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몸값’ 오른 담배…절도에 폭력까지

입력 2015.01.20 (08:11) 수정 2015.01.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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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새해 담뱃값이 인상된지, 오늘로 20일 째입니다.

담배값이 오르면서, 이런저런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는데요.

상점을 돌며, 담배만 전문적으로 훔친 일당이 검거되는가 하면, 담뱃값을 둘러싼 폭력 시비도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 따라잡기는 담뱃값 인상 이후 벌어지고 있는 웃지 못할 이야기들을 따라 가 봤습니다.

<리포트>

전북 전주에 있는 슈퍼마켓입니다.

12년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박 모 씨.

얼마 전부터 출근을 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담배 진열대 정리가 됐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 모 씨(음성변조) : "저녁에 퇴근할 때 (담배를) 담는 과정도 복잡하고 아침에 (가게)와서 (담배를) 정리하고 (다시) 넣는 거 복잡하다니까."

잘 팔리는 담배만 대 여섯 갑씩 꺼내놓고 조심스레 팔고 있다는 박 씨.

박 씨가 유독 이렇게 담배에 신경을 쓰게 된 건, 지난 8일, 진열대에 꽂아 뒀던 담배를 몽땅 도둑맞은 뒤부텁니다.

<인터뷰> 박 모 씨(음성변조) : "500갑 정도. 118칸인데 최소한 5갑씩 있었고, 잘 팔리는 것들을 5개 이상 넣어 놨었고 또 여기 부분에는 (담배가) 좀 덜 있었고……. 그래서 (훔쳐간 담배가) 500갑 정도 될 것이다."

도둑이 훔쳐간 담배가 500여 갑, 시가 2백만 원 어치가 넘습니다.

게다가 담배를 도둑맞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담뱃값이 오르기 직전인 두 달 전 쯤에도, 누군가 가게 문을 부수고 들어와 담배만 싹쓸이 해갔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 모 씨(음성변조) : "(담배가) 하나도 안 남았고요. 이거 하나만 남아 있었어요. 이번에는 (담뱃값이) 오른다고 했으니까 정말 긴장하고 있었죠. 그런 상황이었는데 저는 두 번이나 당했어요. 이번에……."

이런 피해를 입고 있는건, 박 씨의 가게 뿐 만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박 모 씨(음성변조) : "여기 (우리 가게) 옆에도 담배 가게 있는데 거기도 얼마 전에 (담배만) 털렸었어요. 주위에서도 와서 말을 했었어요. 나한테 담배 조심하라고."

전북 익산의 한 철물점.

이곳 역시, 지난 7일 담배 천여 갑을 한꺼번에 도둑맞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최 모 씨(음성변조) : "(기존에는) 한 보루에 2만 원 씩, 10보루면 20만 원인데, 배로 뛰니까 큰돈이죠. 장사를 며칠 못했죠. 그러니까 그걸로 피해 본 것이 아주 큰 것 같아요."

절도범들이 담배를 훔쳐가는 장면이 담긴 CCTV입니다.

늦은 시간, 검정색 점퍼를 입은 남성 두 명이 주변을 살피더니, 한 명이 훌쩍 담을 넘습니다.

잠시 뒤, 담 앞을 지키고 있던 남성에게, 무언가가 건네지기 시작합니다.

바로 담배가 든 상자였습니다.

경찰은 CCTV와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한 끝에, 50대 남성 박 모 씨 등 두 명을 검거했습니다.

<인터뷰> 김종기(팀장/전북 익산경찰서 강력1팀) : "영세 상인들이 담배 판매점을 하다 보니까 CCTV 등 보안 장치가 미흡하고 또한 주변에 특별한 보안 시스템이 없다 보니까 침입하기가 쉬워서 범행 장소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 씨 일당이 훔친 담배는 모두 천 6백여 갑.

시가로 따지면 무려 750만 원 어치에 이릅니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담뱃값이 인상돼 담배가 돈이 되겠다 싶어 이같은 일을 벌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김종기(팀장/전북 익산경찰서 강력1팀) : "(담배를 훔쳐서 어떻게 하려고 했던 것인지) 담배를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려고 훔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담배 절도 사례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의 한 슈퍼마켓.

담뱃값 인상이후 부쩍 수요가 는 전자담배 판매대 앞에서 두 명의 남성이 전자담배를 시연하는 척 입에 물어봅니다.

이때 갑자기 등장한 다른 손님.

주인이 다른 손님에게로 시선이 쏠린 사이, 시연대에서 전자담배를 물고 있던 남성이 그대로 담배를 들고 달아나 버립니다.

가게 주인은 곧바로 절도범을 쫒아갔지만, 이미 멀리 달아난 뒤였습니다.

<인터뷰> 마트 주인(음성변조) : "빨간 패딩 입은 학생이 와서 껌을 사면서 껌 좀 계산을 해주고 잔돈까지 바꿔달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쫓아 나가기는 했는데 다 도망치고 없는 상태였었죠."

전자담배를 들고 순식간에 사라진 도둑.

그런데, 더 기가 막혔던건, 가게에 돌아와서였습니다.

절도범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CCTV를 확인하던 주인은 황당한 장면을 보게됩니다.

주인이 자리를 비운 계산대.

그 짧은 사이, 한 여성이 계산대 너머에 있는 담배 진열대로 오더니, 담배 한 갑을 꺼내 주머니에 슬쩍 넣는 장면이 촬영된 겁니다.

이 여성은 당시 전자담배 도둑을 놓친 가게 주인을 위로하기까지 했다는데요,

<인터뷰> 마트 주인(음성변조) : "전자담배 두 개를 훔쳐갔다고 제가 (손님에게) 막 얘기를 하니까 속상하겠어요. 어떻게 해요 이런 식의 얘기를 하는데 (담배를 훔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 못 했어요."

경찰은 CCTV에 찍힌 인상착의를 토대로 절도범들의 뒤를 쫒고 있습니다.

절도와 함께, 담뱃값을 둘러싼 폭력 시비도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는 담뱃값 시비 끝에 편의점 종업원이 손님에게 폭행을 당했고, 지난 6일, 제주의 한 편의점에서는 담뱃값이 너무 비싸다며, 가게안에서 난동을 부린 50대 남성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제주 서귀포경찰서 관계자 : "편의점에서 (술에) 좀 취한 분이 편의점에 담배를 사러갔는데 담뱃값이 비싸니까 점원하고 비싸다고 하면서 시비가 되어서 한 20분 동안(편의점을) 나가지 않고 폭언하고."

몸값 높아진 담배로 인한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담배 판매 업주들을 상대로 한 피해 예방 홍보 활동까지 이뤄지고 있을 정도입니다.

<인터뷰> 제주 서귀포경찰서 관계자 : "담뱃값이 인상되니까 담배 절도가 일어날 수 있다고 예상이 되어서 저희 담당 부서에서 선제적인 대응하는 겁니다. 예방차원에서……. 순찰도 강화하고, 그다음에 편의점 담배가게에 홍보도 하고 그런 거예요."

일부에서는 해외 밀수입 등 음성적인 담배 거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후폭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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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몸값’ 오른 담배…절도에 폭력까지
    • 입력 2015-01-20 08:14:07
    • 수정2015-01-20 10: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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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새해 담뱃값이 인상된지, 오늘로 20일 째입니다.

담배값이 오르면서, 이런저런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는데요.

상점을 돌며, 담배만 전문적으로 훔친 일당이 검거되는가 하면, 담뱃값을 둘러싼 폭력 시비도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 따라잡기는 담뱃값 인상 이후 벌어지고 있는 웃지 못할 이야기들을 따라 가 봤습니다.

<리포트>

전북 전주에 있는 슈퍼마켓입니다.

12년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박 모 씨.

얼마 전부터 출근을 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담배 진열대 정리가 됐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 모 씨(음성변조) : "저녁에 퇴근할 때 (담배를) 담는 과정도 복잡하고 아침에 (가게)와서 (담배를) 정리하고 (다시) 넣는 거 복잡하다니까."

잘 팔리는 담배만 대 여섯 갑씩 꺼내놓고 조심스레 팔고 있다는 박 씨.

박 씨가 유독 이렇게 담배에 신경을 쓰게 된 건, 지난 8일, 진열대에 꽂아 뒀던 담배를 몽땅 도둑맞은 뒤부텁니다.

<인터뷰> 박 모 씨(음성변조) : "500갑 정도. 118칸인데 최소한 5갑씩 있었고, 잘 팔리는 것들을 5개 이상 넣어 놨었고 또 여기 부분에는 (담배가) 좀 덜 있었고……. 그래서 (훔쳐간 담배가) 500갑 정도 될 것이다."

도둑이 훔쳐간 담배가 500여 갑, 시가 2백만 원 어치가 넘습니다.

게다가 담배를 도둑맞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담뱃값이 오르기 직전인 두 달 전 쯤에도, 누군가 가게 문을 부수고 들어와 담배만 싹쓸이 해갔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 모 씨(음성변조) : "(담배가) 하나도 안 남았고요. 이거 하나만 남아 있었어요. 이번에는 (담뱃값이) 오른다고 했으니까 정말 긴장하고 있었죠. 그런 상황이었는데 저는 두 번이나 당했어요. 이번에……."

이런 피해를 입고 있는건, 박 씨의 가게 뿐 만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박 모 씨(음성변조) : "여기 (우리 가게) 옆에도 담배 가게 있는데 거기도 얼마 전에 (담배만) 털렸었어요. 주위에서도 와서 말을 했었어요. 나한테 담배 조심하라고."

전북 익산의 한 철물점.

이곳 역시, 지난 7일 담배 천여 갑을 한꺼번에 도둑맞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최 모 씨(음성변조) : "(기존에는) 한 보루에 2만 원 씩, 10보루면 20만 원인데, 배로 뛰니까 큰돈이죠. 장사를 며칠 못했죠. 그러니까 그걸로 피해 본 것이 아주 큰 것 같아요."

절도범들이 담배를 훔쳐가는 장면이 담긴 CCTV입니다.

늦은 시간, 검정색 점퍼를 입은 남성 두 명이 주변을 살피더니, 한 명이 훌쩍 담을 넘습니다.

잠시 뒤, 담 앞을 지키고 있던 남성에게, 무언가가 건네지기 시작합니다.

바로 담배가 든 상자였습니다.

경찰은 CCTV와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한 끝에, 50대 남성 박 모 씨 등 두 명을 검거했습니다.

<인터뷰> 김종기(팀장/전북 익산경찰서 강력1팀) : "영세 상인들이 담배 판매점을 하다 보니까 CCTV 등 보안 장치가 미흡하고 또한 주변에 특별한 보안 시스템이 없다 보니까 침입하기가 쉬워서 범행 장소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 씨 일당이 훔친 담배는 모두 천 6백여 갑.

시가로 따지면 무려 750만 원 어치에 이릅니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담뱃값이 인상돼 담배가 돈이 되겠다 싶어 이같은 일을 벌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김종기(팀장/전북 익산경찰서 강력1팀) : "(담배를 훔쳐서 어떻게 하려고 했던 것인지) 담배를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려고 훔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담배 절도 사례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의 한 슈퍼마켓.

담뱃값 인상이후 부쩍 수요가 는 전자담배 판매대 앞에서 두 명의 남성이 전자담배를 시연하는 척 입에 물어봅니다.

이때 갑자기 등장한 다른 손님.

주인이 다른 손님에게로 시선이 쏠린 사이, 시연대에서 전자담배를 물고 있던 남성이 그대로 담배를 들고 달아나 버립니다.

가게 주인은 곧바로 절도범을 쫒아갔지만, 이미 멀리 달아난 뒤였습니다.

<인터뷰> 마트 주인(음성변조) : "빨간 패딩 입은 학생이 와서 껌을 사면서 껌 좀 계산을 해주고 잔돈까지 바꿔달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쫓아 나가기는 했는데 다 도망치고 없는 상태였었죠."

전자담배를 들고 순식간에 사라진 도둑.

그런데, 더 기가 막혔던건, 가게에 돌아와서였습니다.

절도범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CCTV를 확인하던 주인은 황당한 장면을 보게됩니다.

주인이 자리를 비운 계산대.

그 짧은 사이, 한 여성이 계산대 너머에 있는 담배 진열대로 오더니, 담배 한 갑을 꺼내 주머니에 슬쩍 넣는 장면이 촬영된 겁니다.

이 여성은 당시 전자담배 도둑을 놓친 가게 주인을 위로하기까지 했다는데요,

<인터뷰> 마트 주인(음성변조) : "전자담배 두 개를 훔쳐갔다고 제가 (손님에게) 막 얘기를 하니까 속상하겠어요. 어떻게 해요 이런 식의 얘기를 하는데 (담배를 훔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 못 했어요."

경찰은 CCTV에 찍힌 인상착의를 토대로 절도범들의 뒤를 쫒고 있습니다.

절도와 함께, 담뱃값을 둘러싼 폭력 시비도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는 담뱃값 시비 끝에 편의점 종업원이 손님에게 폭행을 당했고, 지난 6일, 제주의 한 편의점에서는 담뱃값이 너무 비싸다며, 가게안에서 난동을 부린 50대 남성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제주 서귀포경찰서 관계자 : "편의점에서 (술에) 좀 취한 분이 편의점에 담배를 사러갔는데 담뱃값이 비싸니까 점원하고 비싸다고 하면서 시비가 되어서 한 20분 동안(편의점을) 나가지 않고 폭언하고."

몸값 높아진 담배로 인한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담배 판매 업주들을 상대로 한 피해 예방 홍보 활동까지 이뤄지고 있을 정도입니다.

<인터뷰> 제주 서귀포경찰서 관계자 : "담뱃값이 인상되니까 담배 절도가 일어날 수 있다고 예상이 되어서 저희 담당 부서에서 선제적인 대응하는 겁니다. 예방차원에서……. 순찰도 강화하고, 그다음에 편의점 담배가게에 홍보도 하고 그런 거예요."

일부에서는 해외 밀수입 등 음성적인 담배 거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후폭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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