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을 게임으로 배운다?

입력 2015.03.0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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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새마을운동 게임 개발에 국고지원을 결정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새마을운동 관련 기능성 게임'을 만들면 최고 1억60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달 27일 공고를 통해 올해 기능성게임 제작지원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사업계획은 실효성 있는 기능성게임 제작을 위해 교육, 공공, 문화 부문에서 각각 3가지 과제를 선정해 각 과제당 최대 1억60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정부가 지정한 과제로 기능성게임을 개발하는 사업자에게 돈을 대주겠다는 얘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은 공공부문에서 '재난안전교육 및 위기상황대응 학습용' 기능성게임을, 문화 부문에서는 '한글 및 언어 활용' 기능성게임을, 교육 부문에서는 '새마을 운동' 기능성 게임을 지원 과제로 선정했다.



여기서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이 새마을운동 기능성게임이다. 사업공고에 따르면 새마을운동 기능성게임이란 '저개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수출용으로 새마을 운동 정신‧이념 교육 등 경제 활성화 관련 게임'을 말한다. 결국 새마을운동 경제개발 모델을 교육용 콘텐츠로 활용해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콘진 관계자는 "기능성게임 관련 수요조사를 해보면 경제 교육 관련 수요가 많은 것으로 나오는데, 실제로 관련 게임은 별로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에 새마을운동을 통한 경제개발 모델이나 경제교육 콘텐츠를 담은 저개발국가 수출용 게임을 과제로 지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새마을운동에 대해 발언한 것도 지정과제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그는 "반 사무총장이 국내외 컨퍼런스 등에서 저개발국가의 빈곤 문제 해결방안으로 새마을운동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며 "이같은 점도 고려해 문체부와 협의해 과제를 선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게임업계와 실제 개임 개발자들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과제를 선정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저개발국가에는 컴퓨터 보급률이 낮아 기능성게임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컴퓨터도 많지 않은 나라를 대상으로 수출용 게임을 만드니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것. 수출용으로 만들어졌지만 실제로는 수요가 적어 홍보성 사업이 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같은 지정과제에 대해 한 온라인게임회사 개발자는 "죽어라 일하면 잘산다는 구시대적 발상을 젊은 세대에게 주입하기 위한 '꼰대' 같은 발상"이라며 "아이들에게 과거를 미화하는 게임을 만들라고 하는 것을 보면 오히려 정부야 말로 게임의 중독성을 악용하는 주체가 아닌가 싶다"며 씁쓸해했다.

다른 개발자도 "게임이 가진 성격이나 게임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세계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가 살아온 시대를 게임에 적용한 잘못된 예"라고 지적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능성게임이란 게임의 즐거움과 재미를 통해 지식 습득, 공익 증진 등 다양한 사회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게임이다. 게임을 통해 영어를 배우고, 군사훈련을 대신하는 등 실제 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해준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단계별 영어학습을 게임을 통해 쉽고 재밌게 익힐 수 있도록 만든 '오디션 잉글리시', 의과대학의 응급처치에 대한 단체교육을 위해 만들어졌던 '3DITeams'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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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마을운동을 게임으로 배운다?
    • 입력 2015-03-09 16:29:02
    경제
정부가 새마을운동 게임 개발에 국고지원을 결정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새마을운동 관련 기능성 게임'을 만들면 최고 1억60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달 27일 공고를 통해 올해 기능성게임 제작지원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사업계획은 실효성 있는 기능성게임 제작을 위해 교육, 공공, 문화 부문에서 각각 3가지 과제를 선정해 각 과제당 최대 1억60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정부가 지정한 과제로 기능성게임을 개발하는 사업자에게 돈을 대주겠다는 얘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은 공공부문에서 '재난안전교육 및 위기상황대응 학습용' 기능성게임을, 문화 부문에서는 '한글 및 언어 활용' 기능성게임을, 교육 부문에서는 '새마을 운동' 기능성 게임을 지원 과제로 선정했다. 여기서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이 새마을운동 기능성게임이다. 사업공고에 따르면 새마을운동 기능성게임이란 '저개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수출용으로 새마을 운동 정신‧이념 교육 등 경제 활성화 관련 게임'을 말한다. 결국 새마을운동 경제개발 모델을 교육용 콘텐츠로 활용해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콘진 관계자는 "기능성게임 관련 수요조사를 해보면 경제 교육 관련 수요가 많은 것으로 나오는데, 실제로 관련 게임은 별로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에 새마을운동을 통한 경제개발 모델이나 경제교육 콘텐츠를 담은 저개발국가 수출용 게임을 과제로 지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새마을운동에 대해 발언한 것도 지정과제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그는 "반 사무총장이 국내외 컨퍼런스 등에서 저개발국가의 빈곤 문제 해결방안으로 새마을운동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며 "이같은 점도 고려해 문체부와 협의해 과제를 선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게임업계와 실제 개임 개발자들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과제를 선정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저개발국가에는 컴퓨터 보급률이 낮아 기능성게임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컴퓨터도 많지 않은 나라를 대상으로 수출용 게임을 만드니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것. 수출용으로 만들어졌지만 실제로는 수요가 적어 홍보성 사업이 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같은 지정과제에 대해 한 온라인게임회사 개발자는 "죽어라 일하면 잘산다는 구시대적 발상을 젊은 세대에게 주입하기 위한 '꼰대' 같은 발상"이라며 "아이들에게 과거를 미화하는 게임을 만들라고 하는 것을 보면 오히려 정부야 말로 게임의 중독성을 악용하는 주체가 아닌가 싶다"며 씁쓸해했다. 다른 개발자도 "게임이 가진 성격이나 게임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세계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가 살아온 시대를 게임에 적용한 잘못된 예"라고 지적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능성게임이란 게임의 즐거움과 재미를 통해 지식 습득, 공익 증진 등 다양한 사회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게임이다. 게임을 통해 영어를 배우고, 군사훈련을 대신하는 등 실제 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해준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단계별 영어학습을 게임을 통해 쉽고 재밌게 익힐 수 있도록 만든 '오디션 잉글리시', 의과대학의 응급처치에 대한 단체교육을 위해 만들어졌던 '3DITeams'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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