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통해 외로운 전세계 10대 포섭하는 IS

입력 2015.01.19 (16:59) 수정 2015.01.19 (19:2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터키에서 실종된 김모(18)군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IS)’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IS의 온라인 포섭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군의 경우 아직 정확한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세계 각지에서 10대 청소년들이 주로 SNS를 통해 IS에 가담했거나 가담하려 한 정황들이 속속 알려지고 있다.

IS는 인터넷과 SNS 등 뉴미디어 기술을 앞세워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광범위한 홍보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와 유튜브 같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는 IS 활동을 홍보하는 영상 등이 게시돼있어 SNS에 익숙한 젊은이와 청소년들이 손쉽게 해당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더군다나 관련 영상은 상당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일부 영상은 청소년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게임의 형태를 띠기도 한다.

이슬람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믿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죽이겠다는 극단적인 행동철학을 게임처럼 쉽게 받아들이게 하겠다는 노림수로 분석된다.


▲ IS의 홍보조직인 알하야트미디어(Al Hayat Media)가 지난 9월 공개한 홍보 동영상 캡처 화면


▲ IS대원 모집 영상

특히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에서는 ‘친구맺기’를 통해 자연스레 친해진 후 자신의 나라로 놀러오라고 초청하는 수법이 많이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지도 못하는 외국인이 친구신청을 해오면 호기심에 ‘친구맺기’에 동의하는 경우가 많다는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실제로 이런 전략에 넘어가는 청소년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의 10대 소년 무함마드 함자 칸(19)은 IS연락책과 이스탄불에서 접선하려다 공항에서 붙잡혔다.

오스트리아 10대 소녀 2명은 지난해 돌연 시리아로 건너가 6개월간 IS의 홍보모델 역할을 하다 간신히 부모와 닿은 연락을 통해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네덜란드의 한 엄마가, IS대원과 결혼하겠다며 집을 떠난 10대 딸을 IS본거지에 잠입해 직접 구출한 일까지 있었다.

이들은 모두 SNS를 통해 IS대원이나 연락책과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실종된 김 군도, 터키에 있는 인물의 계정을 쓰는 SNS 이용자와 수시로 대화하고 비밀 메시지를 주고받은 정황이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SNS 이용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5월 인도의 한 공대생이 IS에 가담했다가 화장실 청소 등 허드렛일만 하다 부모의 도움으로 간신히 돌아온 경우도 있었다.



터키정부와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금까지 IS에 가담한 조직원들이 90개 나라 출신 1만8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 중 인터넷과 SNS 등으로 IS와 접촉하는 잠재적 조직원은 20만 명에 이른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테러·극단주의 감시단체인 중동미디어연구소(MEMRI)는 최근에 낸 보고서에서 “IS가 SNS와 인터넷을 능수능란하게 다뤄 외로운 전 세계 10대들에게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미디어 기술로 무장한 IS가 청소년들에게까지 깊숙이 파고들면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시리아 내전과 IS관련 취재를 수년간 진행해온 김영미 국제분쟁 전문PD는 “상황 판단이 미숙한 10대 청소년의 경우 SNS 친구를 맺어 대화를 나누다가 친해지면 금세 포섭이 된다”면서 “SNS를 통해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원천봉쇄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부모가 자녀의 SNS이용에도 관심을 갖고 대화를 자주 해 자녀의 판단력을 키워주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와 사회도 이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SNS 통해 외로운 전세계 10대 포섭하는 IS
    • 입력 2015-01-19 16:59:02
    • 수정2015-01-19 19:20:15
    국제
터키에서 실종된 김모(18)군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IS)’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IS의 온라인 포섭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군의 경우 아직 정확한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세계 각지에서 10대 청소년들이 주로 SNS를 통해 IS에 가담했거나 가담하려 한 정황들이 속속 알려지고 있다. IS는 인터넷과 SNS 등 뉴미디어 기술을 앞세워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광범위한 홍보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와 유튜브 같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는 IS 활동을 홍보하는 영상 등이 게시돼있어 SNS에 익숙한 젊은이와 청소년들이 손쉽게 해당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더군다나 관련 영상은 상당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일부 영상은 청소년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게임의 형태를 띠기도 한다. 이슬람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믿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죽이겠다는 극단적인 행동철학을 게임처럼 쉽게 받아들이게 하겠다는 노림수로 분석된다. ▲ IS의 홍보조직인 알하야트미디어(Al Hayat Media)가 지난 9월 공개한 홍보 동영상 캡처 화면 ▲ IS대원 모집 영상 특히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에서는 ‘친구맺기’를 통해 자연스레 친해진 후 자신의 나라로 놀러오라고 초청하는 수법이 많이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지도 못하는 외국인이 친구신청을 해오면 호기심에 ‘친구맺기’에 동의하는 경우가 많다는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실제로 이런 전략에 넘어가는 청소년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의 10대 소년 무함마드 함자 칸(19)은 IS연락책과 이스탄불에서 접선하려다 공항에서 붙잡혔다. 오스트리아 10대 소녀 2명은 지난해 돌연 시리아로 건너가 6개월간 IS의 홍보모델 역할을 하다 간신히 부모와 닿은 연락을 통해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네덜란드의 한 엄마가, IS대원과 결혼하겠다며 집을 떠난 10대 딸을 IS본거지에 잠입해 직접 구출한 일까지 있었다. 이들은 모두 SNS를 통해 IS대원이나 연락책과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실종된 김 군도, 터키에 있는 인물의 계정을 쓰는 SNS 이용자와 수시로 대화하고 비밀 메시지를 주고받은 정황이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SNS 이용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5월 인도의 한 공대생이 IS에 가담했다가 화장실 청소 등 허드렛일만 하다 부모의 도움으로 간신히 돌아온 경우도 있었다. 터키정부와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금까지 IS에 가담한 조직원들이 90개 나라 출신 1만8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 중 인터넷과 SNS 등으로 IS와 접촉하는 잠재적 조직원은 20만 명에 이른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테러·극단주의 감시단체인 중동미디어연구소(MEMRI)는 최근에 낸 보고서에서 “IS가 SNS와 인터넷을 능수능란하게 다뤄 외로운 전 세계 10대들에게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미디어 기술로 무장한 IS가 청소년들에게까지 깊숙이 파고들면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시리아 내전과 IS관련 취재를 수년간 진행해온 김영미 국제분쟁 전문PD는 “상황 판단이 미숙한 10대 청소년의 경우 SNS 친구를 맺어 대화를 나누다가 친해지면 금세 포섭이 된다”면서 “SNS를 통해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원천봉쇄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부모가 자녀의 SNS이용에도 관심을 갖고 대화를 자주 해 자녀의 판단력을 키워주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와 사회도 이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