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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공사장 앞 어르신들 뿔이 난 사연은?
입력 2015.02.11 (08:26) 연합뉴스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앞에서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10여 명의 노인들이 손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영하의 날씨에 옷을 단단히 껴입고 나온 이들의 손에는 '주택 피해 원상 복구하라', '사생활 침해 보상하라'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이 들려 있었다.

이들은 지난달 26일부터 토요일과 일요일을 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곳에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어찌 된 일일까.

11일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대병원이 내달 완공을 목표로 신축 중인 의학연구혁신센터 건설 현장 인근의 주민들이다.

시공사는 지난 2012년 6월께부터 1년 이상 발파 작업이 포함된 기반 공사를 했다. 주민들은 이 과정에서 인근 주택 10여 채가 심각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가 해당 지역을 둘러본 결과 지난 1996년 지어진 한 4층짜리 다가구 주택은 1층 주차장에 폭 5㎝가량의 균열이 나 있었다. 주택 안에도 여기저기에 거북 등처럼 금이 갔고, 바닥이 휘어 일부 가구의 부엌에서는 아예 싱크대가 기울어지기도 했다.

다른 주택도 진입로 바닥이 '푹' 꺼져 시멘트로 여기저기 땜질을 한 흔적이 눈에 띄었다.

주민 백운례(77·여)씨는 "집에 금이 간 것을 보고 무너질까 봐 너무 무서워서 낮에는 인근 노인회관에 가 있는다"며 "밤에도 혹시 어떤 일이 생길까 싶어 3시간 이상 잠을 자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시공사는 작년 2월 주민들과 소음, 진동, 분진 등 피해에 대해 가구당 수백만 원대의 보상을 했지만 이 보상 대상에는 건물 자체의 피해는 제외됐다.

지난달에야 시공사가 가구별로 주택 피해 보상액을 통보했지만 이번에는 주민들이 거부했다.

주민들은 "건물별로 수백만원, 가구별로는 수십만원 대의 보상을 제의받았다"며 "이 정도 금액으로는 건물 안전을 유지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다른 주민 윤복순(64·여)씨는 "보상금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의 건물 보수와 주민 입회 하의 건물 안전검사가 필요하다"며 "대학 병원의 공사 때문에 서민들이 불안에 떨며 하루하루를 지내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토로했다.

건물 신축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인 분진·소음·건물 균열 등은 시공사가 보상하고 그 외의 일조권이나 조망권 등 문제는 발주처인 서울대병원이 해결해야 한다.

주민들은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사생활 보호를 위한 차폐 시설 설치와 일조권 피해 보상 등도 함께 요구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보상금 액수를 두고 이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사 관계자는 "지난달 통보한 금액은 보험회사 손해사정인이 산정한 금액"이라며 "주민들과 개별적으로 면담을 통해 합의를 끌어내고 공사로 인해 건물에 피해가 난 부분에 대해서도 보수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서울대병원 공사장 앞 어르신들 뿔이 난 사연은?
    • 입력 2015-02-11 08:26:28
    연합뉴스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앞에서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10여 명의 노인들이 손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영하의 날씨에 옷을 단단히 껴입고 나온 이들의 손에는 '주택 피해 원상 복구하라', '사생활 침해 보상하라'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이 들려 있었다.

이들은 지난달 26일부터 토요일과 일요일을 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곳에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어찌 된 일일까.

11일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대병원이 내달 완공을 목표로 신축 중인 의학연구혁신센터 건설 현장 인근의 주민들이다.

시공사는 지난 2012년 6월께부터 1년 이상 발파 작업이 포함된 기반 공사를 했다. 주민들은 이 과정에서 인근 주택 10여 채가 심각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가 해당 지역을 둘러본 결과 지난 1996년 지어진 한 4층짜리 다가구 주택은 1층 주차장에 폭 5㎝가량의 균열이 나 있었다. 주택 안에도 여기저기에 거북 등처럼 금이 갔고, 바닥이 휘어 일부 가구의 부엌에서는 아예 싱크대가 기울어지기도 했다.

다른 주택도 진입로 바닥이 '푹' 꺼져 시멘트로 여기저기 땜질을 한 흔적이 눈에 띄었다.

주민 백운례(77·여)씨는 "집에 금이 간 것을 보고 무너질까 봐 너무 무서워서 낮에는 인근 노인회관에 가 있는다"며 "밤에도 혹시 어떤 일이 생길까 싶어 3시간 이상 잠을 자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시공사는 작년 2월 주민들과 소음, 진동, 분진 등 피해에 대해 가구당 수백만 원대의 보상을 했지만 이 보상 대상에는 건물 자체의 피해는 제외됐다.

지난달에야 시공사가 가구별로 주택 피해 보상액을 통보했지만 이번에는 주민들이 거부했다.

주민들은 "건물별로 수백만원, 가구별로는 수십만원 대의 보상을 제의받았다"며 "이 정도 금액으로는 건물 안전을 유지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다른 주민 윤복순(64·여)씨는 "보상금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의 건물 보수와 주민 입회 하의 건물 안전검사가 필요하다"며 "대학 병원의 공사 때문에 서민들이 불안에 떨며 하루하루를 지내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토로했다.

건물 신축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인 분진·소음·건물 균열 등은 시공사가 보상하고 그 외의 일조권이나 조망권 등 문제는 발주처인 서울대병원이 해결해야 한다.

주민들은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사생활 보호를 위한 차폐 시설 설치와 일조권 피해 보상 등도 함께 요구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보상금 액수를 두고 이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사 관계자는 "지난달 통보한 금액은 보험회사 손해사정인이 산정한 금액"이라며 "주민들과 개별적으로 면담을 통해 합의를 끌어내고 공사로 인해 건물에 피해가 난 부분에 대해서도 보수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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