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Check!] 제임스 본드가 계약직? 고용관계 살펴보니…

입력 2015.03.08 (07:41) 수정 2015.03.0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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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회사에 다니나』_오시이 마모루 지음, 박상곤 옮김, 현암사 펴냄


숀 커너리, 로저 무어, 피어스 브로스넌, 그리고 다니엘 크레이그까지. 그동안 ‘제임스 본드’로 활약한 배우들이다. 영화 속 제임스 본드는 잘생긴 외모와 초인적인 능력을 갖춘 영웅 그 자체다.

그런데 우리의 영웅 제임스 본드가 사실은 가장 비참한 조건의 계약직 사원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는 영국 첩보기관 MI6 소속으로 상부의 지시를 받는다. ‘007’이라는 첩보원 명에 담긴 의미처럼, 그에게는 살인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 하지만 그 역시 생명을 잃을 위험에 노출돼 있다.

조직은 경비만 지급할 뿐이다. 카지노에서 도박하며 놀다가도, 호출받으면 언제라도 낯선 타지로 출동해야 한다. 더욱이 다른 첩보조직으로 옮겨갈 자유도 없다. 저자는 “이보다 더 형편없는 고용 관계는 세상에 없다”고 평가한다.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제임스 본드는 왜 이런 불합리한 계약조건을 받아들였을까. 저자는 영화 속 대사에서 그 답을 찾는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돌아온 본드에게 그의 상사 M은 이렇게 말한다. “늦었군. 살아 있었다면 전화라도 했어야지. 이 어리석은 아들아.” 제임스 본드와 상사 M의 관계는 부당한 계약도 끊지 못하는 끈끈한 모자 관계라는 것이다. 저자는 관객들이 이 영화에 공감하고 호응했던 것 역시, 직장 내 상하관계에서 보상보다 밀접한 인간관계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인 저자는 “영화는 직장인이 봐야 할 가장 좋은 교과서”라고 말한다. 영화를 구성하는 등장인물과 조직의 관계를 통해 직장 내 처세법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머니볼’,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 9편의 영화를 통해 ‘직장에서 살아남는 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이 책은 성공법이 아니라 이기는 방법에 대한 것”이라며 “어떤 조직이건 인간관계와 승패론을 이해한다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바나나와 쿠스쿠스』_팀 알퍼 지음, 조은정 옮김, 옐로스톤 펴냄

영국음식은 정말 맛이 없을까? 왜 그들은 감자만 먹을까? 미슐랭 레스토랑은 전통 유럽의 맛일까?

영국에서 태어난 저자는 영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또 전통 깊은 유대 가정이라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에서 성장했다. 지금은 한국인 아내를 만나 9년째 한국생활을 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음식과 엮일 것을 예감했다는 그는 맛에 대한 호기심으로 유럽 전역을 다닌다.

저자의 맛 기행은 영국의 한 가정집에서 시작된다. 볶은 고기를 으깬 감자로 덮어 오븐에서 구워낸 ‘셰퍼드 파이(Shepherd’s Pie)’는 영국인의 식탁에 가장 자주 오르는 메뉴다. 쓰고 남은 재료나 자투리 고기를 이용해 만드는 것으로 가난을 이겨내던 시절의 음식이다. 우리의 비빔밥과 막국수처럼 이 소박한 음식에는 따뜻함과 정직함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유럽 맛 기행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11개국 25가지 대표 음식으로 이어진다. 그 지역의 토양과 기후, 식재료가 빚어낸 각각의 음식은 유럽의 맛뿐 아니라, 그들의 삶과 문화를 보여준다.

영국 가정에서 시작된 이 여정의 마무리는 ‘쿠스쿠스’다. 국적을 구분할 수 없는 이 재료가 저자에게 특별한 것은 할머니에 대한 추억이다. 저자는 “같은 재료지만 외할머니와 친할머니가 만든 정 반대의 음식에서 당신들의 인생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책에는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도 담겼다. 고향의 맛이 그리운 저자는 한국의 이탈리안 식당 사장님에게 전하는 뼈있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움직이는 습관』_조앤 버니코스 지음, 이형진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움직이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우주에서 사는 것과 같다? 오래 누워있거나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사람의 신체상태가 무중력 공간에서 생활하는 우주인과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원인 저자는 중력의 중요성을 말한다. 무중력 상태에서 우주비행사는 척추가 늘어나고, 근육과 면역 시스템이 약해지는 부작용을 경험하지만, 지구에 돌아와 생활하면 금세 건강을 회복한다. 우리의 몸에 중력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현대인은 어쩔 수 없이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저자의 해법은 소소한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변화다. 인생의 절반을 앉아 있다가 헬스장에서 열심히 운동하는 것 보다, 생활에서 중력을 이용하라는 것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생활 속 중력 이용방법 구체적이다. ‘청소기 돌리기’ 같은 가벼운 집안일은 강도2에 해당되고, 시간당 200cal를 소모한다. 낙엽을 치우거나 눈을 치우는 일은 강도4에 해당된다. 시간당 350cal를 소모할 수 있다.

조금씩 자주 하는 스트레칭, 앉았다 일어서기, 양말 신기, 계단 이용하기 등 대수롭지 않은 움직임 모두 생활 속 중력 이용법이다. 이런 해석이라면 화장실을 청소하고 쓰레기를 버리는 것도 더이상 귀찮은 일이 아니다. 중력을 이용해서 건강을 지키고 노화를 방지하는 운동일 뿐이다.

책에서는 중력을 이용한 치료방법, 중력 장치 등 다양한 연구를 바탕으로 중력과 신체의 연결고리를 분석한다.




▶『중2병의 비밀』_김현수 지음, 덴스토리 펴냄

1. 맛도 없는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2. 인기 밴드에 대해 “뜨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정색한다.
3. 엄마에게 프라이버시를 존중해달라고 말한다.
4. 승리는 우월화하고 패배는 합리화한다.
5. 무엇이든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위의 특징들이 자녀에게 나타난다면, 아이는 ‘중 2병’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토록 사랑스럽던 아이는 왜 갑자기 변하는 것일까. 집에서는 말도 없이 스마트 폰만 바라보고, 뭘 물으면 짜증만 돌아온다.

정신과 교수이자 대안학교 교장인 저자는 “지금 당신의 아이는 외로운 것”이라고 분석한다. ‘중2병’이라 불리는 사춘기는, 요즘 아이들이 심각하게 느끼는 외로움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이다.

풍요로운 환경에서, 외동 또는 두 동이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는 요즘 아이들이 외롭다니. 저자는 ‘작은 가족이 주는 외로움’을 설명한다. 물론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지만, 하나뿐인 자식으로서 받는 부담이 크다. 부모를 기쁘게 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다.

또 중학생이 되면 더이상 벼락치기가 통하지 않는다. 석차가 뚜렷한 성적표는 자신감을 상실하고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신체적 변화와 환경의 변화도 아이를 외롭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부모가 사춘기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이해하기’”라며 “자녀를 이해하려면, 시대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부모가 명심해야 할 자기 점검 팁’과 아이를 위로하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대화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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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08 07:41:27
    • 수정2015-03-08 15:07:30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회사에 다니나』_오시이 마모루 지음, 박상곤 옮김, 현암사 펴냄


숀 커너리, 로저 무어, 피어스 브로스넌, 그리고 다니엘 크레이그까지. 그동안 ‘제임스 본드’로 활약한 배우들이다. 영화 속 제임스 본드는 잘생긴 외모와 초인적인 능력을 갖춘 영웅 그 자체다.

그런데 우리의 영웅 제임스 본드가 사실은 가장 비참한 조건의 계약직 사원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는 영국 첩보기관 MI6 소속으로 상부의 지시를 받는다. ‘007’이라는 첩보원 명에 담긴 의미처럼, 그에게는 살인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 하지만 그 역시 생명을 잃을 위험에 노출돼 있다.

조직은 경비만 지급할 뿐이다. 카지노에서 도박하며 놀다가도, 호출받으면 언제라도 낯선 타지로 출동해야 한다. 더욱이 다른 첩보조직으로 옮겨갈 자유도 없다. 저자는 “이보다 더 형편없는 고용 관계는 세상에 없다”고 평가한다.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제임스 본드는 왜 이런 불합리한 계약조건을 받아들였을까. 저자는 영화 속 대사에서 그 답을 찾는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돌아온 본드에게 그의 상사 M은 이렇게 말한다. “늦었군. 살아 있었다면 전화라도 했어야지. 이 어리석은 아들아.” 제임스 본드와 상사 M의 관계는 부당한 계약도 끊지 못하는 끈끈한 모자 관계라는 것이다. 저자는 관객들이 이 영화에 공감하고 호응했던 것 역시, 직장 내 상하관계에서 보상보다 밀접한 인간관계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인 저자는 “영화는 직장인이 봐야 할 가장 좋은 교과서”라고 말한다. 영화를 구성하는 등장인물과 조직의 관계를 통해 직장 내 처세법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머니볼’,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 9편의 영화를 통해 ‘직장에서 살아남는 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이 책은 성공법이 아니라 이기는 방법에 대한 것”이라며 “어떤 조직이건 인간관계와 승패론을 이해한다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바나나와 쿠스쿠스』_팀 알퍼 지음, 조은정 옮김, 옐로스톤 펴냄

영국음식은 정말 맛이 없을까? 왜 그들은 감자만 먹을까? 미슐랭 레스토랑은 전통 유럽의 맛일까?

영국에서 태어난 저자는 영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또 전통 깊은 유대 가정이라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에서 성장했다. 지금은 한국인 아내를 만나 9년째 한국생활을 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음식과 엮일 것을 예감했다는 그는 맛에 대한 호기심으로 유럽 전역을 다닌다.

저자의 맛 기행은 영국의 한 가정집에서 시작된다. 볶은 고기를 으깬 감자로 덮어 오븐에서 구워낸 ‘셰퍼드 파이(Shepherd’s Pie)’는 영국인의 식탁에 가장 자주 오르는 메뉴다. 쓰고 남은 재료나 자투리 고기를 이용해 만드는 것으로 가난을 이겨내던 시절의 음식이다. 우리의 비빔밥과 막국수처럼 이 소박한 음식에는 따뜻함과 정직함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유럽 맛 기행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11개국 25가지 대표 음식으로 이어진다. 그 지역의 토양과 기후, 식재료가 빚어낸 각각의 음식은 유럽의 맛뿐 아니라, 그들의 삶과 문화를 보여준다.

영국 가정에서 시작된 이 여정의 마무리는 ‘쿠스쿠스’다. 국적을 구분할 수 없는 이 재료가 저자에게 특별한 것은 할머니에 대한 추억이다. 저자는 “같은 재료지만 외할머니와 친할머니가 만든 정 반대의 음식에서 당신들의 인생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책에는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도 담겼다. 고향의 맛이 그리운 저자는 한국의 이탈리안 식당 사장님에게 전하는 뼈있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움직이는 습관』_조앤 버니코스 지음, 이형진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움직이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우주에서 사는 것과 같다? 오래 누워있거나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사람의 신체상태가 무중력 공간에서 생활하는 우주인과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원인 저자는 중력의 중요성을 말한다. 무중력 상태에서 우주비행사는 척추가 늘어나고, 근육과 면역 시스템이 약해지는 부작용을 경험하지만, 지구에 돌아와 생활하면 금세 건강을 회복한다. 우리의 몸에 중력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현대인은 어쩔 수 없이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저자의 해법은 소소한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변화다. 인생의 절반을 앉아 있다가 헬스장에서 열심히 운동하는 것 보다, 생활에서 중력을 이용하라는 것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생활 속 중력 이용방법 구체적이다. ‘청소기 돌리기’ 같은 가벼운 집안일은 강도2에 해당되고, 시간당 200cal를 소모한다. 낙엽을 치우거나 눈을 치우는 일은 강도4에 해당된다. 시간당 350cal를 소모할 수 있다.

조금씩 자주 하는 스트레칭, 앉았다 일어서기, 양말 신기, 계단 이용하기 등 대수롭지 않은 움직임 모두 생활 속 중력 이용법이다. 이런 해석이라면 화장실을 청소하고 쓰레기를 버리는 것도 더이상 귀찮은 일이 아니다. 중력을 이용해서 건강을 지키고 노화를 방지하는 운동일 뿐이다.

책에서는 중력을 이용한 치료방법, 중력 장치 등 다양한 연구를 바탕으로 중력과 신체의 연결고리를 분석한다.




▶『중2병의 비밀』_김현수 지음, 덴스토리 펴냄

1. 맛도 없는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2. 인기 밴드에 대해 “뜨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정색한다.
3. 엄마에게 프라이버시를 존중해달라고 말한다.
4. 승리는 우월화하고 패배는 합리화한다.
5. 무엇이든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위의 특징들이 자녀에게 나타난다면, 아이는 ‘중 2병’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토록 사랑스럽던 아이는 왜 갑자기 변하는 것일까. 집에서는 말도 없이 스마트 폰만 바라보고, 뭘 물으면 짜증만 돌아온다.

정신과 교수이자 대안학교 교장인 저자는 “지금 당신의 아이는 외로운 것”이라고 분석한다. ‘중2병’이라 불리는 사춘기는, 요즘 아이들이 심각하게 느끼는 외로움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이다.

풍요로운 환경에서, 외동 또는 두 동이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는 요즘 아이들이 외롭다니. 저자는 ‘작은 가족이 주는 외로움’을 설명한다. 물론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지만, 하나뿐인 자식으로서 받는 부담이 크다. 부모를 기쁘게 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다.

또 중학생이 되면 더이상 벼락치기가 통하지 않는다. 석차가 뚜렷한 성적표는 자신감을 상실하고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신체적 변화와 환경의 변화도 아이를 외롭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부모가 사춘기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이해하기’”라며 “자녀를 이해하려면, 시대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부모가 명심해야 할 자기 점검 팁’과 아이를 위로하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대화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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