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논란’ 맨해튼 부동산값, 천정부지로 뛰는 이유는?

입력 2015.02.11 (06:44) 수정 2015.02.1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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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채에 1천억 원이 넘는 아파트.

지난해 말 미국 최대도시 뉴욕 맨해튼 중심부 57번가에 짓는 고층아파트 '원 57'(One 57)의 펜트하우스는 1억50만 달러(약 1천83억 원)에 팔렸다.

지금까지 맨해튼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종전 최고 매매가격(8천800만 달러)을 훌쩍 넘어섰다.

그러자 뉴욕 부동산 업계에서는 "맨해튼 아파트가 억만장자들의 '돼지저금통'이 되고 있다"는 자조섞인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1천억 원이 넘는 아파트의 등장 등에 힘입어 맨해튼 주거용 부동산의 가격은 최근 5년새 평균 26%나 올랐다.

2013년 맨해튼에서 950만 달러(103억7천400만 원)가 넘는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판매자는 평균 32%가 넘는 수익을 챙겼다.

같은 기간 뉴욕증시의 간판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75%나 급등한 것에 비교하면 보잘것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전세계적인 경기 부진 상황을 감안하면 꽤 좋은 성적표다.

이처럼 맨해튼 부동산 가격이 계속 치솟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부동산 구매 때 자금 출처를 따지지 않도록 한 규정 '덕분'이다. 이에 따라 고가의 맨해튼 주거시설의 소유자는 실제 구입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게 페이퍼컴퍼니로 돼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는 작년에 뉴욕에서 500만 달러(약 54억5천만 원) 이상에 매매된 주거용 부동산의 54%는 페이퍼컴퍼니에 팔렸다면서 2008년에 39%였던 것과 비교하면 6년새 15%포인트나 높아졌다고 최근 보도했다.

사상 최고의 매매가를 갈아치운 '원 57'의 소유자 가운데 77%는 페이퍼컴퍼니이고, 다른 유명 거주시설인 '더 플라자' 소유자의 69%도 서류상 회사다.

이처럼 '묻지마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맨해튼 부동산이 그야말로 돼지저금통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억만장자들이 안전한 투자처로 맨해튼 부동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일종의 '검은돈' 이외에도 넘쳐나는 돈을 주체할 수 없는 갑부들이 앞다퉈 맨해튼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얘기다.

전세계의 억만장자들이 앞다퉈 맨해튼 부동산으로 몰리는 이유는 전세계적인 환율 급변동, 세계정세의 불확실성과 자국 정세의 불안 등 때문이다.

다른 어떤 투자처보다도 맨해튼 부동산이 안정된 수익을 보장해준다는 게 매력 포인트다.

실제로 맨해튼 초고가 아파트 '원 57'에 있는 방 3개짜리 아파트는 지난해 5월 3천60만 달러(334억1천520만 원)에 매매됐다가 같은 해 10월 3천400만 달러(371억2천800만 원)에 되팔렸다. 6개월도 안 돼 무려 11% 이상의 차익을 남긴 것이다.

그러자 당연히 맨해튼 부동산 가격을 두고 '거품 논란'이 다시 일고 있지만 논란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맨해튼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를 때마다 같은 논란이 되풀이됐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계속 오른다"는 시각이 더욱 우세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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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품 논란’ 맨해튼 부동산값, 천정부지로 뛰는 이유는?
    • 입력 2015-02-11 06:44:57
    • 수정2015-02-11 08:23:14
    연합뉴스
1채에 1천억 원이 넘는 아파트.

지난해 말 미국 최대도시 뉴욕 맨해튼 중심부 57번가에 짓는 고층아파트 '원 57'(One 57)의 펜트하우스는 1억50만 달러(약 1천83억 원)에 팔렸다.

지금까지 맨해튼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종전 최고 매매가격(8천800만 달러)을 훌쩍 넘어섰다.

그러자 뉴욕 부동산 업계에서는 "맨해튼 아파트가 억만장자들의 '돼지저금통'이 되고 있다"는 자조섞인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1천억 원이 넘는 아파트의 등장 등에 힘입어 맨해튼 주거용 부동산의 가격은 최근 5년새 평균 26%나 올랐다.

2013년 맨해튼에서 950만 달러(103억7천400만 원)가 넘는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판매자는 평균 32%가 넘는 수익을 챙겼다.

같은 기간 뉴욕증시의 간판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75%나 급등한 것에 비교하면 보잘것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전세계적인 경기 부진 상황을 감안하면 꽤 좋은 성적표다.

이처럼 맨해튼 부동산 가격이 계속 치솟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부동산 구매 때 자금 출처를 따지지 않도록 한 규정 '덕분'이다. 이에 따라 고가의 맨해튼 주거시설의 소유자는 실제 구입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게 페이퍼컴퍼니로 돼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는 작년에 뉴욕에서 500만 달러(약 54억5천만 원) 이상에 매매된 주거용 부동산의 54%는 페이퍼컴퍼니에 팔렸다면서 2008년에 39%였던 것과 비교하면 6년새 15%포인트나 높아졌다고 최근 보도했다.

사상 최고의 매매가를 갈아치운 '원 57'의 소유자 가운데 77%는 페이퍼컴퍼니이고, 다른 유명 거주시설인 '더 플라자' 소유자의 69%도 서류상 회사다.

이처럼 '묻지마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맨해튼 부동산이 그야말로 돼지저금통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억만장자들이 안전한 투자처로 맨해튼 부동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일종의 '검은돈' 이외에도 넘쳐나는 돈을 주체할 수 없는 갑부들이 앞다퉈 맨해튼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얘기다.

전세계의 억만장자들이 앞다퉈 맨해튼 부동산으로 몰리는 이유는 전세계적인 환율 급변동, 세계정세의 불확실성과 자국 정세의 불안 등 때문이다.

다른 어떤 투자처보다도 맨해튼 부동산이 안정된 수익을 보장해준다는 게 매력 포인트다.

실제로 맨해튼 초고가 아파트 '원 57'에 있는 방 3개짜리 아파트는 지난해 5월 3천60만 달러(334억1천520만 원)에 매매됐다가 같은 해 10월 3천400만 달러(371억2천800만 원)에 되팔렸다. 6개월도 안 돼 무려 11% 이상의 차익을 남긴 것이다.

그러자 당연히 맨해튼 부동산 가격을 두고 '거품 논란'이 다시 일고 있지만 논란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맨해튼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를 때마다 같은 논란이 되풀이됐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계속 오른다"는 시각이 더욱 우세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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