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궁극 목표! “축구가 일상인 세상”

입력 2015.02.05 (07:52) 수정 2015.02.05 (13:4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한국 곳곳에 축구가 얘기꽃을 피우도록 하는 게 자신의 궁극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장기적인 목표를 말하자면, 한국 축구가 직장에서, 가정에서 많은 화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가 이 사회에서 더 중요해졌으면 한다"며 "축구 경기중계가 중간에 끊어지는 불상사가 없는 사회가 됐으면한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에서 축구가 정치, 경제, 개개인의 업무와 비슷한 수준으로 인구에 회자될 수 있도록 위상을 높이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구체적이고 현실적 목표를 묻는 말에는 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0위 안에 들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선수들이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기술적으로는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과의 문답.

-- 아시안컵 결승전이 끝난 뒤 한국의 학교 축구를 언급했다. 즐기는 축구를 많이 해야 한다는 얘기를 했는데 그 이유는 어디에 있나.

▲ 강조한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기술적 부분의 실수를 자주 봤다. 결승전은 예외였으나 나머지 경기에서는 정신력에도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다. 경기 내에서도 압박을 당할 때도 공이 없을 때도 침착성이 떨어졌다. 유소년 축구에서 감독 역할에만 치중하는 지도자가 있고 교육자와 같은 지도자도 있다. 감독의 자질만 중시하는 사람은 결과에 집착한다. 교육자적 자질을 지닌 사람은 결과를 얻으려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가르친다.

-- 앞으로도 그런 부분을 강조할 것인가. 지도자들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한 말인가.

▲ 내가 아시안컵에서 준우승했다고 해서 다른 지도자보다 뛰어난 지도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한국 축구를 위해 일하는 시간에 전력을 기울여 사람들의 마인드 변화를 끌어내고 싶다. 특히 국내 지도자들과 관련해 외국인 지도자가 많기를 원하지는 않지만 해외 경험이 많은 국내 지도자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같은 주변국들도 아시아 안에서만 서로 남들이 무엇을 하는지 신경을 많이 쓴다. 사실 축구를 선도하는 곳은 (아시아가 아니라) 유럽이다. 먼 곳을 바라보고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브라질도 유럽에 신경을 쓰는 게 실정이다. 내가 이렇게 얘기한다고 해서 스페인, 독일의 축구를 바로 한국에 이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각 문화와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그대로 모방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세계 축구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더 주목해야 한다.

-- 아시안컵에서 점유율 위주로 축구를 하겠다고 했는데 실제 경기를 보면 그 지향점과 괴리가 있었다. 대표팀이 점유율을 완성해가는 방식으로 갈 것인지 점유율을 희생하더라도 호주와의 대결처럼 나아갈 것인지 궁금하다. 전체적인 월드컵 예선 계획은.

▲ 아시안컵 때 두 차례 호주전을 보자. 첫 번째는 볼 점유율에서 우리가 36% 뒤졌나 이겼고 두 번째는 점유율이 대등했으나 졌다. 두 경기 중에 한 경기를 선택한다면 결승전을 고르겠다. 졌지만 조별리그 대결 때보다 내용이 더 좋았다. 첫 번째 경기에서는 긴장했는데 결승전 때는 그렇지 않았다.

논리적으로만 생각해봐도 점유율이 높은 팀이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하고 경기를 지배한다. 우리의 큰 문제점은 점유율을 높이더라도 위협적인 장면을 창출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보완해야 할 점이다. 당장 3월 평가전을 잘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제2의 이정협이 있는지 K리그도 잘 지켜볼 것이다.

-- 국내 한 지도자의 지적이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점유율 축구가 무슨 색깔인지 모르겠다고.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이 무엇인가.

▲ 무엇을 더 어떻게 보고 싶은지 모르겠다. 포메이션(전술 대형)을 보고 싶은 것인가. 결과를 더 보고 싶은가. 남들이 다 볼 수 있는 뻔한 전술을 쓰기보다는 우리가 무엇을 했는지 우리의 패를 알 수 없는 전술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의 전술 대형이 4-2-3-1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우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추구한 전술이다.

단 하나의 변화가 있다면 박주호를 측면 미드필더로 결승전에 세운 것이다. 그 얘기를 한 국내 지도자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포메이션과 전술의 개념에서 혼동이 있는 게 아닌가 짐작한다. 포메이션은 숫자에 불과하다. 진짜 중요한 것은 이 숫자가 어떤 의미가 있게 할 것인지, 숫자에 어떤 전술을 입힐 것인지다. 축구가 숫자놀이에 불과하다면, 두 팀이 똑같이 4-4-2로 선다면 결과는 0-0이 될 뿐이다.

-- 선수 시절에는 경력이 화려했으나 감독으로서는 그렇지 못했다. 한국에서 마지막 감독직을 맡아 이루고 싶은 궁극적 목표는 어디에 있는가. 월드컵 성적인가. 세계 랭킹인가.

▲ 우리가 아시안컵에서 5연승했기 때문에 랭킹이 많이 올라갈 것이다. 50위 안에 든다고 만족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 봐서는 30위 안에 들었으면 한다.

항상 대표팀을 이끌어가면서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가고 싶다. 기자들이 대회 전에 기자회견에서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얘기하기를 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승하겠다는 약속을 구체적으로 하지 못했다. 워낙 많은 변수가 있어 그 얘기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프로답게 나라를 대표하는 마음으로 뛰겠다고 했고 이 점은 이룰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감독으로서 성과가 선수 때 성과에 미치지 못한 건 사실이다. 감독으로서 성적을 거두려면 그만한 큰 팀에 있어야 하는 게 사실이다. 감독으로서 임기가 끝난 뒤에 어떤 감독으로 남고 싶느냐는 말에는 분명히 답변할 수 있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싶다. 감독 생활을 하면서 거쳐간 그 어떤 구단, 대표팀에서도 나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 가도 환영받는다. 한국에서도 그런 감독으로 남고 싶다. 한 차례 그렇지 못한 곳이 있는데 스위스 프로 축구단인 시옹이다. 그때 구단주와 갈등이 있었다. 나의 문제가 아니라 구단주가 모든 이들과의 관계에서 원만하지 않았다.

장기적인 목표를 말하자면, 한국 축구가 직장에서 가정에서 많은 화제가 됐으면 좋겠다. 축구가 이 사회에서 더 중요해졌으면 한다. 경기 중계가 중간에 끊어지는 불상사가 없었으면 좋겠다. 작년에 FA(대한축구협회)컵 준결승을 봤는데 상주 상무와 FC서울의 경기는 준결승전임에도 관중이 몇 백명에 불과했다. 사람들이 정치, 경제, 자기 업무뿐만 아니라 축구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

-- 아시안컵 대회가 개막하기 전에 한국 축구의 자세에 대한 문제를 얘기했다. 자세를 먼저 고쳐야 한다는 얘기였고 대표팀도 예외가 아니다고 했다. 그 자세가 어떤 것이었는지 대회를 치러가면서 변화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

▲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 전에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점들을 호주전을 앞두고 얘기했다. 진짜 강팀을 상대한 것은 조별리그 3차전부터였다.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다. 두려움도 있었다. 많은 부담을 가졌다. 대회를 치르면서 발전한 부분이 있다면 다시 호주와 맞붙었을 때는 시작과 동시에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경기를 펼쳤다. 부담을 갖고 두려움을 가지기보다는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

점유율 얘기로 다시 돌아가자. 70% 점유율을 기록해도 60%가 자기 진영에서 볼을 돌린 결과라면 높아 봐야 의미가 없는 점유율이다. 우리에게는 이런 문제점이 일부 있다. 골키퍼에게 백패스하는 경우들도 좀 있었다. 경기장에서 발 기술이 가장 떨어지는 게 골키퍼다. 그런데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한다.

결승전에서 본다면 첫 실점에서 그런 문제가 드러난다. 정확히 42초 전에 차두리가 스로인을 했고 손흥민이 컨트롤 하다가 볼이 다시 바깥으로 나갔다. 호주가 다시 스로인한 것을 따냈는데 곽태휘가 이를 김진현으로 줬고 김진현이 다시 찼는데 밖으로 나갔다. 호주의 공격에서 기성용의 수비 가담이 조금 늦기는 했지만 그런 전술적인 부분을 논하기 전에 실수로 공을 두 차례나 잃어버린 것을 더 근본적인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0위 안에 드는 것을 랭킹 목표로 삼았는데. 한국의 그런 저력이 있는지.

▲ 호주에서 지켜본 결과 우리 선수들은 규율이 잘 잡혀있고 교육도 잘 받았고 의지도 높았다. 정신적인 면에서 많은 것을 봤다. 조금 덧붙인다면 볼을 점유할 때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가능성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슈틸리케 궁극 목표! “축구가 일상인 세상”
    • 입력 2015-02-05 07:52:40
    • 수정2015-02-05 13:41:03
    연합뉴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한국 곳곳에 축구가 얘기꽃을 피우도록 하는 게 자신의 궁극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장기적인 목표를 말하자면, 한국 축구가 직장에서, 가정에서 많은 화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가 이 사회에서 더 중요해졌으면 한다"며 "축구 경기중계가 중간에 끊어지는 불상사가 없는 사회가 됐으면한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에서 축구가 정치, 경제, 개개인의 업무와 비슷한 수준으로 인구에 회자될 수 있도록 위상을 높이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구체적이고 현실적 목표를 묻는 말에는 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0위 안에 들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선수들이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기술적으로는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과의 문답.

-- 아시안컵 결승전이 끝난 뒤 한국의 학교 축구를 언급했다. 즐기는 축구를 많이 해야 한다는 얘기를 했는데 그 이유는 어디에 있나.

▲ 강조한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기술적 부분의 실수를 자주 봤다. 결승전은 예외였으나 나머지 경기에서는 정신력에도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다. 경기 내에서도 압박을 당할 때도 공이 없을 때도 침착성이 떨어졌다. 유소년 축구에서 감독 역할에만 치중하는 지도자가 있고 교육자와 같은 지도자도 있다. 감독의 자질만 중시하는 사람은 결과에 집착한다. 교육자적 자질을 지닌 사람은 결과를 얻으려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가르친다.

-- 앞으로도 그런 부분을 강조할 것인가. 지도자들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한 말인가.

▲ 내가 아시안컵에서 준우승했다고 해서 다른 지도자보다 뛰어난 지도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한국 축구를 위해 일하는 시간에 전력을 기울여 사람들의 마인드 변화를 끌어내고 싶다. 특히 국내 지도자들과 관련해 외국인 지도자가 많기를 원하지는 않지만 해외 경험이 많은 국내 지도자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같은 주변국들도 아시아 안에서만 서로 남들이 무엇을 하는지 신경을 많이 쓴다. 사실 축구를 선도하는 곳은 (아시아가 아니라) 유럽이다. 먼 곳을 바라보고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브라질도 유럽에 신경을 쓰는 게 실정이다. 내가 이렇게 얘기한다고 해서 스페인, 독일의 축구를 바로 한국에 이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각 문화와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그대로 모방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세계 축구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더 주목해야 한다.

-- 아시안컵에서 점유율 위주로 축구를 하겠다고 했는데 실제 경기를 보면 그 지향점과 괴리가 있었다. 대표팀이 점유율을 완성해가는 방식으로 갈 것인지 점유율을 희생하더라도 호주와의 대결처럼 나아갈 것인지 궁금하다. 전체적인 월드컵 예선 계획은.

▲ 아시안컵 때 두 차례 호주전을 보자. 첫 번째는 볼 점유율에서 우리가 36% 뒤졌나 이겼고 두 번째는 점유율이 대등했으나 졌다. 두 경기 중에 한 경기를 선택한다면 결승전을 고르겠다. 졌지만 조별리그 대결 때보다 내용이 더 좋았다. 첫 번째 경기에서는 긴장했는데 결승전 때는 그렇지 않았다.

논리적으로만 생각해봐도 점유율이 높은 팀이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하고 경기를 지배한다. 우리의 큰 문제점은 점유율을 높이더라도 위협적인 장면을 창출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보완해야 할 점이다. 당장 3월 평가전을 잘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제2의 이정협이 있는지 K리그도 잘 지켜볼 것이다.

-- 국내 한 지도자의 지적이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점유율 축구가 무슨 색깔인지 모르겠다고.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이 무엇인가.

▲ 무엇을 더 어떻게 보고 싶은지 모르겠다. 포메이션(전술 대형)을 보고 싶은 것인가. 결과를 더 보고 싶은가. 남들이 다 볼 수 있는 뻔한 전술을 쓰기보다는 우리가 무엇을 했는지 우리의 패를 알 수 없는 전술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의 전술 대형이 4-2-3-1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우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추구한 전술이다.

단 하나의 변화가 있다면 박주호를 측면 미드필더로 결승전에 세운 것이다. 그 얘기를 한 국내 지도자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포메이션과 전술의 개념에서 혼동이 있는 게 아닌가 짐작한다. 포메이션은 숫자에 불과하다. 진짜 중요한 것은 이 숫자가 어떤 의미가 있게 할 것인지, 숫자에 어떤 전술을 입힐 것인지다. 축구가 숫자놀이에 불과하다면, 두 팀이 똑같이 4-4-2로 선다면 결과는 0-0이 될 뿐이다.

-- 선수 시절에는 경력이 화려했으나 감독으로서는 그렇지 못했다. 한국에서 마지막 감독직을 맡아 이루고 싶은 궁극적 목표는 어디에 있는가. 월드컵 성적인가. 세계 랭킹인가.

▲ 우리가 아시안컵에서 5연승했기 때문에 랭킹이 많이 올라갈 것이다. 50위 안에 든다고 만족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 봐서는 30위 안에 들었으면 한다.

항상 대표팀을 이끌어가면서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가고 싶다. 기자들이 대회 전에 기자회견에서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얘기하기를 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승하겠다는 약속을 구체적으로 하지 못했다. 워낙 많은 변수가 있어 그 얘기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프로답게 나라를 대표하는 마음으로 뛰겠다고 했고 이 점은 이룰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감독으로서 성과가 선수 때 성과에 미치지 못한 건 사실이다. 감독으로서 성적을 거두려면 그만한 큰 팀에 있어야 하는 게 사실이다. 감독으로서 임기가 끝난 뒤에 어떤 감독으로 남고 싶느냐는 말에는 분명히 답변할 수 있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싶다. 감독 생활을 하면서 거쳐간 그 어떤 구단, 대표팀에서도 나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 가도 환영받는다. 한국에서도 그런 감독으로 남고 싶다. 한 차례 그렇지 못한 곳이 있는데 스위스 프로 축구단인 시옹이다. 그때 구단주와 갈등이 있었다. 나의 문제가 아니라 구단주가 모든 이들과의 관계에서 원만하지 않았다.

장기적인 목표를 말하자면, 한국 축구가 직장에서 가정에서 많은 화제가 됐으면 좋겠다. 축구가 이 사회에서 더 중요해졌으면 한다. 경기 중계가 중간에 끊어지는 불상사가 없었으면 좋겠다. 작년에 FA(대한축구협회)컵 준결승을 봤는데 상주 상무와 FC서울의 경기는 준결승전임에도 관중이 몇 백명에 불과했다. 사람들이 정치, 경제, 자기 업무뿐만 아니라 축구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

-- 아시안컵 대회가 개막하기 전에 한국 축구의 자세에 대한 문제를 얘기했다. 자세를 먼저 고쳐야 한다는 얘기였고 대표팀도 예외가 아니다고 했다. 그 자세가 어떤 것이었는지 대회를 치러가면서 변화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

▲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 전에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점들을 호주전을 앞두고 얘기했다. 진짜 강팀을 상대한 것은 조별리그 3차전부터였다.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다. 두려움도 있었다. 많은 부담을 가졌다. 대회를 치르면서 발전한 부분이 있다면 다시 호주와 맞붙었을 때는 시작과 동시에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경기를 펼쳤다. 부담을 갖고 두려움을 가지기보다는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

점유율 얘기로 다시 돌아가자. 70% 점유율을 기록해도 60%가 자기 진영에서 볼을 돌린 결과라면 높아 봐야 의미가 없는 점유율이다. 우리에게는 이런 문제점이 일부 있다. 골키퍼에게 백패스하는 경우들도 좀 있었다. 경기장에서 발 기술이 가장 떨어지는 게 골키퍼다. 그런데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한다.

결승전에서 본다면 첫 실점에서 그런 문제가 드러난다. 정확히 42초 전에 차두리가 스로인을 했고 손흥민이 컨트롤 하다가 볼이 다시 바깥으로 나갔다. 호주가 다시 스로인한 것을 따냈는데 곽태휘가 이를 김진현으로 줬고 김진현이 다시 찼는데 밖으로 나갔다. 호주의 공격에서 기성용의 수비 가담이 조금 늦기는 했지만 그런 전술적인 부분을 논하기 전에 실수로 공을 두 차례나 잃어버린 것을 더 근본적인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0위 안에 드는 것을 랭킹 목표로 삼았는데. 한국의 그런 저력이 있는지.

▲ 호주에서 지켜본 결과 우리 선수들은 규율이 잘 잡혀있고 교육도 잘 받았고 의지도 높았다. 정신적인 면에서 많은 것을 봤다. 조금 덧붙인다면 볼을 점유할 때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가능성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