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위암 말기에 9개 장기 떼고 30년 생존…비결은?

입력 2015.03.09 (18:58) 수정 2015.03.1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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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불치병이라 불리는 암, 아무리 의학기술이 발전했어도 '암'은 여전히 공포의 대상입니다. 특히 암이 주변 장기로 전이된 말기 암의 경우 생존율 1%에 불과해 아예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를 뒤집어 생각해보면 99%는 사망하지만, 1%의 사람들은 암을 이겨냈다는 겁니다. 이들은 어떻게 암을 정복했을까요? 말기 암 진단을 받고 30년을 생존한 사람을 만나 그 비법을 들어봤습니다.

올해 61살의 황 병만 씨는 1985년 31살에 직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직장 전체와 대장 일부를 제거하고 남아 있는 대장과 항문을 직접 연결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항암치료를 병행했습니다. 처음에는 배변이 고통스러워 체중도 빠지고 힘들었지만, 황 씨는 잘 극복해냅니다. 그런데 18년 뒤인 2003년, 49살에 위암이 또 발견됐습니다. 당시 위벽에 10cm 이상 큰 혹이 관찰됐는데, 문제는 암세포가 주변 조직에 전이된 겁니다. 정밀검사 결과 췌장과 비장, 소장, 부신까지 퍼졌습니다. 대수술로 위와 부신, 비장을 완전히 제거하고, 십이지장, 소장, 췌장의 절반을 잘라냈습니다. 최근엔 쓸개까지 제거해 9개 장기를 떼낸 상탭니다.

이렇게 암과 사투를 벌이며 30년간 암을 이겨온 황병만 씨는 주변에서 '암 정복자'로 불립니다. 그가 말하는 첫 번째 핵심 비결은 바로 '의지력'입니다. 생존율 1%였던 그는 '1%'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백 명 중 1명, 천명 중 10명, 만 명중 100명, 십만 명중 1,000명이라는 겁니다.

"생존자 천 명이면 엄청난 거 아녜요. 숫자가, 그래서 다 죽어도 나는 산다, 난 포기하지않는다. 그게 첫 번째 하나의 신념이 됐죠."

두 번째로 '운동'을 강조했습니다. 주치의 조언으로 하루 만 보 걷기부터 시작해 지금은 10㎞ 단축마라톤을 40여 회 이상 완주할 정돕니다. 황 씨처럼 걷기가 각종 암 예방은 물론 재발까지 막는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서 입증된 바가 있습니다. 실제로 황 씨는 항상 만보기를 차고 실제 걸음 수를 매일 적을 정도로 걷기의 암 예방 효과를 눈으로 체험하고 있습니다.

"운동은 절대적이에요. 암에 걸리면 두 다리가 의사라는 생각을 가져야 해요."

세 번째로 '무조건 의사 말 잘 듣기'를 꼽았습니다. 일단 암환자가 되면, 주변에서 암환자에게 효험 있다는 약물과 민간요법이 난무한다는 겁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들 유혹에 현혹되기가 싶지만, 황 씨는 결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누군 뭐 먹고 낫고 누군 뭐 먹고 나았대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그런 약이 없잖아요. 무조건 의사선생님 말만 들어야 해요."

황 씨는 대신 체온과 혈압, 혈당, 하루 운동량을 10년 가까이 매일 기록했습니다. 몸의 미세한 변화를 매일 기록한 겁니다. 기자에게 보여준 방대한 건강 기록지가 그 증거입니다. 수술을 집도했던 주치의도 건강 기록지를 매일 작성한 황 씨야 말로 의료진의 지시를 굉장히 잘 따르는 모범환자라고 말합니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2개의 말기 암 터널을 통과한 황 씨는 올가을에 21킬로미터 하프 마라톤에 도전합니다.


※ 이 기사는 3월 9일 KBS 뉴스9에서 방송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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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03-13 19: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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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불치병이라 불리는 암, 아무리 의학기술이 발전했어도 '암'은 여전히 공포의 대상입니다. 특히 암이 주변 장기로 전이된 말기 암의 경우 생존율 1%에 불과해 아예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를 뒤집어 생각해보면 99%는 사망하지만, 1%의 사람들은 암을 이겨냈다는 겁니다. 이들은 어떻게 암을 정복했을까요? 말기 암 진단을 받고 30년을 생존한 사람을 만나 그 비법을 들어봤습니다.

올해 61살의 황 병만 씨는 1985년 31살에 직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직장 전체와 대장 일부를 제거하고 남아 있는 대장과 항문을 직접 연결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항암치료를 병행했습니다. 처음에는 배변이 고통스러워 체중도 빠지고 힘들었지만, 황 씨는 잘 극복해냅니다. 그런데 18년 뒤인 2003년, 49살에 위암이 또 발견됐습니다. 당시 위벽에 10cm 이상 큰 혹이 관찰됐는데, 문제는 암세포가 주변 조직에 전이된 겁니다. 정밀검사 결과 췌장과 비장, 소장, 부신까지 퍼졌습니다. 대수술로 위와 부신, 비장을 완전히 제거하고, 십이지장, 소장, 췌장의 절반을 잘라냈습니다. 최근엔 쓸개까지 제거해 9개 장기를 떼낸 상탭니다.

이렇게 암과 사투를 벌이며 30년간 암을 이겨온 황병만 씨는 주변에서 '암 정복자'로 불립니다. 그가 말하는 첫 번째 핵심 비결은 바로 '의지력'입니다. 생존율 1%였던 그는 '1%'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백 명 중 1명, 천명 중 10명, 만 명중 100명, 십만 명중 1,000명이라는 겁니다.

"생존자 천 명이면 엄청난 거 아녜요. 숫자가, 그래서 다 죽어도 나는 산다, 난 포기하지않는다. 그게 첫 번째 하나의 신념이 됐죠."

두 번째로 '운동'을 강조했습니다. 주치의 조언으로 하루 만 보 걷기부터 시작해 지금은 10㎞ 단축마라톤을 40여 회 이상 완주할 정돕니다. 황 씨처럼 걷기가 각종 암 예방은 물론 재발까지 막는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서 입증된 바가 있습니다. 실제로 황 씨는 항상 만보기를 차고 실제 걸음 수를 매일 적을 정도로 걷기의 암 예방 효과를 눈으로 체험하고 있습니다.

"운동은 절대적이에요. 암에 걸리면 두 다리가 의사라는 생각을 가져야 해요."

세 번째로 '무조건 의사 말 잘 듣기'를 꼽았습니다. 일단 암환자가 되면, 주변에서 암환자에게 효험 있다는 약물과 민간요법이 난무한다는 겁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들 유혹에 현혹되기가 싶지만, 황 씨는 결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누군 뭐 먹고 낫고 누군 뭐 먹고 나았대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그런 약이 없잖아요. 무조건 의사선생님 말만 들어야 해요."

황 씨는 대신 체온과 혈압, 혈당, 하루 운동량을 10년 가까이 매일 기록했습니다. 몸의 미세한 변화를 매일 기록한 겁니다. 기자에게 보여준 방대한 건강 기록지가 그 증거입니다. 수술을 집도했던 주치의도 건강 기록지를 매일 작성한 황 씨야 말로 의료진의 지시를 굉장히 잘 따르는 모범환자라고 말합니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2개의 말기 암 터널을 통과한 황 씨는 올가을에 21킬로미터 하프 마라톤에 도전합니다.


※ 이 기사는 3월 9일 KBS 뉴스9에서 방송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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