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 준비하는 SK, 캠프 키워드 ‘자율’

입력 2015.01.25 (13:30) 수정 2015.01.2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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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스프링캠프 시즌에 들어선 프로야구의 최대 화제는 김성근(73) 감독의 한화 이글스로 대표되는 강도 높은 훈련이다.

한화를 비롯한 여러 팀이 캠프 초반부터 맹훈련을 벌이며 다음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15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에서 조용히 새 시즌을 준비하는 SK 와이번스는 오히려 '천천히, 자율적으로' 장기 레이스의 적응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SK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돼 캠프를 지휘 중인 김용희(60)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다른 곳에서는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지만 우리는 천천히, 대신에 확실하게 가려고 한다"고 훈련 기조를 설명했다.

실제로 SK의 훈련 스케줄은 이르면 아침 7시께부터 훈련을 시작해 늦으면 저녁 9시가 넘어서 끝나 화제를 모으는 몇몇 여타 구단과 다르다.

오전 8시 얼리워크를 제외하면 본격적인 훈련 일정은 9시 정규 워밍업부터 시작한다.

대개 아침에 베이스러닝과 캐치볼, 팀플레이·수비 훈련을 진행한 뒤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배팅 훈련을 치르고 점심을 먹는다.

식사를 마치고 오후 2시부터는 따로 훈련 스케줄을 잡아두기보다는 선수 각자가 원하는 분야에서 코치의 도움을 받아 강화 훈련을 벌이고, 이런 훈련도 오후 4시30분께에는 대부분 종료된다.

김용희 감독은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 등은 과감히 정규 훈련 프로그램에서 제외하고 선수 자율에 맡기되, 핵심 훈련에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했다.

꽉 짜여진 스케줄에 따라 철저히 선수단을 관리하던 전임 김성근·이만수 감독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팀의 내·외부적인 상황을 분석한 김용희 감독은 올해 팀당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어남에 따라 길어진 페넌트레이스를 버티기 위해서는 선수의 자발성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짜여진 훈련만 따라가는 수동적인 태도로는 장기레이스에서 중도 이탈하기 십상이며, 자신의 상태를 직접 판단하며 필요한 훈련을 찾아서 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지난 시즌 두 번째로 많은 107개의 실책을 저지른 데 대한 처방이기도 하다.

SK 야수들의 수비 실력이 기본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님에도 많았던 실책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직접 문제를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쉽게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캠프 열흘째에 접어들면서 김 감독이 바라던 긍정적 변화가 서서히 눈에 보이고 있다.

SK 관계자는 "선수들이 처음에는 이런 스케줄을 다소 어색해했는데, 이제는 오전 7시부터 먼저 식사를 하고는 웜업 전에 알아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면서 "여드레째가 되면서 자발적으로 훈련하는 선수가 대폭 늘어났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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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전 준비하는 SK, 캠프 키워드 ‘자율’
    • 입력 2015-01-25 13:30:19
    • 수정2015-01-25 17:29:13
    연합뉴스
본격적인 스프링캠프 시즌에 들어선 프로야구의 최대 화제는 김성근(73) 감독의 한화 이글스로 대표되는 강도 높은 훈련이다. 한화를 비롯한 여러 팀이 캠프 초반부터 맹훈련을 벌이며 다음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15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에서 조용히 새 시즌을 준비하는 SK 와이번스는 오히려 '천천히, 자율적으로' 장기 레이스의 적응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SK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돼 캠프를 지휘 중인 김용희(60)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다른 곳에서는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지만 우리는 천천히, 대신에 확실하게 가려고 한다"고 훈련 기조를 설명했다. 실제로 SK의 훈련 스케줄은 이르면 아침 7시께부터 훈련을 시작해 늦으면 저녁 9시가 넘어서 끝나 화제를 모으는 몇몇 여타 구단과 다르다. 오전 8시 얼리워크를 제외하면 본격적인 훈련 일정은 9시 정규 워밍업부터 시작한다. 대개 아침에 베이스러닝과 캐치볼, 팀플레이·수비 훈련을 진행한 뒤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배팅 훈련을 치르고 점심을 먹는다. 식사를 마치고 오후 2시부터는 따로 훈련 스케줄을 잡아두기보다는 선수 각자가 원하는 분야에서 코치의 도움을 받아 강화 훈련을 벌이고, 이런 훈련도 오후 4시30분께에는 대부분 종료된다. 김용희 감독은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 등은 과감히 정규 훈련 프로그램에서 제외하고 선수 자율에 맡기되, 핵심 훈련에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했다. 꽉 짜여진 스케줄에 따라 철저히 선수단을 관리하던 전임 김성근·이만수 감독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팀의 내·외부적인 상황을 분석한 김용희 감독은 올해 팀당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어남에 따라 길어진 페넌트레이스를 버티기 위해서는 선수의 자발성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짜여진 훈련만 따라가는 수동적인 태도로는 장기레이스에서 중도 이탈하기 십상이며, 자신의 상태를 직접 판단하며 필요한 훈련을 찾아서 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지난 시즌 두 번째로 많은 107개의 실책을 저지른 데 대한 처방이기도 하다. SK 야수들의 수비 실력이 기본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님에도 많았던 실책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직접 문제를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쉽게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캠프 열흘째에 접어들면서 김 감독이 바라던 긍정적 변화가 서서히 눈에 보이고 있다. SK 관계자는 "선수들이 처음에는 이런 스케줄을 다소 어색해했는데, 이제는 오전 7시부터 먼저 식사를 하고는 웜업 전에 알아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면서 "여드레째가 되면서 자발적으로 훈련하는 선수가 대폭 늘어났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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