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알카에다 지휘관 사망, 내전 판도변화 예고

입력 2015.03.08 (04: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전선 최고위급 지휘관이 공습으로 사망해 만 4년 된 시리아 내전의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망한 아부 후맘 알샤미는 알카에다의 핵심 인물로 최근 제기된 알누스라의 알카에다와 결별 가능성은 물론 미국의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격퇴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알누스라전선, 지휘관 사망으로 노선 바꾸나

지난 5일 터키 국경 인근의 시리아 이들리브 주에서 사망한 알샤미는 군사령관으로 지도자인 아부 무함마드 알골라니만큼 중요한 인물이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레바논 당국자를 인용해 알샤미의 본명은 사미르 히자지로 시리아 국적의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라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알샤미가 2007년 레바논에서 테러 혐의로 구속돼 5년 동안 복역했으며 2012년 출소하자 고국인 시리아로 가서 알누스라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알누스라가 지난해 공개한 알샤미의 전기를 다룬 영상에 따르면 그는 1990년대 후반 아프가니스탄의 알카에다 캠프 여러 곳에서 훈련을 받았으며 오사마 빈라덴 앞에서 충성을 맹세했다.

23분 분량의 이 영상은 알샤미가 알카에다 전사들을 훈련시켰으며, 이 중에는 IS의 전신인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QI)의 지도자 아부 무삽 알자르카위도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알샤미는 이 영상에서 IS가 자신과 합의한 휴전 협정을 파기했고, IS가 민간인 지역에서 철수하기 전에 화학무기를 폭발시켰다며 IS를 비난하기도 했다.

알누스라는 지난해 IS가 득세하기 전까지 시리아에서 가장 강력한 지하디스트 반군으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축출에 앞장섰다.

알샤미가 다른 고위급 지휘관 3명과 함께 사망한 사실은 확인됐지만 공격한 주체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시리아 현지 활동가들의 보고를 토대로 내전 상황을 전하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등은 미국이 주도한 국제동맹군의 공습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미군은 이들리브 주에 공습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미군은 지난해 9월 IS 공습을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확대한 직후 알누스라의 주요 지점을 여러 차례 공습한 바 있다.

당시 미군은 이들이 알카에다 분파인 호라산그룹으로 미국 본토에 테러를 기도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국영 뉴스통신사인 사나는 전날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에 알샤미가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나 객관적으로 검증되지는 않았다.

◇알카에다와 결별 여부 주목…'IS 격퇴' 반군 대리전도 영향권

알샤미의 사망은 최근 알누스라가 시리아 북부에서 세속주의 성향의 '온건 반군'을 잇따라 격퇴한 것과 맞물려 더욱 중요한 전기로 여겨진다.

알누스라는 지난 3일 시리아 2대 도시인 알레포 인근의 아타리브에서 미국이 지원한 온건 반군 '하라카트하즘'을 물리치고 이 반군의 무기고를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이 사진에는 알누스라 조직원이 미군이 하라카트카즘에 제공한 대전차 미사일 '토우'(TOW)를 들고 있으며 뒤편에는 각종 미제 무기가 담긴 상자들이 쌓여 있다.

패퇴한 하라카트하즘은 조직을 해체하고 알레포에서 새로 결성한 반군 연합체인 '샤미아 전선'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레반트 전선으로도 알려진 이 조직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반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누스라는 지난해 11월에도 이들리브 주에서 온건 반군인 시리아혁명전선(SRF)을 격퇴하고 SRF가 미국으로부터 받은 토우 미사일 등을 노획한 바 있다.

이로써 알누스라는 시리아 북서부의 상당 부분을 장악해 이곳을 핵심 거점으로 만들었다.

알누스라가 북서부에서 보인 행보는 알카에다와 선을 긋기 위한 전략과 관련됐다는 추정도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은 알샤미의 사망 전날 알누스라와 카타르의 소식통을 인용해 알누스라가 조만간 알카에다와 결별한다고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도자인 알골라니는 카타르 등 걸프 왕국의 지원을 받기 위해 알카에다와 결별하고 조직명을 바꾸고 시리아 북서부에 지도부를 두기로 결정했다.

카타르 등의 정보당국자들은 최근 수개월간 알골라니와 만나 알누스라가 알카에다와 관계를 끊고 순수한 시리아 반군으로 탈바꿈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도록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골라니는 내부 반발로 결별 발표를 미뤘지만 알카에다 충성파인 알샤미가 사망해 알누스라의 노선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SOHR의 라미 압둘라흐만 소장은 알샤미가 알골라니보다 중요한 인물이며 알샤미 사망에 따른 영향은 시간을 두고 나타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은 IS 격퇴 전략으로 시리아의 온건 반군을 지원해 대리전을 치르게 한다는 계획이지만 시리아 북부에서 온건 반군들이 패퇴해 차질이 불가피하다.

미국은 터키와 이달부터 반군에 군사훈련과 무장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알누스라의 득세로 미국 내 반대 여론이 높아질 수 있다.

아울러 미국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알누스라가 알카에다와 결별하고 카타르 등의 지원을 받아 북부의 강력한 반군 세력으로 커진다면 '반군 대리전' 계획에 난관이 예상된다.

일부 전문가는 이런 상황은 미국의 IS 공습에 따른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국제문제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실(AC)의 카이살 이타니 연구원은 전날 주간기 타임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의 공습 전략은 지하디스트가 아닌 민족주의자들을 다치게 했다"며 미국의 시리아 내 IS 공습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타니 연구원은 미국이 온건 반군과 협력한 알누스라도 공습하고 시리아 정부군이 어부지리 효과를 거둠에 따라 지하드 그룹의 영향력만 커졌다고 지적했다.

미국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이슬람주의 반군을 인용해 미군의 공습 이후 알누스라 내부 온건파들이 배제되고 IS처럼 포악해졌다고 전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시리아 알카에다 지휘관 사망, 내전 판도변화 예고
    • 입력 2015-03-08 04:59:13
    연합뉴스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전선 최고위급 지휘관이 공습으로 사망해 만 4년 된 시리아 내전의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망한 아부 후맘 알샤미는 알카에다의 핵심 인물로 최근 제기된 알누스라의 알카에다와 결별 가능성은 물론 미국의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격퇴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알누스라전선, 지휘관 사망으로 노선 바꾸나 지난 5일 터키 국경 인근의 시리아 이들리브 주에서 사망한 알샤미는 군사령관으로 지도자인 아부 무함마드 알골라니만큼 중요한 인물이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레바논 당국자를 인용해 알샤미의 본명은 사미르 히자지로 시리아 국적의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라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알샤미가 2007년 레바논에서 테러 혐의로 구속돼 5년 동안 복역했으며 2012년 출소하자 고국인 시리아로 가서 알누스라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알누스라가 지난해 공개한 알샤미의 전기를 다룬 영상에 따르면 그는 1990년대 후반 아프가니스탄의 알카에다 캠프 여러 곳에서 훈련을 받았으며 오사마 빈라덴 앞에서 충성을 맹세했다. 23분 분량의 이 영상은 알샤미가 알카에다 전사들을 훈련시켰으며, 이 중에는 IS의 전신인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QI)의 지도자 아부 무삽 알자르카위도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알샤미는 이 영상에서 IS가 자신과 합의한 휴전 협정을 파기했고, IS가 민간인 지역에서 철수하기 전에 화학무기를 폭발시켰다며 IS를 비난하기도 했다. 알누스라는 지난해 IS가 득세하기 전까지 시리아에서 가장 강력한 지하디스트 반군으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축출에 앞장섰다. 알샤미가 다른 고위급 지휘관 3명과 함께 사망한 사실은 확인됐지만 공격한 주체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시리아 현지 활동가들의 보고를 토대로 내전 상황을 전하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등은 미국이 주도한 국제동맹군의 공습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미군은 이들리브 주에 공습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미군은 지난해 9월 IS 공습을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확대한 직후 알누스라의 주요 지점을 여러 차례 공습한 바 있다. 당시 미군은 이들이 알카에다 분파인 호라산그룹으로 미국 본토에 테러를 기도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국영 뉴스통신사인 사나는 전날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에 알샤미가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나 객관적으로 검증되지는 않았다. ◇알카에다와 결별 여부 주목…'IS 격퇴' 반군 대리전도 영향권 알샤미의 사망은 최근 알누스라가 시리아 북부에서 세속주의 성향의 '온건 반군'을 잇따라 격퇴한 것과 맞물려 더욱 중요한 전기로 여겨진다. 알누스라는 지난 3일 시리아 2대 도시인 알레포 인근의 아타리브에서 미국이 지원한 온건 반군 '하라카트하즘'을 물리치고 이 반군의 무기고를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이 사진에는 알누스라 조직원이 미군이 하라카트카즘에 제공한 대전차 미사일 '토우'(TOW)를 들고 있으며 뒤편에는 각종 미제 무기가 담긴 상자들이 쌓여 있다. 패퇴한 하라카트하즘은 조직을 해체하고 알레포에서 새로 결성한 반군 연합체인 '샤미아 전선'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레반트 전선으로도 알려진 이 조직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반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누스라는 지난해 11월에도 이들리브 주에서 온건 반군인 시리아혁명전선(SRF)을 격퇴하고 SRF가 미국으로부터 받은 토우 미사일 등을 노획한 바 있다. 이로써 알누스라는 시리아 북서부의 상당 부분을 장악해 이곳을 핵심 거점으로 만들었다. 알누스라가 북서부에서 보인 행보는 알카에다와 선을 긋기 위한 전략과 관련됐다는 추정도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은 알샤미의 사망 전날 알누스라와 카타르의 소식통을 인용해 알누스라가 조만간 알카에다와 결별한다고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도자인 알골라니는 카타르 등 걸프 왕국의 지원을 받기 위해 알카에다와 결별하고 조직명을 바꾸고 시리아 북서부에 지도부를 두기로 결정했다. 카타르 등의 정보당국자들은 최근 수개월간 알골라니와 만나 알누스라가 알카에다와 관계를 끊고 순수한 시리아 반군으로 탈바꿈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도록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골라니는 내부 반발로 결별 발표를 미뤘지만 알카에다 충성파인 알샤미가 사망해 알누스라의 노선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SOHR의 라미 압둘라흐만 소장은 알샤미가 알골라니보다 중요한 인물이며 알샤미 사망에 따른 영향은 시간을 두고 나타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은 IS 격퇴 전략으로 시리아의 온건 반군을 지원해 대리전을 치르게 한다는 계획이지만 시리아 북부에서 온건 반군들이 패퇴해 차질이 불가피하다. 미국은 터키와 이달부터 반군에 군사훈련과 무장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알누스라의 득세로 미국 내 반대 여론이 높아질 수 있다. 아울러 미국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알누스라가 알카에다와 결별하고 카타르 등의 지원을 받아 북부의 강력한 반군 세력으로 커진다면 '반군 대리전' 계획에 난관이 예상된다. 일부 전문가는 이런 상황은 미국의 IS 공습에 따른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국제문제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실(AC)의 카이살 이타니 연구원은 전날 주간기 타임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의 공습 전략은 지하디스트가 아닌 민족주의자들을 다치게 했다"며 미국의 시리아 내 IS 공습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타니 연구원은 미국이 온건 반군과 협력한 알누스라도 공습하고 시리아 정부군이 어부지리 효과를 거둠에 따라 지하드 그룹의 영향력만 커졌다고 지적했다. 미국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이슬람주의 반군을 인용해 미군의 공습 이후 알누스라 내부 온건파들이 배제되고 IS처럼 포악해졌다고 전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