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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세 송해 “인생의 봄날은 지금부터”
입력 2015.01.22 (16:33) 연합뉴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저만 보면 '세상에서 제일 부자가 왔다'고 말해서 제가 발끈했어요. 정 회장이 그렇게 자동차를 많이 만들고 집을 지어 올려도 저한테 하나 준 것도 없는데 왜 부자로 부르느냐고 그랬죠. 그랬더니 정 회장이 오해하지 말라면서 '사람 많이 아는 사람이 제일 부자인데 송 선생처럼 사람 많이 아는 이가 있느냐'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 최고 재벌 기업인으로부터 '제일 부자'로 인정받았던 이야기를 전하는 송해(88)의 목소리는 또렷했고 설명에는 막힘이 없었다.

아직도 손에서 마이크를 놓지 않는 송해는 우리나라 최고령 MC다.

송해는 다음 달 19일부터 3월 1일까지 서울과 부산, 창원 등 전국을 돌면서 콘서트 '송해빅쇼3-영원한 유랑청춘'까지 열 예정이다.

그는 22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열린 콘서트 기자간담회에 등장하마자마 약력부터 바로잡았다.

'영원한 유랑청춘'을 마련한 공연기획사 요요기획은 애초 그의 구순(우리 나이 90세) 기념 콘서트라고 홍보했으나 송해가 이날 직접 밝힌 생년월일은 1927년 4월 27일이다.

"우리는 조상부터 살아오면서 에누리가 있잖아요. 88,89세 넘어가면 구순이라고 합니다. 89세라고 딱 잘라서 말하는 것보다 구순이라고 하는 게 더 듣기에 구수하고 이해가 가기 때문에 제작자가 그렇게 (구순이라고) 말한 것 같습니다. 하하하."

송해는 지난 2011년과 2012년 각각 1차례씩 '송해빅쇼'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콘서트는 우정 출연자들의 노래와 코미디 등으로 꾸민 1960~70년대 극장쇼와 함께 송해 개인의 삶을 담은 뮤지컬 토크쇼로 구성됐다.

무엇보다 시대별로 다양한 노래들을 통해 옛 시절을 관객들과 함께 추억하는 데 주력했다는 게 송해의 설명이다.

그는 해주예술학교 성악과를 졸업했고 가수로 음반도 냈다.

하지만 각 시대를 표현하는 노래를 고르고 또 연습하는 일이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가령 '사의 찬미'를 부르려면 이 노래가 어떻게 불리게 됐는지 알아야 해요. 또 광복 70주년이라고 하면 이인권 선생님의 '귀국선'이라는 노래를 빼놓을 수가 없죠. '귀국선'은 우리가 온 세상을 다 얻는 기분으로 불렀던, 울지 않고서는 부를 수 없었던 노래입니다."

송해는 1986년부터 30년간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진행해 왔다.

일요일 점심때가 되면 집집마다, 가게마다 TV에서 흘러나오는 송해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부산 중구에는 그의 이름을 딴 거리가 생겼다.

송해는 "제 또래 사람들로부터 '당신이 건강해야 우리가 건강하다'는 말을 듣게 되면 지금까지 버티고 살아온 보람을 정말 느낀다"면서 "'당신은 우리의 자존심이니 어디 가서도 무릎 꿇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우리는 언제까지 그의 구수하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언제까지 공연할지 저도 모르겠다"고 힘찬 목소리로 답한 송해는 옛날을 곱씹던 중 갑자기 울먹거렸다.

"이 시간이 올 때까지 3년치 계획을 세워본 적이 없습니다. 방송인들은 프로그램개편 때마다 피가 마릅니다. 평생 비정규직으로 살았어요. 그래도 저는 행복한 것이 '전국노래자랑'을 30년, '가로수를 누비며'를 17년 진행했다는 겁니다."

"이만하면 정규직으로 몇 년 살았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이는 송해의 얼굴에 다시 넉넉한 미소가 번졌다.

그는 이번 콘서트를 여는 데 대해 "돌아보니 인생이란 살 만하다는 것을 느껴서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젊은 친구들이 사진 찍자고 하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 재주도 이런 재주 부려야 오래 사는 것 같네요. 제 인생의 봄날은 지금부터입니다. 밖에 나가면 많은 사람들이 인사하는데 그렇게 훈기가, 사람 냄새가 날 수가 없어요."

구순을 눈앞에 둔 나이임에도 넘쳐 흐르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는 단구의 MC는 "송해랑 한번 흐드러지게 놀아보십시다"는 신나는 외침과 함께 퇴장했다.
  • 88세 송해 “인생의 봄날은 지금부터”
    • 입력 2015-01-22 16:33:23
    연합뉴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저만 보면 '세상에서 제일 부자가 왔다'고 말해서 제가 발끈했어요. 정 회장이 그렇게 자동차를 많이 만들고 집을 지어 올려도 저한테 하나 준 것도 없는데 왜 부자로 부르느냐고 그랬죠. 그랬더니 정 회장이 오해하지 말라면서 '사람 많이 아는 사람이 제일 부자인데 송 선생처럼 사람 많이 아는 이가 있느냐'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 최고 재벌 기업인으로부터 '제일 부자'로 인정받았던 이야기를 전하는 송해(88)의 목소리는 또렷했고 설명에는 막힘이 없었다.

아직도 손에서 마이크를 놓지 않는 송해는 우리나라 최고령 MC다.

송해는 다음 달 19일부터 3월 1일까지 서울과 부산, 창원 등 전국을 돌면서 콘서트 '송해빅쇼3-영원한 유랑청춘'까지 열 예정이다.

그는 22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열린 콘서트 기자간담회에 등장하마자마 약력부터 바로잡았다.

'영원한 유랑청춘'을 마련한 공연기획사 요요기획은 애초 그의 구순(우리 나이 90세) 기념 콘서트라고 홍보했으나 송해가 이날 직접 밝힌 생년월일은 1927년 4월 27일이다.

"우리는 조상부터 살아오면서 에누리가 있잖아요. 88,89세 넘어가면 구순이라고 합니다. 89세라고 딱 잘라서 말하는 것보다 구순이라고 하는 게 더 듣기에 구수하고 이해가 가기 때문에 제작자가 그렇게 (구순이라고) 말한 것 같습니다. 하하하."

송해는 지난 2011년과 2012년 각각 1차례씩 '송해빅쇼'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콘서트는 우정 출연자들의 노래와 코미디 등으로 꾸민 1960~70년대 극장쇼와 함께 송해 개인의 삶을 담은 뮤지컬 토크쇼로 구성됐다.

무엇보다 시대별로 다양한 노래들을 통해 옛 시절을 관객들과 함께 추억하는 데 주력했다는 게 송해의 설명이다.

그는 해주예술학교 성악과를 졸업했고 가수로 음반도 냈다.

하지만 각 시대를 표현하는 노래를 고르고 또 연습하는 일이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가령 '사의 찬미'를 부르려면 이 노래가 어떻게 불리게 됐는지 알아야 해요. 또 광복 70주년이라고 하면 이인권 선생님의 '귀국선'이라는 노래를 빼놓을 수가 없죠. '귀국선'은 우리가 온 세상을 다 얻는 기분으로 불렀던, 울지 않고서는 부를 수 없었던 노래입니다."

송해는 1986년부터 30년간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진행해 왔다.

일요일 점심때가 되면 집집마다, 가게마다 TV에서 흘러나오는 송해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부산 중구에는 그의 이름을 딴 거리가 생겼다.

송해는 "제 또래 사람들로부터 '당신이 건강해야 우리가 건강하다'는 말을 듣게 되면 지금까지 버티고 살아온 보람을 정말 느낀다"면서 "'당신은 우리의 자존심이니 어디 가서도 무릎 꿇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우리는 언제까지 그의 구수하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언제까지 공연할지 저도 모르겠다"고 힘찬 목소리로 답한 송해는 옛날을 곱씹던 중 갑자기 울먹거렸다.

"이 시간이 올 때까지 3년치 계획을 세워본 적이 없습니다. 방송인들은 프로그램개편 때마다 피가 마릅니다. 평생 비정규직으로 살았어요. 그래도 저는 행복한 것이 '전국노래자랑'을 30년, '가로수를 누비며'를 17년 진행했다는 겁니다."

"이만하면 정규직으로 몇 년 살았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이는 송해의 얼굴에 다시 넉넉한 미소가 번졌다.

그는 이번 콘서트를 여는 데 대해 "돌아보니 인생이란 살 만하다는 것을 느껴서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젊은 친구들이 사진 찍자고 하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 재주도 이런 재주 부려야 오래 사는 것 같네요. 제 인생의 봄날은 지금부터입니다. 밖에 나가면 많은 사람들이 인사하는데 그렇게 훈기가, 사람 냄새가 날 수가 없어요."

구순을 눈앞에 둔 나이임에도 넘쳐 흐르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는 단구의 MC는 "송해랑 한번 흐드러지게 놀아보십시다"는 신나는 외침과 함께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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