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태환 리우 뛸 수 있나…23일 ‘심판의 날’

입력 2015.03.12 (21:41) 수정 2015.03.12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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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박태환의 운명을 가를 국제수영연맹(FINA) 청문회 일정이 확정됐습니다. D-데이는 3월23일. FINA 본부가 있는 스위스의 로잔에서 대한민국 수영 간판 스타의 선수 생활 지속 여부가 결정됩니다.

말 그대로 '심판의 날'입니다.

박태환의 청문회 일정은 원래 지난 달 27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박태환측은 청문회 소명 자료 부족으로 연기를 요청했습니다. FINA는 이 요청을 받아들였고, 결국 약 1개월이 지난 이번 달 23일에 청문회 일정을 다시 잡아 박태환측에 통보한 것입니다.

흥미로운 건 박태환의 청문회 일정 변경이 극비리에 추진됐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FINA가 박태환측과 대한체육회에 보내온 공문에는 '청문회가 열린다는 사실과 날짜를 외부에 알리지 말 것'이란 문구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것도 붉은색 글씨로 아주 선명하게.그만큼 박태환의 청문회는 한국은 물론 세계 수영계가 주목하고 있는 큰 관심사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박태환측은 청문회가 외부, 특히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대단히 꺼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간판 수영 스타가 청문회에 출석하는 것이 언론에 대서특필되면 그렇지 않아도 국내 언론의 보도를 바탕으로 징계 수위를 검토하고 있는 FINA 청문회 위원들의 심기를 더욱 자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박태환과 수영연맹, 대한체육회 측은 가급적 비밀리에 로잔으로 출국해 청문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태환과 수영연맹, 체육회 3자로 이뤄진 이른바 '박태환 청문회팀'의 준비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청문회 징계 수위를 정하는 FINA의 핵심 고위 관계자와도 사전에 꾸준히 접촉해 어느 정도의 공감을 끌어낸 것으로 알려져 이 부분을 박태환측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알려진 대로 박태환은 청문회에 출석해 금지 약물인 테스토스테론이 함유된 네비도 주사를 '고의로' 맞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의사의 의료 과실이라는 검찰 조사 결과가 가장 핵심적인 소명 자료입니다. 과연 이것이 엄격한 FINA의 도핑 청문회 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박태환측도 어느 정도 승산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제스포츠의 여러 분쟁 사례들을 종합해 보면 '진실' 이전에 '외교적 노력'에 의해 결과가 달라진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까이는 배드민턴 도핑 기피 의혹을 받았던 이용대가 징계 취소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고, 올림픽 축구 '독도 세리머니'의 박종우도 결국 메달을 받아냈습니다. 국내 체육계도 최악의 결과는 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그 동안 박태환은 청문회에서 징계를 경감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남몰래 훈련을 실시해 왔습니다. 그나마 한국체육대학 수영팀과 함께 훈련한 것도 언론에 알려져 이마저도 중단됐지만, 청문회에서 징계가 감면될 경우 내년 리우올림픽 출전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징계 경감 여부를 떠나서 박태환의 팬과 국민들, 그리고 언론의 관심은 한 가지입니다. 박태환이 왜 도핑 파문에 연루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진실 말입니다. 박태환측은 그동안 FINA의 비밀엄수 규정을 내세우며 진실을 밝히기를 거부해 왔습니다. 3월23일. 운명의 날이 지나면 우리는 적어도 그 진실의 일면을 들여다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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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박태환 리우 뛸 수 있나…23일 ‘심판의 날’
    • 입력 2015-03-12 21:41:37
    • 수정2015-03-12 21:42:29
    종합
수영 박태환의 운명을 가를 국제수영연맹(FINA) 청문회 일정이 확정됐습니다. D-데이는 3월23일. FINA 본부가 있는 스위스의 로잔에서 대한민국 수영 간판 스타의 선수 생활 지속 여부가 결정됩니다.

말 그대로 '심판의 날'입니다.

박태환의 청문회 일정은 원래 지난 달 27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박태환측은 청문회 소명 자료 부족으로 연기를 요청했습니다. FINA는 이 요청을 받아들였고, 결국 약 1개월이 지난 이번 달 23일에 청문회 일정을 다시 잡아 박태환측에 통보한 것입니다.

흥미로운 건 박태환의 청문회 일정 변경이 극비리에 추진됐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FINA가 박태환측과 대한체육회에 보내온 공문에는 '청문회가 열린다는 사실과 날짜를 외부에 알리지 말 것'이란 문구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것도 붉은색 글씨로 아주 선명하게.그만큼 박태환의 청문회는 한국은 물론 세계 수영계가 주목하고 있는 큰 관심사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박태환측은 청문회가 외부, 특히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대단히 꺼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간판 수영 스타가 청문회에 출석하는 것이 언론에 대서특필되면 그렇지 않아도 국내 언론의 보도를 바탕으로 징계 수위를 검토하고 있는 FINA 청문회 위원들의 심기를 더욱 자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박태환과 수영연맹, 대한체육회 측은 가급적 비밀리에 로잔으로 출국해 청문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태환과 수영연맹, 체육회 3자로 이뤄진 이른바 '박태환 청문회팀'의 준비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청문회 징계 수위를 정하는 FINA의 핵심 고위 관계자와도 사전에 꾸준히 접촉해 어느 정도의 공감을 끌어낸 것으로 알려져 이 부분을 박태환측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알려진 대로 박태환은 청문회에 출석해 금지 약물인 테스토스테론이 함유된 네비도 주사를 '고의로' 맞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의사의 의료 과실이라는 검찰 조사 결과가 가장 핵심적인 소명 자료입니다. 과연 이것이 엄격한 FINA의 도핑 청문회 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박태환측도 어느 정도 승산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제스포츠의 여러 분쟁 사례들을 종합해 보면 '진실' 이전에 '외교적 노력'에 의해 결과가 달라진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까이는 배드민턴 도핑 기피 의혹을 받았던 이용대가 징계 취소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고, 올림픽 축구 '독도 세리머니'의 박종우도 결국 메달을 받아냈습니다. 국내 체육계도 최악의 결과는 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그 동안 박태환은 청문회에서 징계를 경감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남몰래 훈련을 실시해 왔습니다. 그나마 한국체육대학 수영팀과 함께 훈련한 것도 언론에 알려져 이마저도 중단됐지만, 청문회에서 징계가 감면될 경우 내년 리우올림픽 출전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징계 경감 여부를 떠나서 박태환의 팬과 국민들, 그리고 언론의 관심은 한 가지입니다. 박태환이 왜 도핑 파문에 연루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진실 말입니다. 박태환측은 그동안 FINA의 비밀엄수 규정을 내세우며 진실을 밝히기를 거부해 왔습니다. 3월23일. 운명의 날이 지나면 우리는 적어도 그 진실의 일면을 들여다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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