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합법사업 규제 후 4년새 22조원↑”

입력 2015.02.2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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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간 프로 스포츠의 근간을 뒤흔든 승부조작 사건을 계기로 '불법 스포츠도박'의 실태 및 폐해가 드러난 가운데 23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 전체회의에 상정될 '2018년 전자카드 전면 시행안'에 대한 논란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감위의 전자카드 전면 시행안은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복권은 물론 프로스포츠를 대상으로 하는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등 모든 합법 사행산업을 이용할 때 개인의 신상정보가 입력된 카드에 금액을 충전한 뒤 사용해야 하는 법적 제도다.

관련업계는 전자카드가 전면 도입된다면 카드 발급의 불편함은 물론 발매처리 지연, 신분 노출에 대한 거부감 등 여러 요인으로 이용자들이 접근하기 쉽고 사행성을 부추기는 불법 도박시장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한다.

2013년 12월 한국행정연구원에서 조사한 '투표권 전자카드 도입 효과 연구용역'에 따르면 투표권 이용 고객 중 전자카드 도입 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이용하겠다는 응답자가 38.44%에 이르렀다.

사감위가 2012년 12월 실시한 제2차 불법도박 실태조사에서 2008년 53조원에 달했던 불법 도박 시장의 규모는 매출총량제와 영업장 수 제한, 구매 상한액 조정, 온라인판매 금지 등 합법사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이뤄진 4년 사이에 무려 22조원이 늘어난 75조원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렇자 특히 체육계에서는 합법사업을 즐기는 고객들이 불법시장으로 이탈한다면 체육진흥기금 급감으로 말미암아 국가체육재정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현재 정부 예산대비 체육예산의 비중이 단 0.28%에 불과한 현실에서 체육진흥기금은 체육예산의 86%를 부담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84%는 체육진흥투표권을 통해 조달되고 있다.

판매점 운영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영세한 점주들의 반발도 거세다.

체육진흥투표권 판매점을 조사한 결과 전자카드 도입 시 96.6%가 매출 감소를 예상했으며, 발매액 감소비율은 54.86%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전국 6천500여 개 판매점 점주의 월평균 수입은 19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국토토판매점협회 대표들은 지난 17일 체육진흥투표권 사업을 담당하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찾아 전자카드 도입 철회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들은 "판매점주들의 생계를 건 불법도박 근절 노력에도 여전히 하루에도 수십 건의 불법도박 홍보 문자 메시지가 오는 실정" 이라며 "사감위는 도박중독자들을 양산하고 사회의 해악이 되는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근절할 수 있는 올바른 방안을 찾아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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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 도박, 합법사업 규제 후 4년새 22조원↑”
    • 입력 2015-02-22 14:23:34
    연합뉴스
지난 수년간 프로 스포츠의 근간을 뒤흔든 승부조작 사건을 계기로 '불법 스포츠도박'의 실태 및 폐해가 드러난 가운데 23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 전체회의에 상정될 '2018년 전자카드 전면 시행안'에 대한 논란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감위의 전자카드 전면 시행안은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복권은 물론 프로스포츠를 대상으로 하는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등 모든 합법 사행산업을 이용할 때 개인의 신상정보가 입력된 카드에 금액을 충전한 뒤 사용해야 하는 법적 제도다. 관련업계는 전자카드가 전면 도입된다면 카드 발급의 불편함은 물론 발매처리 지연, 신분 노출에 대한 거부감 등 여러 요인으로 이용자들이 접근하기 쉽고 사행성을 부추기는 불법 도박시장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한다. 2013년 12월 한국행정연구원에서 조사한 '투표권 전자카드 도입 효과 연구용역'에 따르면 투표권 이용 고객 중 전자카드 도입 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이용하겠다는 응답자가 38.44%에 이르렀다. 사감위가 2012년 12월 실시한 제2차 불법도박 실태조사에서 2008년 53조원에 달했던 불법 도박 시장의 규모는 매출총량제와 영업장 수 제한, 구매 상한액 조정, 온라인판매 금지 등 합법사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이뤄진 4년 사이에 무려 22조원이 늘어난 75조원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렇자 특히 체육계에서는 합법사업을 즐기는 고객들이 불법시장으로 이탈한다면 체육진흥기금 급감으로 말미암아 국가체육재정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현재 정부 예산대비 체육예산의 비중이 단 0.28%에 불과한 현실에서 체육진흥기금은 체육예산의 86%를 부담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84%는 체육진흥투표권을 통해 조달되고 있다. 판매점 운영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영세한 점주들의 반발도 거세다. 체육진흥투표권 판매점을 조사한 결과 전자카드 도입 시 96.6%가 매출 감소를 예상했으며, 발매액 감소비율은 54.86%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전국 6천500여 개 판매점 점주의 월평균 수입은 19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국토토판매점협회 대표들은 지난 17일 체육진흥투표권 사업을 담당하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찾아 전자카드 도입 철회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들은 "판매점주들의 생계를 건 불법도박 근절 노력에도 여전히 하루에도 수십 건의 불법도박 홍보 문자 메시지가 오는 실정" 이라며 "사감위는 도박중독자들을 양산하고 사회의 해악이 되는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근절할 수 있는 올바른 방안을 찾아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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