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가 만난 사람] 조정래 작가 “글 쓰기는 내 역사적 소명”
입력 2015.02.20 (08:24)
수정 2015.02.20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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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책을 집필하거나 필사를 하면서 심력이 강해져서 병세가 호전됐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요즘같은 때에도 필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요.
필사...하면 이 작품을 빼놓을 수 없죠.
소설 태백산맥입니다.
필사에만 꼬박 20개월이 걸린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직접 쓰는데는 얼마나 시간이 많이 들었을까요?
네, 오늘 설 연휴 앵커가 만난 사람 순서로 작가 조정래 선생을 만났습니다.
정글만리를 어떻게 썼는지를 듣고 정말 많이 놀랐는데요.
함께 보시죠~
<리포트>
1970년 <현대문학>에 소설 ‘누명’으로 등단한 이래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정글만리> 등의 작품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작가로 꼽혀온 조정래 작가.
작가 인생 45년, 우리의 역사를 문학으로 말하는 시대의 문인 조정래 작가와 함께 합니다.
한 평생 문학을 위해서 인생을 바친 거인이시죠. 조정래 선생님을 만나 뵈러 자택에 찾아왔습니다.
<녹취> “반갑습니다.”
<녹취> “네, 안녕하세요.”
<녹취> “먼저 작년에 나온 신작 얘기부터 하고 싶은데요, <조정래의 시선>, 지금 우리는 무엇을 주시해야 하는가, 굉장히 연초에도 접합한 주제가 아닌가 싶은데요.”
<녹취> “여러 신문이나 잡지, 강연을 했던 것을 정리한 것인데요, 제가 <시선>이라고 제목을 붙인 것은 우리가 우리 사회가 인간다운 세상이 되려면 서로가 서로를 응시하는 유심히 바라보는 진심을 갖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것이 이 책의 주제입니다.”
<녹취> “선생님의 많은 작품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태백산맥>이라는 작품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녹취> “네, 벌써 30년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세월 동안 뜨거운 호응을 보내주고 있는 건 그것은 작가로서 자존심이고, 의미고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난달, 원고지 만 6,500장에 달하는 <태백산맥>을 필사하여 기증한 독자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자리가 마련됐는데요.
지난해까지 6명이었던 필사본 기증자는 올 초 3명이 더해지면서 대학생부터 80대 할머니까지 모두 9명이 되었습니다,
분단의 비극과 식민지의 설움, 한강의 기적을 낳은 서민들의 모습이 담긴 작품 안에는 조정래 작가만의 역사의식이 녹아 있습니다.
<녹취> “<태백산맥>도 그렇고, 사실은 소설인데..읽다보면 이것이 소설인가, 역사서인가 싶거든요. 헷갈리잖아요.”
<녹취> “대학교 때부터 문학을 하면서 무엇을 쓸까 하는 문제 앞에 서 있을 때 얻은 결론이‘나는 하필이면 이렇게 척박하고 슬픈 역사의 땅에서 태어났을까? 그렇다면 나는 문학으로서 무엇을 써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얻고 싶어 했어요. 조그만 나라 약소국이라고 하는 것은 지정학적으로 피할 수 없는 운명이고, 숙명이잖아요 그 정신을 잊어버리면 우리는 또 나라를 잃어버리는 백성이 되고 비참하게 살 수 밖에 없잖아요. 그러지 않으려면 역사의식을 분명히 갖고 있어야 해요. 그 임무를 작가로서 하고 싶었던 거예요.”
<녹취> “열 손가락 깨물어서 물론 안 아픈 손가락이 없겠습니다만, '이 등장인물이 정말 사랑스럽다'고 생각하시는 인물이 있을 것 같아요.”
<녹취> “작가가 등장인물을 만들 때는 자기의 분신이라고 생각하고 만들거든요 악인이든 선인이든...작가가 애정을 갖지 않으면 독자들이 좋아하지 않게 되지요. 그런데 <태백산맥>의 경우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게 하대치, 외서댁 <아리랑>에서는 공허스님과 필녀, <한강>에서는 유일표와 강숙자.. 이런 인물들이 기억에 남는데. 공통적인 요소는 그들이 다 서민 계급이면서 역사가 움직여 가는 원동력의 힘을 발휘하는, 끝없이 발전해나가는 인물들이기 때문에 제가 사랑을 하지요”
<녹취> “서민이 역사 발전에 원동력이다 그렇게 믿고 계시는군요.”
<녹취> “한 작품을 만들기까지 구상부터 탈고까지 어떤 과정들이 필요한 거고,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 것인지도 궁금하거든요. 예를 들면 <정글만리> 같은 경우에는 중국만 19번 가셨고, 취재 노트가 90권에 달한다고 들었습니다.”
<녹취> “보여드릴까요?” 책 한권을 완성하기까지의 작가의 노고가 느껴지는 취재 노트입니다.
<녹취> “지금 이것이 비로소 포스트잇으로 다 붙여놨어요. 120권의 책을 사다가 섭렵. 다 훑어보고..중요한 것들은 골라내서.. 비로소 3권의 소설이 탄생되는 거지요.” (녹취) “책을 쓴 다기 보다 사실 공부라고 해야 겠네요.”
<녹취> “공부예요 공부!”
<녹취> “근데 나중에 찾아보기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찾아보기 쉽게 하기 구성을 한 노트가 따로 있어요 바로 뭐 하면 어디 몇 페이지에 뭐 있다가 바로 나와요”
<녹취> “이게 지금 얼마동안에 걸쳐서 나온 준비라고?...”
<녹취> “아까 말한 대로 20년.”
<녹취> “대가라고 생각해서 그냥 술술 쓰시는 줄로 생각했는데....”
컴퓨터를 마다하고 아직도 원고지 작업을 고수하는 조정래 작가!
요즘도 수십 가지의 아이디어를 머릿속에서 동시에 굴리며 올여름 출간을 목표로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녹취> “책이라고 말하기 전에 글쓰기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었어요, 과연 어떻게 쓰시는지, 글쓰기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건지, 타고 나는 건지, 노력으로 가능한건지.”
<녹취> “인간은 누구나 자기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본능적으로 다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기초적인 공부만 하면 다 글을 쓸 수가 있지요, 그 기초적인 공부를 해서 글쓰기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일기를 쓰라는 숙제를 계속 내는데 학생들이 제일 싫어하는 숙제가 그거잖아요.”
<녹취> “한꺼번에.”
<녹취> “제일 귀찮아하죠.”
<녹취> “어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게 뭐냐고 묻기에 그랬어요, 자기 스스로가 감동할 만큼 노력하는 것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생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투자는 노력이다.제가 40%밖에 타고나지 못한 재능을 60% 노력으로 채우기 위해서 지금까지 줄기차게 노력해온 것이 내 인생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 언제까지 글을 쓸지 모르겠지만 남은 인생도 그 노력을 해나가면 어느 날 문득 죽었을 때 후회가 없도록 하려고 합니다.”
한 평생을 문학에 바쳐온 우리 시대의 진정한 문인, 조정래 작가의 계속되는 도전을 응원합니다.
책을 집필하거나 필사를 하면서 심력이 강해져서 병세가 호전됐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요즘같은 때에도 필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요.
필사...하면 이 작품을 빼놓을 수 없죠.
소설 태백산맥입니다.
필사에만 꼬박 20개월이 걸린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직접 쓰는데는 얼마나 시간이 많이 들었을까요?
네, 오늘 설 연휴 앵커가 만난 사람 순서로 작가 조정래 선생을 만났습니다.
정글만리를 어떻게 썼는지를 듣고 정말 많이 놀랐는데요.
함께 보시죠~
<리포트>
1970년 <현대문학>에 소설 ‘누명’으로 등단한 이래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정글만리> 등의 작품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작가로 꼽혀온 조정래 작가.
작가 인생 45년, 우리의 역사를 문학으로 말하는 시대의 문인 조정래 작가와 함께 합니다.
한 평생 문학을 위해서 인생을 바친 거인이시죠. 조정래 선생님을 만나 뵈러 자택에 찾아왔습니다.
<녹취> “반갑습니다.”
<녹취> “네, 안녕하세요.”
<녹취> “먼저 작년에 나온 신작 얘기부터 하고 싶은데요, <조정래의 시선>, 지금 우리는 무엇을 주시해야 하는가, 굉장히 연초에도 접합한 주제가 아닌가 싶은데요.”
<녹취> “여러 신문이나 잡지, 강연을 했던 것을 정리한 것인데요, 제가 <시선>이라고 제목을 붙인 것은 우리가 우리 사회가 인간다운 세상이 되려면 서로가 서로를 응시하는 유심히 바라보는 진심을 갖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것이 이 책의 주제입니다.”
<녹취> “선생님의 많은 작품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태백산맥>이라는 작품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녹취> “네, 벌써 30년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세월 동안 뜨거운 호응을 보내주고 있는 건 그것은 작가로서 자존심이고, 의미고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난달, 원고지 만 6,500장에 달하는 <태백산맥>을 필사하여 기증한 독자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자리가 마련됐는데요.
지난해까지 6명이었던 필사본 기증자는 올 초 3명이 더해지면서 대학생부터 80대 할머니까지 모두 9명이 되었습니다,
분단의 비극과 식민지의 설움, 한강의 기적을 낳은 서민들의 모습이 담긴 작품 안에는 조정래 작가만의 역사의식이 녹아 있습니다.
<녹취> “<태백산맥>도 그렇고, 사실은 소설인데..읽다보면 이것이 소설인가, 역사서인가 싶거든요. 헷갈리잖아요.”
<녹취> “대학교 때부터 문학을 하면서 무엇을 쓸까 하는 문제 앞에 서 있을 때 얻은 결론이‘나는 하필이면 이렇게 척박하고 슬픈 역사의 땅에서 태어났을까? 그렇다면 나는 문학으로서 무엇을 써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얻고 싶어 했어요. 조그만 나라 약소국이라고 하는 것은 지정학적으로 피할 수 없는 운명이고, 숙명이잖아요 그 정신을 잊어버리면 우리는 또 나라를 잃어버리는 백성이 되고 비참하게 살 수 밖에 없잖아요. 그러지 않으려면 역사의식을 분명히 갖고 있어야 해요. 그 임무를 작가로서 하고 싶었던 거예요.”
<녹취> “열 손가락 깨물어서 물론 안 아픈 손가락이 없겠습니다만, '이 등장인물이 정말 사랑스럽다'고 생각하시는 인물이 있을 것 같아요.”
<녹취> “작가가 등장인물을 만들 때는 자기의 분신이라고 생각하고 만들거든요 악인이든 선인이든...작가가 애정을 갖지 않으면 독자들이 좋아하지 않게 되지요. 그런데 <태백산맥>의 경우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게 하대치, 외서댁 <아리랑>에서는 공허스님과 필녀, <한강>에서는 유일표와 강숙자.. 이런 인물들이 기억에 남는데. 공통적인 요소는 그들이 다 서민 계급이면서 역사가 움직여 가는 원동력의 힘을 발휘하는, 끝없이 발전해나가는 인물들이기 때문에 제가 사랑을 하지요”
<녹취> “서민이 역사 발전에 원동력이다 그렇게 믿고 계시는군요.”
<녹취> “한 작품을 만들기까지 구상부터 탈고까지 어떤 과정들이 필요한 거고,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 것인지도 궁금하거든요. 예를 들면 <정글만리> 같은 경우에는 중국만 19번 가셨고, 취재 노트가 90권에 달한다고 들었습니다.”
<녹취> “보여드릴까요?” 책 한권을 완성하기까지의 작가의 노고가 느껴지는 취재 노트입니다.
<녹취> “지금 이것이 비로소 포스트잇으로 다 붙여놨어요. 120권의 책을 사다가 섭렵. 다 훑어보고..중요한 것들은 골라내서.. 비로소 3권의 소설이 탄생되는 거지요.” (녹취) “책을 쓴 다기 보다 사실 공부라고 해야 겠네요.”
<녹취> “공부예요 공부!”
<녹취> “근데 나중에 찾아보기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찾아보기 쉽게 하기 구성을 한 노트가 따로 있어요 바로 뭐 하면 어디 몇 페이지에 뭐 있다가 바로 나와요”
<녹취> “이게 지금 얼마동안에 걸쳐서 나온 준비라고?...”
<녹취> “아까 말한 대로 20년.”
<녹취> “대가라고 생각해서 그냥 술술 쓰시는 줄로 생각했는데....”
컴퓨터를 마다하고 아직도 원고지 작업을 고수하는 조정래 작가!
요즘도 수십 가지의 아이디어를 머릿속에서 동시에 굴리며 올여름 출간을 목표로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녹취> “책이라고 말하기 전에 글쓰기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었어요, 과연 어떻게 쓰시는지, 글쓰기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건지, 타고 나는 건지, 노력으로 가능한건지.”
<녹취> “인간은 누구나 자기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본능적으로 다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기초적인 공부만 하면 다 글을 쓸 수가 있지요, 그 기초적인 공부를 해서 글쓰기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일기를 쓰라는 숙제를 계속 내는데 학생들이 제일 싫어하는 숙제가 그거잖아요.”
<녹취> “한꺼번에.”
<녹취> “제일 귀찮아하죠.”
<녹취> “어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게 뭐냐고 묻기에 그랬어요, 자기 스스로가 감동할 만큼 노력하는 것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생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투자는 노력이다.제가 40%밖에 타고나지 못한 재능을 60% 노력으로 채우기 위해서 지금까지 줄기차게 노력해온 것이 내 인생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 언제까지 글을 쓸지 모르겠지만 남은 인생도 그 노력을 해나가면 어느 날 문득 죽었을 때 후회가 없도록 하려고 합니다.”
한 평생을 문학에 바쳐온 우리 시대의 진정한 문인, 조정래 작가의 계속되는 도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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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5-02-20 23: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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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집필하거나 필사를 하면서 심력이 강해져서 병세가 호전됐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요즘같은 때에도 필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요.
필사...하면 이 작품을 빼놓을 수 없죠.
소설 태백산맥입니다.
필사에만 꼬박 20개월이 걸린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직접 쓰는데는 얼마나 시간이 많이 들었을까요?
네, 오늘 설 연휴 앵커가 만난 사람 순서로 작가 조정래 선생을 만났습니다.
정글만리를 어떻게 썼는지를 듣고 정말 많이 놀랐는데요.
함께 보시죠~
<리포트>
1970년 <현대문학>에 소설 ‘누명’으로 등단한 이래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정글만리> 등의 작품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작가로 꼽혀온 조정래 작가.
작가 인생 45년, 우리의 역사를 문학으로 말하는 시대의 문인 조정래 작가와 함께 합니다.
한 평생 문학을 위해서 인생을 바친 거인이시죠. 조정래 선생님을 만나 뵈러 자택에 찾아왔습니다.
<녹취> “반갑습니다.”
<녹취> “네, 안녕하세요.”
<녹취> “먼저 작년에 나온 신작 얘기부터 하고 싶은데요, <조정래의 시선>, 지금 우리는 무엇을 주시해야 하는가, 굉장히 연초에도 접합한 주제가 아닌가 싶은데요.”
<녹취> “여러 신문이나 잡지, 강연을 했던 것을 정리한 것인데요, 제가 <시선>이라고 제목을 붙인 것은 우리가 우리 사회가 인간다운 세상이 되려면 서로가 서로를 응시하는 유심히 바라보는 진심을 갖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것이 이 책의 주제입니다.”
<녹취> “선생님의 많은 작품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태백산맥>이라는 작품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녹취> “네, 벌써 30년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세월 동안 뜨거운 호응을 보내주고 있는 건 그것은 작가로서 자존심이고, 의미고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난달, 원고지 만 6,500장에 달하는 <태백산맥>을 필사하여 기증한 독자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자리가 마련됐는데요.
지난해까지 6명이었던 필사본 기증자는 올 초 3명이 더해지면서 대학생부터 80대 할머니까지 모두 9명이 되었습니다,
분단의 비극과 식민지의 설움, 한강의 기적을 낳은 서민들의 모습이 담긴 작품 안에는 조정래 작가만의 역사의식이 녹아 있습니다.
<녹취> “<태백산맥>도 그렇고, 사실은 소설인데..읽다보면 이것이 소설인가, 역사서인가 싶거든요. 헷갈리잖아요.”
<녹취> “대학교 때부터 문학을 하면서 무엇을 쓸까 하는 문제 앞에 서 있을 때 얻은 결론이‘나는 하필이면 이렇게 척박하고 슬픈 역사의 땅에서 태어났을까? 그렇다면 나는 문학으로서 무엇을 써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얻고 싶어 했어요. 조그만 나라 약소국이라고 하는 것은 지정학적으로 피할 수 없는 운명이고, 숙명이잖아요 그 정신을 잊어버리면 우리는 또 나라를 잃어버리는 백성이 되고 비참하게 살 수 밖에 없잖아요. 그러지 않으려면 역사의식을 분명히 갖고 있어야 해요. 그 임무를 작가로서 하고 싶었던 거예요.”
<녹취> “열 손가락 깨물어서 물론 안 아픈 손가락이 없겠습니다만, '이 등장인물이 정말 사랑스럽다'고 생각하시는 인물이 있을 것 같아요.”
<녹취> “작가가 등장인물을 만들 때는 자기의 분신이라고 생각하고 만들거든요 악인이든 선인이든...작가가 애정을 갖지 않으면 독자들이 좋아하지 않게 되지요. 그런데 <태백산맥>의 경우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게 하대치, 외서댁 <아리랑>에서는 공허스님과 필녀, <한강>에서는 유일표와 강숙자.. 이런 인물들이 기억에 남는데. 공통적인 요소는 그들이 다 서민 계급이면서 역사가 움직여 가는 원동력의 힘을 발휘하는, 끝없이 발전해나가는 인물들이기 때문에 제가 사랑을 하지요”
<녹취> “서민이 역사 발전에 원동력이다 그렇게 믿고 계시는군요.”
<녹취> “한 작품을 만들기까지 구상부터 탈고까지 어떤 과정들이 필요한 거고,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 것인지도 궁금하거든요. 예를 들면 <정글만리> 같은 경우에는 중국만 19번 가셨고, 취재 노트가 90권에 달한다고 들었습니다.”
<녹취> “보여드릴까요?” 책 한권을 완성하기까지의 작가의 노고가 느껴지는 취재 노트입니다.
<녹취> “지금 이것이 비로소 포스트잇으로 다 붙여놨어요. 120권의 책을 사다가 섭렵. 다 훑어보고..중요한 것들은 골라내서.. 비로소 3권의 소설이 탄생되는 거지요.” (녹취) “책을 쓴 다기 보다 사실 공부라고 해야 겠네요.”
<녹취> “공부예요 공부!”
<녹취> “근데 나중에 찾아보기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찾아보기 쉽게 하기 구성을 한 노트가 따로 있어요 바로 뭐 하면 어디 몇 페이지에 뭐 있다가 바로 나와요”
<녹취> “이게 지금 얼마동안에 걸쳐서 나온 준비라고?...”
<녹취> “아까 말한 대로 20년.”
<녹취> “대가라고 생각해서 그냥 술술 쓰시는 줄로 생각했는데....”
컴퓨터를 마다하고 아직도 원고지 작업을 고수하는 조정래 작가!
요즘도 수십 가지의 아이디어를 머릿속에서 동시에 굴리며 올여름 출간을 목표로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녹취> “책이라고 말하기 전에 글쓰기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었어요, 과연 어떻게 쓰시는지, 글쓰기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건지, 타고 나는 건지, 노력으로 가능한건지.”
<녹취> “인간은 누구나 자기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본능적으로 다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기초적인 공부만 하면 다 글을 쓸 수가 있지요, 그 기초적인 공부를 해서 글쓰기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일기를 쓰라는 숙제를 계속 내는데 학생들이 제일 싫어하는 숙제가 그거잖아요.”
<녹취> “한꺼번에.”
<녹취> “제일 귀찮아하죠.”
<녹취> “어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게 뭐냐고 묻기에 그랬어요, 자기 스스로가 감동할 만큼 노력하는 것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생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투자는 노력이다.제가 40%밖에 타고나지 못한 재능을 60% 노력으로 채우기 위해서 지금까지 줄기차게 노력해온 것이 내 인생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 언제까지 글을 쓸지 모르겠지만 남은 인생도 그 노력을 해나가면 어느 날 문득 죽었을 때 후회가 없도록 하려고 합니다.”
한 평생을 문학에 바쳐온 우리 시대의 진정한 문인, 조정래 작가의 계속되는 도전을 응원합니다.
책을 집필하거나 필사를 하면서 심력이 강해져서 병세가 호전됐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요즘같은 때에도 필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요.
필사...하면 이 작품을 빼놓을 수 없죠.
소설 태백산맥입니다.
필사에만 꼬박 20개월이 걸린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직접 쓰는데는 얼마나 시간이 많이 들었을까요?
네, 오늘 설 연휴 앵커가 만난 사람 순서로 작가 조정래 선생을 만났습니다.
정글만리를 어떻게 썼는지를 듣고 정말 많이 놀랐는데요.
함께 보시죠~
<리포트>
1970년 <현대문학>에 소설 ‘누명’으로 등단한 이래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정글만리> 등의 작품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작가로 꼽혀온 조정래 작가.
작가 인생 45년, 우리의 역사를 문학으로 말하는 시대의 문인 조정래 작가와 함께 합니다.
한 평생 문학을 위해서 인생을 바친 거인이시죠. 조정래 선생님을 만나 뵈러 자택에 찾아왔습니다.
<녹취> “반갑습니다.”
<녹취> “네, 안녕하세요.”
<녹취> “먼저 작년에 나온 신작 얘기부터 하고 싶은데요, <조정래의 시선>, 지금 우리는 무엇을 주시해야 하는가, 굉장히 연초에도 접합한 주제가 아닌가 싶은데요.”
<녹취> “여러 신문이나 잡지, 강연을 했던 것을 정리한 것인데요, 제가 <시선>이라고 제목을 붙인 것은 우리가 우리 사회가 인간다운 세상이 되려면 서로가 서로를 응시하는 유심히 바라보는 진심을 갖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것이 이 책의 주제입니다.”
<녹취> “선생님의 많은 작품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태백산맥>이라는 작품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녹취> “네, 벌써 30년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세월 동안 뜨거운 호응을 보내주고 있는 건 그것은 작가로서 자존심이고, 의미고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난달, 원고지 만 6,500장에 달하는 <태백산맥>을 필사하여 기증한 독자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자리가 마련됐는데요.
지난해까지 6명이었던 필사본 기증자는 올 초 3명이 더해지면서 대학생부터 80대 할머니까지 모두 9명이 되었습니다,
분단의 비극과 식민지의 설움, 한강의 기적을 낳은 서민들의 모습이 담긴 작품 안에는 조정래 작가만의 역사의식이 녹아 있습니다.
<녹취> “<태백산맥>도 그렇고, 사실은 소설인데..읽다보면 이것이 소설인가, 역사서인가 싶거든요. 헷갈리잖아요.”
<녹취> “대학교 때부터 문학을 하면서 무엇을 쓸까 하는 문제 앞에 서 있을 때 얻은 결론이‘나는 하필이면 이렇게 척박하고 슬픈 역사의 땅에서 태어났을까? 그렇다면 나는 문학으로서 무엇을 써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얻고 싶어 했어요. 조그만 나라 약소국이라고 하는 것은 지정학적으로 피할 수 없는 운명이고, 숙명이잖아요 그 정신을 잊어버리면 우리는 또 나라를 잃어버리는 백성이 되고 비참하게 살 수 밖에 없잖아요. 그러지 않으려면 역사의식을 분명히 갖고 있어야 해요. 그 임무를 작가로서 하고 싶었던 거예요.”
<녹취> “열 손가락 깨물어서 물론 안 아픈 손가락이 없겠습니다만, '이 등장인물이 정말 사랑스럽다'고 생각하시는 인물이 있을 것 같아요.”
<녹취> “작가가 등장인물을 만들 때는 자기의 분신이라고 생각하고 만들거든요 악인이든 선인이든...작가가 애정을 갖지 않으면 독자들이 좋아하지 않게 되지요. 그런데 <태백산맥>의 경우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게 하대치, 외서댁 <아리랑>에서는 공허스님과 필녀, <한강>에서는 유일표와 강숙자.. 이런 인물들이 기억에 남는데. 공통적인 요소는 그들이 다 서민 계급이면서 역사가 움직여 가는 원동력의 힘을 발휘하는, 끝없이 발전해나가는 인물들이기 때문에 제가 사랑을 하지요”
<녹취> “서민이 역사 발전에 원동력이다 그렇게 믿고 계시는군요.”
<녹취> “한 작품을 만들기까지 구상부터 탈고까지 어떤 과정들이 필요한 거고,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 것인지도 궁금하거든요. 예를 들면 <정글만리> 같은 경우에는 중국만 19번 가셨고, 취재 노트가 90권에 달한다고 들었습니다.”
<녹취> “보여드릴까요?” 책 한권을 완성하기까지의 작가의 노고가 느껴지는 취재 노트입니다.
<녹취> “지금 이것이 비로소 포스트잇으로 다 붙여놨어요. 120권의 책을 사다가 섭렵. 다 훑어보고..중요한 것들은 골라내서.. 비로소 3권의 소설이 탄생되는 거지요.” (녹취) “책을 쓴 다기 보다 사실 공부라고 해야 겠네요.”
<녹취> “공부예요 공부!”
<녹취> “근데 나중에 찾아보기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찾아보기 쉽게 하기 구성을 한 노트가 따로 있어요 바로 뭐 하면 어디 몇 페이지에 뭐 있다가 바로 나와요”
<녹취> “이게 지금 얼마동안에 걸쳐서 나온 준비라고?...”
<녹취> “아까 말한 대로 20년.”
<녹취> “대가라고 생각해서 그냥 술술 쓰시는 줄로 생각했는데....”
컴퓨터를 마다하고 아직도 원고지 작업을 고수하는 조정래 작가!
요즘도 수십 가지의 아이디어를 머릿속에서 동시에 굴리며 올여름 출간을 목표로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녹취> “책이라고 말하기 전에 글쓰기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었어요, 과연 어떻게 쓰시는지, 글쓰기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건지, 타고 나는 건지, 노력으로 가능한건지.”
<녹취> “인간은 누구나 자기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본능적으로 다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기초적인 공부만 하면 다 글을 쓸 수가 있지요, 그 기초적인 공부를 해서 글쓰기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일기를 쓰라는 숙제를 계속 내는데 학생들이 제일 싫어하는 숙제가 그거잖아요.”
<녹취> “한꺼번에.”
<녹취> “제일 귀찮아하죠.”
<녹취> “어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게 뭐냐고 묻기에 그랬어요, 자기 스스로가 감동할 만큼 노력하는 것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생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투자는 노력이다.제가 40%밖에 타고나지 못한 재능을 60% 노력으로 채우기 위해서 지금까지 줄기차게 노력해온 것이 내 인생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 언제까지 글을 쓸지 모르겠지만 남은 인생도 그 노력을 해나가면 어느 날 문득 죽었을 때 후회가 없도록 하려고 합니다.”
한 평생을 문학에 바쳐온 우리 시대의 진정한 문인, 조정래 작가의 계속되는 도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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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은 기자 yeya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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