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환경 절실’ 병사·부모가 본 군 인권 개선 방안

입력 2015.01.1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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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 준비돼 있지 않은 병사들에게는 아무리 말을 해보라고 해도 말하지 않습니다."

윤일병 구타 사망 사건이 발생한 육군28사단 소속의 한 병장은 13일 오후 연세대 신촌캠퍼스 공학원 대강당에서 열린 '병영문화 개선을 위한 국회의원과 함께하는 국민 토론회'에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군 인권 및 병영문화혁신특위(이하 특위)와 국방부 공동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최근 거론되는 각종 병영문화 개선안에 대해 국회의원은 물론 입대예정자, 예비역, 부모 등이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누자는 취지에서 열렸다.

민관군 병영혁신위원회는 앞서 지난달 현역 복무를 이행한 병사가 취업할 때 '복무보상점'을 부여하고 복무 기간을 대학 학점으로 인정하는 등 22개 혁신과제를 국방부에 권고한 바 있다.

토론회에는 특위 소속 새누리당 및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해 국방부 관계자와 입대예정자와 예비역, 부모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대체로 장병에게 소통을 강조하기 전에 소통이 잘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예비역은 "원초적인 문제는 병영에서 이뤄지는 악·폐습을 뿌리 뽑는 것"이라며 "병사들이 기초 훈련을 거치면서 '상명하복' 개념이 명확하게 박힌 상황에서 무조건 '말하라'고 하는 것은 항명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 인권 관련 사고는 인식의 문제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더 많아서 입대 전 악·폐습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에 대한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육군22사단 소속 김서현 상병은 "분대장은 병사들이 가장 가깝게 맞닥뜨릴 수 있는 지위이지만 주로 전시 상황에서의 임무수행에 대해서만 훈련을 받는다"며 "분대원과의 접촉이 가장 많은 분대장을 상대로 한 전문 상담 교육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시민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장병을 상대로 한 인성검사 및 부대 내 폐쇄회로(CC)TV에 대한 개선안이 나오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사병들에게서 수시로 의견을 듣는 것"이라며 "사병들이 제대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혁신위가 내놓은 권고안이 군대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병국 특위 위원장은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권고안을 제도화하고, 정책적 반영이 필요한 것은 각 부처와 협의를 거쳐 반영하도록 해 국회에 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론회에 앞서 김요한 육군참모총장은 인사말에서 "작년에 있었던 일련의 어려운 일들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군대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결실을 보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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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통 환경 절실’ 병사·부모가 본 군 인권 개선 방안
    • 입력 2015-01-13 17:39:31
    연합뉴스
"소통이 준비돼 있지 않은 병사들에게는 아무리 말을 해보라고 해도 말하지 않습니다." 윤일병 구타 사망 사건이 발생한 육군28사단 소속의 한 병장은 13일 오후 연세대 신촌캠퍼스 공학원 대강당에서 열린 '병영문화 개선을 위한 국회의원과 함께하는 국민 토론회'에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군 인권 및 병영문화혁신특위(이하 특위)와 국방부 공동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최근 거론되는 각종 병영문화 개선안에 대해 국회의원은 물론 입대예정자, 예비역, 부모 등이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누자는 취지에서 열렸다. 민관군 병영혁신위원회는 앞서 지난달 현역 복무를 이행한 병사가 취업할 때 '복무보상점'을 부여하고 복무 기간을 대학 학점으로 인정하는 등 22개 혁신과제를 국방부에 권고한 바 있다. 토론회에는 특위 소속 새누리당 및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해 국방부 관계자와 입대예정자와 예비역, 부모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대체로 장병에게 소통을 강조하기 전에 소통이 잘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예비역은 "원초적인 문제는 병영에서 이뤄지는 악·폐습을 뿌리 뽑는 것"이라며 "병사들이 기초 훈련을 거치면서 '상명하복' 개념이 명확하게 박힌 상황에서 무조건 '말하라'고 하는 것은 항명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 인권 관련 사고는 인식의 문제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더 많아서 입대 전 악·폐습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에 대한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육군22사단 소속 김서현 상병은 "분대장은 병사들이 가장 가깝게 맞닥뜨릴 수 있는 지위이지만 주로 전시 상황에서의 임무수행에 대해서만 훈련을 받는다"며 "분대원과의 접촉이 가장 많은 분대장을 상대로 한 전문 상담 교육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시민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장병을 상대로 한 인성검사 및 부대 내 폐쇄회로(CC)TV에 대한 개선안이 나오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사병들에게서 수시로 의견을 듣는 것"이라며 "사병들이 제대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혁신위가 내놓은 권고안이 군대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병국 특위 위원장은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권고안을 제도화하고, 정책적 반영이 필요한 것은 각 부처와 협의를 거쳐 반영하도록 해 국회에 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론회에 앞서 김요한 육군참모총장은 인사말에서 "작년에 있었던 일련의 어려운 일들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군대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결실을 보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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