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세금 15% 더 걷고, 법인세는 3조 ‘펑크’

입력 2015.02.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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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걷으려고 계획했다가 못 걷은 세금이 10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가 예상만큼 살아나지 못해 법인세수 결손(못 걷은 돈)만 3조3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월급쟁이가 내는 근로소득세로 거둔 세금은 전년대비 15.5% 늘어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이 걷었다.

오늘(1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입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수입은 205조5000억원으로 예산보다 10조9000억원 적었다. 세수 결손 규모가 역대 최대로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8조6000억원)보다 많았다. 다만 2013년 국세수입 실적(201조9000억원)보다는 3조6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조원 이상 세수가 구멍난 것은 내수경기 부진 속에 기업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업의 영업실적 하락에 따라 법인세수가 부진했고, 내수침체와 환율 하락 등으로 인해 부가가치세와 관세 세수도 예상보다 적었다"고 설명했다.

◆ 법인세 3.3조 구멍..근소세·양도세는 예정보다 더 걷어

지난해 세목별 세수결손을 살펴보면 법인세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정부는 당초 46조원의 법인세를 걷으려고 계획했지만 실제 거둬들인 법인세는 42조7000억원으로 3조3000억원이 부족했던 것. 법인세 수입은 2013년(43조9000억원)에 비해서도 1조2000억원(-2.7%) 감소했다.

정부는 올해에는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 감면 축소 효과가 나타나고, 경기 회복 흐름이 확대되면서 법인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세는 8조7000억원으로 당초 계획(10조6000억원)보다 1조9000억원이나 부족했고, 부가가치세도 57조1000억원으로 예산(58조5000억원)보다 1조4000억원 적었다. 관세는 환율 하락과 내수 위축에 따른 수입 부진이 원인이고, 부가가치세 결손은 민간소비 증가율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지난해 근로소득세는 25조4000억원으로 예산 24조9000억원보다 5000억원 더 걷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근로소득세(22조원)보다는 15.5%나 늘어난 금액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취업자 수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취업자가 연평균 41만2000명 정도 늘었는데, 지난해에는 53만명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부가 연달아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 힘입어 양도소득세도 예산(7조원)보다 1조1000억원 증가했다.

◆ 올해도 세수 결손 발생하면 4년 연속 '펑크'

올해 세수 전망도 어둡다. 정부는 올해 예산 세수 전망치를 222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예산상 세수 216조5000억원보다 2.1% 늘려 잡았다. 지난해 걷힌 국세 205조5000억원보다는 16조6000억원 많은 규모다.

하지만 정부 전망이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올해도 3조원 가량의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산정책처가 작년 10월 전망했던 올해 국세 수입이 218조2000억원이었으니 이 예상대로라면 올해 세수 결손이 2조9000억원가량 발생하는 셈이다.

이 같은 예상이 현실화돼 올해도 세수결손이 발생한다면 사상 처음으로 2012년(2조1000억원), 2013년(8조5000억원), 지난해(10조9000억원)에 이어 4년 연속 세수 결손이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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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급쟁이 세금 15% 더 걷고, 법인세는 3조 ‘펑크’
    • 입력 2015-02-10 11:32:40
    경제
정부가 지난해 걷으려고 계획했다가 못 걷은 세금이 10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가 예상만큼 살아나지 못해 법인세수 결손(못 걷은 돈)만 3조3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월급쟁이가 내는 근로소득세로 거둔 세금은 전년대비 15.5% 늘어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이 걷었다. 오늘(1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입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수입은 205조5000억원으로 예산보다 10조9000억원 적었다. 세수 결손 규모가 역대 최대로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8조6000억원)보다 많았다. 다만 2013년 국세수입 실적(201조9000억원)보다는 3조6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조원 이상 세수가 구멍난 것은 내수경기 부진 속에 기업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업의 영업실적 하락에 따라 법인세수가 부진했고, 내수침체와 환율 하락 등으로 인해 부가가치세와 관세 세수도 예상보다 적었다"고 설명했다. ◆ 법인세 3.3조 구멍..근소세·양도세는 예정보다 더 걷어 지난해 세목별 세수결손을 살펴보면 법인세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정부는 당초 46조원의 법인세를 걷으려고 계획했지만 실제 거둬들인 법인세는 42조7000억원으로 3조3000억원이 부족했던 것. 법인세 수입은 2013년(43조9000억원)에 비해서도 1조2000억원(-2.7%) 감소했다. 정부는 올해에는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 감면 축소 효과가 나타나고, 경기 회복 흐름이 확대되면서 법인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세는 8조7000억원으로 당초 계획(10조6000억원)보다 1조9000억원이나 부족했고, 부가가치세도 57조1000억원으로 예산(58조5000억원)보다 1조4000억원 적었다. 관세는 환율 하락과 내수 위축에 따른 수입 부진이 원인이고, 부가가치세 결손은 민간소비 증가율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지난해 근로소득세는 25조4000억원으로 예산 24조9000억원보다 5000억원 더 걷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근로소득세(22조원)보다는 15.5%나 늘어난 금액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취업자 수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취업자가 연평균 41만2000명 정도 늘었는데, 지난해에는 53만명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부가 연달아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 힘입어 양도소득세도 예산(7조원)보다 1조1000억원 증가했다. ◆ 올해도 세수 결손 발생하면 4년 연속 '펑크' 올해 세수 전망도 어둡다. 정부는 올해 예산 세수 전망치를 222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예산상 세수 216조5000억원보다 2.1% 늘려 잡았다. 지난해 걷힌 국세 205조5000억원보다는 16조6000억원 많은 규모다. 하지만 정부 전망이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올해도 3조원 가량의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산정책처가 작년 10월 전망했던 올해 국세 수입이 218조2000억원이었으니 이 예상대로라면 올해 세수 결손이 2조9000억원가량 발생하는 셈이다. 이 같은 예상이 현실화돼 올해도 세수결손이 발생한다면 사상 처음으로 2012년(2조1000억원), 2013년(8조5000억원), 지난해(10조9000억원)에 이어 4년 연속 세수 결손이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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