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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話] 여종업원 때리고 싱크홀 파고…누군가 했더니
입력 2015.02.22 (07:00) 수정 2015.03.05 (11:47) 취재후
우리나라 지방 의회(議會)에 해당하는 기구가 중국에서는 인민대표대회(人民代表大會)다. 여기서 활동하는 의원이 바로 인민대표대회 대표다. 임기는 5년으로 현(縣), 향(鄕), 진(鎭)급 인민대표는 주민이 직접 선거로 선출하며, 상급 인민대표대회는 한 급 아래인 인민대표대회에서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인민대표대회의 권한은 주로 예산 등을 심의,결정하는 ‘심의, 표결권’, 동급 지방인민정부의 간부나 검찰, 법원의 간부를 선출하고 파면하거나 또 상위 인민대표대회의 대표를 선출하고 파면하는 ‘인사권’, 지방인민정부나 검찰원, 법원 등을 감독하는 ‘감독권’ 그리고 지방법규를 제정하는 ‘입법권’ 등이 있다. 또한 형사상 면책특권이 있어 권한이 막강하다.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의 맛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말썽도 많이 일어난다. 그 대표적인 일이 지난 13일, 허난(河南) 쑤이현(睢县)의 한 음식점에서 발생했다.

지난 13일, 허난성 한 음식점에서 무슨 일이?

춘절로 모두들 고향으로 떠난 지난 17일, 한 편의 동영상이 중국 인터넷을 달궜다. “쑤이현 인민대표 천궈셩(陳国升)이 무리를 지어 식당을 부수다. 잔인하게 여 종업원을 때리다”라는 제목의 음식점 폐쇄회로 (CCTV) 영상이다. 영상을 올린 사람은 자신이 해당 허난성 쑤이현의 음식점 수납원이라고 밝혔다.

폭로 영상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폭력적인 장면이다. 사건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기 나흘 전인 지난 1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용하던 음식점이 갑자기 많은 사람들로 술렁이더니 웃통을 풀어헤친 한 건장한 남자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누구라도 걸리면 한방을 날릴 기세다. 그러더니 뒤이어 나온 또 다른 일행은 음식점 집기를 발로 차고 말리는 사람과 몸싸움을 벌인다. 급기야 음식점 밖으로 옮겨진 다툼은 집단 난투극으로 번진다.

무법천지다. 여러 사람이 엉켜 주먹을 날리고 발길질을 하고 영상만 보면 영락없는 불량배 패싸움이다. 싸움을 말리던 여자 종업원은 갑자기 자신에게 날아오는 주먹을 피할 틈도 없이 그대로 정면에서 맞는다. 분이 풀리지 않았던지 어떤 이는 부근에 있던 자전거를 들어 내리친다. 한참 뒤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싸움이 끝났다. 현장에서 6명이 체포됐다.



그런데 경찰 조사 결과 행패를 부린 사람은 허난성 쑤이현 인민대표 천궈셩 씨 일행으로 밝혀졌다. 천 대표는 그날 쑤이현(睢县) 신탕촌(辛堂村) 지부 서기와 주민과 함께 술을 겸한 저녁 식사를 하다 이런 난투극의 주인공이 됐다. 그런데 싸움의 원인은 더욱 놀랍다. 단지 주문한 만두(包子)가 늦게 나왔다는 이유에서다. 사건 이후 쑤이현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긴급회의를 개최해 천 대표에 대한 사법기관의 강제 수사 허가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영상이 폭로되자 그야말로 분노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폭주했다. 인민대표는 지역 불량배라는 댓글에서부터 인민대표대회에 대한 강한 불신감이 주를 이뤘다. 중국 언론도 천 대표에 대해 ‘만두 인민대표’라는 조롱 섞인 비판기사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최근 ‘구덩이 인민대표’에서부터 ‘불법 모금 인민대표’, ‘불법 채권추심 인민대표’, ‘음주 운전 인민대표’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며 인민대표 제도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싱크홀' 만든 인민대표 자신이 판 '구덩이'에 빠져”

설연휴 첫날이었던 지난 18일 춘절 관련 기사 말고 단연 눈길을 끄는 기사 역시 ‘인민대표’ 관련 기사였다. 베이징시 검찰당국은 지난달 27일, 베이징시 시청취(西城區) 더성먼네이다제(德勝門內大街) 부근에서 발생한 도로 지반붕괴 사고, 즉 대형 싱크홀 사고와 관련해, 리바오쥔(李寶俊) 전 장쑤(江蘇)성 쉬저우(徐州)시 인민대표대회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인민대표는 자신의 집에 지하 6층 높이의 '지하별장'을 불법 건축하다 멀쩡한 도로가 붕괴하면서 길이 15m, 폭 5m, 깊이 10m의 대형 싱크홀이 생긴 것이다.



이 사고로 인근 주택 4채가 무너지고 매설된 전력 공급선과 수도관 등이 절단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사고가 일어난 이후 언론을 피해 잠적한 리바오쥔은 병원에 몰래 입원했다. 우리나라 재벌 총수들이 법정에 나갈때 앰뷸런스를 타고 환자복으로 갈아입는 행태와 너무나 닮아 있다.



병원을 찾아간 CCTV와의 인터뷰에서 리바오쥔은 심리적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사회와 이웃에 큰 피해를 입힌 점에 대해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또 빈털터리가 되더라도 피해 주민에 대한 배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언론은 공안당국이 리바오쥔에 대해 '위법한 건축 행위로 중대한 사고를 일으킨 혐의'를 적용했다며 "3년 이상 7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건이후 이름 붙여진 이른바 ‘구덩이 인민대표’가 스스로 판 구덩이에 빠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 지방의원들 역시 남일 보듯 한가하게 볼 사정은 아닐 것이다. 쥐꼬리 만한 권력의 맛에 취해 사리분별을 못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힘없는 서민의 몫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걸 중국 인민대표들이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 바로가기 중국 인민대표들, ‘갑질 횡포’…비난 봇물
  • [중국話] 여종업원 때리고 싱크홀 파고…누군가 했더니
    • 입력 2015-02-22 07:00:29
    • 수정2015-03-05 11:47:24
    취재후
우리나라 지방 의회(議會)에 해당하는 기구가 중국에서는 인민대표대회(人民代表大會)다. 여기서 활동하는 의원이 바로 인민대표대회 대표다. 임기는 5년으로 현(縣), 향(鄕), 진(鎭)급 인민대표는 주민이 직접 선거로 선출하며, 상급 인민대표대회는 한 급 아래인 인민대표대회에서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인민대표대회의 권한은 주로 예산 등을 심의,결정하는 ‘심의, 표결권’, 동급 지방인민정부의 간부나 검찰, 법원의 간부를 선출하고 파면하거나 또 상위 인민대표대회의 대표를 선출하고 파면하는 ‘인사권’, 지방인민정부나 검찰원, 법원 등을 감독하는 ‘감독권’ 그리고 지방법규를 제정하는 ‘입법권’ 등이 있다. 또한 형사상 면책특권이 있어 권한이 막강하다.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의 맛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말썽도 많이 일어난다. 그 대표적인 일이 지난 13일, 허난(河南) 쑤이현(睢县)의 한 음식점에서 발생했다.

지난 13일, 허난성 한 음식점에서 무슨 일이?

춘절로 모두들 고향으로 떠난 지난 17일, 한 편의 동영상이 중국 인터넷을 달궜다. “쑤이현 인민대표 천궈셩(陳国升)이 무리를 지어 식당을 부수다. 잔인하게 여 종업원을 때리다”라는 제목의 음식점 폐쇄회로 (CCTV) 영상이다. 영상을 올린 사람은 자신이 해당 허난성 쑤이현의 음식점 수납원이라고 밝혔다.

폭로 영상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폭력적인 장면이다. 사건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기 나흘 전인 지난 1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용하던 음식점이 갑자기 많은 사람들로 술렁이더니 웃통을 풀어헤친 한 건장한 남자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누구라도 걸리면 한방을 날릴 기세다. 그러더니 뒤이어 나온 또 다른 일행은 음식점 집기를 발로 차고 말리는 사람과 몸싸움을 벌인다. 급기야 음식점 밖으로 옮겨진 다툼은 집단 난투극으로 번진다.

무법천지다. 여러 사람이 엉켜 주먹을 날리고 발길질을 하고 영상만 보면 영락없는 불량배 패싸움이다. 싸움을 말리던 여자 종업원은 갑자기 자신에게 날아오는 주먹을 피할 틈도 없이 그대로 정면에서 맞는다. 분이 풀리지 않았던지 어떤 이는 부근에 있던 자전거를 들어 내리친다. 한참 뒤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싸움이 끝났다. 현장에서 6명이 체포됐다.



그런데 경찰 조사 결과 행패를 부린 사람은 허난성 쑤이현 인민대표 천궈셩 씨 일행으로 밝혀졌다. 천 대표는 그날 쑤이현(睢县) 신탕촌(辛堂村) 지부 서기와 주민과 함께 술을 겸한 저녁 식사를 하다 이런 난투극의 주인공이 됐다. 그런데 싸움의 원인은 더욱 놀랍다. 단지 주문한 만두(包子)가 늦게 나왔다는 이유에서다. 사건 이후 쑤이현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긴급회의를 개최해 천 대표에 대한 사법기관의 강제 수사 허가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영상이 폭로되자 그야말로 분노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폭주했다. 인민대표는 지역 불량배라는 댓글에서부터 인민대표대회에 대한 강한 불신감이 주를 이뤘다. 중국 언론도 천 대표에 대해 ‘만두 인민대표’라는 조롱 섞인 비판기사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최근 ‘구덩이 인민대표’에서부터 ‘불법 모금 인민대표’, ‘불법 채권추심 인민대표’, ‘음주 운전 인민대표’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며 인민대표 제도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싱크홀' 만든 인민대표 자신이 판 '구덩이'에 빠져”

설연휴 첫날이었던 지난 18일 춘절 관련 기사 말고 단연 눈길을 끄는 기사 역시 ‘인민대표’ 관련 기사였다. 베이징시 검찰당국은 지난달 27일, 베이징시 시청취(西城區) 더성먼네이다제(德勝門內大街) 부근에서 발생한 도로 지반붕괴 사고, 즉 대형 싱크홀 사고와 관련해, 리바오쥔(李寶俊) 전 장쑤(江蘇)성 쉬저우(徐州)시 인민대표대회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인민대표는 자신의 집에 지하 6층 높이의 '지하별장'을 불법 건축하다 멀쩡한 도로가 붕괴하면서 길이 15m, 폭 5m, 깊이 10m의 대형 싱크홀이 생긴 것이다.



이 사고로 인근 주택 4채가 무너지고 매설된 전력 공급선과 수도관 등이 절단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사고가 일어난 이후 언론을 피해 잠적한 리바오쥔은 병원에 몰래 입원했다. 우리나라 재벌 총수들이 법정에 나갈때 앰뷸런스를 타고 환자복으로 갈아입는 행태와 너무나 닮아 있다.



병원을 찾아간 CCTV와의 인터뷰에서 리바오쥔은 심리적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사회와 이웃에 큰 피해를 입힌 점에 대해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또 빈털터리가 되더라도 피해 주민에 대한 배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언론은 공안당국이 리바오쥔에 대해 '위법한 건축 행위로 중대한 사고를 일으킨 혐의'를 적용했다며 "3년 이상 7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건이후 이름 붙여진 이른바 ‘구덩이 인민대표’가 스스로 판 구덩이에 빠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 지방의원들 역시 남일 보듯 한가하게 볼 사정은 아닐 것이다. 쥐꼬리 만한 권력의 맛에 취해 사리분별을 못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힘없는 서민의 몫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걸 중국 인민대표들이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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