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한국축구, 과도기 속 저력 과시”

입력 2015.01.22 (20:31) 수정 2015.01.22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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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수비는 여전히 불안했고 문전에서 기회를 창출하는 능력도 기대 이하였다. 그러나 선수 개개인의 집중력과 끈기를 앞세워 승리를 거머쥐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전 들어서야 손흥민(레버쿠젠)이 연속 2골을 터뜨리면서 2-0으로 승리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지적된 문제점들은 이날 다시 한번 노출됐다.

한국은 점유율에서 60%-40%으로 앞섰으나 페널티 지역 근처에서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지는 못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공격 자원들간에 호흡이 부족했다. 남태희(레퀴야), 손흥민, 이정협(상주 상무) 등이 유기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나마 왼쪽 측면에는 김진수(호펜하임)가 좋은 연계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공격을 이끌었으나 (차두리가 투입될 때까지) 오른쪽은 거의 없었다. 공격의 80%가 좌 측면에 쏠릴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수비 역시 무실점이라는 결과가 신기할 정도로 불안했다. 그물망을 촘촘히 짜는 협력 수비가 부족했으나 수비수 개개인의 집중력으로 수차례 위기를 벗어났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전반전과 후반전에 두 차례씩 실점 위기가 있었으나 운이 따랐다. 이런 모습이 이번 대회 내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런데 슈틸리케호는 이겼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주는 경기력은 호주, 일본 등 다른 우승후보에 비해 부족해 보이지만 어찌됐든 또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4강에 선착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한국은 다른 우승후보들에 비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감독이 교체됐고 선수들 면면과 경기 스타일도 바뀌었다.

한 위원은 "아무래도 과도기를 겪다 보니 발전이 정체된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하루이틀 사이에 문제점들이 해결될 수는 없는 일이다"라고 했다.

조별리그 때에는 주전 다수가 부상이나 감기 증상으로 가동이 불가능해지는 악재까지 더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신승에 신승을 거듭하다 보니 선수들의 승리를 향한 집중력은 놀라울 정도로 향상되고 있다는 게 신 교수의 분석이다.

신 교수는 "오늘 결정적인 실점 찬스도 있었으나 어찌 됐든 안 들어갔다. 그리고 한국은 결국 집중력을 잃지 않고 2골을 꽂았다"면서 "축구란 게 참 묘하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어 "완벽한 경기력을 뽐낸 팀이 화려하게 우승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으나 지금 한국처럼 버티고 또 버텨서 우승하는 팀도 있다"면서 "꼭 이탈리아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부터 한국은 이전 상대들에 비해 한 단계 수준이 높은 팀들과 경쟁해야 한다. 경기력만 놓고 보면 55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위원은 "공격에서 세밀한 부분 전술이 다듬어져야 하고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 유지 문제도 손을 봐야 한다"면서 "이런 부분에서 금방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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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2 20:31:12
    • 수정2015-01-22 22:32:03
    연합뉴스
한국의 수비는 여전히 불안했고 문전에서 기회를 창출하는 능력도 기대 이하였다. 그러나 선수 개개인의 집중력과 끈기를 앞세워 승리를 거머쥐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전 들어서야 손흥민(레버쿠젠)이 연속 2골을 터뜨리면서 2-0으로 승리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지적된 문제점들은 이날 다시 한번 노출됐다.

한국은 점유율에서 60%-40%으로 앞섰으나 페널티 지역 근처에서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지는 못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공격 자원들간에 호흡이 부족했다. 남태희(레퀴야), 손흥민, 이정협(상주 상무) 등이 유기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나마 왼쪽 측면에는 김진수(호펜하임)가 좋은 연계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공격을 이끌었으나 (차두리가 투입될 때까지) 오른쪽은 거의 없었다. 공격의 80%가 좌 측면에 쏠릴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수비 역시 무실점이라는 결과가 신기할 정도로 불안했다. 그물망을 촘촘히 짜는 협력 수비가 부족했으나 수비수 개개인의 집중력으로 수차례 위기를 벗어났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전반전과 후반전에 두 차례씩 실점 위기가 있었으나 운이 따랐다. 이런 모습이 이번 대회 내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런데 슈틸리케호는 이겼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주는 경기력은 호주, 일본 등 다른 우승후보에 비해 부족해 보이지만 어찌됐든 또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4강에 선착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한국은 다른 우승후보들에 비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감독이 교체됐고 선수들 면면과 경기 스타일도 바뀌었다.

한 위원은 "아무래도 과도기를 겪다 보니 발전이 정체된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하루이틀 사이에 문제점들이 해결될 수는 없는 일이다"라고 했다.

조별리그 때에는 주전 다수가 부상이나 감기 증상으로 가동이 불가능해지는 악재까지 더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신승에 신승을 거듭하다 보니 선수들의 승리를 향한 집중력은 놀라울 정도로 향상되고 있다는 게 신 교수의 분석이다.

신 교수는 "오늘 결정적인 실점 찬스도 있었으나 어찌 됐든 안 들어갔다. 그리고 한국은 결국 집중력을 잃지 않고 2골을 꽂았다"면서 "축구란 게 참 묘하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어 "완벽한 경기력을 뽐낸 팀이 화려하게 우승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으나 지금 한국처럼 버티고 또 버텨서 우승하는 팀도 있다"면서 "꼭 이탈리아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부터 한국은 이전 상대들에 비해 한 단계 수준이 높은 팀들과 경쟁해야 한다. 경기력만 놓고 보면 55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위원은 "공격에서 세밀한 부분 전술이 다듬어져야 하고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 유지 문제도 손을 봐야 한다"면서 "이런 부분에서 금방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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