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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연맹, 암스트롱 도핑 도왔다”…왜?
입력 2015.03.09 (13:40) 수정 2015.03.09 (22:36) 연합뉴스
국제사이클연맹(UCI)이 도핑 방지에 힘쓰기는커녕 랜스 암스트롱(미국)이 약물의 힘을 빌려 '사이클 황제'가 되도록 도왔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UCI의 반도핑 독립위원회인 사이클독립개혁위원회(CIRC)가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UCI는 암을 극복하고 선수로 돌아온 암스트롱이 사이클의 부활을 이끌 완벽한 선수가 될 것으로 여겼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하인 베르브루겐 전 UCI 회장에 대해 "마케팅 임원을 지냈던 경영자의 시각으로 암스트롱의 잠재적인 가치를 발견했다"며 "암스트롱이 미국인이라는 점은 사이클의 무대를 새로운 대륙으로 넓힐 기회로 봤다"고 설명했다.

고환 암을 극복하고 돌아온 암스트롱은 1999년부터 2005년까지 7회 연속으로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하며 '사이클 황제'로 명성을 누렸다.

그러나 당시 약물을 사용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암스트롱은 2012년 모든 수상 기록을 박탈당하고 평생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징계를 받았다.

보고서는 암스트롱이 1999년 투르 드 프랑스 우승을 거둘 수 있던 것은 "대회 기간에 약물 양성반응이 나타난 암스트롱을 위해 UCI가 유효기간이 지난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류 처방전을 받아줬기 때문"이라고 확인했다.

또 암스트롱에 관한 거짓 진단서도 있었다고 보고서는 제시했다. 베르브루겐 회장에 이어 팻 매콰이드 전 UCI 회장도 암스트롱을 감쌌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암스트롱과 UCI의 그릇된 결탁을 드러낼 결정적 증거는 잡아내지 못했다.

암스트롱은 2001년 투르 드 스위스와 1999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 나온 약물 양성반응을 은폐하기 위해 총 12만5천달러를 UCI에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UCI는 암스트롱을 비롯한 사이클 선수들이 에리트로포이에틴(EPO) 약물을 만연하게 사용하는데도 이를 억제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EPO는 적혈구 생성을 촉진해 지구력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사이클계에서는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대부분의 프로 도로 사이클 선수들이 이 약물을 사용하던 '약물의 시대'(EPO era)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또 상위급 도로 사이클 선수들 사이에서 여전히 도핑이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 존경받는 프로 사이클 선수는 오늘날까지 대회 선두그룹의 90%는 약물을 사용한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이 227쪽 분량의 보고서는 새로운 UCI 지도부가 '암스트롱의 도핑 스캔들'로 추락한 사이클의 위신을 바로잡고자 스위스 정치인인 딕 마티 등 3명의 조사관에게 의뢰해 작성된 것이다.

CIRC 조사관들은 스포츠 분야 174명을 인터뷰해 조사를 진행했고, 암스트롱도 직접 인터뷰에 참여했다. 베르브루겐과 매콰이드 전 회장도 조사관들을 만났다.

암스트롱은 보고서 발표에 앞서 성명서에서 "내가 저지른 많은 일에 대해 사과한다"며 "진실을 찾고 내가 그 조사에 참여하게 해준 CIRC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UCI는 이 보고서를 발표함으로써 사이클이 부정행위 근절에 팔을 걷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약물의 시대'를 거두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사이클연맹, 암스트롱 도핑 도왔다”…왜?
    • 입력 2015-03-09 13:40:47
    • 수정2015-03-09 22:36:24
    연합뉴스
국제사이클연맹(UCI)이 도핑 방지에 힘쓰기는커녕 랜스 암스트롱(미국)이 약물의 힘을 빌려 '사이클 황제'가 되도록 도왔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UCI의 반도핑 독립위원회인 사이클독립개혁위원회(CIRC)가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UCI는 암을 극복하고 선수로 돌아온 암스트롱이 사이클의 부활을 이끌 완벽한 선수가 될 것으로 여겼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하인 베르브루겐 전 UCI 회장에 대해 "마케팅 임원을 지냈던 경영자의 시각으로 암스트롱의 잠재적인 가치를 발견했다"며 "암스트롱이 미국인이라는 점은 사이클의 무대를 새로운 대륙으로 넓힐 기회로 봤다"고 설명했다.

고환 암을 극복하고 돌아온 암스트롱은 1999년부터 2005년까지 7회 연속으로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하며 '사이클 황제'로 명성을 누렸다.

그러나 당시 약물을 사용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암스트롱은 2012년 모든 수상 기록을 박탈당하고 평생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징계를 받았다.

보고서는 암스트롱이 1999년 투르 드 프랑스 우승을 거둘 수 있던 것은 "대회 기간에 약물 양성반응이 나타난 암스트롱을 위해 UCI가 유효기간이 지난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류 처방전을 받아줬기 때문"이라고 확인했다.

또 암스트롱에 관한 거짓 진단서도 있었다고 보고서는 제시했다. 베르브루겐 회장에 이어 팻 매콰이드 전 UCI 회장도 암스트롱을 감쌌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암스트롱과 UCI의 그릇된 결탁을 드러낼 결정적 증거는 잡아내지 못했다.

암스트롱은 2001년 투르 드 스위스와 1999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 나온 약물 양성반응을 은폐하기 위해 총 12만5천달러를 UCI에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UCI는 암스트롱을 비롯한 사이클 선수들이 에리트로포이에틴(EPO) 약물을 만연하게 사용하는데도 이를 억제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EPO는 적혈구 생성을 촉진해 지구력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사이클계에서는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대부분의 프로 도로 사이클 선수들이 이 약물을 사용하던 '약물의 시대'(EPO era)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또 상위급 도로 사이클 선수들 사이에서 여전히 도핑이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 존경받는 프로 사이클 선수는 오늘날까지 대회 선두그룹의 90%는 약물을 사용한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이 227쪽 분량의 보고서는 새로운 UCI 지도부가 '암스트롱의 도핑 스캔들'로 추락한 사이클의 위신을 바로잡고자 스위스 정치인인 딕 마티 등 3명의 조사관에게 의뢰해 작성된 것이다.

CIRC 조사관들은 스포츠 분야 174명을 인터뷰해 조사를 진행했고, 암스트롱도 직접 인터뷰에 참여했다. 베르브루겐과 매콰이드 전 회장도 조사관들을 만났다.

암스트롱은 보고서 발표에 앞서 성명서에서 "내가 저지른 많은 일에 대해 사과한다"며 "진실을 찾고 내가 그 조사에 참여하게 해준 CIRC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UCI는 이 보고서를 발표함으로써 사이클이 부정행위 근절에 팔을 걷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약물의 시대'를 거두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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