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이정협 “득점력보다 크로스 좋았다”

입력 2015.01.26 (22:41) 수정 2015.01.26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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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대표팀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오른 스트라이커 이정협(상주 상무)은 득점력을 운으로 돌릴 정도로 겸손했다.

이정협은 26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15 호주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이라크를 2-0으로 완파하고 27년 만의 아시안컵 결승에 안착했다.

이정협은 상주의 벤치멤버로 지내다가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발탁돼 5차례 A매치에서 3골을 터뜨리는 파괴력을 뽐내고 있다.

탁월한 위치선정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골이 나올 수 있는 구역을 기가 막히게 잘 찾아들어가는 스트라이커에게는 골 냄새를 잘 맡는다는 수식이 붙는다.

이정협은 이런 평가에 대해 "내가 있는 곳에 항상 좋은 크로스가 올라올 뿐"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다음은 이정협과의 일문문답.

-- 오늘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 우즈베크전 때 팀에 도움이 많이 못 돼 미안했다. 오늘 경기하면서 최전방에서 열심히 싸워주고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려고 했다. 운좋게 김진수가 좋은 크로스를 해줘서 골을 넣고, 나중에 운좋게 어시스트도 할 수 있었다. 상당히 기분이 좋다.

-- 경기 전에 슈틸리케 감독의 당부는.

▲ 훈련하던 대로 전방에서 많이 싸워주고 공중볼에서 지더라도 같이 떠서 싸워주라고 했다.

-- 골 냄새를 상당히 잘 맡는 것 같은데.

▲ 내가 골 냄새를 잘 맡는다기보다는 내가 있는 곳에 항상 좋은 크로스가 올라온다. 좋은 크로스가 오기 때문에 내가 스트라이커로서 골을 넣는 것은 당연하다.

-- 상주의 벤치멤버로서 대표팀에 발탁된 게 파격적이지 않았나.

▲ 시드니에 처음 왔을 때 감독님과 면담했다. 감독님께서 '네가 잘하든 못하든 내가 책임을 질 터이니 걱정말고 편하게 부담없이 뛰라'고 하셨다. 항상 편하게 해주시니까 훈련할 때나 경기하기가 쉽다.

-- 점점 발전해가는 자신을 느끼나.

▲ 경기가 끝날 때마다 비디오를 본다. 코치님들이 계속 '이 상황에서 이렇게 했으면 좀 더 좋지 않겠냐'고 조언을 해주신다. 그걸 보면서 생각을 많이 한다. 한 경기 한 경기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비디오는 같이도 보고 따로도 보고 있다.

-- 아시안컵에서 가장 좋아진 면은 무엇인가.

▲ 혼자 고립됐을 때 키핑이나 연계 플레이가 안 됐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연계플레이도 괜찮아지고 있는 것 같다.

-- 학창 시절에 우승 경험이 많았나.

▲ 고등학교 때는 좀 했다. 결승에 가게 되면 모든 생각을 버리고 항상 우승하겠다는 그 마음가짐으로 타박상을 입어도 다 잊고 뛰었다. 우승 도전 때는 우승 목표에만 전념하게 된다.

-- 호주와 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 수비수들이 상당히 신체적으로 좋고 힘도 좋았다. 나도 거기에 안 밀리려고 남은 며칠동안 잘 준비하겠다.

-- 어머니께 전화드렸나.

▲ 오늘은 전화를 못 했다. 그냥 어머니께서 편하게 하라고 주로 말씀하셨다. (종교가 불교인데) 새벽에 어머니께서 기도를 해주신다.

-- 슈틸리케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 나에겐 은인이다. 나를 좋게 봐주시는 모험도 하시고. 감독님의 그런 믿음에 보답하게끔 최선을 다해야 한다. 박항서(상주 상무), 윤성효(부산 아이파크) 감독님처럼 슈틸리케 감독님은 평생의 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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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겸손한 이정협 “득점력보다 크로스 좋았다”
    • 입력 2015-01-26 22:41:18
    • 수정2015-01-26 22:54:52
    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오른 스트라이커 이정협(상주 상무)은 득점력을 운으로 돌릴 정도로 겸손했다. 이정협은 26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15 호주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이라크를 2-0으로 완파하고 27년 만의 아시안컵 결승에 안착했다. 이정협은 상주의 벤치멤버로 지내다가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발탁돼 5차례 A매치에서 3골을 터뜨리는 파괴력을 뽐내고 있다. 탁월한 위치선정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골이 나올 수 있는 구역을 기가 막히게 잘 찾아들어가는 스트라이커에게는 골 냄새를 잘 맡는다는 수식이 붙는다. 이정협은 이런 평가에 대해 "내가 있는 곳에 항상 좋은 크로스가 올라올 뿐"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다음은 이정협과의 일문문답. -- 오늘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 우즈베크전 때 팀에 도움이 많이 못 돼 미안했다. 오늘 경기하면서 최전방에서 열심히 싸워주고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려고 했다. 운좋게 김진수가 좋은 크로스를 해줘서 골을 넣고, 나중에 운좋게 어시스트도 할 수 있었다. 상당히 기분이 좋다. -- 경기 전에 슈틸리케 감독의 당부는. ▲ 훈련하던 대로 전방에서 많이 싸워주고 공중볼에서 지더라도 같이 떠서 싸워주라고 했다. -- 골 냄새를 상당히 잘 맡는 것 같은데. ▲ 내가 골 냄새를 잘 맡는다기보다는 내가 있는 곳에 항상 좋은 크로스가 올라온다. 좋은 크로스가 오기 때문에 내가 스트라이커로서 골을 넣는 것은 당연하다. -- 상주의 벤치멤버로서 대표팀에 발탁된 게 파격적이지 않았나. ▲ 시드니에 처음 왔을 때 감독님과 면담했다. 감독님께서 '네가 잘하든 못하든 내가 책임을 질 터이니 걱정말고 편하게 부담없이 뛰라'고 하셨다. 항상 편하게 해주시니까 훈련할 때나 경기하기가 쉽다. -- 점점 발전해가는 자신을 느끼나. ▲ 경기가 끝날 때마다 비디오를 본다. 코치님들이 계속 '이 상황에서 이렇게 했으면 좀 더 좋지 않겠냐'고 조언을 해주신다. 그걸 보면서 생각을 많이 한다. 한 경기 한 경기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비디오는 같이도 보고 따로도 보고 있다. -- 아시안컵에서 가장 좋아진 면은 무엇인가. ▲ 혼자 고립됐을 때 키핑이나 연계 플레이가 안 됐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연계플레이도 괜찮아지고 있는 것 같다. -- 학창 시절에 우승 경험이 많았나. ▲ 고등학교 때는 좀 했다. 결승에 가게 되면 모든 생각을 버리고 항상 우승하겠다는 그 마음가짐으로 타박상을 입어도 다 잊고 뛰었다. 우승 도전 때는 우승 목표에만 전념하게 된다. -- 호주와 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 수비수들이 상당히 신체적으로 좋고 힘도 좋았다. 나도 거기에 안 밀리려고 남은 며칠동안 잘 준비하겠다. -- 어머니께 전화드렸나. ▲ 오늘은 전화를 못 했다. 그냥 어머니께서 편하게 하라고 주로 말씀하셨다. (종교가 불교인데) 새벽에 어머니께서 기도를 해주신다. -- 슈틸리케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 나에겐 은인이다. 나를 좋게 봐주시는 모험도 하시고. 감독님의 그런 믿음에 보답하게끔 최선을 다해야 한다. 박항서(상주 상무), 윤성효(부산 아이파크) 감독님처럼 슈틸리케 감독님은 평생의 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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