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에 무너진 장애 학생의 꿈

입력 2015.01.21 (07:42) 수정 2015.01.2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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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발달 장애 중학생이 같은 반 친구에게 폭행을 당해 연주자의 꿈을 접어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학생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면 막을 수 있는 사건이었는데요.

장애 학생에 대한 우리사회의 배려는 어떤지, 홍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발달 장애 3급인 고 모 군은 같은 반 동급생에게 맞아 눈뼈가 골절되는 등 전치 6주의 부상을 당했습니다.

<녹취> 고 모 군(피해 학생) : "제 얼굴 뺨에다가 두 세대 정도 때리고 그리고 머리채도 잡아 흔들어댔고 그리고 박치기도 했었고..."

가해 학생이 놀리자, 고 군이 저항하면서 큰 폭력으로 이어진 건데, 화장실에서 2시간에 걸쳐 폭행을 당하는 동안 선생님은 사실을 몰랐고, 목격한 친구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피해학생 어머니 : "쉬는 시간에 왔다갔다 화장실에 들렀던 아이들조차도 아무도 구원의 손길을 뻗치지 않았던 거예요."

플루트 연주자가 꿈이었던 고군은 얼굴을 크게 다쳐 준비하던 연주회에 나가지 못한 것은 물론 예술고 진학마저 포기해야 했습니다.

인권위 조사 결과 통합 교육 과정에서 언어 폭력과 폭행 등 인권 침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장애인 학생이 10명 가운데 6명 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 학생과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해 주는 게 더불어 사는 방법이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자리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 손승현(교수/고려대 교육학과) : "(일반)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사회적 약자와 함께 사는 방법을 배우고 그 학생들 혹은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태도를 가질 수 있게 되죠."

현재 통합 교육을 받고 있는 장애 학생은 전체의 20퍼센트 정도입니다.

향후 통합 교육의 양적인 확대만 이뤄지고 질적인 성장이 함께가지 않는다면, 교육 현장에서의 성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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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01-21 08: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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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 장애 중학생이 같은 반 친구에게 폭행을 당해 연주자의 꿈을 접어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학생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면 막을 수 있는 사건이었는데요.

장애 학생에 대한 우리사회의 배려는 어떤지, 홍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발달 장애 3급인 고 모 군은 같은 반 동급생에게 맞아 눈뼈가 골절되는 등 전치 6주의 부상을 당했습니다.

<녹취> 고 모 군(피해 학생) : "제 얼굴 뺨에다가 두 세대 정도 때리고 그리고 머리채도 잡아 흔들어댔고 그리고 박치기도 했었고..."

가해 학생이 놀리자, 고 군이 저항하면서 큰 폭력으로 이어진 건데, 화장실에서 2시간에 걸쳐 폭행을 당하는 동안 선생님은 사실을 몰랐고, 목격한 친구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피해학생 어머니 : "쉬는 시간에 왔다갔다 화장실에 들렀던 아이들조차도 아무도 구원의 손길을 뻗치지 않았던 거예요."

플루트 연주자가 꿈이었던 고군은 얼굴을 크게 다쳐 준비하던 연주회에 나가지 못한 것은 물론 예술고 진학마저 포기해야 했습니다.

인권위 조사 결과 통합 교육 과정에서 언어 폭력과 폭행 등 인권 침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장애인 학생이 10명 가운데 6명 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 학생과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해 주는 게 더불어 사는 방법이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자리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 손승현(교수/고려대 교육학과) : "(일반)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사회적 약자와 함께 사는 방법을 배우고 그 학생들 혹은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태도를 가질 수 있게 되죠."

현재 통합 교육을 받고 있는 장애 학생은 전체의 20퍼센트 정도입니다.

향후 통합 교육의 양적인 확대만 이뤄지고 질적인 성장이 함께가지 않는다면, 교육 현장에서의 성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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