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뜨거운 물 화상…어린이집 사고 빈번

입력 2015.01.21 (08:12) 수정 2015.01.2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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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인천 원아 폭행 사건으로 촉발된 학부모들의 분노가 어린이집 전반의 관리 개선 요구로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 인터넷 사이트에 심한 화상을 입은 두 살배기 아동의 사진이 올라와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이 아동은 어린이집에서 교사의 부주의 때문에 뜨거운 물을 뒤집어쓰고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학부모는 아직까지도 정확한 사고 경위가 모호한 상태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어린이집에서 일어나고 있는 안전사고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10일, 전북의 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 어머니 A씨에게 다급한 전화가 걸려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어린이집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아기가 많이 데였대요. 그냥 조금 데인 줄 알았어요. 가게하고 있었는데 문도 닫지 않고 갔는데 난리가 난 거예요."

황급히 도착한 병원.

이제 16개월 된 아이가 머리와 어깨 등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었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와서 봤는데 (피부가) 다 벗겨져 있는 거예요. 머리부터 붕대로 감아 놓은 상태로, 그때는 진짜 진물이 다 터져있는 상태로 왔는데 아기가 울고 난리가 나서……."

아이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거기 의사 선생님이 여기서 바로 못하니까 전주로 가라고 전주에 갔더니 거기서도 안된대요. 너무 어리고 심해서 병원 측에서 대학병원으로 연락을 해주시더라고요."

어린이집에서 놀던 두 살배기 아이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고가 일어난 시간은 오후 7시를 조금 넘긴 무렵이었다고 합니다.

<녹취> 어린이집 관계자(음성변조) : "그 선생님은 야간에 일을 하세요, 혼자. 너무 우니까 잠깐 데리고 (부엌에) 들어갔다고 하더라고요. 모르겠어요, 선생님하고 아기하고 하늘만 아는 사실이니까."

아이와 함께 단둘이 부엌으로 들어간 보육교사.

사고는 거기서 발생했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커피포트를 제대로 꽂아야 하는데 그게 비스듬히 꽂혔대요. 비스듬히 꽂혀서 (뜨거운 물이) 싱크대를 따라서 아기 목으로 떨어진 거예요. 그렇게밖에 설명을 안 해줘요."

부엌 싱크대 위 커피포트 안에 담겨있던 뜨거운 물이 자신도 모르게 흘러내려 싱크대 근처에 있던 아이의 몸으로 떨어졌다는 해당 교사의 설명.

그런데, 피해 학부모는 교사의 말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얘기해 달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음에는 아기가 다리를 잡아서 놀래서 그랬다더니, 젖병을 씻으려 소독을 하려고 그랬다고도 그러고 분유를 타려고 그랬다 (그러고) 너무 말을 이랬다저랬다 하니까."

실제, 취재팀이 입수한 병원 초진 기록에는 커피포트가 아닌 샤워기 물에 아이가 데인 걸로 나와있습니다.

피해 학부모는 당시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아이가 왜 화상을 입었는지 정확한 경위를 밝혀줄 CCTV나 목격자마저 없는 상황입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보육교사가 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자기가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고 어린애를 데려가서 치료받게 했고 이런 정황을 볼 때 고의는 아니었을 겁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아이는 며칠 전 한 차례 큰 수술을 받은 데 이어, 앞으로도 몇 차례나 더 힘겨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

믿고 맡긴 어린이집에서 말 못하는 어린아이가 끔찍한 사고를 당한 현실에 부모는 억장이 무너집니다.

당시 아이를 돌봤던 보육 교사는 현재 업무상 과실 치상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이 됐는데요.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그냥 그 선생님이 실수로 했다고는 그렇게 얘기하니까 그렇게 하는데 어떻게 애를 저렇게 만들고 평생 저 상처를 지니고 살아야 하는데 그냥 벌금형으로만 끝날 수도 있다고 그러니까..."

문제는 이같은 어린이집 안전사고가 생각보다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취재팀은 두 달 전, 어린이집에서 6살 아이가 심한 화상을 입고 돌아왔다는 다른 학부모를 만나봤는데요,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아이들이) 1시 정도에 밥을 먹고 바깥놀일 나갔는데 불을 지피고 그분은 불이 다 꺼졌다 생각하고 들어가셨고 바깥놀이를 데리고 담임선생님이 나오셨어요. 같이 활동하고 있는 도중에 우리 아이가 넘어지면서 다친 거죠, 거기서."

아이들이 뛰노는 운동장에 붙여져 있던 불씨.

피해 아동은 점심식사를 마친 뒤 선생님의 인솔 아래 친구들과 함께 야외 놀이를 하다 그만 불씨 위로 넘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가 입은 화상은 2도 화상.

상처를 확인한 학부모는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붕대를 다 감고 바지 한쪽이 이만큼이 타고 팬티까지 눌어붙은 정도인 거예요."

사고도 사고지만, 피해 부모는 사고 이후 어린이집의 무성의한 태도에 더 화가 난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그런 일을 당했는데, 아이가 입원을 했는데도 2주 동안 원장 전화 한 통화도 없고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어요."

하지만, 어디 한 곳 하소연 할 곳도 마땅치 않다고 했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민원을 넣었고 구청도 나중에 보건복지부에다가도 글을 올렸어요. 그랬더니 관할구청으로 넘어가더라고요. 그래서 관할구청에서 답장이 왔는데 영유아 교육법 규정상 위반사항이 전혀 없대요."

이렇게 학부모들의 우려를 사고 있는 어린이집 안전사고는 해마다 수 천건 씩 발생하고 있습니다.

2011년 2천9백여 명이었던 안전사고가 2013년에 와서는 4천 건 이상으로 급증했고, 심지어 사망 사례도 늘었습니다.

전문가 들은 무상교육 정책으로 어린이집 수는 급격하게 늘었지만, 내실을 기하는 노력은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보육교사의 체계적인 육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임영주(교수/신구대 유아교육과) : "급선무는 선생님의 자질과 인성을 높이는 겁니다. 이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고요. 이번 기회에 선생님들의 적성, 인성 검사에 대한 것, 평가인증 등 기타 현장관찰 또는 현장지도를 할 때도 이 부분이 빠져서는 안 됩니다."

일부에서는 보육 교사의 열악한 처우와 강도 높은 노동, 여기서 오는 과로와 스트레스도 문제로 제기되기도 합니다.

<녹취> 어린이집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3세, 4세 아이들은 선생님 한 명에 아이들 최대 9명까지 그리고 5세~7세 큰 아이들은 거의 15명 이상이라고 보시면 돼요. 선생님은 한 분밖에 안 계시는데, 아무래도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상대적으로 봐줄 수 있는 한계가 있는데..."

위기의 어린이집.

심각한 사회 문제인 저출산 문제와도 연계되는 만큼, 어린이집의 신뢰를 높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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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뜨거운 물 화상…어린이집 사고 빈번
    • 입력 2015-01-21 08:16:30
    • 수정2015-01-23 11: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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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인천 원아 폭행 사건으로 촉발된 학부모들의 분노가 어린이집 전반의 관리 개선 요구로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 인터넷 사이트에 심한 화상을 입은 두 살배기 아동의 사진이 올라와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이 아동은 어린이집에서 교사의 부주의 때문에 뜨거운 물을 뒤집어쓰고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학부모는 아직까지도 정확한 사고 경위가 모호한 상태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어린이집에서 일어나고 있는 안전사고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10일, 전북의 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 어머니 A씨에게 다급한 전화가 걸려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어린이집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아기가 많이 데였대요. 그냥 조금 데인 줄 알았어요. 가게하고 있었는데 문도 닫지 않고 갔는데 난리가 난 거예요."

황급히 도착한 병원.

이제 16개월 된 아이가 머리와 어깨 등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었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와서 봤는데 (피부가) 다 벗겨져 있는 거예요. 머리부터 붕대로 감아 놓은 상태로, 그때는 진짜 진물이 다 터져있는 상태로 왔는데 아기가 울고 난리가 나서……."

아이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거기 의사 선생님이 여기서 바로 못하니까 전주로 가라고 전주에 갔더니 거기서도 안된대요. 너무 어리고 심해서 병원 측에서 대학병원으로 연락을 해주시더라고요."

어린이집에서 놀던 두 살배기 아이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고가 일어난 시간은 오후 7시를 조금 넘긴 무렵이었다고 합니다.

<녹취> 어린이집 관계자(음성변조) : "그 선생님은 야간에 일을 하세요, 혼자. 너무 우니까 잠깐 데리고 (부엌에) 들어갔다고 하더라고요. 모르겠어요, 선생님하고 아기하고 하늘만 아는 사실이니까."

아이와 함께 단둘이 부엌으로 들어간 보육교사.

사고는 거기서 발생했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커피포트를 제대로 꽂아야 하는데 그게 비스듬히 꽂혔대요. 비스듬히 꽂혀서 (뜨거운 물이) 싱크대를 따라서 아기 목으로 떨어진 거예요. 그렇게밖에 설명을 안 해줘요."

부엌 싱크대 위 커피포트 안에 담겨있던 뜨거운 물이 자신도 모르게 흘러내려 싱크대 근처에 있던 아이의 몸으로 떨어졌다는 해당 교사의 설명.

그런데, 피해 학부모는 교사의 말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얘기해 달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음에는 아기가 다리를 잡아서 놀래서 그랬다더니, 젖병을 씻으려 소독을 하려고 그랬다고도 그러고 분유를 타려고 그랬다 (그러고) 너무 말을 이랬다저랬다 하니까."

실제, 취재팀이 입수한 병원 초진 기록에는 커피포트가 아닌 샤워기 물에 아이가 데인 걸로 나와있습니다.

피해 학부모는 당시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아이가 왜 화상을 입었는지 정확한 경위를 밝혀줄 CCTV나 목격자마저 없는 상황입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보육교사가 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자기가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고 어린애를 데려가서 치료받게 했고 이런 정황을 볼 때 고의는 아니었을 겁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아이는 며칠 전 한 차례 큰 수술을 받은 데 이어, 앞으로도 몇 차례나 더 힘겨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

믿고 맡긴 어린이집에서 말 못하는 어린아이가 끔찍한 사고를 당한 현실에 부모는 억장이 무너집니다.

당시 아이를 돌봤던 보육 교사는 현재 업무상 과실 치상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이 됐는데요.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그냥 그 선생님이 실수로 했다고는 그렇게 얘기하니까 그렇게 하는데 어떻게 애를 저렇게 만들고 평생 저 상처를 지니고 살아야 하는데 그냥 벌금형으로만 끝날 수도 있다고 그러니까..."

문제는 이같은 어린이집 안전사고가 생각보다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취재팀은 두 달 전, 어린이집에서 6살 아이가 심한 화상을 입고 돌아왔다는 다른 학부모를 만나봤는데요,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아이들이) 1시 정도에 밥을 먹고 바깥놀일 나갔는데 불을 지피고 그분은 불이 다 꺼졌다 생각하고 들어가셨고 바깥놀이를 데리고 담임선생님이 나오셨어요. 같이 활동하고 있는 도중에 우리 아이가 넘어지면서 다친 거죠, 거기서."

아이들이 뛰노는 운동장에 붙여져 있던 불씨.

피해 아동은 점심식사를 마친 뒤 선생님의 인솔 아래 친구들과 함께 야외 놀이를 하다 그만 불씨 위로 넘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가 입은 화상은 2도 화상.

상처를 확인한 학부모는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붕대를 다 감고 바지 한쪽이 이만큼이 타고 팬티까지 눌어붙은 정도인 거예요."

사고도 사고지만, 피해 부모는 사고 이후 어린이집의 무성의한 태도에 더 화가 난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그런 일을 당했는데, 아이가 입원을 했는데도 2주 동안 원장 전화 한 통화도 없고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어요."

하지만, 어디 한 곳 하소연 할 곳도 마땅치 않다고 했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민원을 넣었고 구청도 나중에 보건복지부에다가도 글을 올렸어요. 그랬더니 관할구청으로 넘어가더라고요. 그래서 관할구청에서 답장이 왔는데 영유아 교육법 규정상 위반사항이 전혀 없대요."

이렇게 학부모들의 우려를 사고 있는 어린이집 안전사고는 해마다 수 천건 씩 발생하고 있습니다.

2011년 2천9백여 명이었던 안전사고가 2013년에 와서는 4천 건 이상으로 급증했고, 심지어 사망 사례도 늘었습니다.

전문가 들은 무상교육 정책으로 어린이집 수는 급격하게 늘었지만, 내실을 기하는 노력은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보육교사의 체계적인 육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임영주(교수/신구대 유아교육과) : "급선무는 선생님의 자질과 인성을 높이는 겁니다. 이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고요. 이번 기회에 선생님들의 적성, 인성 검사에 대한 것, 평가인증 등 기타 현장관찰 또는 현장지도를 할 때도 이 부분이 빠져서는 안 됩니다."

일부에서는 보육 교사의 열악한 처우와 강도 높은 노동, 여기서 오는 과로와 스트레스도 문제로 제기되기도 합니다.

<녹취> 어린이집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3세, 4세 아이들은 선생님 한 명에 아이들 최대 9명까지 그리고 5세~7세 큰 아이들은 거의 15명 이상이라고 보시면 돼요. 선생님은 한 분밖에 안 계시는데, 아무래도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상대적으로 봐줄 수 있는 한계가 있는데..."

위기의 어린이집.

심각한 사회 문제인 저출산 문제와도 연계되는 만큼, 어린이집의 신뢰를 높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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