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협·김진현, ‘슈틸리케 황태자’ 굳혔다

입력 2015.01.31 (20:49) 수정 2015.01.3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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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협(24·상주 상무)과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 한국 축구 대표팀의 새로운 얼굴로 자리를 굳혔다.

31일 호주 시드니에서 끝난 2015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우리나라를 준우승으로 이끈 둘은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의 공격과 수비에서 큰 몫을 해냈다.

둘은 불과 6개월 전 브라질 월드컵이 열릴 때만 해도 국가대표와는 큰 연관이 없는 선수들이었다.

그동안 '3번 골키퍼'로 대표팀을 가끔 들락거린 김진현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이범영에 그 자리마저 내주고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

또 이정협은 사실 이번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는 웬만한 축구 팬이라도 생소하게 느껴지는 그런 이름이었다.

그러나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뒤 대표팀 지휘봉을 새롭게 잡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 둘을 그야말로 전격적으로 발탁하면서 대표팀 주전 경쟁 구도가 한꺼번에 뒤흔들렸다.

특히 이정협의 대표팀 선발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카드였을 정도로 예상 밖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정협을 뽑겠다는 뜻을 밝히자 일부 기술위원들이 '신중을 기해달라'고 사실상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고 알려졌을 정도다.

키 186㎝에 몸무게 76㎏의 훤칠하고 날렵한 체구를 갖춘 이정협은 K리그에서 최근 2년간 대부분 교체로 출전해 52경기, 6골의 성적을 남긴 선수다.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들었을 때만 해도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 등 공격수들이 부상 중이라 슈틸리케 감독이 '고육지책'으로 뽑은 것이라며 호주에서 벤치만 덥히다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돌았다.

하지만 이정협은 '잘해야 교체 출전일 것'이라는 주위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이번 대회 6경기 가운데 4경기에 선발로 출전, 2골을 터뜨리며 대표팀 주 공격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김진현의 선방도 눈부셨다.

이번 대회를 통해 사실상 처음 대표팀 주전 골키퍼 자리를 차지한 김진현은 고비마다 놀라운 운동 능력을 앞세운 선방 쇼를 펼쳤다.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만 감기 증세로 자리를 비웠을 뿐 조별리그 두 경기와 8강, 4강까지 4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김진현의 선방이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결승 진출이 어려웠을 수도 있었다.

김진현은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추가 시간에 상대 헤딩슛을 막아냈고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철통 방어를 이어갔다.

역시 1-0으로 앞선 후반 43분에 호주 로비 크루스의 오른발슛을 힘겹게 쳐내면서 한국의 조 1위를 사실상 확정 지었다.

8강 토너먼트에 들어선 이후 최대 고비였던 우즈베키스탄과의 준준결승에서도 그는 상대의 위협적인 장면을 침착하게 무산시키며 한국의 연장 승리에 힘을 보탰다.

비록 31일 호주와의 결승에서 전반 45분 마시모 루옹고의 기습적인 중거리슛과 연장전 결승골 등 두 골을 내줬으나 충분히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찾아낸 '흙 속의 진주'인 이들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에 커다란 선물을 안길 수 있을지 축구 팬들의 기대감이 날로 커져만 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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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협·김진현, ‘슈틸리케 황태자’ 굳혔다
    • 입력 2015-01-31 20:49:09
    • 수정2015-01-31 20:50:16
    연합뉴스
이정협(24·상주 상무)과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 한국 축구 대표팀의 새로운 얼굴로 자리를 굳혔다. 31일 호주 시드니에서 끝난 2015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우리나라를 준우승으로 이끈 둘은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의 공격과 수비에서 큰 몫을 해냈다. 둘은 불과 6개월 전 브라질 월드컵이 열릴 때만 해도 국가대표와는 큰 연관이 없는 선수들이었다. 그동안 '3번 골키퍼'로 대표팀을 가끔 들락거린 김진현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이범영에 그 자리마저 내주고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 또 이정협은 사실 이번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는 웬만한 축구 팬이라도 생소하게 느껴지는 그런 이름이었다. 그러나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뒤 대표팀 지휘봉을 새롭게 잡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 둘을 그야말로 전격적으로 발탁하면서 대표팀 주전 경쟁 구도가 한꺼번에 뒤흔들렸다. 특히 이정협의 대표팀 선발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카드였을 정도로 예상 밖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정협을 뽑겠다는 뜻을 밝히자 일부 기술위원들이 '신중을 기해달라'고 사실상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고 알려졌을 정도다. 키 186㎝에 몸무게 76㎏의 훤칠하고 날렵한 체구를 갖춘 이정협은 K리그에서 최근 2년간 대부분 교체로 출전해 52경기, 6골의 성적을 남긴 선수다.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들었을 때만 해도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 등 공격수들이 부상 중이라 슈틸리케 감독이 '고육지책'으로 뽑은 것이라며 호주에서 벤치만 덥히다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돌았다. 하지만 이정협은 '잘해야 교체 출전일 것'이라는 주위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이번 대회 6경기 가운데 4경기에 선발로 출전, 2골을 터뜨리며 대표팀 주 공격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김진현의 선방도 눈부셨다. 이번 대회를 통해 사실상 처음 대표팀 주전 골키퍼 자리를 차지한 김진현은 고비마다 놀라운 운동 능력을 앞세운 선방 쇼를 펼쳤다.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만 감기 증세로 자리를 비웠을 뿐 조별리그 두 경기와 8강, 4강까지 4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김진현의 선방이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결승 진출이 어려웠을 수도 있었다. 김진현은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추가 시간에 상대 헤딩슛을 막아냈고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철통 방어를 이어갔다. 역시 1-0으로 앞선 후반 43분에 호주 로비 크루스의 오른발슛을 힘겹게 쳐내면서 한국의 조 1위를 사실상 확정 지었다. 8강 토너먼트에 들어선 이후 최대 고비였던 우즈베키스탄과의 준준결승에서도 그는 상대의 위협적인 장면을 침착하게 무산시키며 한국의 연장 승리에 힘을 보탰다. 비록 31일 호주와의 결승에서 전반 45분 마시모 루옹고의 기습적인 중거리슛과 연장전 결승골 등 두 골을 내줬으나 충분히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찾아낸 '흙 속의 진주'인 이들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에 커다란 선물을 안길 수 있을지 축구 팬들의 기대감이 날로 커져만 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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