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법원 “음주·흡연했다고 유족 보상금 절반 삭감 부당”
입력 2015.03.15 (06:01) 수정 2015.03.17 (17:00) 연합뉴스
평소 고혈압 증세가 있으면서도 음주와 흡연을 했다고 해서 유족보상금을 삭감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경란 부장판사)는 김모(사망당시 40세)씨의 유족이 "유족보상금을 절반으로 삭감한 조치를 취소해달라"며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씨는 1999년부터 경찰공무원으로 일해왔다.

그는 2013년 9월의 어느 날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근무하고 퇴근한 뒤 다음날 새벽 물을 마시려다 쓰러져 숨졌다.

사인은 돌연심장사로 추정됐고, 부검 결과 동맥경화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의 아내는 남편의 죽음이 공무에 따른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며 유족보상금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에서 공무상 사망은 맞지만, 고혈압 증세가 있는데도 과도한 음주와 흡연을 한 것으로 보이므로 공무원연금법상 '중과실'에 해당한다며 보상금을 절반으로 감액하자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공무원연금법에서는 공무원이 본인의 중대한 과실, 즉 조금만 주의했더라면 미리 방지할 수 있었는데도 주의를 게을리 해 숨진 경우 보상금을 절반만 주도록 정하고 있다.

김씨의 아내는 남편이 경찰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과중한 업무와 잦은 야근으로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려왔고, 음주와 흡연은 우리나라 일반 직장인 남성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생활습관이므로 이를 중대한 과실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2010년 4월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담배는 20여년간 하루 한 갑을 피웠고, 술은 일주일에 4∼5일 정도를 마셨다.

숨지기 전 6개월간은 월평균 126시간을 초과근무했고, 한 달에 43시간가량은 야간에 근무했다. 살인사건 등의 해결을 위해 수일간 잠복, 철야근무를 한 경우도 많았다.

재판부는 "유족급여를 삭감하려면 김씨의 사망원인인 급성심장사가 평소 앓고 있던 고혈압이나 동맥경화로 인한 것이며, 술·담배가 고혈압 등에 악영향을 줬다는 사실이 인정돼야 한다"며 이런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보상금 삭감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과로·스트레스와 함께 동맥경화가 사망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김씨가 평소 건강검진에서 동맥경화를 진단받은 사실은 없으므로 술과 담배를 했다고 해서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 법원 “음주·흡연했다고 유족 보상금 절반 삭감 부당”
    • 입력 2015-03-15 06:01:07
    • 수정2015-03-17 17:00:33
    연합뉴스
평소 고혈압 증세가 있으면서도 음주와 흡연을 했다고 해서 유족보상금을 삭감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경란 부장판사)는 김모(사망당시 40세)씨의 유족이 "유족보상금을 절반으로 삭감한 조치를 취소해달라"며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씨는 1999년부터 경찰공무원으로 일해왔다.

그는 2013년 9월의 어느 날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근무하고 퇴근한 뒤 다음날 새벽 물을 마시려다 쓰러져 숨졌다.

사인은 돌연심장사로 추정됐고, 부검 결과 동맥경화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의 아내는 남편의 죽음이 공무에 따른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며 유족보상금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에서 공무상 사망은 맞지만, 고혈압 증세가 있는데도 과도한 음주와 흡연을 한 것으로 보이므로 공무원연금법상 '중과실'에 해당한다며 보상금을 절반으로 감액하자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공무원연금법에서는 공무원이 본인의 중대한 과실, 즉 조금만 주의했더라면 미리 방지할 수 있었는데도 주의를 게을리 해 숨진 경우 보상금을 절반만 주도록 정하고 있다.

김씨의 아내는 남편이 경찰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과중한 업무와 잦은 야근으로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려왔고, 음주와 흡연은 우리나라 일반 직장인 남성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생활습관이므로 이를 중대한 과실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2010년 4월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담배는 20여년간 하루 한 갑을 피웠고, 술은 일주일에 4∼5일 정도를 마셨다.

숨지기 전 6개월간은 월평균 126시간을 초과근무했고, 한 달에 43시간가량은 야간에 근무했다. 살인사건 등의 해결을 위해 수일간 잠복, 철야근무를 한 경우도 많았다.

재판부는 "유족급여를 삭감하려면 김씨의 사망원인인 급성심장사가 평소 앓고 있던 고혈압이나 동맥경화로 인한 것이며, 술·담배가 고혈압 등에 악영향을 줬다는 사실이 인정돼야 한다"며 이런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보상금 삭감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과로·스트레스와 함께 동맥경화가 사망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김씨가 평소 건강검진에서 동맥경화를 진단받은 사실은 없으므로 술과 담배를 했다고 해서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