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 한달…KBS ‘투명인간’ ‘본방사수’ ‘찰스’ 성적은

입력 2015.01.2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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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TV가 지난 1일 전면적으로 프로그램 개편을 단행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이번 개편에서는 '프로그램 이름부터가 KBS스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젊은 시청자들을 붙잡으려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새 프로그램들 중에서 파일럿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KBS1 '이웃집 찰스'와 강호동이 주전으로 나선 KBS2 '투명인간', TV 시청자들이 주인공인 KBS2 '작정하고 본방사수' 등 화제의 3편을 정리했다.

◇ 이름처럼 조용히 사라질라…'투명인간'

지난 7일부터 방송된 '투명인간'에서 강호동과 하하, 개그맨 정태호, 가수 김범수와 강남, 모델 박성진은 일반 회사를 찾아가 직장인들과 게임 대결을 펼친다.

이들 여섯 명은 어떤 장기를 동원해서라도 목석 같은 직장인들로부터 반응을 끌어내야 하는 것이 대결의 포인트다. 직장인들은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아야 황금 같은 휴가를 얻게 된다.

지금까지 3회가 방송된 가운데 프로그램은 삭막한 사무실에 웃음을 되찾아주는 데는 성공했지만, 시청자들도 함께 웃게 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웃지 않으려 작정한 직장인 앞에서 어떤 퍼포먼스도 마다치 않는 연예인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재미보다는 민망함과 겸연쩍음을 느끼게 된다.

MC 강호동은 장기인 화통한 진행 실력은 접어둔 채 직장인들과 시청자들의 눈치를 보느라 좀처럼 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에서 "저는 진심으로 '예체능'('우리동네 예체능')이랑 맞는 것 같다"는 강호동의 고백에서도 그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경쟁작인 MBC TV '황금어장-라디오스타'와 SBS TV '에코빌리지 즐거운가(家)!'가 이미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투명인간' 성적표도 그리 신통치 않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투명인간' 시청률은 1회 4%, 2회 3.5%, 3회 3.2%로 계속 하락세다.

'투명인간'이 수요일 밤 예능대전에서 이름처럼 사라질지, 아니면 존재감을 알릴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 다큐로 포착한 외국인…'이웃집 찰스'

KBS 1TV '이웃집 찰스'에서는 MBC TV '헬로! 이방인', JTBC '비정상회담' 등 작년부터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 코드인 외국인들이 주인공이다.

시사·교양국에서 제작하는 '이웃집 찰스'는 다른 프로그램들처럼 한국 사회에 완벽하게 적응한 듯한 외국인들이 주는 놀라움이나 웃음, 재미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대신 평범한 외국인들이 한국에 살게 되면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다큐멘터리적인 시각에서 포착한다.

한국 대기업에 입사한 러시아 출신 스물여섯 살 아델리아와 한국인 아내를 만나 재래시장에서 크레페를 굽는 프랑스 출신 아노, 이탈리아 요리사인 새댁 줄리아의 좌충우돌 정착기를 들여다보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작년 추석 파일럿 경쟁에서 살아남아 화요일 저녁시간대에 정규편성된 프로그램은 10% 전후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KBS 홈페이지 게시판뿐만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 포맷은 신선한데…'작정하고 본방사수'

KBS 2TV '작정하고 본방사수'는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관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지난 8일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됐다.

제작진은 영국 채널4 인기 프로그램 '고글박스'(Gogglebox)를 우리 식으로 손보아 6부작 파일럿으로 내놓았다.

배우 김부선과 딸인 이미소, 개그맨 장동민과 부모 등 연예인 가족뿐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 경기도 양평의 노부부, 바리스타 세 자매를 비롯한 일반인 가족들도 등장한다.

타 방송사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뉴스와 드라마, 교양, 예능 할 것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놓고 집집이 품평회를 여는 모습이 고스란히 방송된다.

장동민 아버지는 TV 속 걸그룹 무대에 "왜 빤스(팬티) 입고 나와 저러느냐"며 민망해하고 김부선은 임세령·이정재 열애 소식에 "그동안 그냥 사귄다고 했으면 되지, 왜 거짓말을 했느냐"고 따끔히 지적한다.

아무 생각 없이 보다가도 출연자들이 한 마디씩 툭툭 던지는 말과 표정에 공감하거나 웃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가족이 함께 TV를 보던 옛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지점도 좋다.

TV 옴부즈맨 프로그램에서 예능적인 요소를 포착한 포맷은 신선하지만 방송을 끝까지 보게 만드는 재미는 덜하다며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3.3%로 출발한 시청률은 계속 3%대를 기록하고 있다.

시청자들을 좀 더 힘 있게 빨아들일 수 있는 장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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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영 한달…KBS ‘투명인간’ ‘본방사수’ ‘찰스’ 성적은
    • 입력 2015-01-25 11:43:24
    연합뉴스
KBS TV가 지난 1일 전면적으로 프로그램 개편을 단행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이번 개편에서는 '프로그램 이름부터가 KBS스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젊은 시청자들을 붙잡으려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새 프로그램들 중에서 파일럿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KBS1 '이웃집 찰스'와 강호동이 주전으로 나선 KBS2 '투명인간', TV 시청자들이 주인공인 KBS2 '작정하고 본방사수' 등 화제의 3편을 정리했다. ◇ 이름처럼 조용히 사라질라…'투명인간' 지난 7일부터 방송된 '투명인간'에서 강호동과 하하, 개그맨 정태호, 가수 김범수와 강남, 모델 박성진은 일반 회사를 찾아가 직장인들과 게임 대결을 펼친다. 이들 여섯 명은 어떤 장기를 동원해서라도 목석 같은 직장인들로부터 반응을 끌어내야 하는 것이 대결의 포인트다. 직장인들은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아야 황금 같은 휴가를 얻게 된다. 지금까지 3회가 방송된 가운데 프로그램은 삭막한 사무실에 웃음을 되찾아주는 데는 성공했지만, 시청자들도 함께 웃게 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웃지 않으려 작정한 직장인 앞에서 어떤 퍼포먼스도 마다치 않는 연예인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재미보다는 민망함과 겸연쩍음을 느끼게 된다. MC 강호동은 장기인 화통한 진행 실력은 접어둔 채 직장인들과 시청자들의 눈치를 보느라 좀처럼 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에서 "저는 진심으로 '예체능'('우리동네 예체능')이랑 맞는 것 같다"는 강호동의 고백에서도 그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경쟁작인 MBC TV '황금어장-라디오스타'와 SBS TV '에코빌리지 즐거운가(家)!'가 이미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투명인간' 성적표도 그리 신통치 않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투명인간' 시청률은 1회 4%, 2회 3.5%, 3회 3.2%로 계속 하락세다. '투명인간'이 수요일 밤 예능대전에서 이름처럼 사라질지, 아니면 존재감을 알릴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 다큐로 포착한 외국인…'이웃집 찰스' KBS 1TV '이웃집 찰스'에서는 MBC TV '헬로! 이방인', JTBC '비정상회담' 등 작년부터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 코드인 외국인들이 주인공이다. 시사·교양국에서 제작하는 '이웃집 찰스'는 다른 프로그램들처럼 한국 사회에 완벽하게 적응한 듯한 외국인들이 주는 놀라움이나 웃음, 재미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대신 평범한 외국인들이 한국에 살게 되면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다큐멘터리적인 시각에서 포착한다. 한국 대기업에 입사한 러시아 출신 스물여섯 살 아델리아와 한국인 아내를 만나 재래시장에서 크레페를 굽는 프랑스 출신 아노, 이탈리아 요리사인 새댁 줄리아의 좌충우돌 정착기를 들여다보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작년 추석 파일럿 경쟁에서 살아남아 화요일 저녁시간대에 정규편성된 프로그램은 10% 전후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KBS 홈페이지 게시판뿐만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 포맷은 신선한데…'작정하고 본방사수' KBS 2TV '작정하고 본방사수'는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관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지난 8일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됐다. 제작진은 영국 채널4 인기 프로그램 '고글박스'(Gogglebox)를 우리 식으로 손보아 6부작 파일럿으로 내놓았다. 배우 김부선과 딸인 이미소, 개그맨 장동민과 부모 등 연예인 가족뿐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 경기도 양평의 노부부, 바리스타 세 자매를 비롯한 일반인 가족들도 등장한다. 타 방송사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뉴스와 드라마, 교양, 예능 할 것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놓고 집집이 품평회를 여는 모습이 고스란히 방송된다. 장동민 아버지는 TV 속 걸그룹 무대에 "왜 빤스(팬티) 입고 나와 저러느냐"며 민망해하고 김부선은 임세령·이정재 열애 소식에 "그동안 그냥 사귄다고 했으면 되지, 왜 거짓말을 했느냐"고 따끔히 지적한다. 아무 생각 없이 보다가도 출연자들이 한 마디씩 툭툭 던지는 말과 표정에 공감하거나 웃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가족이 함께 TV를 보던 옛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지점도 좋다. TV 옴부즈맨 프로그램에서 예능적인 요소를 포착한 포맷은 신선하지만 방송을 끝까지 보게 만드는 재미는 덜하다며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3.3%로 출발한 시청률은 계속 3%대를 기록하고 있다. 시청자들을 좀 더 힘 있게 빨아들일 수 있는 장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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