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 과열로 교복공동구매제 ‘흔들’

입력 2015.01.31 (06:29) 수정 2015.01.3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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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교복값을 낮추기 위해 교육부는 가격 기준을 정해 학교가 교복 업체를 선정하는 '학교주관교복공동구매제'를 올해 처음 도입했습니다.

그런데 이 제도가 일부 대형교복업체 대리점들의 공세로 위기에 처했습니다.

혼란에 빠진 교복시장 우정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중학교 입학 예정인 학생들 손에 교복 대리점 전단지가 들려 있습니다.

한 벌에 99,000원 이라고 돼있는데 이 학교가 학교주관구매제로 낙찰한 가격의 60% 수준입니다.

가격을 후려친 겁니다.

정부가 도입한 제도를 알고있는 학부모들은 혼란스럽습니다.

<녹취> 학부모 : "(학교 주관으로) 공동 구매하는 줄 알았는데 전단지나 학부형들 듣는 얘기나 보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가격 할인만이 아닙니다.

일부 대형교복사 대리점들은 학교구매 교복에 문제가 있는 듯 알리거나, 심지어 일부 학교엔 선생님들에게 학교주관구매를 학생들에게 강요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문서까지 보냈습니다.

교육부가 도입한 제도에따라 교복을 구입한 비율이 일부에선 절반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김동석(학교 주관 교복 납품업체) : "잠이 안 오죠. 어떤 학교들은 형편없이 (채택률이) 떨어지고 직원들이 일을 못 해요. 계속 전화 와서 취소하겠다고 엄마들이…"

대형 교복사 대리점들도 피해자라고 강변합니다.

<인터뷰> 진상준(한국교복협회장) : "시장에 맡기는 게 원칙이죠. 교육부 정책이 졸속으로 가다보니 시중에 문제점이 많이 발생합니다. 안 팔고 가만히 두고 있으면 굶어죽을 판인데..."

교육부가 정한 제도를 따를 경우 이미 높은 가격이 매겨진 교복으로 입찰 경쟁을 할 수 없어진 대형교복사들이 싼 값 공세 등으로 시장을 압박한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이혜영(한국소비생활연구원 본부장) : "할인 경쟁 현상은 누군가가 백기를 들 때까지 끝까지 가보자는 식의 서로를 궁지에 모는 전략입니다. 유통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합리적인 가격 경쟁은 어려울 것이라고 보입니다."

교복시장이 혼탁하다는 소리가 전국 곳곳에서 나고있지만 제도를 도입한 교육부는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습니다.

KBS 뉴스 우정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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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법 과열로 교복공동구매제 ‘흔들’
    • 입력 2015-01-31 06:31:21
    • 수정2015-01-31 08:16:41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교복값을 낮추기 위해 교육부는 가격 기준을 정해 학교가 교복 업체를 선정하는 '학교주관교복공동구매제'를 올해 처음 도입했습니다.

그런데 이 제도가 일부 대형교복업체 대리점들의 공세로 위기에 처했습니다.

혼란에 빠진 교복시장 우정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중학교 입학 예정인 학생들 손에 교복 대리점 전단지가 들려 있습니다.

한 벌에 99,000원 이라고 돼있는데 이 학교가 학교주관구매제로 낙찰한 가격의 60% 수준입니다.

가격을 후려친 겁니다.

정부가 도입한 제도를 알고있는 학부모들은 혼란스럽습니다.

<녹취> 학부모 : "(학교 주관으로) 공동 구매하는 줄 알았는데 전단지나 학부형들 듣는 얘기나 보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가격 할인만이 아닙니다.

일부 대형교복사 대리점들은 학교구매 교복에 문제가 있는 듯 알리거나, 심지어 일부 학교엔 선생님들에게 학교주관구매를 학생들에게 강요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문서까지 보냈습니다.

교육부가 도입한 제도에따라 교복을 구입한 비율이 일부에선 절반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김동석(학교 주관 교복 납품업체) : "잠이 안 오죠. 어떤 학교들은 형편없이 (채택률이) 떨어지고 직원들이 일을 못 해요. 계속 전화 와서 취소하겠다고 엄마들이…"

대형 교복사 대리점들도 피해자라고 강변합니다.

<인터뷰> 진상준(한국교복협회장) : "시장에 맡기는 게 원칙이죠. 교육부 정책이 졸속으로 가다보니 시중에 문제점이 많이 발생합니다. 안 팔고 가만히 두고 있으면 굶어죽을 판인데..."

교육부가 정한 제도를 따를 경우 이미 높은 가격이 매겨진 교복으로 입찰 경쟁을 할 수 없어진 대형교복사들이 싼 값 공세 등으로 시장을 압박한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이혜영(한국소비생활연구원 본부장) : "할인 경쟁 현상은 누군가가 백기를 들 때까지 끝까지 가보자는 식의 서로를 궁지에 모는 전략입니다. 유통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합리적인 가격 경쟁은 어려울 것이라고 보입니다."

교복시장이 혼탁하다는 소리가 전국 곳곳에서 나고있지만 제도를 도입한 교육부는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습니다.

KBS 뉴스 우정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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