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페루 ‘스파이 논란’…페루, 자국 대사 소환

입력 2015.03.08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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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와 페루 간에 벌어진 '스파이 논란'이 외교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EFE 통신 등에 따르면 페루 정부는 칠레가 수년간 자국의 군사정보를 빼낸 것으로 확인됐다며 항의 표시로 칠레 주재 대사를 소환했다고 밝혔다.

앞서 페루 정부는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칠레를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자국 해군 장교 3명을 조사하고 있다는 내용을 지난달 발표했다.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은 "스파이 활동에 관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강력한 대응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에랄도 무뇨스 칠레 외교장관은 "페루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대사 소환은 전적으로 페루 정부의 문제이며 다른 국가의 주권적 결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루가 '스파이 논란'을 놓고 이처럼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페루 공군의 한 부사관이 군사정보를 칠레에 팔아넘긴 혐의로 체포돼 35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남미의 안데스 국가인 칠레와 페루는 오랜 기간 경쟁 관계를 계속했다.

페루는 19세기 말 볼리비아와 연합군을 이뤄 칠레와 '태평양 전쟁'을 벌였으나 패배했다.

전쟁 패배의 대가로 페루는 풍부한 어획량을 가진 태평양 해역을 칠레에 넘겼다.

페루는 2008년 칠레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고, 지난해 1월 유리한 판결을 얻어냈다.

이 판결에 따라 칠레는 1950년대 초반부터 관할해온 태평양 해역 3만 8천㎢ 가운데 2만 1천㎢를 페루에 넘겨주게 됐다.

최근 들어서는 경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두 나라는 멕시코·콜롬비아와 함께 2012년 6월 태평양동맹(PA)이라는 경제블록을 출범시켰다.

태평양동맹 4개국의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중남미 전체의 35%에 해당하는 2조 달러다.

적극적인 자유무역협상을 앞세우는 태평양동맹은 중남미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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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레-페루 ‘스파이 논란’…페루, 자국 대사 소환
    • 입력 2015-03-08 06:15:07
    연합뉴스
칠레와 페루 간에 벌어진 '스파이 논란'이 외교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EFE 통신 등에 따르면 페루 정부는 칠레가 수년간 자국의 군사정보를 빼낸 것으로 확인됐다며 항의 표시로 칠레 주재 대사를 소환했다고 밝혔다. 앞서 페루 정부는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칠레를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자국 해군 장교 3명을 조사하고 있다는 내용을 지난달 발표했다.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은 "스파이 활동에 관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강력한 대응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에랄도 무뇨스 칠레 외교장관은 "페루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대사 소환은 전적으로 페루 정부의 문제이며 다른 국가의 주권적 결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루가 '스파이 논란'을 놓고 이처럼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페루 공군의 한 부사관이 군사정보를 칠레에 팔아넘긴 혐의로 체포돼 35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남미의 안데스 국가인 칠레와 페루는 오랜 기간 경쟁 관계를 계속했다. 페루는 19세기 말 볼리비아와 연합군을 이뤄 칠레와 '태평양 전쟁'을 벌였으나 패배했다. 전쟁 패배의 대가로 페루는 풍부한 어획량을 가진 태평양 해역을 칠레에 넘겼다. 페루는 2008년 칠레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고, 지난해 1월 유리한 판결을 얻어냈다. 이 판결에 따라 칠레는 1950년대 초반부터 관할해온 태평양 해역 3만 8천㎢ 가운데 2만 1천㎢를 페루에 넘겨주게 됐다. 최근 들어서는 경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두 나라는 멕시코·콜롬비아와 함께 2012년 6월 태평양동맹(PA)이라는 경제블록을 출범시켰다. 태평양동맹 4개국의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중남미 전체의 35%에 해당하는 2조 달러다. 적극적인 자유무역협상을 앞세우는 태평양동맹은 중남미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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