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견인 ‘차미네이터’의 50m 폭풍 드리블

입력 2015.01.22 (20:30) 수정 2015.01.2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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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맏형' 차두리(FC서울)가 팀이 원하는 순간에 소금 같은 활약으로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진출을 확정 짓는 축포를 마련했다.

차두리는 22일 호주 멜버른의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5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이 1-0으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는 연장후반 14분 오른쪽 측면을 타고 올라가는 폭풍 같은 드리블로 우즈베키스탄 수비진을 따돌렸다.

50m도 훨씬 넘어 보이는 거리를 내달려 페널티지역까지 올라온 차두리는 중앙에 있던 손흥민(레버쿠젠)을 발견했고, 정확한 패스를 보내 손흥민이 완벽한 기회를 잡도록 도왔다.

이를 받은 손흥민이 과감한 왼발슛으로 골그물을 흔들면서 경기는 한국의 2-0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승리에 쐐기를 박는 이 득점은 손흥민의 해결 능력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기도 하지만, 차두리의 '폭풍 드리블'이 없었다면 상상하기 어려웠다.

탄탄한 체격과 저돌적인 돌파를 앞세운 과감한 플레이 덕에 '차미네이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차두리는 이 한 장면으로 다시금 그 이유를 완벽히 설명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국가대표팀 은퇴를 고민하던 차두리는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이번 아시안컵에서 마지막 태극마크를 달겠다고 결심하고 대회에 나섰다.

그는 지난 10일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 34세 178일의 나이로 출전해 한국 선수로는 아시안컵 본선 경기 최고령 출전 기록을 새로 썼고, 그 기록은 대회가 그가 그라운드를 밟을 때마다 늘어나고 있다.

지난 13일 쿠웨이트와의 2차전에 차두리는 선발로 나서 남태희(레퀴야)의 결승골을 도와 대회 첫 공격포인트를 작성했다.

이때도 '명불허전' 돌파에 이은 '택배 크로스'가 승리의 발판을 놨다.

조별리그가 끝난 이후 차두리는 AFC가 선정하는 조별리그 전체 베스트 11 뽑혀 활약을 인정받았다.

이날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그는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24분 김창수(가시와 레이솔)와 교체 투입돼 수비진을 이끌면서 결정적인 도움까지 기록했다.

차두리는 경기를 마치고 "교체 투입될 때 슈틸리케 감독님이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나오라고 주문하셨다. 공격에 도움이 되라고 하셨다"고 귀띔했다.

그는 어시스트의 시작이 된 드리블 돌파 상황을 떠올리며 "나는 후반전에 투입돼 체력이 남아있었고 상대는 힘들어하고 있었다. 이를 이용해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져서 탈락했다면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었던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차두리는 마지막 순간에 불꽃을 태우는 듯한 드리블로 승리에 이바지하며 다음 경기를 기약했다.

'국가대표 차두리'의 마지막을 한층 빛낼 아시안컵 우승까지는 이제 두 경기가 남았다.

차두리는 "아직 결승으로 가는 과정이다.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한다. 31일에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팬들의 응원이나 언론의 보도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내 길에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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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강 견인 ‘차미네이터’의 50m 폭풍 드리블
    • 입력 2015-01-22 20:30:21
    • 수정2015-01-22 20:31:17
    연합뉴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맏형' 차두리(FC서울)가 팀이 원하는 순간에 소금 같은 활약으로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진출을 확정 짓는 축포를 마련했다.

차두리는 22일 호주 멜버른의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5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이 1-0으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는 연장후반 14분 오른쪽 측면을 타고 올라가는 폭풍 같은 드리블로 우즈베키스탄 수비진을 따돌렸다.

50m도 훨씬 넘어 보이는 거리를 내달려 페널티지역까지 올라온 차두리는 중앙에 있던 손흥민(레버쿠젠)을 발견했고, 정확한 패스를 보내 손흥민이 완벽한 기회를 잡도록 도왔다.

이를 받은 손흥민이 과감한 왼발슛으로 골그물을 흔들면서 경기는 한국의 2-0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승리에 쐐기를 박는 이 득점은 손흥민의 해결 능력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기도 하지만, 차두리의 '폭풍 드리블'이 없었다면 상상하기 어려웠다.

탄탄한 체격과 저돌적인 돌파를 앞세운 과감한 플레이 덕에 '차미네이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차두리는 이 한 장면으로 다시금 그 이유를 완벽히 설명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국가대표팀 은퇴를 고민하던 차두리는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이번 아시안컵에서 마지막 태극마크를 달겠다고 결심하고 대회에 나섰다.

그는 지난 10일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 34세 178일의 나이로 출전해 한국 선수로는 아시안컵 본선 경기 최고령 출전 기록을 새로 썼고, 그 기록은 대회가 그가 그라운드를 밟을 때마다 늘어나고 있다.

지난 13일 쿠웨이트와의 2차전에 차두리는 선발로 나서 남태희(레퀴야)의 결승골을 도와 대회 첫 공격포인트를 작성했다.

이때도 '명불허전' 돌파에 이은 '택배 크로스'가 승리의 발판을 놨다.

조별리그가 끝난 이후 차두리는 AFC가 선정하는 조별리그 전체 베스트 11 뽑혀 활약을 인정받았다.

이날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그는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24분 김창수(가시와 레이솔)와 교체 투입돼 수비진을 이끌면서 결정적인 도움까지 기록했다.

차두리는 경기를 마치고 "교체 투입될 때 슈틸리케 감독님이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나오라고 주문하셨다. 공격에 도움이 되라고 하셨다"고 귀띔했다.

그는 어시스트의 시작이 된 드리블 돌파 상황을 떠올리며 "나는 후반전에 투입돼 체력이 남아있었고 상대는 힘들어하고 있었다. 이를 이용해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져서 탈락했다면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었던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차두리는 마지막 순간에 불꽃을 태우는 듯한 드리블로 승리에 이바지하며 다음 경기를 기약했다.

'국가대표 차두리'의 마지막을 한층 빛낼 아시안컵 우승까지는 이제 두 경기가 남았다.

차두리는 "아직 결승으로 가는 과정이다.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한다. 31일에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팬들의 응원이나 언론의 보도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내 길에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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