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경 “헛껍데기 같은 느낌, 문상무역으로 힐링했죠”

입력 2015.03.0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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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연쇄살인마에 여동생을 잃은 형사 태수(영화 '살인의뢰')를 만나러 갔는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오는 문 상무(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가 자리하고 있었다.

배우 김상경(43)과의 인터뷰는 그만큼 유쾌했다.

6일 삼청동에서 만난 김상경은 "문 상무가 아직 배어 있다"고 말했다.

막장 없는 가족극으로 시청률 43.3%까지 치솟으며 인기리에 방영됐던 KBS 2TV 주말연속극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김상경은 까칠하지만 알고 보면 허당인 문태주 상무 역을 맡아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오는 12일에는 영화 '살인의뢰'로 관객과 만난다.

우연히 잡은 연쇄살인범의 마지막 희생자가 자신의 여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절망하는 형사 역이다.

작년 8월부터 방영된 '가족끼리 왜 이래'와는 한 달 정도 촬영 기간이 겹쳤다고 한다.

"영화를 촬영하는 중에 '가족끼리 왜 이래' 섭외가 들어왔어요. 원래 일정을 겹치게 잡지 않는 편이라 계속 거절했어요. 그런데도 강은경 작가가 꼭 만나보고 싶다고 해서 만났는데 사람이 정말 겸손하고 좋았어요. 그래서 운명처럼 하게 됐죠."

김상경은 "본의 아니게 촬영이 한 달 정도 겹쳤는데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면서 "몸이 완전히 방전돼 처음으로 보약도 먹었다"고 했다.

"(영화에서) 너무 심각한 것을 하고 있는데 이 사람(태수)과 문 상무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 힐링이 되는 느낌이 들더군요. 힘든 촬영이었는데 오히려 (드라마가) 힐링이 되는 역할을 했어요. 강 작가가 대본을 빨리 줘서 고마웠죠. 밤샘 촬영도 별로 없었고요."

영화 속 태수는 여동생의 죽음 이후 매일 술이 없으면 잠을 청하지 못할 정도로 피폐해진다.

연쇄살인범 조강천(박성웅)을 잡을 때까지는 성격이 유들유들하고 능글맞고 심지어 배도 제법 나온 형사였던 그다.

김상경은 "3년 후 첫 장면이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3년 후 태수는 사형 선고를 받은 조강천에게 면회를 가 초콜릿을 건네며 여동생의 시신이 묻힌 곳을 묻는다.

"극 중에서는 3년이지만 촬영으로는 10일 후 밖에 안 되는데 정서적으로 부딪히더군요. (여동생이 죽은) 분노가 아직 있는 상황이니까요. 마치 시체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죠. 모든 게 망가지고 끝난 상황, 헛껍데기 같은 느낌. 그렇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는 이런 변화를 보여주고자 몸무게 감량을 시도했다.

먼저 자기 전에 막걸리 두 통에 기름기 많은 볶음밥을 안주 삼아 먹으면서 "몸이 너무 힘들 정도로" 6∼7㎏을 찌우고 나서 열흘 만에 도로 10㎏을 뺐다고 한다.

"정말 죽을 것 같았죠. 하지만 이렇게 인물이 한 영화 안에서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을 때 쾌감을 느껴요. 배우로서 도전이기도 하고. "

당초 시나리오와 달리 그가 사건 이후로 이혼까지 하게 되며 완전히 망가지는 모습 등은 편집 과정에서 빠졌다.

3년 뒤 감옥에 있는 강천에게 복수를 시도하는 매제 승현(김성균)의 존재도 원래 시나리오에서는 극 초반에는 가려져 있다가 나중에 드러나는 구조였다고 한다.

김상경은 "결과물이 내가 생각했던 틀과는 달라져서 점수를 못 매기겠다"면서 "개봉하면 머리에 있는 틀, 시나리오, 찍은 순서를 싹 지우고 일반 관객의 느낌으로 조용히 다시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는 범죄 피해에 대한 사적 복수를 그리며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사형제도의 존폐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태수는) 책임 있는 선택을 했겠지만 영화가 개봉되면 사회적으로 반향이 클 것 같아요. 여기저기서 말이 많이 나올 것 같아요. '100분 토론'에서 한번 다뤄지면 영화가 대박 날 텐데요. 하하."

김상경은 "어디서나 나다운 게 좋은 것 같다"면서 "옆집 아저씨·삼촌·오빠·형처럼 일반 관객 옆에 있는 사람 같은 배우, 관객의 얘기를 해주는 배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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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경 “헛껍데기 같은 느낌, 문상무역으로 힐링했죠”
    • 입력 2015-03-06 16:04:30
    연합뉴스
분명히 연쇄살인마에 여동생을 잃은 형사 태수(영화 '살인의뢰')를 만나러 갔는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오는 문 상무(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가 자리하고 있었다. 배우 김상경(43)과의 인터뷰는 그만큼 유쾌했다. 6일 삼청동에서 만난 김상경은 "문 상무가 아직 배어 있다"고 말했다. 막장 없는 가족극으로 시청률 43.3%까지 치솟으며 인기리에 방영됐던 KBS 2TV 주말연속극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김상경은 까칠하지만 알고 보면 허당인 문태주 상무 역을 맡아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오는 12일에는 영화 '살인의뢰'로 관객과 만난다. 우연히 잡은 연쇄살인범의 마지막 희생자가 자신의 여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절망하는 형사 역이다. 작년 8월부터 방영된 '가족끼리 왜 이래'와는 한 달 정도 촬영 기간이 겹쳤다고 한다. "영화를 촬영하는 중에 '가족끼리 왜 이래' 섭외가 들어왔어요. 원래 일정을 겹치게 잡지 않는 편이라 계속 거절했어요. 그런데도 강은경 작가가 꼭 만나보고 싶다고 해서 만났는데 사람이 정말 겸손하고 좋았어요. 그래서 운명처럼 하게 됐죠." 김상경은 "본의 아니게 촬영이 한 달 정도 겹쳤는데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면서 "몸이 완전히 방전돼 처음으로 보약도 먹었다"고 했다. "(영화에서) 너무 심각한 것을 하고 있는데 이 사람(태수)과 문 상무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 힐링이 되는 느낌이 들더군요. 힘든 촬영이었는데 오히려 (드라마가) 힐링이 되는 역할을 했어요. 강 작가가 대본을 빨리 줘서 고마웠죠. 밤샘 촬영도 별로 없었고요." 영화 속 태수는 여동생의 죽음 이후 매일 술이 없으면 잠을 청하지 못할 정도로 피폐해진다. 연쇄살인범 조강천(박성웅)을 잡을 때까지는 성격이 유들유들하고 능글맞고 심지어 배도 제법 나온 형사였던 그다. 김상경은 "3년 후 첫 장면이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3년 후 태수는 사형 선고를 받은 조강천에게 면회를 가 초콜릿을 건네며 여동생의 시신이 묻힌 곳을 묻는다. "극 중에서는 3년이지만 촬영으로는 10일 후 밖에 안 되는데 정서적으로 부딪히더군요. (여동생이 죽은) 분노가 아직 있는 상황이니까요. 마치 시체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죠. 모든 게 망가지고 끝난 상황, 헛껍데기 같은 느낌. 그렇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는 이런 변화를 보여주고자 몸무게 감량을 시도했다. 먼저 자기 전에 막걸리 두 통에 기름기 많은 볶음밥을 안주 삼아 먹으면서 "몸이 너무 힘들 정도로" 6∼7㎏을 찌우고 나서 열흘 만에 도로 10㎏을 뺐다고 한다. "정말 죽을 것 같았죠. 하지만 이렇게 인물이 한 영화 안에서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을 때 쾌감을 느껴요. 배우로서 도전이기도 하고. " 당초 시나리오와 달리 그가 사건 이후로 이혼까지 하게 되며 완전히 망가지는 모습 등은 편집 과정에서 빠졌다. 3년 뒤 감옥에 있는 강천에게 복수를 시도하는 매제 승현(김성균)의 존재도 원래 시나리오에서는 극 초반에는 가려져 있다가 나중에 드러나는 구조였다고 한다. 김상경은 "결과물이 내가 생각했던 틀과는 달라져서 점수를 못 매기겠다"면서 "개봉하면 머리에 있는 틀, 시나리오, 찍은 순서를 싹 지우고 일반 관객의 느낌으로 조용히 다시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는 범죄 피해에 대한 사적 복수를 그리며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사형제도의 존폐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태수는) 책임 있는 선택을 했겠지만 영화가 개봉되면 사회적으로 반향이 클 것 같아요. 여기저기서 말이 많이 나올 것 같아요. '100분 토론'에서 한번 다뤄지면 영화가 대박 날 텐데요. 하하." 김상경은 "어디서나 나다운 게 좋은 것 같다"면서 "옆집 아저씨·삼촌·오빠·형처럼 일반 관객 옆에 있는 사람 같은 배우, 관객의 얘기를 해주는 배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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