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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실손보험금으로 지출한 의료비’ 소득공제서 제외 논란
입력 2015.01.29 (05:06) 수정 2015.01.29 (10:34) 연합뉴스
민영 보험사로부터 받은 실손보험금으로 지출한 의료비를 국세청에서 소득공제를 받지 못한 납세자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서는 실손보험금으로 의료비를 냈던 직장인 상당수가 향후 경정청구 과정을 통해 이미 냈던 세금을 환급받게 될 수도 있다.

세무 전문가들은 이같은 경우까지 의료비를 공제해준다면 기존 보장성 보험에 대한 공제에 겹쳐 이중공제가 적용되는 결과가 나오므로 세법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하지만 현행법상 이를 명확히 금지한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에 세무당국의 유권해석만으로 납세자의 '절세권'을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도 맞서고 있다.

◇ 납세자 "실손보험금은 본인 자산" 소송 제기

29일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6일 파주세무서를 상대로 의정부지법에 근로소득세 경정청구거부 취소소송을 냈다.

지난해 6월 A씨는 2013년 귀속 근로소득에 대한 연말정산 당시 신고하지 못했던 의료비 1천만여원을 추가로 소득공제해달라며 세무서에 경정청구를 했다.

그러나 파주세무서는 "근로자가 가입한 상해보험 등에 따라 보험회사로부터 수령한 의료비는 현행법상 공제대상 의료비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A씨가 지급받은 실손보험금을 제외한 60만원만 공제해주는데 그쳤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지만 심판원 역시 "해당 의료비를 A씨가 직접 부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세무서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A씨는 납세자연맹을 통해 소송을 제기했다.

A씨 사례에서 세무당국이 문제로 삼은 것은 각종 공제 조건을 규정한 소득세법 시행령 조항에 '근로자가 직접 부담하는 (의료비)'이라는 표현이다.

납세자연맹 이경환 법률지원단장은 "보험계약에 따라 근로소득자가 지급받은 보험금은 보험회사의 자산이 아니라 근로소득자 본인의 자산"이라며 "지출한 의료비는 당연히 본인이 직접 지출한 돈으로 봐야 한다"며 소송 이유를 설명했다.

이 단장은 "국세청 논리대로라면 납세자가 예금이나 적금, 펀드로부터 지급받은 돈으로 의료비를 낸 경우에도 공제를 받을 수 없어야 하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 "보험료 의료비 이중공제 불필요" 의견 우세

세무 전문가들은 대부분 연말정산 관련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소송이 제기된 만큼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보자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지만, 의료비에 대해 지급된 실손보험금까지 공제에 포함시킬 필요는 없다는 견해가 상당수였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보험사에서 의료비를 대줬다면 본인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세가) 어느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소득세를 정산하면서 의료비를 빼주는 이유는 납세자에게 불가피한 비용이 발생해 실제로 쓸 수있는 돈이 적어졌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정부가 이미 보장성 보험을 공제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개인이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료 지출은 정부가 장려해주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각종 공제 항목은 정부가 조세정책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의료비만큼은 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홍기용 한국세무학회장은 "개인이 낸 보험료는 정부가 공제를 해주고 있는데, 나중에 아팠을 때 받는 보험금까지 공제해주면 이중 수혜가 되는 셈이다. 이를 어떻게 볼 것인지의 문제"고 말했다.

세법과 조세정책 관점에서는 특정 항목이 공제에 포함될수도, 나중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개별 사안에서는 세무당국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 일차적으로는 맞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홍 교수는 "이번 소송 사례의 경우 실손보험금 덕에 본인 세부담에 변동이 없었기 때문에 의료비 공제 필요성이 없을 수도 있다"면서도 "의료비는 필요경비이기 때문에 세액공제로 바꾸는 등 혜택을 축소하는 방향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정소송을 추진한 납세자연맹은 관련 법 조항이 명확히 규정돼지 않았기 때문에 납세자가 적극적으로 절세권을 행사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연맹 관계자는 "보험료와 의료비 이중공제를 배제한다는 규정은 현행법상 없기 때문에 공제 여건이 되는 납세자의 절세권을 충분히 보장해줘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세법 시행령에는 '직접 부담하는'이라는 표현만 있을 뿐 세부적인 설명은 없는데 세무당국이 유권해석을 통해 멋대로 근로소득자의 세 부담을 늘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 국세청 ‘실손보험금으로 지출한 의료비’ 소득공제서 제외 논란
    • 입력 2015-01-29 05:06:14
    • 수정2015-01-29 10:34:53
    연합뉴스
민영 보험사로부터 받은 실손보험금으로 지출한 의료비를 국세청에서 소득공제를 받지 못한 납세자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서는 실손보험금으로 의료비를 냈던 직장인 상당수가 향후 경정청구 과정을 통해 이미 냈던 세금을 환급받게 될 수도 있다.

세무 전문가들은 이같은 경우까지 의료비를 공제해준다면 기존 보장성 보험에 대한 공제에 겹쳐 이중공제가 적용되는 결과가 나오므로 세법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하지만 현행법상 이를 명확히 금지한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에 세무당국의 유권해석만으로 납세자의 '절세권'을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도 맞서고 있다.

◇ 납세자 "실손보험금은 본인 자산" 소송 제기

29일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6일 파주세무서를 상대로 의정부지법에 근로소득세 경정청구거부 취소소송을 냈다.

지난해 6월 A씨는 2013년 귀속 근로소득에 대한 연말정산 당시 신고하지 못했던 의료비 1천만여원을 추가로 소득공제해달라며 세무서에 경정청구를 했다.

그러나 파주세무서는 "근로자가 가입한 상해보험 등에 따라 보험회사로부터 수령한 의료비는 현행법상 공제대상 의료비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A씨가 지급받은 실손보험금을 제외한 60만원만 공제해주는데 그쳤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지만 심판원 역시 "해당 의료비를 A씨가 직접 부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세무서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A씨는 납세자연맹을 통해 소송을 제기했다.

A씨 사례에서 세무당국이 문제로 삼은 것은 각종 공제 조건을 규정한 소득세법 시행령 조항에 '근로자가 직접 부담하는 (의료비)'이라는 표현이다.

납세자연맹 이경환 법률지원단장은 "보험계약에 따라 근로소득자가 지급받은 보험금은 보험회사의 자산이 아니라 근로소득자 본인의 자산"이라며 "지출한 의료비는 당연히 본인이 직접 지출한 돈으로 봐야 한다"며 소송 이유를 설명했다.

이 단장은 "국세청 논리대로라면 납세자가 예금이나 적금, 펀드로부터 지급받은 돈으로 의료비를 낸 경우에도 공제를 받을 수 없어야 하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 "보험료 의료비 이중공제 불필요" 의견 우세

세무 전문가들은 대부분 연말정산 관련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소송이 제기된 만큼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보자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지만, 의료비에 대해 지급된 실손보험금까지 공제에 포함시킬 필요는 없다는 견해가 상당수였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보험사에서 의료비를 대줬다면 본인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세가) 어느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소득세를 정산하면서 의료비를 빼주는 이유는 납세자에게 불가피한 비용이 발생해 실제로 쓸 수있는 돈이 적어졌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정부가 이미 보장성 보험을 공제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개인이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료 지출은 정부가 장려해주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각종 공제 항목은 정부가 조세정책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의료비만큼은 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홍기용 한국세무학회장은 "개인이 낸 보험료는 정부가 공제를 해주고 있는데, 나중에 아팠을 때 받는 보험금까지 공제해주면 이중 수혜가 되는 셈이다. 이를 어떻게 볼 것인지의 문제"고 말했다.

세법과 조세정책 관점에서는 특정 항목이 공제에 포함될수도, 나중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개별 사안에서는 세무당국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 일차적으로는 맞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홍 교수는 "이번 소송 사례의 경우 실손보험금 덕에 본인 세부담에 변동이 없었기 때문에 의료비 공제 필요성이 없을 수도 있다"면서도 "의료비는 필요경비이기 때문에 세액공제로 바꾸는 등 혜택을 축소하는 방향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정소송을 추진한 납세자연맹은 관련 법 조항이 명확히 규정돼지 않았기 때문에 납세자가 적극적으로 절세권을 행사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연맹 관계자는 "보험료와 의료비 이중공제를 배제한다는 규정은 현행법상 없기 때문에 공제 여건이 되는 납세자의 절세권을 충분히 보장해줘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세법 시행령에는 '직접 부담하는'이라는 표현만 있을 뿐 세부적인 설명은 없는데 세무당국이 유권해석을 통해 멋대로 근로소득자의 세 부담을 늘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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