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선수들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

입력 2015.01.31 (22:11) 수정 2015.01.3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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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31일 "우리 선수들을 자랑스러워 해도 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개최국 호주와의 2015 아시안컵 결승전을 마친 뒤 선수들의 선전을 높이 평가하며 이런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호주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2로 져 우승컵을 코앞에서 놓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말에 한국어로 준비한 게 있다며 종이를 꺼내 한국어로 당부를 전했다.

그는 "가슴 속 깊이 우러나서 할 말이 있다"고 영어로 말한 뒤 한국어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우리 선수들 자랑스러워 해도 됩니다"라고 천천히 말했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과의 문답.

-- 아쉽게 준우승했다.

▲ 우리가 우승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우승 트로피만 가지고 가지 않을 뿐이다. 많은 사람이 우리가 잘했다고 격려한다. 우리 선수들이 잘 싸웠다는 연락을 많이 받고 있다. 어느 쪽이 승리하든지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다. 우승컵을 호주와 나누어 2년씩 보유했으면 좋겠다. 적당한 곳에서 적당히 좋은 대결을 펼쳤다.

-- 수비수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박주호를 왼쪽 윙어로 내보냈는데.

▲ 오늘 선발진은 호주를 철저히 분석한 뒤 내린 결정이었다. 양쪽 측면에 공격수를 두는 게 위험하다고 봤다. 호주는 풀백들이 위력적이었다. 오늘 특별히 수비에서는 문제점이 없었다.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간 게 실점으로 이어졌다. 경기를 뒤집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 정신적 부분을 많이 강조하곤 했는데. 선수들에게 앞으로 어떤 주문을 할 것인가.

▲ 우리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잘 싸워줬다. 두 골을 허용했지만 우리 선수들이 정신적으로는 괜찮았다. 두 번째 실점 때는 침착하게 대응하지 못한 게 아쉽다. 차근차근 시간이 지나면 이런 점들은 좋아질 것이다. 경험이 적은 선수들의 잘못은 고치고 발전시켜갈 수 있다.

-- 이번 대회 때 국민이 많이 즐거웠다. 많은 가능성을 봤다. 월드컵 예선도 앞두고 있는데 다시 한번 한국 축구의 비전을 설명한다면.

▲ 내 가슴 속에 깊이 우러난 말이 있어 한국어로 준비한 게 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우리 선수들 자랑스러워 해도 됩니다"(한국어).

우리는 미래를 향해 잘 나아가고 있다. 4강전이 끝난 뒤 주전으로 뛴 선수들, 비주전으로 뛴 선수들이 나뉘어 훈련한 적이 있었다. 1분도 뛰지 못한 골키퍼(정성룡)도 비주전조에서 훈련했다. 한국 대표팀을 모르는 사람이 와서 봤다면 정성룡이 넘버원 골키퍼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는 11명만으로 힘을 내지 않는다. 모든 선수들이 힘을 합쳐 결실을 만들었다. 우리 대표팀의 가장 큰 결실이 바로 이것 모두가 함께한다는 것이다.

-- 김진수 선수가 수비 때 실수를 했는데.

▲ 김진수는 미래가 창창한 선수이고 앞으고 커리어를 잘 만들어갈 것이라고 믿는다.

-- 선수들과 얘기한 게 있다면.

▲ 선수들과 아직 얘기하지 못했다. 내일 바로 선수들 대다수가 서울로 가지만 바로 소속 클럽으로 가는 선수들도 있다. 선수들에게 축하한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우리가 나아가는 방향은 바른 방향이다. 그 옳은 길로 계속 가야 한다. 오늘도 우리는 옳은 길로 갔고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경기를 보여줬다. 오늘 경기만 보면 어디가 홈팀이고 어디가 원정팀인지 모를 정도이다. 지금과 같은 정신을 잘 이어가야 할 것이다.

-- 전반전에 좋은 찬스를 살리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 그 말에 동의한다. 좋은 장면을 살리지 못해 아쉽다. 그게 축구다. 스트라이커 이정협이 참 잘했다. 이정협을 처음 본 게 기억난다. 좋은 움직임을 보고 몇 경기를 더 지켜본 뒤 선발했다. 이정협의 소속 클럽은 2부 리그로 떨어진 상태다. 이정협은 거기서도 많이 뛰지 못했다.

우리가 국가대표 선수를 선발할 때 많은 선수들을 더 많이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이 발굴이 되지 못한 것인지 (한국 축구 전반이) 기술적으로 부족한지 모르겠다.

이정협이 더는 뛰지 못해 센터백 곽태휘를 최전방에 올리기까지 했다. 한국 축구의 문제점 하나만 얘기하고 싶다. 대다수 선수들이 학교에서 축구를 배운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선수들에게 승리하는 법을 가르칠 뿐 축구를 즐기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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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틸리케 “선수들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
    • 입력 2015-01-31 22:11:27
    • 수정2015-01-31 22:31:56
    연합뉴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31일 "우리 선수들을 자랑스러워 해도 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개최국 호주와의 2015 아시안컵 결승전을 마친 뒤 선수들의 선전을 높이 평가하며 이런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호주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2로 져 우승컵을 코앞에서 놓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말에 한국어로 준비한 게 있다며 종이를 꺼내 한국어로 당부를 전했다. 그는 "가슴 속 깊이 우러나서 할 말이 있다"고 영어로 말한 뒤 한국어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우리 선수들 자랑스러워 해도 됩니다"라고 천천히 말했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과의 문답. -- 아쉽게 준우승했다. ▲ 우리가 우승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우승 트로피만 가지고 가지 않을 뿐이다. 많은 사람이 우리가 잘했다고 격려한다. 우리 선수들이 잘 싸웠다는 연락을 많이 받고 있다. 어느 쪽이 승리하든지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다. 우승컵을 호주와 나누어 2년씩 보유했으면 좋겠다. 적당한 곳에서 적당히 좋은 대결을 펼쳤다. -- 수비수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박주호를 왼쪽 윙어로 내보냈는데. ▲ 오늘 선발진은 호주를 철저히 분석한 뒤 내린 결정이었다. 양쪽 측면에 공격수를 두는 게 위험하다고 봤다. 호주는 풀백들이 위력적이었다. 오늘 특별히 수비에서는 문제점이 없었다.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간 게 실점으로 이어졌다. 경기를 뒤집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 정신적 부분을 많이 강조하곤 했는데. 선수들에게 앞으로 어떤 주문을 할 것인가. ▲ 우리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잘 싸워줬다. 두 골을 허용했지만 우리 선수들이 정신적으로는 괜찮았다. 두 번째 실점 때는 침착하게 대응하지 못한 게 아쉽다. 차근차근 시간이 지나면 이런 점들은 좋아질 것이다. 경험이 적은 선수들의 잘못은 고치고 발전시켜갈 수 있다. -- 이번 대회 때 국민이 많이 즐거웠다. 많은 가능성을 봤다. 월드컵 예선도 앞두고 있는데 다시 한번 한국 축구의 비전을 설명한다면. ▲ 내 가슴 속에 깊이 우러난 말이 있어 한국어로 준비한 게 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우리 선수들 자랑스러워 해도 됩니다"(한국어). 우리는 미래를 향해 잘 나아가고 있다. 4강전이 끝난 뒤 주전으로 뛴 선수들, 비주전으로 뛴 선수들이 나뉘어 훈련한 적이 있었다. 1분도 뛰지 못한 골키퍼(정성룡)도 비주전조에서 훈련했다. 한국 대표팀을 모르는 사람이 와서 봤다면 정성룡이 넘버원 골키퍼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는 11명만으로 힘을 내지 않는다. 모든 선수들이 힘을 합쳐 결실을 만들었다. 우리 대표팀의 가장 큰 결실이 바로 이것 모두가 함께한다는 것이다. -- 김진수 선수가 수비 때 실수를 했는데. ▲ 김진수는 미래가 창창한 선수이고 앞으고 커리어를 잘 만들어갈 것이라고 믿는다. -- 선수들과 얘기한 게 있다면. ▲ 선수들과 아직 얘기하지 못했다. 내일 바로 선수들 대다수가 서울로 가지만 바로 소속 클럽으로 가는 선수들도 있다. 선수들에게 축하한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우리가 나아가는 방향은 바른 방향이다. 그 옳은 길로 계속 가야 한다. 오늘도 우리는 옳은 길로 갔고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경기를 보여줬다. 오늘 경기만 보면 어디가 홈팀이고 어디가 원정팀인지 모를 정도이다. 지금과 같은 정신을 잘 이어가야 할 것이다. -- 전반전에 좋은 찬스를 살리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 그 말에 동의한다. 좋은 장면을 살리지 못해 아쉽다. 그게 축구다. 스트라이커 이정협이 참 잘했다. 이정협을 처음 본 게 기억난다. 좋은 움직임을 보고 몇 경기를 더 지켜본 뒤 선발했다. 이정협의 소속 클럽은 2부 리그로 떨어진 상태다. 이정협은 거기서도 많이 뛰지 못했다. 우리가 국가대표 선수를 선발할 때 많은 선수들을 더 많이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이 발굴이 되지 못한 것인지 (한국 축구 전반이) 기술적으로 부족한지 모르겠다. 이정협이 더는 뛰지 못해 센터백 곽태휘를 최전방에 올리기까지 했다. 한국 축구의 문제점 하나만 얘기하고 싶다. 대다수 선수들이 학교에서 축구를 배운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선수들에게 승리하는 법을 가르칠 뿐 축구를 즐기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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