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호선 대표 “연말정산 파문의 핵심은 부자감세와 서민증세” ①

입력 2015.01.22 (10:38) 수정 2015.01.2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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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5년 1월 22일(목요일)
□ 출연자 : 천호선 대표 (정의당)


- “연말정산 파문의 핵심은 부자감세와 서민증세”
- 사실상의 증세임에도 이를 알리지 못한 정부의 무능함이 드러난 것
- “야권 연대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야. 바람직한 연대는 아직 고민해야 할 점이 많아.”


[홍지명] 연말정산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관련해서 어제 당정은 자녀와 노후연금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소급적용을 위한 여야 합의로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폐지됐던 출산공제도 다시 부활하기로 했는데요. 이번 파동은 여야 정치권 모두 서민의 삶을 잘 몰랐던 탓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의당의 천호선 대표와 관련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천호선]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천 대표께서는 이번 연말정산의 논란, 그 원인 뭐라고 보고 계십니까?

[천호선] 사실상 증세가 된 것이거든요? 당시 입법할 때 정부가 세목을 신설하거나 세율을 올린 게 아니기 때문에 증세가 아니라는 황당한 논리를 내세웠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입법의 취지, 즉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간다는 기본방향은 맞기 때문에 그것은 공감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구체적인 입법설계에 있어서 구체적인 내용들에 있어서는 엉뚱한 효과가 나타났던 것이죠. 그리고 게다가 예를 들면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이지만 3천만 원 내외의 독신가구 같은 경우는 의료공제나 교육공제를 못 받으니까 예상치 못했던 세금이 늘어난 거죠. 이런 것을 1년 동안 정부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무능함도 원인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홍지명] 사실상의 증세라는 점을 국민들께 제대로 알려드리지 못했다고 보시는군요?

[천호선] 예, 그것도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가 되겠죠.

[홍지명] 그런데 원래 세법 개정안이 지난 2013년 마지막 날 국회를 통과할 때 야권도 여기에 합의를 해줬어요? 당시에 반대한 의원이 6명밖에 없었는데 그렇다면 야권도 이 혼란에 대한 일말의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천호선] 저는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게 그렇습니다. 조세제도 전반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한 건, 한 건 다루다보면 그 법에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저희 당의 예를 들면 기획재정위원회에 있던 박원석 의원은 당시 기권을 했는데, 기권을 한 이유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나가는 것, 이것은 기본적인 방향이 맞지만 예를 들면 근로소득공제라는 게 지금 축소됐지 않습니까? 이런 것은 옳지 않다고 해서 저희 당에서는 기권도 했고 찬성한 의원도 있습니다. 그때 이제 박원석 의원이 그래서 근로소득공제를 다시 높여야 된다, 확대해야 된다는 개정안을 이미 제출해놓고 있는 상태인데요. 그래서 문제는 한 건, 한 건 이렇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복지를 위해서 증세가 필요하다면 복지와 조세문제를 함께 논의해야 하고요. 조세제도 전번에 대한 전면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 당의 일관된 주장이었습니다.

[홍지명] 사실 뭐 박원석 의원 말씀하셨습니다만, 당시 속기록이 공개됐는데 연소득 8,000만 원의 경우는 세부담이 43만 원 늘게 된다는 박 의원의 얘기에 대해서 43만 원 얼마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여당 의원 발언 때문에 난리가 났는데, 그런데 당시에 소관 상임위원회에서도 좀 더 심도 있는 법안 심사를 하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얘기도 있지 않습니까?

[천호선] 예, 그런 측면들 저희들이 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도 책임이 있고요. 그런데 문제는 어제 대안을 내세운 것 중에 하나가 연말정산 세금부담 완화를 위한 긴급논의기구를 구성했다고 하죠? 제1야당도. 그런데 조금 전 말씀드렸듯이 한 건, 한 건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다보면 오히려 거꾸로 조세정의가 왜곡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이런 것들을 숨기고 또 국민들에게 증세 없다고 내놓는 정부도 문제고 야당도 그런 책임이 있고 저희도 뭐 아주 자유롭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이 일관되게 주장하듯이 세액공제에서 복지로 나가야 된다. 그리고 복지를 조세 전반과 함께 의논해야 된다. 조세제도의 전면적 개혁이 필요하다. 이런 세 가지 원칙은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하고요. 이제 여야가 정부와 여야 정당이 이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임기응변식 땜질 처방보다는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된다는 건데, 그러면 일단 이 연말정산 파문만이라도 수습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천호선] 다시 원칙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어제 당정이 발표한 것 중에 연금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살려내겠다는 건데, 이렇게 되면 원래 이 제도의 방향이 무엇이었냐 하면 소득재분배 하겠다. 높은 사람에게는 더 걷고 낮은 사람에게는 덜 걷거나 안 걷겠다는 것인데, 이런 것들을 역행하는 겁니다. 고소득자에게 다시 더 유리하게 이익을 주는 것이죠.

[홍지명] 소급적용하는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천호선] 그래서 이게 걱정입니다. 이게 기본적으로 옳은 방향은 아니죠. 굉장히 무리한 방향이고 그 책임을 회피하려는 나중에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될 텐데요. 이 문제는 여야 간에 합의를 해나가겠다고 하는데, 저희 당의 입장은 좀 더 정확하게 세우기 위해서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홍지명]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여야정과 봉급생활자,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논의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찬성하십니까?

[천호선]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그렇게 한 건, 한 건 해서는 안 된다, 포괄적인 조세제도 전면 대개혁을 논의하자는 입장입니다.

[홍지명] 그리고 법인세 인상을 야권에서 계속 주장하고 계신데, 어제 나성린 의원과 인터뷰를 해봤더니 이게 투자 심리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고 지금 국제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 또 국내적으로 경기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정말 신중하게 결정해야 된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천호선] 나성린 의원님 같은 주장을 통해서 결국엔 재벌이나 부자는 감세해 주고 항상 서민의 호주머니를 우회적으로 털어왔던 것이죠. 우리가 법인세를 확인해야 됩니다. 사실 다 아는 상식이기도 하지만 이명박 정부 때 최고세율이 25%에서 22%로 3% 인하됐습니다. 실제 세금 걷는 실효세율이라고 그러죠? 그런 것은 15%가 안 됩니다. 근데 미국이 40%에 이르고 일본이 37%, 프랑스 34% 이런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세금을 거의 안 내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근데 감세를 했는데 아시다시피 사내유보금이 최근에 두 배 늘었다고 얘기할 정도로 투자를 안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도대체 기업이 힘들지 않아서 법인세를 올려야 할 때가 언제라는 뜻인지 전 알 수가 없습니다. 흔히 기업하기 쉬운 나라에서는 기업이 쉽게 망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법인세 줄이고 서민세금 올리면 결국엔 가계에 쓸 돈이 줄고 결국엔 기업에도 부작용이 돌아옵니다. 그래서 이런 식의 이유는 이제 여당 의원들이나 정부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홍지명] 소득공제, 세액공제에 대해서 천 대표께서도 아까 말씀해주셨지만, 사실 이게 기본방향이 고소득자에게 세금 더 걷어서 저소득자에게 재분배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인데, 이 기본방향에 대해서는 찬성하시는 거죠?

[천호선] 예, 방향은 다 맞기 때문에 야당 의원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 공감해서 찬성했던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홍지명] 앞으로 추후 논의 잘 좀 들여다봐 주시고요. 다른 현안 하나 질문 드려보겠습니다.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양 당에 의해 외면되고 있는 서민의 목소리가 국회 안에 쩌렁쩌렁 울리게 할 것이라는 말씀하셨는데, 좀 실례되는 표현일지 모르지만 쩌렁쩌렁 울리게 하기에는 정의당의 지지율이나 원내 입지가 좀 초라하지 않습니까?

[천호선] 예, 뭐 맞습니다. 지금 현재 저희가 원내 유일한 진보정당이죠. 그런 면에서 사명감을 갖고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하겠다고 말씀드렸던 것이고요. 제가 그때 기자회견 모두에 비정규직정당이 우리 정의다의 또 다른 이름이 되겠다는 포부를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정의당이 지난 2년 동안 진보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굉장히 높은 상태에서 저희들 나름대로 자기혁신을 해왔습니다. 운동권 쪽 문화나 이념 털어내고요. 정파연합정당 이런 것도 털어내고, 이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인 정당으로 만들어서 1차적인 혁신을 마무리 지었는데요. 지금 아시다시피 요새 진보재편 논의, 야권재편 논의가 있습니다. 저희 정의당도 이 과정에서 더 큰 진보정당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할 거고요. 그리고 또 야권의 지형이 흔들리고 있는 상태에서 정의당의 목소리가 점점 커질 수 있다, 그래서 저희들이 서민들을 대변하는 데 보다 더 큰소리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과 포부를 동시에 말씀드린 것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홍지명] 지금 진보재편 움직임 언급해주셨는데, 아시는 대로 국민모임을 중심으로 해서 신당창당이 가시화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 움직임은 어떻게 보십니까?

[천호선] 원래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정의당이 자기혁신을 1차적으로 마무리 짓고 작년 말, 올해 초부터 진보재편 강화를 위한 활동을 시작하려고 했었습니다. 이제 국민모임이 생기면서 그 폭이 더 커진 거죠. 그래서 저희로서는 어쨌든 진보재편의 환경은 더 좋아진 것은 맞다고 보고 있고요. 다만 이제 이분들이 우리 정의당이 단점도 있지만 정의당이 나름대로 개방적인 정당, 지향하는 바가 거의 다르지 않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따로 하시겠다는 뜻이 무엇인지, 그래서 제가 지난 기자회견 때 진보의 재편 또는 야권의 재편을 주장하시는 분들을 모두 다 만나러 가겠다고 약속을 드려서 앞으로 만나서 말씀을 들어보려고 합니다.

[홍지명] 앞으로 만난다고 했는데 아직 접촉은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천호선] 아닙니다. 국민모임과는 실무적인 조정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다음 주 중에는 국민모임 측을 제가 직접 찾아가서 만나 뵙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홍지명] 노동당과의 연대 문제는 어떻게 되갑니까?

[천호선] 지금 노동당도 내부에서 정의당과 통합하자, 말자를 놓고 대표선거가 진행 중입니다. 어떤 분이 되든 저는 찾아가서 더 큰 진보정당을 만들자는 제안을 드릴 생각인데요. 결과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1월 23일에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요. 과반이 없으면 결선투표를 갈 수도 있다고 합니다. 두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홍지명] 4.29 보선에서 국민모임 쪽 얘기를 들어보면 모두 후보를 낸다는 얘기도 나오던데, 정의당에서는 어떻습니까?

[천호선] 네, 저희는 정의당으로서 당연히 3군데에 최대한 후보를 내는 방향으로 노력을 할 겁니다. 근데 아시다시피 이 선거가 조금 예상치 못했던 선거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아직 후보가 누가 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 저희나 다른 큰 정당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홍지명] 진보진영의 재편 움직임 속에서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음달 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혹시 그 이후에 제1야당에 기대하는 역할 같은 게 있으십니까?

[천호선] 지금 제가 보기에는 제1야당이 과연 하나의 비전을 가진 하나의 팀이냐는 면에서 좀 의문스럽습니다.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지금 어떤 분이 제시하는 것을 봐도. 제1야당이 이 선거제도에 기대서, 사실 특혜를 제일 많이 얻고 있는 건 새누리당보다는 새정치민주연합입니다. 지역독점과 소선거구제, 그런 것들을 버리면서라도 전체적으로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스스로를 혁신해야 하는데, 그럴만한 비전은 찾아보긴 힘들긴 합니다만, 어떤 분이 당선이 되시든지 노력을 하셔야 되겠죠. 다만 항상 새정치연합의 지도부들도 저희들이 얘기하는 선거제도의 개혁, 정당명부비례대표제를 늘려나가자는 방향,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공감을 해왔는데 말씀만 해오셨어요. 이번에 어쨌든 작년에 헌재판결 때문에 선거제도 개혁이 불가피하게 됐는데, 이때 반드시 좀 바꾸자는 문제를 놓고 대표 되시는 분과 원 포인트로 만나서 의논하자고 지난 기자회견 때 제안을 드렸습니다.

[홍지명] 연대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계신 거죠?

[천호선] 저희는 야권연대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2017년 정권교체를 놓고 우리가 바람직한 연대를 한다면 국민들도 더 긍정적이실 수 있다고 보는데, 새정치연합이 연대를 하려고 할지, 그건 두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홍지명] 예, 알겠습니다.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호선]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정의당의 천호선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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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천호선 대표 “연말정산 파문의 핵심은 부자감세와 서민증세” ①
    • 입력 2015-01-22 10:38:31
    • 수정2015-01-22 13:56:17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5년 1월 22일(목요일)
□ 출연자 : 천호선 대표 (정의당)


- “연말정산 파문의 핵심은 부자감세와 서민증세”
- 사실상의 증세임에도 이를 알리지 못한 정부의 무능함이 드러난 것
- “야권 연대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야. 바람직한 연대는 아직 고민해야 할 점이 많아.”


[홍지명] 연말정산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관련해서 어제 당정은 자녀와 노후연금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소급적용을 위한 여야 합의로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폐지됐던 출산공제도 다시 부활하기로 했는데요. 이번 파동은 여야 정치권 모두 서민의 삶을 잘 몰랐던 탓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의당의 천호선 대표와 관련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천호선]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천 대표께서는 이번 연말정산의 논란, 그 원인 뭐라고 보고 계십니까?

[천호선] 사실상 증세가 된 것이거든요? 당시 입법할 때 정부가 세목을 신설하거나 세율을 올린 게 아니기 때문에 증세가 아니라는 황당한 논리를 내세웠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입법의 취지, 즉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간다는 기본방향은 맞기 때문에 그것은 공감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구체적인 입법설계에 있어서 구체적인 내용들에 있어서는 엉뚱한 효과가 나타났던 것이죠. 그리고 게다가 예를 들면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이지만 3천만 원 내외의 독신가구 같은 경우는 의료공제나 교육공제를 못 받으니까 예상치 못했던 세금이 늘어난 거죠. 이런 것을 1년 동안 정부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무능함도 원인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홍지명] 사실상의 증세라는 점을 국민들께 제대로 알려드리지 못했다고 보시는군요?

[천호선] 예, 그것도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가 되겠죠.

[홍지명] 그런데 원래 세법 개정안이 지난 2013년 마지막 날 국회를 통과할 때 야권도 여기에 합의를 해줬어요? 당시에 반대한 의원이 6명밖에 없었는데 그렇다면 야권도 이 혼란에 대한 일말의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천호선] 저는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게 그렇습니다. 조세제도 전반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한 건, 한 건 다루다보면 그 법에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저희 당의 예를 들면 기획재정위원회에 있던 박원석 의원은 당시 기권을 했는데, 기권을 한 이유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나가는 것, 이것은 기본적인 방향이 맞지만 예를 들면 근로소득공제라는 게 지금 축소됐지 않습니까? 이런 것은 옳지 않다고 해서 저희 당에서는 기권도 했고 찬성한 의원도 있습니다. 그때 이제 박원석 의원이 그래서 근로소득공제를 다시 높여야 된다, 확대해야 된다는 개정안을 이미 제출해놓고 있는 상태인데요. 그래서 문제는 한 건, 한 건 이렇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복지를 위해서 증세가 필요하다면 복지와 조세문제를 함께 논의해야 하고요. 조세제도 전번에 대한 전면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 당의 일관된 주장이었습니다.

[홍지명] 사실 뭐 박원석 의원 말씀하셨습니다만, 당시 속기록이 공개됐는데 연소득 8,000만 원의 경우는 세부담이 43만 원 늘게 된다는 박 의원의 얘기에 대해서 43만 원 얼마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여당 의원 발언 때문에 난리가 났는데, 그런데 당시에 소관 상임위원회에서도 좀 더 심도 있는 법안 심사를 하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얘기도 있지 않습니까?

[천호선] 예, 그런 측면들 저희들이 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도 책임이 있고요. 그런데 문제는 어제 대안을 내세운 것 중에 하나가 연말정산 세금부담 완화를 위한 긴급논의기구를 구성했다고 하죠? 제1야당도. 그런데 조금 전 말씀드렸듯이 한 건, 한 건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다보면 오히려 거꾸로 조세정의가 왜곡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이런 것들을 숨기고 또 국민들에게 증세 없다고 내놓는 정부도 문제고 야당도 그런 책임이 있고 저희도 뭐 아주 자유롭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이 일관되게 주장하듯이 세액공제에서 복지로 나가야 된다. 그리고 복지를 조세 전반과 함께 의논해야 된다. 조세제도의 전면적 개혁이 필요하다. 이런 세 가지 원칙은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하고요. 이제 여야가 정부와 여야 정당이 이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임기응변식 땜질 처방보다는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된다는 건데, 그러면 일단 이 연말정산 파문만이라도 수습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천호선] 다시 원칙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어제 당정이 발표한 것 중에 연금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살려내겠다는 건데, 이렇게 되면 원래 이 제도의 방향이 무엇이었냐 하면 소득재분배 하겠다. 높은 사람에게는 더 걷고 낮은 사람에게는 덜 걷거나 안 걷겠다는 것인데, 이런 것들을 역행하는 겁니다. 고소득자에게 다시 더 유리하게 이익을 주는 것이죠.

[홍지명] 소급적용하는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천호선] 그래서 이게 걱정입니다. 이게 기본적으로 옳은 방향은 아니죠. 굉장히 무리한 방향이고 그 책임을 회피하려는 나중에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될 텐데요. 이 문제는 여야 간에 합의를 해나가겠다고 하는데, 저희 당의 입장은 좀 더 정확하게 세우기 위해서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홍지명]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여야정과 봉급생활자,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논의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찬성하십니까?

[천호선]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그렇게 한 건, 한 건 해서는 안 된다, 포괄적인 조세제도 전면 대개혁을 논의하자는 입장입니다.

[홍지명] 그리고 법인세 인상을 야권에서 계속 주장하고 계신데, 어제 나성린 의원과 인터뷰를 해봤더니 이게 투자 심리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고 지금 국제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 또 국내적으로 경기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정말 신중하게 결정해야 된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천호선] 나성린 의원님 같은 주장을 통해서 결국엔 재벌이나 부자는 감세해 주고 항상 서민의 호주머니를 우회적으로 털어왔던 것이죠. 우리가 법인세를 확인해야 됩니다. 사실 다 아는 상식이기도 하지만 이명박 정부 때 최고세율이 25%에서 22%로 3% 인하됐습니다. 실제 세금 걷는 실효세율이라고 그러죠? 그런 것은 15%가 안 됩니다. 근데 미국이 40%에 이르고 일본이 37%, 프랑스 34% 이런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세금을 거의 안 내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근데 감세를 했는데 아시다시피 사내유보금이 최근에 두 배 늘었다고 얘기할 정도로 투자를 안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도대체 기업이 힘들지 않아서 법인세를 올려야 할 때가 언제라는 뜻인지 전 알 수가 없습니다. 흔히 기업하기 쉬운 나라에서는 기업이 쉽게 망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법인세 줄이고 서민세금 올리면 결국엔 가계에 쓸 돈이 줄고 결국엔 기업에도 부작용이 돌아옵니다. 그래서 이런 식의 이유는 이제 여당 의원들이나 정부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홍지명] 소득공제, 세액공제에 대해서 천 대표께서도 아까 말씀해주셨지만, 사실 이게 기본방향이 고소득자에게 세금 더 걷어서 저소득자에게 재분배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인데, 이 기본방향에 대해서는 찬성하시는 거죠?

[천호선] 예, 방향은 다 맞기 때문에 야당 의원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 공감해서 찬성했던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홍지명] 앞으로 추후 논의 잘 좀 들여다봐 주시고요. 다른 현안 하나 질문 드려보겠습니다.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양 당에 의해 외면되고 있는 서민의 목소리가 국회 안에 쩌렁쩌렁 울리게 할 것이라는 말씀하셨는데, 좀 실례되는 표현일지 모르지만 쩌렁쩌렁 울리게 하기에는 정의당의 지지율이나 원내 입지가 좀 초라하지 않습니까?

[천호선] 예, 뭐 맞습니다. 지금 현재 저희가 원내 유일한 진보정당이죠. 그런 면에서 사명감을 갖고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하겠다고 말씀드렸던 것이고요. 제가 그때 기자회견 모두에 비정규직정당이 우리 정의다의 또 다른 이름이 되겠다는 포부를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정의당이 지난 2년 동안 진보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굉장히 높은 상태에서 저희들 나름대로 자기혁신을 해왔습니다. 운동권 쪽 문화나 이념 털어내고요. 정파연합정당 이런 것도 털어내고, 이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인 정당으로 만들어서 1차적인 혁신을 마무리 지었는데요. 지금 아시다시피 요새 진보재편 논의, 야권재편 논의가 있습니다. 저희 정의당도 이 과정에서 더 큰 진보정당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할 거고요. 그리고 또 야권의 지형이 흔들리고 있는 상태에서 정의당의 목소리가 점점 커질 수 있다, 그래서 저희들이 서민들을 대변하는 데 보다 더 큰소리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과 포부를 동시에 말씀드린 것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홍지명] 지금 진보재편 움직임 언급해주셨는데, 아시는 대로 국민모임을 중심으로 해서 신당창당이 가시화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 움직임은 어떻게 보십니까?

[천호선] 원래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정의당이 자기혁신을 1차적으로 마무리 짓고 작년 말, 올해 초부터 진보재편 강화를 위한 활동을 시작하려고 했었습니다. 이제 국민모임이 생기면서 그 폭이 더 커진 거죠. 그래서 저희로서는 어쨌든 진보재편의 환경은 더 좋아진 것은 맞다고 보고 있고요. 다만 이제 이분들이 우리 정의당이 단점도 있지만 정의당이 나름대로 개방적인 정당, 지향하는 바가 거의 다르지 않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따로 하시겠다는 뜻이 무엇인지, 그래서 제가 지난 기자회견 때 진보의 재편 또는 야권의 재편을 주장하시는 분들을 모두 다 만나러 가겠다고 약속을 드려서 앞으로 만나서 말씀을 들어보려고 합니다.

[홍지명] 앞으로 만난다고 했는데 아직 접촉은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천호선] 아닙니다. 국민모임과는 실무적인 조정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다음 주 중에는 국민모임 측을 제가 직접 찾아가서 만나 뵙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홍지명] 노동당과의 연대 문제는 어떻게 되갑니까?

[천호선] 지금 노동당도 내부에서 정의당과 통합하자, 말자를 놓고 대표선거가 진행 중입니다. 어떤 분이 되든 저는 찾아가서 더 큰 진보정당을 만들자는 제안을 드릴 생각인데요. 결과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1월 23일에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요. 과반이 없으면 결선투표를 갈 수도 있다고 합니다. 두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홍지명] 4.29 보선에서 국민모임 쪽 얘기를 들어보면 모두 후보를 낸다는 얘기도 나오던데, 정의당에서는 어떻습니까?

[천호선] 네, 저희는 정의당으로서 당연히 3군데에 최대한 후보를 내는 방향으로 노력을 할 겁니다. 근데 아시다시피 이 선거가 조금 예상치 못했던 선거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아직 후보가 누가 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 저희나 다른 큰 정당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홍지명] 진보진영의 재편 움직임 속에서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음달 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혹시 그 이후에 제1야당에 기대하는 역할 같은 게 있으십니까?

[천호선] 지금 제가 보기에는 제1야당이 과연 하나의 비전을 가진 하나의 팀이냐는 면에서 좀 의문스럽습니다.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지금 어떤 분이 제시하는 것을 봐도. 제1야당이 이 선거제도에 기대서, 사실 특혜를 제일 많이 얻고 있는 건 새누리당보다는 새정치민주연합입니다. 지역독점과 소선거구제, 그런 것들을 버리면서라도 전체적으로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스스로를 혁신해야 하는데, 그럴만한 비전은 찾아보긴 힘들긴 합니다만, 어떤 분이 당선이 되시든지 노력을 하셔야 되겠죠. 다만 항상 새정치연합의 지도부들도 저희들이 얘기하는 선거제도의 개혁, 정당명부비례대표제를 늘려나가자는 방향,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공감을 해왔는데 말씀만 해오셨어요. 이번에 어쨌든 작년에 헌재판결 때문에 선거제도 개혁이 불가피하게 됐는데, 이때 반드시 좀 바꾸자는 문제를 놓고 대표 되시는 분과 원 포인트로 만나서 의논하자고 지난 기자회견 때 제안을 드렸습니다.

[홍지명] 연대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계신 거죠?

[천호선] 저희는 야권연대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2017년 정권교체를 놓고 우리가 바람직한 연대를 한다면 국민들도 더 긍정적이실 수 있다고 보는데, 새정치연합이 연대를 하려고 할지, 그건 두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홍지명] 예, 알겠습니다.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호선]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정의당의 천호선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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