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사라진 ‘돈 자루’…범인은 누구?
입력 2015.02.24 (08:12)
수정 2015.02.2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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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백화점 현금 인출기에 돈을 채우려던 현금 수송업체 직원들이 돈자루 하나를 바닥에 흘렸습니다.
자루 안에는 2천만 원이 넘는 현금이 들어 있었는데요.
돈자루를 잃어버린걸 알게 된 수송업체 직원들은 크게 놀라 주변을 뒤져봤지만, 자루는 이미 사라진 뒤였습니다.
오고 가는 많은 인파 속에서, 돈자루를 들고 사라진 건 누구였을까요?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명절을 앞 둔, 한 백화점 앞에서 벌어진, 돈자루 소동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건이 일어난 건, 일주일 전인 지난 17일 오후 3시 반 쯤입니다.
설 준비로 분주한 서울의 한 백화점.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현금 인출기 안에 돈을 채워 넣기 위해 현금 수송차가 백화점 앞에 멈춰섰습니다.
<녹취> 현금 수송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출입구에서 차량까지 거리가 약 10여m예요. 손수레를 이용해서 현금을 싣고 이동 중이었고요."
손수레에 나눠 실린 자루에는 모두 2억 원의 현금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렇게 직원들이 돈 수레를 끌고, 백화점 안으로 이동을 하는 순간.
손수레 위에서 돈 자루 하나가 툭하고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녹취> 현금 수송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차량 앞에 (길이) 계단과 경사로 두 개로 나뉘어요. 손수레를 끌고 경사로로 올라오는 중에 자루 하나가 떨어졌어요."
처음엔 자루가 떨어지는 걸 미처 알지 못했던 현금 수송업체 직원들.
<녹취> 현금 수송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돈자루가) 떨어지고 5초가 되지 않아서 바로 잠깐 사이였는데 몇 초 사이에 벌써 사라진 거죠."
떨어진 돈자루는 불과 몇 초 사이에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CCTV에는 수송 업체 직원들이 혼비백산, 돈자루를 찾아 돌아다니는 모습이 나타나는데요.
손가방 크기의 작은 자루 안에는 무려 2천3백만 원의 현금이 들어 있었습니다.
수송요원들은 결국 경찰에 도움을 요청합니다.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오후 15시 30분경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현금 수송업체의 직원이 우리 파출소를 방문해서 ‘현금 2억 중에 자루 한 개를 잃어버렸다.’ 그렇게 접수를 하였습니다."
수많은 인파가 오고가는 백화점 앞에서 사라진 돈자루.
돈을 찾으려면 일분일초가 급했습니다.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우리가 사안이 급하기 때문에 쓰레기장이라든지 주변 수색은 다 했습니다."
하지만, 돈자루의 행방은 묘연한 상황.
이런 저런 추측만 무성할 뿐이었습니다.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거기가 노숙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고 운집하는 곳이에요. 돈자루 굴러 떨어진 장소가 그래서 (처음에는) 노숙자들이 많으니까 노숙자들이 가져가지 않았을까."
돈자루를 들고간 건 정말 노숙인일까?
수사에 실마리를 제공한 건, 역시 CCTV였습니다.
경찰은 돈자루를 분실한 오후 3시 반을 전후해, 현금 수송업체 직원의 동선을 따라 CCTV를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사건 현장에서 무언가 수상한 행동을 하는 한 남성을 발견합니다.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CCTV에 허리를 굽히는 모습이 있었고 돈자루인지는 몰라도 자루 형태의 물건을 구부려서 줍는 모습이 보였으니까요."
이 남성을 좀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한 손에는 쓰레받기를 들고, 한 손에는 빗자루를 들고 있는 남성.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손잡이가 있는 쓰레받기 그걸 들고 이렇게 쓰레기통에 담는 모습이 아주 희미하게 있었어요. 그 CCTV 화면은 화소가 떨어져서 약하지만 그래도 그 시간대에 돈자루로 추정되는 자루의 형태를 담는 모습은 그 사람밖에 없었어요."
경찰은 곧바로 해당 구역의 청소를 맡고 있는 청소 용역업체를 조사했습니다.
구역마다 청소 담당자들이 따로 배정되는데, 그 시간, 해당 구역을 청소한 사람은 50대 남성 박모 씨로 조사됐습니다.
그런데 박 씨는 자신은 무언가를 주운일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박성용(경사/영등포역 파출소) : "전화를 했을 때는 아예 부인했어요. 아무것도 든 게 없다고 했어요. 가져간 게 없다고, 주운 것조차도 없다고"
사실, CCTV의 화질이 썩 좋지 않아, 돈을 주운 사람이 박 씨 인지 여부는 알기가 어려운 상황.
그런데 박 씨의 말이 좀 수상합니다.
<인터뷰> 박성용(경사/영등포역 파출소) : "제가 CCTV를 보고 얘기를 하는 건데 아저씨 뭐 주우신 거 없느냐고 물어봤더니 그때는 모래주머니를 주웠다고 그랬어요. 그래서 ‘그거 어떻게 하셨어요?’ 그랬더니 바로 소각장에 버렸다는 거예요."
말이 바뀌는 박 씨.
경찰의 의심은 굳어졌습니다.
박 씨와의 전화를 끊고 얼마 뒤, 경찰은 박 씨에게 자백을 권유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냅니다.
<인터뷰> 박성용(경사/영등포역 파출소) : "문자를 보냈어요. 지금 이렇게 한번 잘못 선택하신 게 후회할 일을 만드실 수도 있다. 그랬더니 전화 받자마자 ‘사실은 제가 그 돈 가져갔습니다.’라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결국, 사건이 발생한지 3시간여 만인, 오후 6시 40분 쯤, 박 씨는 가져갔던 돈을 그대로 쇼핑백에 담아 들고 파출소에 나타났습니다.
취재팀은 박 씨의 얘기를 직접 들어봤는데요.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만져보니까 종이 같아. 그래서 그걸 쇼핑백에다 담아서 집으로 오면서 딱 열어보니까 돈이더라고요."
박 씨는 처음에는 모래주머니인 줄 알고 치우려 했다가, 나중에 돈인 걸 알게 됐지만, 순간적으로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아무래도 딱 보니까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러고서 이걸 돌려줘야 되나 말아야 되나 생각을 하다가 ‘눈 한번 감자.’ 그렇게 생각을 했던 거죠.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한 거죠.(후회하시는 거죠?) 그렇죠, 내가……. 그래도 어머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신용하고 약속은 잘 지키라고 했는데"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저희는 설밑이고 그래서 좋은 쪽으로 풀려고 그랬는데 액수가 너무 크고 또 그걸 자기 집까지 이동을 시켜버렸고 또 자루를 오픈시켜버렸기 때문에 저희는 형사처벌을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대낮 백화점 앞에서 벌어진 돈자루 소동.
잃어버린 돈자루는 무사히 현금 수송업체에 되돌려졌고, 박 씨는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형사 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백화점 현금 인출기에 돈을 채우려던 현금 수송업체 직원들이 돈자루 하나를 바닥에 흘렸습니다.
자루 안에는 2천만 원이 넘는 현금이 들어 있었는데요.
돈자루를 잃어버린걸 알게 된 수송업체 직원들은 크게 놀라 주변을 뒤져봤지만, 자루는 이미 사라진 뒤였습니다.
오고 가는 많은 인파 속에서, 돈자루를 들고 사라진 건 누구였을까요?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명절을 앞 둔, 한 백화점 앞에서 벌어진, 돈자루 소동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건이 일어난 건, 일주일 전인 지난 17일 오후 3시 반 쯤입니다.
설 준비로 분주한 서울의 한 백화점.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현금 인출기 안에 돈을 채워 넣기 위해 현금 수송차가 백화점 앞에 멈춰섰습니다.
<녹취> 현금 수송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출입구에서 차량까지 거리가 약 10여m예요. 손수레를 이용해서 현금을 싣고 이동 중이었고요."
손수레에 나눠 실린 자루에는 모두 2억 원의 현금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렇게 직원들이 돈 수레를 끌고, 백화점 안으로 이동을 하는 순간.
손수레 위에서 돈 자루 하나가 툭하고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녹취> 현금 수송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차량 앞에 (길이) 계단과 경사로 두 개로 나뉘어요. 손수레를 끌고 경사로로 올라오는 중에 자루 하나가 떨어졌어요."
처음엔 자루가 떨어지는 걸 미처 알지 못했던 현금 수송업체 직원들.
<녹취> 현금 수송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돈자루가) 떨어지고 5초가 되지 않아서 바로 잠깐 사이였는데 몇 초 사이에 벌써 사라진 거죠."
떨어진 돈자루는 불과 몇 초 사이에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CCTV에는 수송 업체 직원들이 혼비백산, 돈자루를 찾아 돌아다니는 모습이 나타나는데요.
손가방 크기의 작은 자루 안에는 무려 2천3백만 원의 현금이 들어 있었습니다.
수송요원들은 결국 경찰에 도움을 요청합니다.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오후 15시 30분경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현금 수송업체의 직원이 우리 파출소를 방문해서 ‘현금 2억 중에 자루 한 개를 잃어버렸다.’ 그렇게 접수를 하였습니다."
수많은 인파가 오고가는 백화점 앞에서 사라진 돈자루.
돈을 찾으려면 일분일초가 급했습니다.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우리가 사안이 급하기 때문에 쓰레기장이라든지 주변 수색은 다 했습니다."
하지만, 돈자루의 행방은 묘연한 상황.
이런 저런 추측만 무성할 뿐이었습니다.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거기가 노숙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고 운집하는 곳이에요. 돈자루 굴러 떨어진 장소가 그래서 (처음에는) 노숙자들이 많으니까 노숙자들이 가져가지 않았을까."
돈자루를 들고간 건 정말 노숙인일까?
수사에 실마리를 제공한 건, 역시 CCTV였습니다.
경찰은 돈자루를 분실한 오후 3시 반을 전후해, 현금 수송업체 직원의 동선을 따라 CCTV를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사건 현장에서 무언가 수상한 행동을 하는 한 남성을 발견합니다.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CCTV에 허리를 굽히는 모습이 있었고 돈자루인지는 몰라도 자루 형태의 물건을 구부려서 줍는 모습이 보였으니까요."
이 남성을 좀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한 손에는 쓰레받기를 들고, 한 손에는 빗자루를 들고 있는 남성.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손잡이가 있는 쓰레받기 그걸 들고 이렇게 쓰레기통에 담는 모습이 아주 희미하게 있었어요. 그 CCTV 화면은 화소가 떨어져서 약하지만 그래도 그 시간대에 돈자루로 추정되는 자루의 형태를 담는 모습은 그 사람밖에 없었어요."
경찰은 곧바로 해당 구역의 청소를 맡고 있는 청소 용역업체를 조사했습니다.
구역마다 청소 담당자들이 따로 배정되는데, 그 시간, 해당 구역을 청소한 사람은 50대 남성 박모 씨로 조사됐습니다.
그런데 박 씨는 자신은 무언가를 주운일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박성용(경사/영등포역 파출소) : "전화를 했을 때는 아예 부인했어요. 아무것도 든 게 없다고 했어요. 가져간 게 없다고, 주운 것조차도 없다고"
사실, CCTV의 화질이 썩 좋지 않아, 돈을 주운 사람이 박 씨 인지 여부는 알기가 어려운 상황.
그런데 박 씨의 말이 좀 수상합니다.
<인터뷰> 박성용(경사/영등포역 파출소) : "제가 CCTV를 보고 얘기를 하는 건데 아저씨 뭐 주우신 거 없느냐고 물어봤더니 그때는 모래주머니를 주웠다고 그랬어요. 그래서 ‘그거 어떻게 하셨어요?’ 그랬더니 바로 소각장에 버렸다는 거예요."
말이 바뀌는 박 씨.
경찰의 의심은 굳어졌습니다.
박 씨와의 전화를 끊고 얼마 뒤, 경찰은 박 씨에게 자백을 권유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냅니다.
<인터뷰> 박성용(경사/영등포역 파출소) : "문자를 보냈어요. 지금 이렇게 한번 잘못 선택하신 게 후회할 일을 만드실 수도 있다. 그랬더니 전화 받자마자 ‘사실은 제가 그 돈 가져갔습니다.’라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결국, 사건이 발생한지 3시간여 만인, 오후 6시 40분 쯤, 박 씨는 가져갔던 돈을 그대로 쇼핑백에 담아 들고 파출소에 나타났습니다.
취재팀은 박 씨의 얘기를 직접 들어봤는데요.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만져보니까 종이 같아. 그래서 그걸 쇼핑백에다 담아서 집으로 오면서 딱 열어보니까 돈이더라고요."
박 씨는 처음에는 모래주머니인 줄 알고 치우려 했다가, 나중에 돈인 걸 알게 됐지만, 순간적으로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아무래도 딱 보니까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러고서 이걸 돌려줘야 되나 말아야 되나 생각을 하다가 ‘눈 한번 감자.’ 그렇게 생각을 했던 거죠.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한 거죠.(후회하시는 거죠?) 그렇죠, 내가……. 그래도 어머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신용하고 약속은 잘 지키라고 했는데"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저희는 설밑이고 그래서 좋은 쪽으로 풀려고 그랬는데 액수가 너무 크고 또 그걸 자기 집까지 이동을 시켜버렸고 또 자루를 오픈시켜버렸기 때문에 저희는 형사처벌을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대낮 백화점 앞에서 벌어진 돈자루 소동.
잃어버린 돈자루는 무사히 현금 수송업체에 되돌려졌고, 박 씨는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형사 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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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2-24 08:17:26
- 수정2015-02-24 11:36:34

<기자 멘트>
백화점 현금 인출기에 돈을 채우려던 현금 수송업체 직원들이 돈자루 하나를 바닥에 흘렸습니다.
자루 안에는 2천만 원이 넘는 현금이 들어 있었는데요.
돈자루를 잃어버린걸 알게 된 수송업체 직원들은 크게 놀라 주변을 뒤져봤지만, 자루는 이미 사라진 뒤였습니다.
오고 가는 많은 인파 속에서, 돈자루를 들고 사라진 건 누구였을까요?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명절을 앞 둔, 한 백화점 앞에서 벌어진, 돈자루 소동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건이 일어난 건, 일주일 전인 지난 17일 오후 3시 반 쯤입니다.
설 준비로 분주한 서울의 한 백화점.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현금 인출기 안에 돈을 채워 넣기 위해 현금 수송차가 백화점 앞에 멈춰섰습니다.
<녹취> 현금 수송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출입구에서 차량까지 거리가 약 10여m예요. 손수레를 이용해서 현금을 싣고 이동 중이었고요."
손수레에 나눠 실린 자루에는 모두 2억 원의 현금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렇게 직원들이 돈 수레를 끌고, 백화점 안으로 이동을 하는 순간.
손수레 위에서 돈 자루 하나가 툭하고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녹취> 현금 수송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차량 앞에 (길이) 계단과 경사로 두 개로 나뉘어요. 손수레를 끌고 경사로로 올라오는 중에 자루 하나가 떨어졌어요."
처음엔 자루가 떨어지는 걸 미처 알지 못했던 현금 수송업체 직원들.
<녹취> 현금 수송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돈자루가) 떨어지고 5초가 되지 않아서 바로 잠깐 사이였는데 몇 초 사이에 벌써 사라진 거죠."
떨어진 돈자루는 불과 몇 초 사이에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CCTV에는 수송 업체 직원들이 혼비백산, 돈자루를 찾아 돌아다니는 모습이 나타나는데요.
손가방 크기의 작은 자루 안에는 무려 2천3백만 원의 현금이 들어 있었습니다.
수송요원들은 결국 경찰에 도움을 요청합니다.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오후 15시 30분경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현금 수송업체의 직원이 우리 파출소를 방문해서 ‘현금 2억 중에 자루 한 개를 잃어버렸다.’ 그렇게 접수를 하였습니다."
수많은 인파가 오고가는 백화점 앞에서 사라진 돈자루.
돈을 찾으려면 일분일초가 급했습니다.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우리가 사안이 급하기 때문에 쓰레기장이라든지 주변 수색은 다 했습니다."
하지만, 돈자루의 행방은 묘연한 상황.
이런 저런 추측만 무성할 뿐이었습니다.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거기가 노숙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고 운집하는 곳이에요. 돈자루 굴러 떨어진 장소가 그래서 (처음에는) 노숙자들이 많으니까 노숙자들이 가져가지 않았을까."
돈자루를 들고간 건 정말 노숙인일까?
수사에 실마리를 제공한 건, 역시 CCTV였습니다.
경찰은 돈자루를 분실한 오후 3시 반을 전후해, 현금 수송업체 직원의 동선을 따라 CCTV를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사건 현장에서 무언가 수상한 행동을 하는 한 남성을 발견합니다.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CCTV에 허리를 굽히는 모습이 있었고 돈자루인지는 몰라도 자루 형태의 물건을 구부려서 줍는 모습이 보였으니까요."
이 남성을 좀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한 손에는 쓰레받기를 들고, 한 손에는 빗자루를 들고 있는 남성.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손잡이가 있는 쓰레받기 그걸 들고 이렇게 쓰레기통에 담는 모습이 아주 희미하게 있었어요. 그 CCTV 화면은 화소가 떨어져서 약하지만 그래도 그 시간대에 돈자루로 추정되는 자루의 형태를 담는 모습은 그 사람밖에 없었어요."
경찰은 곧바로 해당 구역의 청소를 맡고 있는 청소 용역업체를 조사했습니다.
구역마다 청소 담당자들이 따로 배정되는데, 그 시간, 해당 구역을 청소한 사람은 50대 남성 박모 씨로 조사됐습니다.
그런데 박 씨는 자신은 무언가를 주운일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박성용(경사/영등포역 파출소) : "전화를 했을 때는 아예 부인했어요. 아무것도 든 게 없다고 했어요. 가져간 게 없다고, 주운 것조차도 없다고"
사실, CCTV의 화질이 썩 좋지 않아, 돈을 주운 사람이 박 씨 인지 여부는 알기가 어려운 상황.
그런데 박 씨의 말이 좀 수상합니다.
<인터뷰> 박성용(경사/영등포역 파출소) : "제가 CCTV를 보고 얘기를 하는 건데 아저씨 뭐 주우신 거 없느냐고 물어봤더니 그때는 모래주머니를 주웠다고 그랬어요. 그래서 ‘그거 어떻게 하셨어요?’ 그랬더니 바로 소각장에 버렸다는 거예요."
말이 바뀌는 박 씨.
경찰의 의심은 굳어졌습니다.
박 씨와의 전화를 끊고 얼마 뒤, 경찰은 박 씨에게 자백을 권유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냅니다.
<인터뷰> 박성용(경사/영등포역 파출소) : "문자를 보냈어요. 지금 이렇게 한번 잘못 선택하신 게 후회할 일을 만드실 수도 있다. 그랬더니 전화 받자마자 ‘사실은 제가 그 돈 가져갔습니다.’라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결국, 사건이 발생한지 3시간여 만인, 오후 6시 40분 쯤, 박 씨는 가져갔던 돈을 그대로 쇼핑백에 담아 들고 파출소에 나타났습니다.
취재팀은 박 씨의 얘기를 직접 들어봤는데요.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만져보니까 종이 같아. 그래서 그걸 쇼핑백에다 담아서 집으로 오면서 딱 열어보니까 돈이더라고요."
박 씨는 처음에는 모래주머니인 줄 알고 치우려 했다가, 나중에 돈인 걸 알게 됐지만, 순간적으로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아무래도 딱 보니까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러고서 이걸 돌려줘야 되나 말아야 되나 생각을 하다가 ‘눈 한번 감자.’ 그렇게 생각을 했던 거죠.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한 거죠.(후회하시는 거죠?) 그렇죠, 내가……. 그래도 어머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신용하고 약속은 잘 지키라고 했는데"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저희는 설밑이고 그래서 좋은 쪽으로 풀려고 그랬는데 액수가 너무 크고 또 그걸 자기 집까지 이동을 시켜버렸고 또 자루를 오픈시켜버렸기 때문에 저희는 형사처벌을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대낮 백화점 앞에서 벌어진 돈자루 소동.
잃어버린 돈자루는 무사히 현금 수송업체에 되돌려졌고, 박 씨는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형사 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백화점 현금 인출기에 돈을 채우려던 현금 수송업체 직원들이 돈자루 하나를 바닥에 흘렸습니다.
자루 안에는 2천만 원이 넘는 현금이 들어 있었는데요.
돈자루를 잃어버린걸 알게 된 수송업체 직원들은 크게 놀라 주변을 뒤져봤지만, 자루는 이미 사라진 뒤였습니다.
오고 가는 많은 인파 속에서, 돈자루를 들고 사라진 건 누구였을까요?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명절을 앞 둔, 한 백화점 앞에서 벌어진, 돈자루 소동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건이 일어난 건, 일주일 전인 지난 17일 오후 3시 반 쯤입니다.
설 준비로 분주한 서울의 한 백화점.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현금 인출기 안에 돈을 채워 넣기 위해 현금 수송차가 백화점 앞에 멈춰섰습니다.
<녹취> 현금 수송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출입구에서 차량까지 거리가 약 10여m예요. 손수레를 이용해서 현금을 싣고 이동 중이었고요."
손수레에 나눠 실린 자루에는 모두 2억 원의 현금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렇게 직원들이 돈 수레를 끌고, 백화점 안으로 이동을 하는 순간.
손수레 위에서 돈 자루 하나가 툭하고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녹취> 현금 수송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차량 앞에 (길이) 계단과 경사로 두 개로 나뉘어요. 손수레를 끌고 경사로로 올라오는 중에 자루 하나가 떨어졌어요."
처음엔 자루가 떨어지는 걸 미처 알지 못했던 현금 수송업체 직원들.
<녹취> 현금 수송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돈자루가) 떨어지고 5초가 되지 않아서 바로 잠깐 사이였는데 몇 초 사이에 벌써 사라진 거죠."
떨어진 돈자루는 불과 몇 초 사이에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CCTV에는 수송 업체 직원들이 혼비백산, 돈자루를 찾아 돌아다니는 모습이 나타나는데요.
손가방 크기의 작은 자루 안에는 무려 2천3백만 원의 현금이 들어 있었습니다.
수송요원들은 결국 경찰에 도움을 요청합니다.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오후 15시 30분경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현금 수송업체의 직원이 우리 파출소를 방문해서 ‘현금 2억 중에 자루 한 개를 잃어버렸다.’ 그렇게 접수를 하였습니다."
수많은 인파가 오고가는 백화점 앞에서 사라진 돈자루.
돈을 찾으려면 일분일초가 급했습니다.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우리가 사안이 급하기 때문에 쓰레기장이라든지 주변 수색은 다 했습니다."
하지만, 돈자루의 행방은 묘연한 상황.
이런 저런 추측만 무성할 뿐이었습니다.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거기가 노숙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고 운집하는 곳이에요. 돈자루 굴러 떨어진 장소가 그래서 (처음에는) 노숙자들이 많으니까 노숙자들이 가져가지 않았을까."
돈자루를 들고간 건 정말 노숙인일까?
수사에 실마리를 제공한 건, 역시 CCTV였습니다.
경찰은 돈자루를 분실한 오후 3시 반을 전후해, 현금 수송업체 직원의 동선을 따라 CCTV를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사건 현장에서 무언가 수상한 행동을 하는 한 남성을 발견합니다.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CCTV에 허리를 굽히는 모습이 있었고 돈자루인지는 몰라도 자루 형태의 물건을 구부려서 줍는 모습이 보였으니까요."
이 남성을 좀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한 손에는 쓰레받기를 들고, 한 손에는 빗자루를 들고 있는 남성.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손잡이가 있는 쓰레받기 그걸 들고 이렇게 쓰레기통에 담는 모습이 아주 희미하게 있었어요. 그 CCTV 화면은 화소가 떨어져서 약하지만 그래도 그 시간대에 돈자루로 추정되는 자루의 형태를 담는 모습은 그 사람밖에 없었어요."
경찰은 곧바로 해당 구역의 청소를 맡고 있는 청소 용역업체를 조사했습니다.
구역마다 청소 담당자들이 따로 배정되는데, 그 시간, 해당 구역을 청소한 사람은 50대 남성 박모 씨로 조사됐습니다.
그런데 박 씨는 자신은 무언가를 주운일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박성용(경사/영등포역 파출소) : "전화를 했을 때는 아예 부인했어요. 아무것도 든 게 없다고 했어요. 가져간 게 없다고, 주운 것조차도 없다고"
사실, CCTV의 화질이 썩 좋지 않아, 돈을 주운 사람이 박 씨 인지 여부는 알기가 어려운 상황.
그런데 박 씨의 말이 좀 수상합니다.
<인터뷰> 박성용(경사/영등포역 파출소) : "제가 CCTV를 보고 얘기를 하는 건데 아저씨 뭐 주우신 거 없느냐고 물어봤더니 그때는 모래주머니를 주웠다고 그랬어요. 그래서 ‘그거 어떻게 하셨어요?’ 그랬더니 바로 소각장에 버렸다는 거예요."
말이 바뀌는 박 씨.
경찰의 의심은 굳어졌습니다.
박 씨와의 전화를 끊고 얼마 뒤, 경찰은 박 씨에게 자백을 권유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냅니다.
<인터뷰> 박성용(경사/영등포역 파출소) : "문자를 보냈어요. 지금 이렇게 한번 잘못 선택하신 게 후회할 일을 만드실 수도 있다. 그랬더니 전화 받자마자 ‘사실은 제가 그 돈 가져갔습니다.’라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결국, 사건이 발생한지 3시간여 만인, 오후 6시 40분 쯤, 박 씨는 가져갔던 돈을 그대로 쇼핑백에 담아 들고 파출소에 나타났습니다.
취재팀은 박 씨의 얘기를 직접 들어봤는데요.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만져보니까 종이 같아. 그래서 그걸 쇼핑백에다 담아서 집으로 오면서 딱 열어보니까 돈이더라고요."
박 씨는 처음에는 모래주머니인 줄 알고 치우려 했다가, 나중에 돈인 걸 알게 됐지만, 순간적으로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아무래도 딱 보니까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러고서 이걸 돌려줘야 되나 말아야 되나 생각을 하다가 ‘눈 한번 감자.’ 그렇게 생각을 했던 거죠.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한 거죠.(후회하시는 거죠?) 그렇죠, 내가……. 그래도 어머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신용하고 약속은 잘 지키라고 했는데"
<인터뷰> 송완춘(소장/영등포역 파출소) : "저희는 설밑이고 그래서 좋은 쪽으로 풀려고 그랬는데 액수가 너무 크고 또 그걸 자기 집까지 이동을 시켜버렸고 또 자루를 오픈시켜버렸기 때문에 저희는 형사처벌을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대낮 백화점 앞에서 벌어진 돈자루 소동.
잃어버린 돈자루는 무사히 현금 수송업체에 되돌려졌고, 박 씨는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형사 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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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hun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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