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노후 불안”…지갑 닫는 50대

입력 2015.03.10 (23:16) 수정 2015.03.1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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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가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내수 회복세가 썩 좋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내수의 핵심이 바로 소비인데 소득이 가장 많은 50대가 돈을 점점 안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제부 오수호 기자와 이 문제 집중 분석해봅니다.

<질문>
먼저 우리나라 국민들이 소비를 어느 정도나 줄였는지 통계로 설명해 주시죠.

<답변>
네, 가계에서 번 돈에서 세금, 사회보험료, 이자 등 꼭 내야할 것들을 빼고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을 가처분 소득이라고 하는데요.

이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에 쓴 돈의 비율을 평균 소비성향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국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72.9%, 가처분소득 100만 원 가운데 73만 원 정도를 썼다는 얘긴데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의 평균소비성향이 가장 높고, 50대부터 70% 밑으로 뚝 떨어지는데요,

50대 씀씀이가 은퇴 후 연령인 60살 이상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중요한 건 50대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5백만 원 정도로 연령대별 소득은 가장 많고, 60살 이상은 3백만 원이 채 안돼 가장 적다는 겁니다.

소득이 가장 많은 50대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는 얘깁니다.

<질문>
소득이 가장 많은 50대가 왜 이렇게 미리 소비를 줄이게 된 건가요?

<답변>
네, 50대는 자녀가 보통 2,30대라 교육비에 결혼비용까지 대야 하는데 이러다 정작 은퇴한 뒤엔 내 생계는 어떻게 꾸릴까 하는 불안감이 크기 때문입니다.

벤처 회사에 다니는 54살 직장인을 만나봤는데요.

영화관람이나 외식에 쓰던 돈을 한 달에 30만 원에서 5만 원으로 확 줄였습니다.

노후 준비를 위해 한 푼이라도 더 모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황남준(50대 직장인) : "오늘 내일 퇴직하는 친구들도 있고 아무 대비없니 내몰리는 친구도 있는데...먹는 거 입는 거 기본적인 거 외엔 다 줄이게 됩니다."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은 81.3세로 OECD 32개 나라 가운데 13위지만 노후를 대비한 연금투자 비중은 30위로 최하위권입니다.

이렇게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노후가 불안하다보니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소비를 줄이는 겁니다.

<질문>
50대 이상이 인구 비중도 높고 소비를 가장 많이 하던 연령대인데 씀씀이를 줄이면 전반적으로 경기침체가 더 심각해 질 수 있겠죠?

<답변>
네, 일본도 1990년대에 지출이 가장 많을 시기인 중장년층이 노후 준비를 위해 현재의 소비를 줄여서 장기 침체에 빠졌는데요,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근태(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1990년대 일본에서도 경제 성장 활력 저하와 고령화가 같이 진행되면서 경기 침체가 길어진 경험이 있었는데 내수 위축을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중장년층의 노후에 대한 불안을 덜어줘야 내수 위축을 막을 수 있는데요,

고령화 추세에 맞춰 정년을 좀 더 늘리고 연금 지급시기를 늦출 필요가 있구요,

근본적으로는 꾸준한 소득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질이 높은 퇴직 후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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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03-10 23:5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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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내수 회복세가 썩 좋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내수의 핵심이 바로 소비인데 소득이 가장 많은 50대가 돈을 점점 안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제부 오수호 기자와 이 문제 집중 분석해봅니다.

<질문>
먼저 우리나라 국민들이 소비를 어느 정도나 줄였는지 통계로 설명해 주시죠.

<답변>
네, 가계에서 번 돈에서 세금, 사회보험료, 이자 등 꼭 내야할 것들을 빼고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을 가처분 소득이라고 하는데요.

이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에 쓴 돈의 비율을 평균 소비성향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국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72.9%, 가처분소득 100만 원 가운데 73만 원 정도를 썼다는 얘긴데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의 평균소비성향이 가장 높고, 50대부터 70% 밑으로 뚝 떨어지는데요,

50대 씀씀이가 은퇴 후 연령인 60살 이상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중요한 건 50대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5백만 원 정도로 연령대별 소득은 가장 많고, 60살 이상은 3백만 원이 채 안돼 가장 적다는 겁니다.

소득이 가장 많은 50대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는 얘깁니다.

<질문>
소득이 가장 많은 50대가 왜 이렇게 미리 소비를 줄이게 된 건가요?

<답변>
네, 50대는 자녀가 보통 2,30대라 교육비에 결혼비용까지 대야 하는데 이러다 정작 은퇴한 뒤엔 내 생계는 어떻게 꾸릴까 하는 불안감이 크기 때문입니다.

벤처 회사에 다니는 54살 직장인을 만나봤는데요.

영화관람이나 외식에 쓰던 돈을 한 달에 30만 원에서 5만 원으로 확 줄였습니다.

노후 준비를 위해 한 푼이라도 더 모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황남준(50대 직장인) : "오늘 내일 퇴직하는 친구들도 있고 아무 대비없니 내몰리는 친구도 있는데...먹는 거 입는 거 기본적인 거 외엔 다 줄이게 됩니다."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은 81.3세로 OECD 32개 나라 가운데 13위지만 노후를 대비한 연금투자 비중은 30위로 최하위권입니다.

이렇게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노후가 불안하다보니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소비를 줄이는 겁니다.

<질문>
50대 이상이 인구 비중도 높고 소비를 가장 많이 하던 연령대인데 씀씀이를 줄이면 전반적으로 경기침체가 더 심각해 질 수 있겠죠?

<답변>
네, 일본도 1990년대에 지출이 가장 많을 시기인 중장년층이 노후 준비를 위해 현재의 소비를 줄여서 장기 침체에 빠졌는데요,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근태(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1990년대 일본에서도 경제 성장 활력 저하와 고령화가 같이 진행되면서 경기 침체가 길어진 경험이 있었는데 내수 위축을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중장년층의 노후에 대한 불안을 덜어줘야 내수 위축을 막을 수 있는데요,

고령화 추세에 맞춰 정년을 좀 더 늘리고 연금 지급시기를 늦출 필요가 있구요,

근본적으로는 꾸준한 소득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질이 높은 퇴직 후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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