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뉴스 따라잡기] 잇단 ‘홧김 범죄’…살인까지
입력 2015.01.19 (08:11) 수정 2015.01.19 (09:49) 아침뉴스타임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기자 멘트>

지인과 만난 뒤 돌아오던 가장이 둔기로 무참히 폭행을 당한 채 발견되고, 회식에 참석했던 남편이 싸늘한 시신이 돼서 돌아왔습니다.

두 사건 모두,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소한 시비 끝에 일어난 일입니다.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벌어지는 이른바 '홧김 범죄'

오늘 <뉴스 따라잡기>는 길거리에서 벌어지는 이 홧김 폭력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4일.

서울의 한 건물 주차장 CCTV입니다.

3명의 남성과 한 중년 남성 사이에 실랑이가 오갑니다.

잠시 뒤, 화면에 나타난 또 한 명의 일행.

갑자기 중년의 남성에게 달려들어 발길질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분이 안 풀리는지, 급기야 차 트렁크에서 야구 방망이를 꺼내듭니다.

그리고는 피해 남성에게 다가가 마구 휘두릅니다.

피해자가 손을 뻗어 막아보지만 무차별적인 폭력을 막기는 역부족입니다.

잠시 뒤 이들 일행은 바닥에 쓰러진 피해자를 내버려둔 채 119신고만 하고는 현장을 떠납니다.

폭행을 당한 남성은 56살 최모 씨.

<녹취> 현장 출동 지구대 관계자(음성변조) : “119가 신고 접수를 받은 게 1차가 119였고요. 그 내용을 경찰한테도 알려줍니다. 술 취한 사람이 쓰러져 있다고 신고가 됐어요. (현장에 가니 피해자가) 피를 흘리고 있었어요."

피해자 최 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부상 정도가 심각했습니다.

<녹취> 피해자의 아내 : “왜 안 오나, 하고 그러고 있는데 (구급대원한테) 전화가 와서 (병원에 가니) 온몸 피투성이에 여기다 터져서 엉켜서 붕대 감아 놨지, 여기 막 이러지, 난리, 난리였어요.”

두개골 골절과 뇌 손상 등 전치 8주의 진단을 받은 최 씨는 현재 오른쪽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녹취> 최00(피해자) : "걸을 수가 없죠. 반신불수예요. 절반이 뇌출혈이 오다 보니까 이쪽이 마비돼서 재활 치료를 받고 있고요. 여기는 수술을 해서 뼛조각을 끄집어낸 상태고요."

최 씨는 왜 이런 심한 폭행을 당한 걸까?

사건 당일, 최 씨는 지인과의 술자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건물 앞에 멈춰선 차량 한 대가 인도의 통행을 방해하자 이에 항의하게 됐다고 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인도에 차를 반쯤 걸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피해자가‘차를 여기다가 다니기 불편하게 여기다 세워 놓으면 어떻게 하느냐.’(한 거죠.)”

차를 빼달라는 최 씨와 상대 남성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고, 이는 최 씨에 대한 폭행으로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최00(피해자) : “멱살을 잡고 얼굴을 구타하면서 두,세 사람이 달려들어서 나를 폭행을 했어요. 그리고 주차장 안으로 끌고 가서 추차된 차 트렁크에서 야구방망이 가져와서 여기(머리)를 5,6차례 내리쳤어요.”

피의자는 야구 동호회 회원으로 평상시에도 승용차 안에 야구방망이를 넣고 다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길을 가다 벌어진 사소한 다툼 끝에, 봉변을 당하게 된 가장.

경찰은 폭행 혐의로 피의자인 30대 남성 최모 씨를 구속했습니다.

<녹취> 피해자의 아내 : “사람을 어떻게 그게 생각할수록 화가 나고, 지금도 저는 그 야구방망이 생각만 하면 가슴에 막 오한이 들고 섬뜩해요.”

문제는 이런 일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사흘 전인 지난 16일 새벽.

경북 칠곡군의 한 골목길에서, 20대 회사원 최 모 씨가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됩니다.

피를 많이 흘린 최 씨.

최 씨는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안타깝게도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당시 출동 소방대원 : “도착했을 때 급박했죠. 아니 저희가 보기 전에 일단 목격자 친구가 보더니만 큰일 났다(고 했어요.)”

직장인이었던 최 씨는 사건 당시, 회사 동료 들과의 회식 자리를 마치고 귀가를 하려던 길이었다고 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후배가)술이 많이 취했던 모양이에요. 술이 너무 취해서 혼자 보내면 안 된다. 바래다 줘라(이렇게 된 거죠.)”

술에 많이 취해 귀가한 후배가 걱정됐던 일행.

가장 덜 취했던, 피해자 최 씨가 취한 후배를 배웅하기 위해 뒤따라갔는데, 그 사이 무언가 문제가 생겨 있던 겁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가해자하고 먼저 술 취한 친구(후배)하고 다툼이 일어납니다. 일어나니까 바래다주러 간 사람(숨진 최 씨)이 편들어도 자기 동료 편을 들 것 아닙니까. 같이 다툼이 일어나면. 일어난 그 순간, 불과 몇십 초 사이에 그 피해를 본 거죠.”

먼저 간 후배가 행인과 시비가 붙었고, 뒤따라 도착한 최 씨가 후배를 돕기 위해 나섰다 순식간에 변을 당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과도이거나 주머니칼 이런 걸로 추정되고요. 자기보다 훨씬 큰 사람이 좀 보자 하니까 그냥 찌르고 도망간 것 같아요.”

최 씨를 살해한 범인은 현장에서 달아난 상태.

경찰은 주변 CCTV와 블랙박스 등을 수거해 용의자를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녹취>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영상물을 전부 발췌해서 아침에 새벽에 걸어가는 영상을 희미하지만 대조하고 (있습니다.)

아침만 해도 건강하게 웃으며 출근했던 남편.

사소한 시비에서 시작된 끔찍한 참극으로, 사랑하는 가장을 잃은 가족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녹취>피해자의 아내(음성변조):“(남편은) 원만하게 잘 지내고, 사람들한테 신임도 두텁고요. 결혼한 지 1년도 안 됐고 태어난 지 90일도 안 된 아이가 있어요. 제 신랑도 너무 억울하고 불쌍한데 제 아이는 어떡해요.”

전문가 들은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이른바 ‘홧김 범죄’가 점점 더 잔인해지고 흉포해지는 현상을 심각하게 진단하게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웅혁 (교수/건국대 경찰학과) : “ 사회 전체가 상당히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지는 반면에 이것을 조절하고 대응할 수 있는 개인적인 능력은 상당히 상대적으로 취약해요. 과거 같으면 융통성과 배려를 할 수 있지만 이제는 조그만 선에도 내가 용납을 못 하는 (거죠.) 따라서 조금만 예민한 일이 생겨도 쉽게 화를 내고 분노해버리는 한국 전체의 분노 사회의 문제가 표출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스트레스가 만연한 사회.

남에 대한 양보와 배려마저 줄면서, 홧김 범죄는점점 더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뉴스 따라잡기] 잇단 ‘홧김 범죄’…살인까지
    • 입력 2015-01-19 08:15:46
    • 수정2015-01-19 09:49:12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지인과 만난 뒤 돌아오던 가장이 둔기로 무참히 폭행을 당한 채 발견되고, 회식에 참석했던 남편이 싸늘한 시신이 돼서 돌아왔습니다.

두 사건 모두,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소한 시비 끝에 일어난 일입니다.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벌어지는 이른바 '홧김 범죄'

오늘 <뉴스 따라잡기>는 길거리에서 벌어지는 이 홧김 폭력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4일.

서울의 한 건물 주차장 CCTV입니다.

3명의 남성과 한 중년 남성 사이에 실랑이가 오갑니다.

잠시 뒤, 화면에 나타난 또 한 명의 일행.

갑자기 중년의 남성에게 달려들어 발길질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분이 안 풀리는지, 급기야 차 트렁크에서 야구 방망이를 꺼내듭니다.

그리고는 피해 남성에게 다가가 마구 휘두릅니다.

피해자가 손을 뻗어 막아보지만 무차별적인 폭력을 막기는 역부족입니다.

잠시 뒤 이들 일행은 바닥에 쓰러진 피해자를 내버려둔 채 119신고만 하고는 현장을 떠납니다.

폭행을 당한 남성은 56살 최모 씨.

<녹취> 현장 출동 지구대 관계자(음성변조) : “119가 신고 접수를 받은 게 1차가 119였고요. 그 내용을 경찰한테도 알려줍니다. 술 취한 사람이 쓰러져 있다고 신고가 됐어요. (현장에 가니 피해자가) 피를 흘리고 있었어요."

피해자 최 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부상 정도가 심각했습니다.

<녹취> 피해자의 아내 : “왜 안 오나, 하고 그러고 있는데 (구급대원한테) 전화가 와서 (병원에 가니) 온몸 피투성이에 여기다 터져서 엉켜서 붕대 감아 놨지, 여기 막 이러지, 난리, 난리였어요.”

두개골 골절과 뇌 손상 등 전치 8주의 진단을 받은 최 씨는 현재 오른쪽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녹취> 최00(피해자) : "걸을 수가 없죠. 반신불수예요. 절반이 뇌출혈이 오다 보니까 이쪽이 마비돼서 재활 치료를 받고 있고요. 여기는 수술을 해서 뼛조각을 끄집어낸 상태고요."

최 씨는 왜 이런 심한 폭행을 당한 걸까?

사건 당일, 최 씨는 지인과의 술자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건물 앞에 멈춰선 차량 한 대가 인도의 통행을 방해하자 이에 항의하게 됐다고 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인도에 차를 반쯤 걸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피해자가‘차를 여기다가 다니기 불편하게 여기다 세워 놓으면 어떻게 하느냐.’(한 거죠.)”

차를 빼달라는 최 씨와 상대 남성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고, 이는 최 씨에 대한 폭행으로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최00(피해자) : “멱살을 잡고 얼굴을 구타하면서 두,세 사람이 달려들어서 나를 폭행을 했어요. 그리고 주차장 안으로 끌고 가서 추차된 차 트렁크에서 야구방망이 가져와서 여기(머리)를 5,6차례 내리쳤어요.”

피의자는 야구 동호회 회원으로 평상시에도 승용차 안에 야구방망이를 넣고 다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길을 가다 벌어진 사소한 다툼 끝에, 봉변을 당하게 된 가장.

경찰은 폭행 혐의로 피의자인 30대 남성 최모 씨를 구속했습니다.

<녹취> 피해자의 아내 : “사람을 어떻게 그게 생각할수록 화가 나고, 지금도 저는 그 야구방망이 생각만 하면 가슴에 막 오한이 들고 섬뜩해요.”

문제는 이런 일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사흘 전인 지난 16일 새벽.

경북 칠곡군의 한 골목길에서, 20대 회사원 최 모 씨가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됩니다.

피를 많이 흘린 최 씨.

최 씨는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안타깝게도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당시 출동 소방대원 : “도착했을 때 급박했죠. 아니 저희가 보기 전에 일단 목격자 친구가 보더니만 큰일 났다(고 했어요.)”

직장인이었던 최 씨는 사건 당시, 회사 동료 들과의 회식 자리를 마치고 귀가를 하려던 길이었다고 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후배가)술이 많이 취했던 모양이에요. 술이 너무 취해서 혼자 보내면 안 된다. 바래다 줘라(이렇게 된 거죠.)”

술에 많이 취해 귀가한 후배가 걱정됐던 일행.

가장 덜 취했던, 피해자 최 씨가 취한 후배를 배웅하기 위해 뒤따라갔는데, 그 사이 무언가 문제가 생겨 있던 겁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가해자하고 먼저 술 취한 친구(후배)하고 다툼이 일어납니다. 일어나니까 바래다주러 간 사람(숨진 최 씨)이 편들어도 자기 동료 편을 들 것 아닙니까. 같이 다툼이 일어나면. 일어난 그 순간, 불과 몇십 초 사이에 그 피해를 본 거죠.”

먼저 간 후배가 행인과 시비가 붙었고, 뒤따라 도착한 최 씨가 후배를 돕기 위해 나섰다 순식간에 변을 당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과도이거나 주머니칼 이런 걸로 추정되고요. 자기보다 훨씬 큰 사람이 좀 보자 하니까 그냥 찌르고 도망간 것 같아요.”

최 씨를 살해한 범인은 현장에서 달아난 상태.

경찰은 주변 CCTV와 블랙박스 등을 수거해 용의자를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녹취>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영상물을 전부 발췌해서 아침에 새벽에 걸어가는 영상을 희미하지만 대조하고 (있습니다.)

아침만 해도 건강하게 웃으며 출근했던 남편.

사소한 시비에서 시작된 끔찍한 참극으로, 사랑하는 가장을 잃은 가족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녹취>피해자의 아내(음성변조):“(남편은) 원만하게 잘 지내고, 사람들한테 신임도 두텁고요. 결혼한 지 1년도 안 됐고 태어난 지 90일도 안 된 아이가 있어요. 제 신랑도 너무 억울하고 불쌍한데 제 아이는 어떡해요.”

전문가 들은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이른바 ‘홧김 범죄’가 점점 더 잔인해지고 흉포해지는 현상을 심각하게 진단하게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웅혁 (교수/건국대 경찰학과) : “ 사회 전체가 상당히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지는 반면에 이것을 조절하고 대응할 수 있는 개인적인 능력은 상당히 상대적으로 취약해요. 과거 같으면 융통성과 배려를 할 수 있지만 이제는 조그만 선에도 내가 용납을 못 하는 (거죠.) 따라서 조금만 예민한 일이 생겨도 쉽게 화를 내고 분노해버리는 한국 전체의 분노 사회의 문제가 표출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스트레스가 만연한 사회.

남에 대한 양보와 배려마저 줄면서, 홧김 범죄는점점 더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아침뉴스타임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