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방 건강육’ 양고기?…삼겹살보다 지방 많아

입력 2015.01.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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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냄새와 까다로운 요리법 등으로 인해 주목을 받지 못했던 양고기가 최근 대중의 인기를 얻고 있다.

소고기 돼지고기 등 타 육류에 비해 기름기도 적어 몸에 좋은 고기로 인식되면서 소비 증가세가 가파르다.

하지만 알려진 것처럼 양고기가 정말 ‘저지방 건강육’일까?

정부가 제공하는 식품성분 분석 결과에 따르면 ‘그렇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삼겹살보다 지방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 생소했던 양고기, 대중적 고기로 급부상

국내에서 다소 생소했던 양고기가 최근 ‘건강식’으로 알려지면서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양고기 전문점이 늘어나고 해외여행이 늘면서 양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사라진 것도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양고기 수입 증가율이 돼지, 소고기 등 다른 육류를 크게 앞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양고기 수입액이 3천9백만 달러로 전년보다 63.4%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돼지고기가 33.3%, 쇠고기가 21.5%, 닭고기가 8.7% 증가한 것에 비하면 상당한 양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자료에 따르면 양고기 수입량은 2003년 2천691 톤에서 2013년 5천193 톤으로 10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대형마트에서도 양고기를 팔기 시작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부터 냉장 양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가정식으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한국식 양념 양고기를 출시했다.

양고기가 몸에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인기도 더해가는 분위기다.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콜레스테롤과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좋고 당뇨와 골다공증, 피부미용 등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명 ‘건강육’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양고기가 ‘저지방 건강육’이라는 부분을 강조해 소비자들에게 적극 어필하고 있다. 양고기 소비 촉진을 위해 건강코드를 동원한 것이다.

■ 영양가 높지만, 지방·콜레스테롤 많아

양고기가 기름기가 적어 건강에 좋다는 말은 적당히 걸러들어야 할 듯하다.

양질의 단백질과 철분, 각종 비타민이 풍부해 좋은 식품인 건 맞지만, 알려진 것처럼 ‘저지방’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타 육류보다 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고 특히 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성기름과 버터, 쇼트닝 등에 많이 들어있는 포화지방산은 다량 섭취하면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동맥경화나 심장질환의 발병률을 높이는 물질이다.

농촌진흥청이 제공하는 농식품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00g 기준으로 양갈비의 지방 함량은 17g으로 나타났다. 소갈비는 18g, 돼지갈비는 13.4g이었다.

특히 1살 미만의 어린 양고기는 부드럽고 냄새가 적어 더 고급으로 치는데, 어린 양고기의 갈비에는 34.4g의 지방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름기 많은 고기’로 여겨지는 돼지고기 삼겹살(26.4g) 보다도 많은 양이다.



콜레스테롤 함량 또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성분 분석표에 따르면 양고기의 콜레스테롤은 100g당 75mg, 어린 양고기의 갈비는 76mg으로 나타났다. 삼겹살(64mg)과 소갈비(55mg)를 능가하는 양이다.

양고기에 들어있는 포화지방산은 전체 지방산의 절반(50%) 수준으로 나타났다. 닭고기는 30%, 돼지고기는 40%, 소고기는 45% 수준이다.

결국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다른 육류에 비해 적고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미숙 식품영양학 박사는 “양고기는 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고, 특히 포화지방산 비율이 높은 것이 단점”이라면서 “고지혈증 중에서도 고(高)콜레스테롤혈증인 경우엔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고, 다이어트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금만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또 “식품에 대한 정보가 상업적 목적으로 왜곡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확산으로 잘못된 건강 상식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건강육’이라는 생각에 일부러 양고기를 챙겨 먹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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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지방 건강육’ 양고기?…삼겹살보다 지방 많아
    • 입력 2015-01-14 15:22:18
    생활·건강
특유의 냄새와 까다로운 요리법 등으로 인해 주목을 받지 못했던 양고기가 최근 대중의 인기를 얻고 있다. 소고기 돼지고기 등 타 육류에 비해 기름기도 적어 몸에 좋은 고기로 인식되면서 소비 증가세가 가파르다. 하지만 알려진 것처럼 양고기가 정말 ‘저지방 건강육’일까? 정부가 제공하는 식품성분 분석 결과에 따르면 ‘그렇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삼겹살보다 지방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 생소했던 양고기, 대중적 고기로 급부상 국내에서 다소 생소했던 양고기가 최근 ‘건강식’으로 알려지면서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양고기 전문점이 늘어나고 해외여행이 늘면서 양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사라진 것도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양고기 수입 증가율이 돼지, 소고기 등 다른 육류를 크게 앞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양고기 수입액이 3천9백만 달러로 전년보다 63.4%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돼지고기가 33.3%, 쇠고기가 21.5%, 닭고기가 8.7% 증가한 것에 비하면 상당한 양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자료에 따르면 양고기 수입량은 2003년 2천691 톤에서 2013년 5천193 톤으로 10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대형마트에서도 양고기를 팔기 시작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부터 냉장 양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가정식으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한국식 양념 양고기를 출시했다. 양고기가 몸에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인기도 더해가는 분위기다.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콜레스테롤과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좋고 당뇨와 골다공증, 피부미용 등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명 ‘건강육’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양고기가 ‘저지방 건강육’이라는 부분을 강조해 소비자들에게 적극 어필하고 있다. 양고기 소비 촉진을 위해 건강코드를 동원한 것이다. ■ 영양가 높지만, 지방·콜레스테롤 많아 양고기가 기름기가 적어 건강에 좋다는 말은 적당히 걸러들어야 할 듯하다. 양질의 단백질과 철분, 각종 비타민이 풍부해 좋은 식품인 건 맞지만, 알려진 것처럼 ‘저지방’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타 육류보다 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고 특히 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성기름과 버터, 쇼트닝 등에 많이 들어있는 포화지방산은 다량 섭취하면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동맥경화나 심장질환의 발병률을 높이는 물질이다. 농촌진흥청이 제공하는 농식품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00g 기준으로 양갈비의 지방 함량은 17g으로 나타났다. 소갈비는 18g, 돼지갈비는 13.4g이었다. 특히 1살 미만의 어린 양고기는 부드럽고 냄새가 적어 더 고급으로 치는데, 어린 양고기의 갈비에는 34.4g의 지방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름기 많은 고기’로 여겨지는 돼지고기 삼겹살(26.4g) 보다도 많은 양이다. 콜레스테롤 함량 또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성분 분석표에 따르면 양고기의 콜레스테롤은 100g당 75mg, 어린 양고기의 갈비는 76mg으로 나타났다. 삼겹살(64mg)과 소갈비(55mg)를 능가하는 양이다. 양고기에 들어있는 포화지방산은 전체 지방산의 절반(50%) 수준으로 나타났다. 닭고기는 30%, 돼지고기는 40%, 소고기는 45% 수준이다. 결국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다른 육류에 비해 적고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미숙 식품영양학 박사는 “양고기는 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고, 특히 포화지방산 비율이 높은 것이 단점”이라면서 “고지혈증 중에서도 고(高)콜레스테롤혈증인 경우엔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고, 다이어트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금만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또 “식품에 대한 정보가 상업적 목적으로 왜곡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확산으로 잘못된 건강 상식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건강육’이라는 생각에 일부러 양고기를 챙겨 먹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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