘써야합니다. 그래야 속도경쟁이 진정한 서비스 경쟁으로 이어집니다. 당장 "최초다", "빠르다" 하면서 소비자들을 유혹하면 당장은 규모를 유지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은 외면할 겁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최초와 속도를 향한 그들의 쓸데없는 자존심, '속존심'은 그야말로 '노잼'입니다.


(위 코너는 기사 내용과 상관없습니다.)

☞ 다시보기 <취재후>그들만의 속도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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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그들만의 경쟁, 통신사들의 ‘속존심’
    • 입력 2015-01-13 14:26:49
    취재후·사건후
이번엔 통신사들의 '속존심'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속존심, 즉 "속도에 대한 쓸데없는 자존심"이라는 뜻입니다. 자존심만 강한 통신사들의 이야기를 알려진 바를 근거로 재량껏 꾸며 설명해드리면 이렇습니다. 1. SKT : 광고봐라, 우리가 3밴드 LTE-A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KT : 니네가 왜 '최초 상용화'냐? SKT : 돈 받고 팔았으니까 '상용화'지. KT : 체험단 100명한테만 팔고 일반 소비자는 사지도 못하는데 상용화냐. 안돼. 광고하지마. 광고금지 가처분신청했어. LGU+: 어, SKT 니네 말대로라면 테스트에 성공한 우리가 최촌데. 우리도 가처분할 거야 2. KT : 이거 봐, 삼성이 보낸 공문봐라, 체험용 전화기라잖아. 그런데 SKT 너네 이걸 팔아? SKT : 웃기지 마. 우리가 받은 건 팔아도 문제될 게 없다는 게 우리 공식입장이야. 그리고 이거 '세계통신장비사업자연합회(GSA)'라는 단체의 보고선데 여기봐 SKT가 최초라고 써있잖아. 너넨 이런 거 없지. 야, KT 그런데 니네도 광고 하려고 했다면서? 너희는 근거가 없어서 심의 통과 못했다며? 니네도 최초라고 광고하려했다가 퇴짜맞은 거지... 3밴드 LTE-A는 일반 LTE보다 4배가 빠릅니다. 최대 속도가 초당 300메가비트(bit)입니다. 8비트가 1바이트(Byte)입니다. 대략 37메가바이트를 다운받는 겁니다. 1GB 용량의 동영상이라면 대충 30초가 걸립니다. 이쯤되면 앞서 통신속도 경쟁의 허와 실에 대해 썼던 <취재후:그들만의 속도경쟁>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식 조사 결과 실제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속도는 광고의 50%에 머물렀습니다. 결국 3밴드 LTE-A의 최대속도란 것도 소비자들에겐 50%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성급하지만 예측해봅니다. 그렇다면 3밴드로 체감할 속도는 150메가비트. 결국 3밴드 신기술이라고 강조해봐야, 정작 LTE-A로 선전했던 속도에 닿은 정돕니다. 그런데 당장 3밴드용 갤럭시노트4 단말기는 89만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이전 버전의 갤럭시노트4는 65만원입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 공급이 늘면 3밴드 단말기의 지원금도 늘어 가격은 내리겠지만 당장 소비자들에겐 비용 증가인 셈입니다. 이쯤되면 통신사들의 '최초' 타이틀 경쟁이 소비자의 후생과는 상관없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통신사들은 비좁은 시장에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합니다. '최초' 타이틀로 소비자를 끌어모으려는 행위는 비난받을 일은 아닐 겁니다. 통신사들에겐 0.1초가 천문학적인 투자와 사활이 걸린 경쟁입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에겐 체감하기 어려운 차이입니다. 사실 현재 콘텐츠라면 지금 속도도 충분하다는 소비자들도 많습니다. 이렇게 소비자들이 "와!" 할 만한 퀀텀 점프 (Quantum Jump)가 어려워졌습니다. 통신사들이 내실보다는 포장 경쟁에 나서는 이윱니다. 통신사들이 콘텐츠 개발에 더 힘써야합니다. 그래야 속도경쟁이 진정한 서비스 경쟁으로 이어집니다. 당장 "최초다", "빠르다" 하면서 소비자들을 유혹하면 당장은 규모를 유지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은 외면할 겁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최초와 속도를 향한 그들의 쓸데없는 자존심, '속존심'은 그야말로 '노잼'입니다. (위 코너는 기사 내용과 상관없습니다.) ☞ 다시보기 <취재후>그들만의 속도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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