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는 ‘시설 퇴소’에 갈 곳 없는 장애인들

입력 2015.01.29 (21:06) 수정 2015.01.29 (21:3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앞의 경우에서 장애인 언니는 보호시설에서 왜 나와야 했을까요?

정부가 장애인 시설의 규모를 줄이면서 대신 장애인의 자립을 돕겠다고 했는데, 막상 퇴소를 하면 갈 곳이 없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정성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적장애를 가진 35살 양소영 씨는 다른 장애인 세명, 교사 1명과 함께 공동생활가정에 거주합니다.

낮에는 직장에 다닙니다.

하루 8시간을 일하고, 급여로 4~50만원을 받습니다.

<녹취> 양소영(지적장애인) : "이건 쇼핑백 끼우는 거고 장갑도 하고...(다같이 하면) 재밌어요"

하지만 대규모 시설과 '체험홈'을 거쳐 공동생활가정에 안착한 양소영씨의 사례는 대다수 장애인들에게는 꿈이나 다름없습니다.

가정과 직장을 함께 묶는 방식으로 자립에 성공한 장애인은 3천 여 명에 불과합니다.

<녹취> 황규인(장애인거주시설 원장) : "지역사회 친화적인 형태의 삶을 장애인들이 다 원하지만, 재정지원이 되지 않는..."

아직도 만 7천 여 명의 장애인은 30인 넘게 지내는 대규모 시설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본인이 원할 경우 퇴소를 해서 자립 훈련을 할 수 있는 소규모 '체험홈'으로 옮겨가 4년을 머물게 됩니다.

하지만 정부가 교사 인건비를 지원하지 않아 훈련교육 과정이 부실합니다.

'체험홈' 숫자도 220곳으로 턱없이 부족합니다.

<인터뷰> 정현석(장애인복지시설협회 정책실장) : "직업이나 돌봐줄 사람 등 사회적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자립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체계적인 자립훈련 없이 밀려나듯이 장애인 시설에서 퇴소하는 일이 계속된다면 대구 장애인 가족의 비극은 되풀이될 수 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대책없는 ‘시설 퇴소’에 갈 곳 없는 장애인들
    • 입력 2015-01-29 21:07:16
    • 수정2015-01-29 21:32:43
    뉴스 9
<앵커 멘트>

앞의 경우에서 장애인 언니는 보호시설에서 왜 나와야 했을까요?

정부가 장애인 시설의 규모를 줄이면서 대신 장애인의 자립을 돕겠다고 했는데, 막상 퇴소를 하면 갈 곳이 없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정성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적장애를 가진 35살 양소영 씨는 다른 장애인 세명, 교사 1명과 함께 공동생활가정에 거주합니다.

낮에는 직장에 다닙니다.

하루 8시간을 일하고, 급여로 4~50만원을 받습니다.

<녹취> 양소영(지적장애인) : "이건 쇼핑백 끼우는 거고 장갑도 하고...(다같이 하면) 재밌어요"

하지만 대규모 시설과 '체험홈'을 거쳐 공동생활가정에 안착한 양소영씨의 사례는 대다수 장애인들에게는 꿈이나 다름없습니다.

가정과 직장을 함께 묶는 방식으로 자립에 성공한 장애인은 3천 여 명에 불과합니다.

<녹취> 황규인(장애인거주시설 원장) : "지역사회 친화적인 형태의 삶을 장애인들이 다 원하지만, 재정지원이 되지 않는..."

아직도 만 7천 여 명의 장애인은 30인 넘게 지내는 대규모 시설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본인이 원할 경우 퇴소를 해서 자립 훈련을 할 수 있는 소규모 '체험홈'으로 옮겨가 4년을 머물게 됩니다.

하지만 정부가 교사 인건비를 지원하지 않아 훈련교육 과정이 부실합니다.

'체험홈' 숫자도 220곳으로 턱없이 부족합니다.

<인터뷰> 정현석(장애인복지시설협회 정책실장) : "직업이나 돌봐줄 사람 등 사회적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자립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체계적인 자립훈련 없이 밀려나듯이 장애인 시설에서 퇴소하는 일이 계속된다면 대구 장애인 가족의 비극은 되풀이될 수 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