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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갑 중의 갑? 교수와 시간강사는 어떤 관계길래?
입력 2015.03.12 (06:00) 수정 2015.03.12 (16:12) 취재후
"손을 당기면서 얼굴을 숙여 저의 손에 입을 맞추었습니다."

중국에서 창원대로 유학을 온 26살 00 양은 고개를 숙인 채 떨리는 목소리로 지난 날을 떠올렸다.

◆ 유학생 인권침해 사건이 시간강사 상납 의혹으로…

지난해 7월, KBS는 중국인 유학생들을 만나 경남의 한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수로부터 성추행에다 아르바이트까지 강요당했다는 주장을 보도했다. 보도 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들의 주장을 강조했다.

유학생 인권 침해 사건으로 비화돼 시민단체(경남이주민센터)가 날을 세우고 문제제기를 해왔는데, 8개월이 지나자 이 사건은 문제가 된 해당 교수의 시간강사 상납 의혹으로 확대됐다. 이 대학원 중국인 유학생 2명의 통장을 들여다봤더니 수십 차례에 걸친 시간강사들의 입금내역이 확인된 것이다. 이 통장은 성추행 의혹을 받던 박 모 교수가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통장이었다.

중국인 유학생 :
"항상 저한테 전화를 해서, 얼마만큼 뽑아서 전화기 밑에 넣어달라고..."



백원 단위까지 금액은 들쭉날쭉했다. 그리고 주로 수업이 있는 달, 매월 초 입금이 되었다. 강사들이 학교로부터 받는 강의료의 일정 부분을 상납하고 있다는 의심이 드는 상황이었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부인했다. 해당 교수와 함께 미국 선진지를 견학하기 위해 모은 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각기 다른 금액을 내고 있었다. 20만 원에서 많게는 70만 원씩을 입금했다. 언제까지 얼마를 모으겠다는 계획도 없다고 했다. 통장에서 돈은 수시로 인출돼 잔액이 10만 원이 될 때도 있었다. 돈을 모아왔다는 해명이 군색해지는 대목이다.

◆ 해외 견학 위해 모은 돈? “어떻게 교수님께 해가 되는 말을 하나요?”

해명을 더 군색하게 하는 건 이들이 해외견학을 준비하자는 교수의 제안으로 2013년 9월부터 돈을 모아왔다고 했지만 그 이전부터 돈이 같은 패턴으로 입금돼 왔다는 점이다. 통장내역 가운데 10차례 이상 반복적으로 입금한 강사를 살폈더니 모두 6명이다. 10번 미만으로 입금한 강사들은 빼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금액을 계산해봤더니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입금한 돈이 4천4백만 원이 넘었다. 시간강사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말했을까? 해명도 제각각이다. 유학생 계좌니까 유학생들을 위해 쓰이는 줄 알았단다. 언제부터 모았는지 기억이 안 난다며 여전히 해외견학을 위해 모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6명의 시간강사들은 모두 경남의 전현직 교장들이다. 이들은 대학생, 대학원생들에게 교육학을 가르쳤다. 일부는 현재 초등학교, 중학교를 이끌고 있다.

시간강사 :
"20년 동안 알아온 분(교수)에게 해가 되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한 시간강사가 답변을 거부하면서 한 이 말이 오히려 교육자다운 거짓 없는 대답으로 들린다.

◆ 이 정도면 갑 중의 갑? 교수와 시간 강사는 어떤 관계길래?

교수는 시간강사 임용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결격사유가 없으면 교수 추천대로 강사 임용이 이뤄진다. 상납 의혹은 여기서 출발한다. 다른 학교 시간강사들을 만났다. 경남 진주에 있는 한 사립대학교 음대 학과장에게 교수임용 대가로 돈을 줬다가 낭패를 본 시간강사들이었다. 교수 임용 대가는 1억 원에서 2억 원이었는데 학과장은 강사들로부터 수억 원을 가로채 해외로 도피했다. 전보다 가격(임용 대가)을 싸게 불러서 주고 말았다는 말이 시간강사의 절박함을 말해줬다. 이들로부터 교수와 강사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들을 수 있었다. 학과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방식을 달리해 상납은 관행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OO대학 시간강사 :
"시간강사라는 것은 저희들에게 명함이거든요. 그러니까 학교만 출강하게 해달라..."

시간 강사들 사이에서 강의료는 교수 밥값이라는 자조섞인 말도 한다. 그리고 그런 관행을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시간강사' 자신들이라고 했다. 문제가 불거진 창원대에서는 여교수회와 해당 학과의 교수들이 집단으로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상황에 이르렀지만 해당 강사들은 여전히 교수와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

◆ 해당 교수는 ‘무혐의’ 처분…대학은 이제서야 ‘진상조사’

논란 속의 교수는 당당하다. 지난해 피해 유학생으로부터, 시민단체로부터, 대학교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했는데, 뇌물, 강요, 성추행, 사기 혐의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 이유다. 검찰은 모두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봤다. 피해 유학생들은 항고를 했다. 창원대는 해당 교수에게 이번 학기 강의를 배정했다가 비판 여론이 일자 취소했다. 또 피해 유학생들로부터 항고 이유를 들었다. 그러면서 진상조사를 제대로 하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중국인 유학생이 학교에 관련 내용을 상담한 것이 지난해 2월이니까 1년이 다 되어서다. 시민단체는 강사들의 입금내역이 담긴 통장을 비롯해 증거자료를 제출하며 해당교수를 뇌물죄로 경찰에 추가 고발했다.

시민단체는 여전히 유학생 인권 침해에 사건의 방점을 찍고 있다. 이들 단체가 대학교의 미온적 대처,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대해 대응을 해오면서 사안은 계속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시간 강사의 상납'이라는 추가 의혹을 경찰에 고발한 시민단체가 '유학생 성추행과 강요' 무혐의 처분에 대한 항고장을 받아든 검찰의 추가 행보를 주목하는 이유다. 

☞ 바로가기 <뉴스9> 대학교수, 시간강사로부터 상납 의혹…6년간 4400만 원
  • [취재후] 갑 중의 갑? 교수와 시간강사는 어떤 관계길래?
    • 입력 2015-03-12 06:00:33
    • 수정2015-03-12 16:12:08
    취재후
"손을 당기면서 얼굴을 숙여 저의 손에 입을 맞추었습니다."

중국에서 창원대로 유학을 온 26살 00 양은 고개를 숙인 채 떨리는 목소리로 지난 날을 떠올렸다.

◆ 유학생 인권침해 사건이 시간강사 상납 의혹으로…

지난해 7월, KBS는 중국인 유학생들을 만나 경남의 한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수로부터 성추행에다 아르바이트까지 강요당했다는 주장을 보도했다. 보도 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들의 주장을 강조했다.

유학생 인권 침해 사건으로 비화돼 시민단체(경남이주민센터)가 날을 세우고 문제제기를 해왔는데, 8개월이 지나자 이 사건은 문제가 된 해당 교수의 시간강사 상납 의혹으로 확대됐다. 이 대학원 중국인 유학생 2명의 통장을 들여다봤더니 수십 차례에 걸친 시간강사들의 입금내역이 확인된 것이다. 이 통장은 성추행 의혹을 받던 박 모 교수가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통장이었다.

중국인 유학생 :
"항상 저한테 전화를 해서, 얼마만큼 뽑아서 전화기 밑에 넣어달라고..."



백원 단위까지 금액은 들쭉날쭉했다. 그리고 주로 수업이 있는 달, 매월 초 입금이 되었다. 강사들이 학교로부터 받는 강의료의 일정 부분을 상납하고 있다는 의심이 드는 상황이었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부인했다. 해당 교수와 함께 미국 선진지를 견학하기 위해 모은 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각기 다른 금액을 내고 있었다. 20만 원에서 많게는 70만 원씩을 입금했다. 언제까지 얼마를 모으겠다는 계획도 없다고 했다. 통장에서 돈은 수시로 인출돼 잔액이 10만 원이 될 때도 있었다. 돈을 모아왔다는 해명이 군색해지는 대목이다.

◆ 해외 견학 위해 모은 돈? “어떻게 교수님께 해가 되는 말을 하나요?”

해명을 더 군색하게 하는 건 이들이 해외견학을 준비하자는 교수의 제안으로 2013년 9월부터 돈을 모아왔다고 했지만 그 이전부터 돈이 같은 패턴으로 입금돼 왔다는 점이다. 통장내역 가운데 10차례 이상 반복적으로 입금한 강사를 살폈더니 모두 6명이다. 10번 미만으로 입금한 강사들은 빼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금액을 계산해봤더니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입금한 돈이 4천4백만 원이 넘었다. 시간강사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말했을까? 해명도 제각각이다. 유학생 계좌니까 유학생들을 위해 쓰이는 줄 알았단다. 언제부터 모았는지 기억이 안 난다며 여전히 해외견학을 위해 모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6명의 시간강사들은 모두 경남의 전현직 교장들이다. 이들은 대학생, 대학원생들에게 교육학을 가르쳤다. 일부는 현재 초등학교, 중학교를 이끌고 있다.

시간강사 :
"20년 동안 알아온 분(교수)에게 해가 되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한 시간강사가 답변을 거부하면서 한 이 말이 오히려 교육자다운 거짓 없는 대답으로 들린다.

◆ 이 정도면 갑 중의 갑? 교수와 시간 강사는 어떤 관계길래?

교수는 시간강사 임용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결격사유가 없으면 교수 추천대로 강사 임용이 이뤄진다. 상납 의혹은 여기서 출발한다. 다른 학교 시간강사들을 만났다. 경남 진주에 있는 한 사립대학교 음대 학과장에게 교수임용 대가로 돈을 줬다가 낭패를 본 시간강사들이었다. 교수 임용 대가는 1억 원에서 2억 원이었는데 학과장은 강사들로부터 수억 원을 가로채 해외로 도피했다. 전보다 가격(임용 대가)을 싸게 불러서 주고 말았다는 말이 시간강사의 절박함을 말해줬다. 이들로부터 교수와 강사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들을 수 있었다. 학과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방식을 달리해 상납은 관행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OO대학 시간강사 :
"시간강사라는 것은 저희들에게 명함이거든요. 그러니까 학교만 출강하게 해달라..."

시간 강사들 사이에서 강의료는 교수 밥값이라는 자조섞인 말도 한다. 그리고 그런 관행을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시간강사' 자신들이라고 했다. 문제가 불거진 창원대에서는 여교수회와 해당 학과의 교수들이 집단으로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상황에 이르렀지만 해당 강사들은 여전히 교수와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

◆ 해당 교수는 ‘무혐의’ 처분…대학은 이제서야 ‘진상조사’

논란 속의 교수는 당당하다. 지난해 피해 유학생으로부터, 시민단체로부터, 대학교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했는데, 뇌물, 강요, 성추행, 사기 혐의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 이유다. 검찰은 모두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봤다. 피해 유학생들은 항고를 했다. 창원대는 해당 교수에게 이번 학기 강의를 배정했다가 비판 여론이 일자 취소했다. 또 피해 유학생들로부터 항고 이유를 들었다. 그러면서 진상조사를 제대로 하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중국인 유학생이 학교에 관련 내용을 상담한 것이 지난해 2월이니까 1년이 다 되어서다. 시민단체는 강사들의 입금내역이 담긴 통장을 비롯해 증거자료를 제출하며 해당교수를 뇌물죄로 경찰에 추가 고발했다.

시민단체는 여전히 유학생 인권 침해에 사건의 방점을 찍고 있다. 이들 단체가 대학교의 미온적 대처,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대해 대응을 해오면서 사안은 계속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시간 강사의 상납'이라는 추가 의혹을 경찰에 고발한 시민단체가 '유학생 성추행과 강요' 무혐의 처분에 대한 항고장을 받아든 검찰의 추가 행보를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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